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 의붓 엄마 협박 조교 (4)
* * *
열흘에 한 번씩 열리는 다과회.
그 실상은 다과회라기보다는 가르시아를 중심으로 케일을 차기 가주로 세우려는 지지세력이 모이는 것이었기에 권력 배분에 관한 이야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화기애애한 장소였다.
그래, 분명 그랬을 터이다.
“....”
“....”
레이카는 침을 꼴깍 삼켰다.
다과회의 분위기가 평소랑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턱을 괸 채 한마디도 하지 않는 가르시아 때문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 여러분 그러고 보니 아스란 제국에서 ‘첫 번째 제자’가 바뀌었다는 소문을...”
그때 용감한 귀부인이 대표로 말을 꺼내보았지만...
탁─
“....”
가르시아가 손에 든 차를 마시지도 않고 다시 내려놓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
점점 심각해져 가는 분위기 속에서 레이카가 짧은 숨을 내쉬었다.
‘내가 나서야 한다.’
평상시라면 레이카에게 발언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가르시아의 딸이라 해도 다과회에서 레이카는 어디까지나 배우는 입장이고 다른 귀부인들은 동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가르시아에게 말을 걸 사람은 레이카 밖에 없었기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어머니? 혹시 제가 실수한 점이 있다면 부디 조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미숙한 몸인지라 어떻게 해야...읏..!”
하지만 친딸인 레이카조차 죽일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는 가르시아를 보자 모두 다시 한번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
레이카가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머니가 왜 화를 내시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레이카가 알고 있는 가르시아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다.
아무리 화가 났더라고 해도 지지세력 앞에서 이렇게 티를 낼 리가 없었다.
‘이래서는 어떤 소문이 돌지 어머니가 더 알고 있을 텐데..’
아무리 가르시아의 권력이 강하다 할지라도 여기 모인 귀부인들은 하나하나가 이름 있는 가문의 안주인들이다.
당연히 누군가에게 무시당한 적이 있을 리 없고 그만큼 자존심도 강하다.
그런 귀부인들을 이따위로 대접한다면 원한이 쌓일 것은 분명했다.
‘이래선 안 돼!’
나중에 주제넘었다고 어머니에게 혼날지라도 지금은 이 자리를 끝내야 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레이카가 귀부인들을 향해 허리를 깊게 숙였다.
“...죄송합니다. 오늘 어머니의 목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먼 길을 오시게 했음에도 이렇게 끝내게 되어 드릴 말씀이 없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다과회를 마치자고 합니다.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가 봐도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끝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숨 막히는 공간에서 탈출하고 싶었는지 아무도 그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다.
“...아, 아아! 그렇군요. 모, 몸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물론, 괜찮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귀부인들은 한 마디씩 말을 던지고 도망치듯 다과회실을 떠났다.
순식간에 텅 빈 다과회실에 남아있는 것은 가르시아와 레이카 뿐이었다.
짧은 숨을 한 번 내쉰 레이카가 입을 열었다.
“어머니... 도대체 왜 그런 겁니까?”
“....”
“저들은 오늘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중요하다고 하신 것은 어머니가 아니십니까?”
“...”
그러자 무언가 대답이라도 해줄 줄 알았던 가르시아가 더는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니!”
레이카가 손을 붙잡으며 외쳤지만, 가르시아는 손을 뿌리치고는 입을 가리며 뛰어갔다.
“...도대체..왜...”
레이카는 어딘가를 향해 뛰어가는 가르시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하아..하아...엠마..!..엠마...!”
케일 칼리오페가 방에서 엠마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거칠게 방문을 열어젖히며 안으로 들어왔다.
“으,윽! 어, 어떤 놈이냐!”
지저분한 손으로 바지를 주섬주섬 입는 케일을 레이카가 역겹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쯧, 아주 팔자가 늘어졌지?”
“레이카! 허락도 없이 사내의 방에 들어오다니! 이게 무슨 짓이냐!”
“사내는 무슨... 내가 오라버니였으면 그딴 짓을 할 시간에 나가서 검이라도 한 번 더 휘두를 텐데.”
“다, 닥치거라! 여자인 네가 뭘 안다고 입을 여느냐!”
“됐으니까, 바지나 똑바로 입어 보기 더러우니까.”
케일이 이를 으득 갈면서 바지를 고쳐 입자 의자에 레이카가 다리를 꼬며 말했다.
“...후우...어머니가 이상해.”
“읏... 너도 눈치챈 것이냐?”
“...너도?”
케일의 반응에 레이카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되물었다.
그러자 케일은 정말 오랜만에 레이카보다 먼저 무언가를 알아챘다는 생각에 들떠 말했다.
“그래! 나는 이미 어머니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확히는 어머니가 유진 그 자식과 대화를 한 뒤로 이상해졌지!”
자랑스럽게 말한 케일이었지만 레이카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그런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하, 내가 그걸 왜 너에게 말해야 하지? 어차피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이다.”
“...하아, 그래서 해결했어?”
“읏... 그건 아니지만... 곧 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카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라버니, 오늘 어머니가 이상하게 행동해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눈을 껌뻑거리는 케일을 보며 레이카가 이마를 짚었다.
오늘 다과회가 있다는 건 분명 케일에게도 말했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신의 지지세력이 모이는 자리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걸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케일은 가주가 될 자격이 없었다.
‘어머니는 왜 저딴 걸..’
케일이 남자이기에 후계를 잇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자신에게는 엄하기 짝이 없는 어머니가 저런 멍청이를 감쌀 때마다 속에서 열불이 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그런 것이냐?”
“...오늘은 다과회가 있는 날이야. 안 그래도 유진이 돌아와서 귀부인들의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어머니마저 이상했단 말이야.”
“하, 난 또 뭐라고. 그래봤자 계집들의 수다질 아니냐? 그딴 것은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 없다. 응당 사내라면 자신의 능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법이다. 나머지는 내가 잘 알아서 할 테니 너는 이만...”
케일의 헛소리를 듣는 순간 레이카는 더는 화를 참지 못하고 케일을 향해 쏘아붙였다.
“입 닥쳐 등신아! 할 줄 아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자존심만 더럽게 높은 버러지 새끼가 뭘 알아서 한다고!”
“읏! 이 년이 감히 누구에게 그딴 망언을!”
후폭풍을 생각하기도 전에 케일의 손이 움직였지만, 그보다 먼저 레이카의 손이 케일의 사타구니를 붙잡았다.
꾸우욱─!
“끄으으으악!”
“하아... 오라버니. 돌려서 말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 같으니 잘 들어. 오라버니는 병신이니까 혼자서 뭘 하려고 하지 마. 앞으로 이상한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나한테 보고하란 말이야. 알아들었어?”
“끄아악! 아, 알았다! 알았으니까! 그만! 터진다! 터진다고!”
여동생에게 제압당해 눈물마저 찔끔 흘리는 케일을 보자 레이카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한숨이 흘러나온 걸 느꼈다.
“...하아...진짜. 어쩌다가 이런 게 오라버니가 됐는지...”
레이카가 손을 놓자 케일이 그 자리에서 주저앉으며 사타구니를 감쌌다.
“끄윽...지금...감히...차기 칼리오페의 가주에게...”
“그래서 다행인 줄 알아. 확 터트려버리려다 후계는 이어야 하니까 참은 거니까.”
레이카가 주먹을 꽉 쥐며 말하자 케일이 몸을 흠칫 떨었다.
“...그래서, 지금 유진은 어디 있는 데?”
“모, 모른다. 나도 몇 번이고 만나보려고 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진짜 쓸모 하나 없네? 그걸 왜 오라버니가 직접 다녀? 고용인을 시키면 되잖아?”
“나라도 해보지 않았을 것 같으냐... 고용인들을 보내면 빌어먹을 직속들이 쫓아내는 걸 어쩌라는 말이냐!”
“쯧, 진작에 내쫓아야 했는데...”
사실, 유진이 없는 사이에 몇 번이나 직속 고용인들을 쫓아내려고 노력했지만, 칼리오페의 실질적 업무는 모두 그들이 담당하고 있는 데다 현 가주인 에다드마저 그들을 아꼈기 때문에 도무지 그럴 수가 없었다.
‘...차라리 능력이라도 없으면.’
그랬다면 에다드에게 편애라고 따지고 들 수도 있었겠지만,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이상 파고들만 한 틈이 없었다.
“...결국, 내가 유진을 만나봐야겠네.”
“...크으....그럼 나는 뭘 하면 되느냐?”
그 말에 레이카는 케일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사타구니를 감싼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오라버니.
한숨이 나오지 않으려야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아...오라버니는...그냥 하던 거나 계속해.”
***
“도련님, 도련님. 시원하세요?”
“응, 시원하네.”
나는 의자에 앉은 채 엠마에게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후후후, 도련님이 돌아오면 해드리려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 말대로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작은 손으로 발바닥을 꾹꾹 누를 때 마다가 온몸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도련님은 도련님이 돌아와서 제가 얼마나 기쁜지 모르시죠?”
발바닥부터 시작한 엠마의 마사지는 종아리를 지나 점차 허벅지까지 올라온다.
“후우...계속 가문에 남아계셨다면 매일 이렇게 해드렸을 텐데.”
그리고 이어서 사타구니를 향하는 엠마의 손길.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고관절 주위만을 마사지하던 엠마의 손이 슬쩍슬쩍 자지를 자극한다.
그래도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엠마가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여기도 많이 뭉치신 거 같은데...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엠마는 내 팬티를 내리고는 한 손으로는 불알을 부드럽게 감싸고는 다른 손으로는 자지를 주물러 대었다.
“...도련님... 호, 혹시 아프지는 않으신가요?”
“응, 아프기는커녕. 마사지가 아주 기분 좋은걸.”
“다, 다행이에요...”
탁─ 탁─ 탁─
조용한 방 안에서 엠마가 자지를 흔드는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이윽고 단단해진 자지에서 쿠퍼액이 흘러내리며 엠마의 손을 더럽혔지만, 엠마는 오히려 기쁘다는 듯 질척해진 손바닥을 살짝 맛보며 웃었다.
“...저...도련님...? 도련님께서는 제 다음 생일 때까지 참으시겠다고 말씀하신 건 기억하지만... 어, 어차피 며칠 남지도 않았고 도련님이 바라신다면 저는 지금이라도 괜찮아요...”
마치 발정 난 고양이 같은 목소리로 엠마가 속삭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