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화 〉 칼리오페가의 후일담 (6)
* * *
“으끄으읏...♥!”
루시아의 뒷구멍이 자지를 게걸스럽게 집어삼킨다.
애액이 넘치는 보지와는 전혀 다른 감각.
루시아의 애널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조여오면서도 화상을 입을 것처럼 뜨거웠다.
“흐읏..♥하아..하아..♥가..감샤합!...니닷..!”
항문을 사용해준다는 것에 감격하는 루시아가 문뜩 참을 수 없게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루시아.”
“흐읏...♥네에에...♥주인님..”
“오늘따라 유난히 귀엽구나.”
“..흐에엣..!...주...주인님...지..지금 뭐라고!”
목뼈의 상태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고개를 돌리는 루시아.
나는 루시아와 시선을 맞추며 다시 한번 말했다.
“네가 귀엽다고 했다.”
그 순간 루시아의 몸이 움찔하며 떨리더니 항문이 자지를 뽑아낼 것처럼 조여왔다.
“....흐에헷..!..읏...♥!아..안대여...!...지...지금...그...런말 하시면..!”
“루시아는 귀여워.”
“흐에헷!!...♥..흐끄으윽...♥지..지금은...♥아..안댄다고...♥마..말했는데!”
필사적으로 절정을 견디려는 듯 입술을 꽉 깨물고 몸을 비틀어대는 루시아.
그 모습에 나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간신히 내리며 물었다.
“내 칭찬이 마음에 들지 않나?”
“...아..아니에여...♥너..너무..♥해..행복...해..섯!”
루시아가 머리카락이 휘날릴 정도로 고개를 젓는다.
“...그래?”
그 순간 나는 루시아를 깔아뭉개듯 체중을 실어 누르며 젖가슴을 손바닥 가득 움켜쥐고는 딱딱하게 발기한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잡아당겼다.
“끄으으읏..♥..젖꼭지!...♥미..민감한데...♥..당기면..♥끄으읏...흐아..흐아!”
“네가 민감하지 않은 곳이 있던기? 그리고 내 손이 아니라 자지에 집중해라!”
“끄으읏!..네에..! 지..집중..♥..자지에..♥지..집중..!!..히끄으윽♥!!”
이성을 잃고 내 말을 그대로 따라 하던 루시아가 너무 집중한 나머지 또다시 가버린다.
“그렇게 좋으냐?”
“네엣♥ 쥬인님...! 뒤..뒷보지..♥조..죠아요오!♥..흐아..또..가...가여!! ♥끄으그으으읏!”
평상시 같으면 지금 이 순간 사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마지막 섹스를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나는 억지로 사정을 참아냈다.
“루시아.”
“흐아..♥하..아?....♥...지..지금...아..안대여..!!”
“...역시 귀엽구나.”
“히이잇...♥!..후에..흐에엣!!..♥가..가고있는뎃...♥!!..치..칭찬..안대..♥!...흐끅...!”
루시아의 아랫배가 덜덜 떨리며 다리 사이로 애액이 뿜어져 내렸다.
지금의 루시아를 보니 칭찬도 때로는 고문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흐에...♥흐에...♥..흐헤헤...♥♥”
이미 선을 넘어버린 쾌락은 내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루시아를 절정으로 보냈다.
“후아...♥후헤..♥끄아...♥오그..♥.끅..!”
미친 듯이 조여오는 루시아의 뒷구멍은 ‘침대 위의 왕자’를 사용한 나조차 이를 꽉 깨물고 견디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쌀 거 같았다.
나는 마지막 사정을 위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루..”
“흐에..♥흐아...쥬이니임!..♥..쩨..쩨발..!.루..루시아..♥...머리..♥.바...바보♥...되버리니까...!!”
진심이 담긴 루시아의 말투에 나 역시 이쯤에서 멈추려고 잠시 생각했지만.
“....”
루시아의 붉게 달아오른 얼굴, 떨어지는 눈물, 벌려진 입술, 새어 나오는 타액, 꽉 움켜쥔 주먹.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루시아.”
“...으으으..♥...아아..흐아...♥”
루시아가 제발 말하지 말라는 듯 내 옷깃을 꼭 붙잡으며 바라본다.
나는 부드럽게 웃고는 루시아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댔다.
“...네가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부풀어오는 자지.
마지막 말과 함께 참고 참았던 쾌감이 폭발했다.
요도 깊숙한 곳에서 정액이 한 방울도 남김없이 쏟아져 나온다.
꼬리뼈부터 시작된 전류가 한순간에 뇌까지 도달한다.
“────────!”
루시아의 벌린 입에서 소리 없는 비명이 질러지며, 허리가 붕 떠오르고 조수를 미친 듯이 뿜어냈다.
***
“...죄송해요.”
연회장으로 돌아가기 직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루시아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기절한 사이에 내가 뒤처리를 한 게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다시는 주인님께 뒤처리 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루시아의 푸른 눈동자에 눈물이 고인다.
겨우 얼굴을 단정하게 정리했는데 지금 울음을 터트리면 안 된다.
내가 루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다. 그것도 주인의 역할이다.”
“...흑읏...주인님.”
“그보다 내가 시킨 건 전부 기억하겠지?”
“네에...주인님께 그러는 건...가슴이 아프지만.. 확실히 할게요.”
“그래. 그럼 들어가자.”
연회장의 문이 열리고 나와 루시아와 함께 돌아오자 제법 많은 시선이 이쪽으로 쏠린다.
원래 연회에서는 눈맞은 남녀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관계를 맺는 일이 많기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와 루시아는 방으로 향한 것도 아니고 보란 듯이 정원 쪽으로 걸어나갔다.
그것만으로도 설마, 우르엘라의 여식, 그것도 차기 가주로 지명된 루시아가 성욕에 미친 짐승처럼 야외 섹스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의심의 눈초리가 칠 할 가까이 사라졌다.
“...이번엔 정말 실망했습니다. 유진 칼리오페.”
“...루시아님, 죄송하지만. 저 역시 실망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삼 할은 얼어붙을 듯이 차가워진 루시아의 얼굴을 통해 싹 지워버렸다.
나조차 루시아의 저 얼굴을 보니 조금 전까지 정사를 나눴다는 걸 믿기지 않을 정도니 당연한 일이다.
“...잠시나마 당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바보 같아졌군요.”
그 말을 끝으로 우리는 합의한 대로 등을 돌려 각자 연회의 중심으로 향했다.
“괜찮으십니까?”
“정원에서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산책’하기 전과는 다르게 약간 빈틈을 보이는 루시아의 모습에 홀린 수많은 귀족이 루시아에게 말이라도 한 번 나누기 위해 몰려든다.
허나, 질투 같은 감정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압도적인 우월감마저 지경이다.
과연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
...지금 루시아의 몸 안에 내 정액이 가득 차 있다는 걸.
입꼬리를 슬쩍 올린 나는 루시아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영애, 저와 한 곡 추시겠습니까?”
이름 모를 영애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조금 전까지 루시아를 보고 있었기에 이들을 ‘여자’라고 느끼는 감정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몇 번 정도 파트너를 바꿔가며 춤을 추고 있자 지친 사람들이 하나둘씩 연회장을 떠나는 게 느껴졌다.
연회 첫날이 슬슬 마무리되는 것이다.
나도 이제 방으로 돌아갈까 생각할 무렵.
“기운이 넘쳐 보이는구나.”
에다드 칼리오페가 말을 걸었다.
“...가주님.”
“이젠 가주가 아니지 않으냐 아버지라 불러라.”
“네, 아버지.”
내가 아버지라 부르자 에다드의 입꼬리가 기쁜 듯 슬쩍 올라간다.
“좋은 날이다.”
“형님에게 가주 자리를 넘긴 것이 말입니까?”
“아니, 케일에게도 짝이 생길 것 같아서 말이다.”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에다드를 보자 왠지 가슴이 바늘로 쑤신 듯 따끔거렸다.
“....”
“너나 에르덴은 별걱정이 없었지만, 케일은 아니었지. 하지만 기우였구나. 하긴 케일도 칼리오페의 성을 가진 사내인데 여자 한 둘쯤은 후릴 줄 알아야지. 이걸로 후계 걱정은 없겠구나.”
이젠 바늘이 아니라 칼로 쑤신 느낌이었다.
과연 ‘케일 칼리오페’가 후계를 남길 수 있을까?
...솔직히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대화의 주제를 바꿀 겸 에다드에게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모레 연회가 끝나는 대로 황실로 출발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갑자기 말이냐? 아직 여유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에다드가 놀라며 되물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에르덴 형님께서 가주 자리에 오르는 걸 봤으니 일정을 조금 당겼습니다.”
계획을 당긴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당연히 칼리오페에서의 일이 마무리됐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황실에서 만일의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대처할 시간적 여유를 얻기 위해서였으며.
마지막은 빨리 루시아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금 전에 있던 ‘산책’이야 루시아의 스트레스가 폭발한 결과라 어쩔 수 없지만, 칼리오페에서 대화를 나누기에는 지켜보는 눈이 너무 많다.
또한, 미래의 계획을 위해서라도 칼리오페를 떠나기 전까지는 루시아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았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출발하고 싶지만...’
갑작스럽게 떠나는 탓에 레이카와 가르시아를 달래주어야 했고, 엠마에게도 케일의 관리를 부탁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둘이 같이 나가지 않았더냐? 그 뒤로 이상한 연기까지 하던데 뭐 때문에 그런 것이냐?”
“...티가 났습니까?”
내가 놀라서 되물었다.
침대 위의 왕자까지 사용해서 한 연기인데 그게 간파당할 것이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
에다드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티는 나지 않았다만 내가 루시아에게 그동안 받은 편지를 생각해 보거라. 십 년을 넘게 네게 구애했던 아이다. 그런데 고작 그 잠깐 사이로 깨질 리가 있겠느냐? 그래서 무슨 일로 그런 연기를 했던 것이냐?”
“...”
침묵은 금이요, 발언은 은이라.
나는 대답하는 대신 잔잔한 것 미소지었다.
“...또 그 미소구나. 되었다. 묻지 않으마.”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버지.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쯧, 아비의 말은 죄다 무시해놓고는 바라는 게 많구나.”
“...죄송합니다. 그럼, 잊어주시길 바랍니다.”
혀를 다시 한 번 찬 에다드가 말했다.
“안 들어준다고 한 적은 없다. 그래서 부탁이 무엇이냐?”
“...제가 루시아님에게 무례를 범했다는 것처럼 크게 혼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내 부탁을 들은 에다드가 눈썹을 찌푸렸다.
“이런 공개적인 장소에서 그런 짓을 하면 네 평판이 떨어질 텐데 아까부터 왜 그런 짓을 하는 게냐?”
“제게 평판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전부 제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하아... 부탁을 들어주는 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너를 이해하는 건 어렵구나.”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에다드가 잠시 한숨을 쉬더니 이내 표정을 바꾸며 소리쳤다.
“유진 칼리오페! 우르엘라의 차기 가주에게 그런 무례를 저지르다니! 네 녀석이 제정신이냐!”
갑작스러운 에다드의 호통에 사람들의 시선이 내 쪽으로 쏠린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며 에다드를 향해 작게 속삭였다.
“...감사합니다.”
“됐다!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꺼지거라!”
“...그럼, 실례했습니다.”
이걸로 혹시나 남은 의심을 제거했을 뿐만 아니라 나와 루시아 사이에 불화가 생겼다는 소문의 씨앗마저 심어 넣었다.
연회장 밖으로 나온 내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웃었다.
‘...앞으로 이틀.’
마침내 황성으로 떠날 때가 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