〈 138화 〉 후장말고 보지도 따먹어달라고 개새끼야 (1)
* * *
“...끄으...”
가슴과 등에서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해 피했는데도 생각보다 아프다.
“...마르잔.”
“으...으아아아아앗! 죄...죄송합니다!”
내가 이름을 부르자 위에 올라타있던 마르잔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방음만큼은 거의 완벽한 기숙사라지만 이렇게 크게 소리를 지르면 누군가 나올 지도 모른다.
“괜찮으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좀 부딪쳤을 뿐인데 호위대상을 다치게 해서 그런지, 마르잔은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진정...”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래도 내버려두면 밤새도록 사과 할 것만 같았기에 나는 손으로 마르잔의 입을 틀어막았다.
“...읍..!..으으읍!!”
“괜찮으니까 좀 진정해.”
나는 마르잔을 진정시키기 위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흐읍...!...읍....음...음.”
“그렇지. 이제 진정했으면 고개를 끄덕여봐.”
가팔랐던 호흡이 느려지며 마르잔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이제 손을 뗄 테니까 소리 지르지 마.”
“....”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는 마르잔을 보고 나서야 나는 손을 떼었다.
“하아...시...실례했습니다...제...제가 똑바로 했어야 했는데...정말로...죄송합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사과 할 필요 없어. 그냥 좀 부딪친거 뿐인데.”
“부...부딪친것 뿐이요?”
내 말을 들은 마르잔의 동공이 마구 떨린다.
“....? 그것 때문에 사과한거 아니야?”
“...맞...맞습니다...그것 때문입니다. 다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수상한 반응에 내가 인상을 찌푸리자 마르잔이 고개를 마구 젓는다.
‘...흠.’
평상시라면 더 추궁해봤을테지만 지금은 온몸에 피로가 가득한 상태.
그냥 조금이라도 빨리 방에 들어가서 쉬고 싶었다.
“뭐, 마침 잘됐어. 안그래도 찾아가려고 했는데.”
“...유진님...아니...선...선배님이 저...저를요?”
“응, 성녀님에 대해 할 말이 있거든.”
“...아. 그것 때문에...”
용무를 듣자 급격히 축 처지는 마르잔.
“...?”
아까부터 휙휙 바뀌는 마르잔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벅차다.
어찌 됐건 빨리 용건을 전달하고 싶었기에 나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마르잔, 성녀님께 내가 만나 뵙고 싶다고 전해줘.”
“...그 혹시... 기한과 용건을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음...기한은 가능하면 빠르게. 용건은...”
내가 턱을 만지며 잠시 고민했다.
루시아가 직접 선택했으니 마르잔을 불신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정보를 퍼트리면서 나비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아니, 지금까지의 경험상 반드시 발생할 거다.’
그러자 마르잔이 내 고민을 눈치챘는지 먼저 말을 꺼냈다.
“아닙니다! 굳이 말씀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성녀님과의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음, 그럼, 그래 줄래?”
“네..넵! 그럼 자리가 성사되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뛰어나가는 마르잔을 보며,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거리고는 방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
기숙사에서 뛰쳐나오는 마르잔의 얼굴이 순식간에 터질 듯이 달아오른다.
‘닿았다.닿았다.닿았다.분명히 닿았다!’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간신히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한계였다.
‘미...미쳤어요! 마르잔! 첫 키스를 주군의 연인과 하다니 미쳤다고요!’
부딪치는 순간, 유진님의 위로 쓰러지며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다.
안타깝게도... 아니, 다행스럽게도 유진님은 눈치채지도 못한 찰나에 가까운 아주 짧은 순간이라지만 그래도 닿은 건 닿은 거 아닌가.
‘...모...몸도 생각보다 훨씬...탄탄...했죠.’
조금 전 사고를 떠올린 마르잔이 침을 꼴깍 삼켰다.
유진님은 마법사이기에 기사인 자신보다는 단련이 덜 돼 있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
허벅지로 느낀 다리 근육이라던가, 손바닥으로 닿은 가슴 근육이라던가 본질적으로 여자의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게...남자의 몸?’
유진의 가슴을 만졌던 손을 내려다보는 마르잔.
주위를 살짝 둘러본 마르잔은 침을 꼴깍 삼키고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스으으읍...하아아..”
몸속에 담긴 열기를 내뱉는 듯한 한숨과 함께 마르잔은 혀로 손바닥을 핥았다.
***
요즘 아카데미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다는 연애 잡지를 뒤적거리던 비앙카 베아트리스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자세가 매력적이라고?”
잡지에는 큰 가슴을 가진 여자가 양팔을 교차한 채 가슴을 아래쪽에서부터 밀어 올리는...
쉽게 말해 가슴을 강조하는 자세가 그려져 있었다.
‘...쯧, 이런 지방 덩어리가 뭐가 좋다고.’
별로 따라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연애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른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비앙카는 잡지에서 시키는 대로 거울 앞에 섰다.
어색하게 자세를 취한 비앙카는 떨리는 미소를 지으며 잡지에 적혀 있는 대로 콧소리를 내었다.
“...후~읏.”
당연하지만 밀어 올릴 가슴이 없는 비앙카에겐 그냥 팔짱을 낀 것과 다름없었고, 콧소리도 야하기보다는 우습게 보일 뿐이었다.
“...”
잠시 거울과 잡지를 번갈아 바라보던 비앙카가 이를 으득 갈았다.
“됐어! 때려치워! 진짜 짜증 나네! 내가 왜 그 새끼 때문에 이래야 하는 건데!”
콰앙!
잡지를 내팽개친 자리에는 비앙카의 머리카락 색처럼 보랏빛 색의 음란한 속옷이 있었다.
이것도 나름 비싼 돈을 주고 산 속옷이었지만, 제일 작은 사이즈조차 가슴이 남아 돌아 결국 단 한 번도 입지 못한 녀석이었다.
“으으으!! 짜증나아아아!!”
침대 위에 엎어진 비앙카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쳤다.
“개새끼! 따먹을거면 끝까지 따먹어야지! 중간에 그만두는 게 어디있냐고오!!”
그때를 떠올린 비앙카가 다시 침대를 쾅쾅 내리쳤다.
물론, 보지만큼은 따먹지 말라고 말한 건 비앙카였다.
‘왜 그건 말을 잘 듣는 건데! 그럴 거면 애초에 납치, 감금도 하지 말았어야지!’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다.
온갖 나쁜 짓은 다 하던 주제 순결은 지켜주는 게 말이나 되는가.
베갯속에 얼굴을 파묻은 탓에 숨이 막혔다.
“...하아...”
한숨과 함께 비앙카가 고개를 돌리자 탁자 위에 고고하게 우뚝 서 있는 딜도가 눈에 들어왔다.
‘비비안은 이걸 왜 놓고가서...’
─이건 언니 드릴게요.
─...너는?
─저는 진짜가 있으니까요.
살짝 입꼬리를 올린 비비안을 떠올리자 묘하게 내려다보는 시선을 보내던 것 같았다.
“...후우...아니야...비비안이 그럴 리가 없어.”
과거를 부정하며 비앙카가 이불 속을 파고들었다.
우리 착하고 귀여운 비비안이 ‘나는 진짜 자지를 쓸 테니 너는 딜도나 써’라는 눈빛을 보낼 리 없지 않은가.
“나도 안써...! 안 쓸 거라고!”
하지만 비앙카의 말과는 달리 발정난 몸은 딜도를 한 번 본 것만으로도 서서히 젖어온다.
“....”
결국, 고개를 빼꼼 내밀어 딜도를 바라보는 비앙카.
‘진짜... 매일 뭐냐고...이래서는... 정말 변태잖아...’
아랫입술을 꽉 깨문 비앙카가 손을 팬티 아래로 집어넣어 엉덩이를 만진다.
움찔─ 움찔─
완벽하게 관리되어 선홍빛 색을 띠는 항문은 비앙카의 손이 닿을 때마다 움찔거린다.
“흐읏...하으...읏..”
딜도를 안 쓰겠다고 결심한 지 1분 만에 눈이 풀린 비앙카가 딜도를 손에 쥐며 합리화를 시작한다.
‘이, 이건 그 녀석한테 굴복한 거 아니야... 자...자위니까...그냥 자위니까...원래도 자위는 했잖아!’
비앙카는 혀를 내밀고 딜도의 기둥 끝부터 시작해 귀두까지 남김없이 핥기 시작한다.
“하아...”
한참을 게걸스럽게 핥다 보니 딜도에 타액이 끈적하게 늘어져 내린다.
‘...이정도면...’
꾸욱─
비앙카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벽에 딜도를 고정한다.
그리고 고양이처럼 허리는 숙이고 엉덩이만 들어 올려 항문에 귀두 끝을 딱 맞추고 집어넣는다.
“흐읏...읏...!”
몇 번이고 넣어보지만 넣을 때마다 몸이 가득 차는 이 감각은 달라지지 않는다.
“흐앗...읏..!..하아..끄읏...”
새끼 고양이 같은 신음을 흘리며 자연스럽게 허리를 흔드는 비앙카.
그럴 때마다 애액이 뚝뚝 떨어지는 보지가 너무나 애달프게 무언가를 갈구해 온다.
“후앗..끄읏...끄..하아...흣..!”
비앙카는 달아오른 몸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키기 위해 손가락으로는 클리토리스를 마구 괴롭혀보지만, 이것만으로는 오히려 점점 더 안타까워질 뿐이다.
‘...하아..하읏...자..자지..넣고 싶어...!’
허리를 흔들면 흔들수록 비앙카의 머릿속이 온통 자지로 가득 찬다.
“흐아..흐..히윽...끅...하아..”
비앙카의 늘어진 혀 사이로 뚝뚝 떨어지는 타액.
클리토리스를 괴롭히는 것만으로는 이 안타까움을 채울 수 없다는 걸 인정한 비앙카가 후장에서 딜도를 빼낸다.
“....하아...하아...하아...”
침과 장액으로 범벅이 되어 반짝거리는 딜도를 보며 비앙카가 침을 꼴깍 삼킨다.
‘이...이대로 보지에 넣어버리면...’
분명 딜도를 넣으면 자궁에서 느껴지는 애달픔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난감으로 처음을 경험하는 것보다는...
—언니의 처녀는 이런 장난감이 아니라 유진님이 가져야 하니까... 뒷구멍으로 봐 드릴게요.
‘...벼..별로...새끼한테 처음으로 따먹히고 싶은건 아니니까!’
누구한테 하는지도 모르는 변명을 하며 비앙카가 딜도를 뒷구멍에 밀어 넣는다.
“흐아아앗...!”
그리고 절대로 갈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잠시나마 애달픔을 잊기 위해 자위를 반복했다.
“흐앗...흣..!...개...새끼야...빠..빨리..나도...따먹어..달라고...씨발...흐읏..”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