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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히로인이 조교를 기억함-49화 (49/354)

〈 49화 〉 음란 마망의 밀크티 (2)

* * *

“...에휴.”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린 내가 이마를 짚었다.

결국, 연습은 초반에 조금 하던 것으로 끝이었다.

그 뒤로는 그저 루시아와 숲속에서 계속 서로를 탐했다.

‘헤헤...주인님...제가 이겼네요?’

다리가 풀려 등에 업힌 채 소곤거리는 루시아를 보자 낚인 듯한 기분도 없잖아 있었지만, 어차피 루시아와 섹스를 하지 않았더라도 내 재능으로는 ‘좌표지정’을 하루 만에 배우는 것은 무리였다.

...그리고 수확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얻은 것만으로 따지면 상당한 수준.

───

[이름 : 유진 칼리오페]

[직업 : 고유능력자]

[칭호 : 영웅의 자질을 가진 자]

[능력치]

근력 13 민첩 13 체력 14

지력 11마력 11 > 12 행운 25 > 26

[스킬]

[염동력 (Rank D)]

[바람─칼날 (하급 바람 원소 마법)] ­ [‘루시아’에게서 조교사로 생성됨, 위력 63.1%]

[베어라─바람—칼날 (중급 바람 원소 마법)] ­ [‘비비안’에게서 조교사로 생성됨, 위력 48%]

───

‘운이 좋군.’

루시아의 마력이 강제로 들어오면서 혈이 뚫렸는지 마력이 1 상승했다.

행운은 왠지 몰라도 1 올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교사로 생성된 마법의 위력마저 올랐으니 거의 섹스만 하면서 하룻밤을 보낸 것 치고는 말도 안 되는 성장이었다.

‘...이 정도면 게임 이름을 아카조교사가 아니라 섹스만 해도 강해져. 이런 제목으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내가 실없는 상상을 하며 피식거리고 있자 체육복을 입은 비비안이 우물쭈물하며 다가왔다.

“...저...저기...”

사이즈가 한참 큰 체육복을 입었음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마력 주머니가 눈에 띈다.

저런 무지막지한 마력 주머니가 있기에 비비안의 마법 재능이 뛰어난 것이 아닐까?

“...유진...님아..”

“...”

하지만 뛰어난 마력 주머니와는 반대로 비비안의 말투는 어벙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래도 ‘님’자와 ‘아’자 중 어느 쪽을 붙일지 몰라 둘 다 부친 것 같은데 오히려 어감이 이상해졌다.

‘그래도 님아가 뭐니 님아가..비비안...’

“저..저랑..조..짜실래요?”

지난번에 한 번 조를 짠 이후 비비안은 조를 짤 때면 마치 산책하러 나갈 때가 된 강아지처럼 나를 찾아왔다.

내가 아니면 또 로레오스와 조를 짤 게 뻔하니 다른 사람들….

특히 유리아의 눈치를 보면서도 온 것이다.

...그 겁많은 비비안이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니 로레오스가 특훈이라는 이름으로 심하게 굴리기는 하는 모양이다.

“...비비안, 내가 카르네아 안에서는 존댓말을 하지 말라고 했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작게 소곤거리자 비비안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그...그래도..”

어차피 결론이 정해진 것으로 시간을 낭비할 생각은 없었다.

내가 약간 강한 어조로 비비안에게 말했다.

“...됐으니까. 너는 내가 말하는 것만 들으면 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네 의견을 넣지 말고.”

“....읏...네...아니...응...”

자기주장을 하면서도 내가 조금만 강하게 말하면 순식간에 사그라지는 게 마치 루시아를 처음 봤을 때를 보는 듯했다.

“...음...그 유진아..네가 말했던 초급 마법을 만드는 법을 잠깐 생각해봤는데요...”

훈련에 돌입하자 조금 나아지긴 했어도 비비안의 말투에 존댓말과 반말이 뒤섞인다.

놀라는 모습도 없는 거 보니 자신이 이렇게 말하는지도 눈치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괜찮으니까..’

또 지적하면 한참을 사과할 것을 알기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응, 그게 왜?”

“...말로는 잘 설명 못 하겠지만... 하는 법은 알았어요...”

“...?”

머리 위에 물음표가 나타난다.

그러니까 하루 만에 좌표지정을 독학으로 배워서 왔다는 건가?

“...저 나무에 한 번 해봐.”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건 확실히 해야 한다.

“...응.”

「바람─칼날」

비비안의 영창과 동시에 나무 옆에서 생성된 바람의 칼날이 나무를 베었다.

내가 눈을 깜빡거렸다.

“...그러니까 이걸 혼자서 생각해서 했다고?”

“호, 혼자는 아니고 그때 루시아님이 했던 걸 그대로 따라 했으니까..거의 루시아님..아니 루시아의 덕분이에요.”

....한 번 본 것만으로 좌표지정을 이해하고 그걸 실행하다니.

‘역시...비비안.’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

비비안의 압도적인 마력 주머니와 그것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재능은 타의 추종을 거부한다.

‘그럼 혹시..?’

좌표지정도 한 번 보고 따라 했다면 감각 공유도 한 번에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럼 혹시 나한테도 그 감각을 공유할 수 있겠어?”

“...그..그건 잘...”

“...으음...나는 네가 할 수 있으면 아주 기쁠 것 같은데.”

은근한 어조로 압박을 하자 잠시 고민하던 비비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 해볼게요..”

“그래? 역시 비비안이네.”

“가, 감사힙니다... 그, 그런데 감각을 공유하려면 먼저... 마력의 동기화를 시켜야 하는데...그러려면...손을...”

“그래, 알았다.”

내가 손을 내밀자 깍지를 끼던 루시아와는 반대로 비비안은 내 손끝만을 살짝 잡았다.

“유...유진은..손이 차갑네요...”

“그런가?”

딱히 신경 써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네...아니, 응. 나, 나는 조금 따듯해서...혹...혹시...추우시면...”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을 한 마디 더 잡아 오는 비비안.

그런 비비안의 행동에 내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 그렇네.”

“헤..하으...그, 그럼 지금부터 시작 할게요..?”

“그래.”

따뜻한 비비안의 손끝을 타고 마력이 흘려들어 온다.

....그리고

".....!!"

입이 떡 벌어졌지만, 비명도 안 나온다.

루시아보다는 거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건 상상을 초월해도 한참 초월했다.

'....으아아아!'

루시아가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느낌이었다면 비비안은 그냥 혈관이고 뭐고 온몸에 자신의 마력으로 채워 넣는 느낌이었다.

당연히 몸이 찢겨나가는 듯한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다.

‘머...멈춰..’

마력의 파도 속에서 한 마디 말할 틈도 없이 의식이 사라졌다.

***

...정신을 차리자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양호실이었다.

죽음을 떠올리게 할 정도의 고통이었지만 진짜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때, 왠지 모를 시선이 느껴진다.

“....”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자 양호 마망이 나를 지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평상시랑 똑같이 웃고 있는데 묘한 압박이 있었다.

“...저, 선생님?”

“...응, 유진군. 왜? 무슨 일 있어?”

“혹시 무슨 일 있나요?”

“응? 아니? 아무 일도 없는데? 지극히, 완전히, 전혀, 자연스럽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

100% 무슨 일이 있다.

하지만, 마음 집히는 것이 없었다.

어제까지 다정했던 양호마망이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태도가 바뀔 일이라고는...

‘설마 루시아랑 숲에서 하는 걸 봤나?’

잠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에게 들킬 것을 대비해 처음부터 우리는 깊숙한 곳에서 연습했고, 그리고 만일 봤다면 아카데미에 보고를 했지 이러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그러면 도대체 뭘까...’

내가 진지하게 양호 마망이 삐진 원인을 찾고 있자 의외로 금방 떠올랐다.

‘아...’

약속을 잊었다.

정신이 없어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다음날 만나러 온다는 말을 했었다.

“...선생님... 혹시 어제 기다렸나요?”

“무,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유진군? 전혀 기다리지 않았어.”

명백하게 당황하며 말하는 양호 마망.

정답이었다.

‘그렇다면...’

수천 편의 야겜 경험이 양호 마망 같은 모성애 캐릭터 상대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죄송해요...선생님.”

내가 있는 힘껏 슬픈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궜다.

**

“....읏...”

...저런 얼굴은 치사했다.

분명 화도 났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는데...

유진이 슬퍼하는 얼굴을 보자마자 그런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오히려 미안한 감정만이 솟았다.

‘난 잘못한 거 없는데...’

약속을 안 지킨 것도, 기다리게 한 것도 전부 유진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이런 감정이 솟는 것은 너무 치사했다.

‘하아...’

그렇다고 한참 어린 학생에게 화를 내는 것도 우습다.

아이리스가 고개를 한 번 흔드는 것으로 우울했던 기분을 떨쳐낸다.

“착각하지마세요. 유진군. 딱히 유진군을 기다리고 있던 거는 아니니까요.”

“그러면...전혀 신경 안쓰셨나요...?”

“그, 그런 말은 안 했잖아요. 어찌 됐든 약속을 했으면 지키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조금 부드럽게 웃는 유진의 얼굴을 보자 심장이 두근거린다.

”...아, 알면 됐어요. 알면.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마력을 몸에 받아 들이다니 무슨 생각을 가지고 그런 거에요? 유진 군에게 마력을 건네준 학생은 아주 울며불며 난리가 났다고요?"

“...그랬나요?”

“...그랬어요. 다행스럽게도 로레오스 교수님께서 대처를 잘 한 덕분에 후유증은 남지 않겠지만 다시는 이런 일 하지 마세요!”

“...죄송해요.”

저 또래 남자애들이 무모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처음에 유진이 실려 왔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

“...”

유진의 사과를 끝으로 대화가 끊기고 침묵이 흐른다.

어제는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었지만, 지금은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침묵을 끊기 위해 아이리스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그녀도 전혀 예상치도 못한 말이었다.

“...우유 마실래요?”

자신이 무슨 말을 한지 깨달은 아이리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미쳤어! 미쳤어!'

밀크티도 아니고 그냥 우유를 마시겠냐니 이래서는 자신이 꼭 유진에게 모유를 먹이고 싶어라 하는 것 같지 않은가!

"아, 그럼 한 잔 부탁할게요."

...이럴 때 유진은 또 거절하지도 않는다.

아이리스가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어요. 우유를 찾아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요.”

유진이 누워있는 침대의 커튼을 치고 젖병을 꺼낸다. 그리고 익숙하게 옷을 벗고 젖꼭지를 살살 괴롭혔다.

“....흐읏..읏.”

푸슈우─

하룻밤 젖을 짜내지 않았다고는 하나 뿜어져나오는 기세가 너무 강하다.

"으읏...하아..."

해방감과 함께 느껴지는 쾌감.

젖을 짜내면서 나도 모르게 젖꼭지를 괴롭히게 된다.

‘안..되는데..’

안되는 걸 알면서도 커튼 너머에 유진이 있다고 생각하니 그 흥분은 더욱 증폭된다.

점차 아이리스의 손짓이 젖을 짜내기 위함이 아닌 쾌락을 위한 것으로 변해가고...

“...으읏...하..읏...!”

“저...선생님 너무 찾는데 힘드시면 굳이..아..?”

유진과 눈을 마주친 아이리스가 젖꼭지를 꼬집은 채 굳어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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