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 그녀가 무너지기까지 앞으로 000 (4)
* * *
“쥬..인..니임.....더...더는...못 해여...용서...해..주세요..”
이미 몇 번이나 절정에 도달한 루시아가 부들부들 떨어대며 말했다.
“...”
“히이잇!”
아무 말 없이 내가 다가가자 루시아가 침대 위를 엉금엉금 기며 도망친다.
“주..주인님..지..진짜...안..대여!..정말로...!”
하지만 도망쳐봤자 침대 위다.
얼마 가지 못해 루시아는 붙잡히고 말았다.
“주... 주인...님..? 루..루시아가..잘못..했으니까...”
애절하게 나를 부르는 루시아의 허리를 꽉 붙잡고는 혈관이 툭 튀어나온 자지를 망설임 없이 쑤셔 넣었다.
“카으흐읏...!”
자궁 입구에 자지를 때려 박는 순간 루시아의 몸이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는 것처럼 허리는 들어가고 반대로 엉덩이는 높게 치솟았다.
“히으윽!..하앗..하아...주..주인..님.”
계속된 쾌락으로 민감해진 몸을 견디기 힘든 듯 루시아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움찔, 움찔.
툭 튀어나온 새하얀 엉덩이가 움찔거리는 것을 보자 제멋대로 손이 움직였다.
짜악! 짜악! 짜악!
손을 내리칠 때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붉은 자국이 루시아의 엉덩이에 새겨진다.
“...끄읏..! 끄읏...! 이..거..안대...이거...으읏...!”
엉덩이를 맞는 것이 스위치였는지 루시아는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츠리며 밀려오는 쾌감에서 견뎌보려 하지만 쓸모없는 저항이었다.
짜아악!
“으으그으그읏..!”
좀 더 강하게 엉덩이를 한 번 내리치자 순식간에 절정에 직전까지 도달한 듯 질 내부가 꾸욱 조여왔다.
“하아..쥬..인님..가..혀!..루..시아..또..가..갈거..가타..혀! 읏..! ”
종이보다 얇은 이성을 간신히 붙잡고 있는 루시아.
나는 그런 루시아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슬슬 쌀 거 같다.”
“하그윽..지..지금응...쥬..인님...정액이...가득.. 차서.. 더는 안들어...으읏!”
“루시아.”
무언가 길게 애원하는 루시아의 말을 끊으며 내가 물었다.
“내가 어떻게 말하라고 했지?”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 있던 루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하아...루..시아의...자궁에..쥬인님의...아기씨를 넣어..주세요...”
“잘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허리를 딱 붙이며 정액을 쏟아낸다.
“─────!”
뇌가 녹아내릴 듯한 절정을 견디기 위해 있는 힘껏 이불을 움켜쥐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루시아.
울컥 울컥
나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정액을 쏟아내고 나서야 자지를 빼냈다.
루시아의 붉게 달아오른 보지 사이로 정액이 주륵 흘러내렸다.
“후우...
“하아..하으....헤..쥬..인..님..♥”
완전히 기진맥진해 쓰러진 루시아를 보자 만족스럽다.
사실 이만하면 루시아는 잘 견뎌냈다.
몇 시간 사이 경험한 절정만 수십 회, 내 사정으로 따져도 일곱 번째니 그럴 만도 했다.
“하으으....”
나는 축 늘어진 루시아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잠옷을 걸친 후 책상에 앉아 비비안이 보낸 편지를 읽었다.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며 자위를 했어요. 제가 다치게 한 사람을 떠올리면서요. 해서는 안 될 짓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그 사람에 대한 감정만이 커져가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죽어버리면 될까요? ...사실 죽고 싶어요. 하지만... 이런 쓰레기 같은 저라도 그 사람이 구해준 목숨이에요. 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면서까지 구해진 목숨을 저따위가 끊을 수는 없어요. 제발... 제발 알려주세요... 제가 어떻게... 이 죄를 다 갚아야 하나요.]
원래도 자존감이 낮았던 비비안이지만 편지를 보니 이젠 자존감이 바닥을 넘어 완전히 내핵을 뚫고 들어가려고 한다.
잠깐 생각해본 내가 답장을 적었다.
[죄책감을 덜어드릴 선물이 있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은 결국 ‘벌’을 받지 않아서입니다. 이 물건이라면 당신의 죄를 벌해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사용하면서 인생이 망가질 수는 있겠지만 목숨보다는 가벼운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펜에 관해 설명해 드리자면 사실 펜 모양을 한 원격 조정석으로 마력이 없이도....]
편지를 받은 비비안은 고민할 것이다.
말은 거창해도 결국 '유진'을 자위에 이용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편지는 이미 비비안의 신뢰를 깊게 얻은 상태.
결국, 비비안은 편지가 자위행위를 '벌'이라 보장했다는 생각과 절정에 도달하지 못한 자위가 이성을 마비시켜 이것을 자신에게 내리는 벌이라 합리화할 것이다.
“...주인님.”
비비안에게 보낼 편지에 펜과 진동석을 담고 있자 루시아가 나를 불렀다.
뒤를 돌아보니 루시아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언젠가...임...아기...”
즐거운 꿈이라도 꾸는 듯 루시아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나는 잠든 루시아에게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봉인을 마친 편지를 밖으로 날렸다.
슈우욱
편지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나도 다시 루시아의 옆에 누웠다.
“헤헿....주인님...”
분명 잠들어있을 텐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옷을 꼭 붙잡는 루시아를 보자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자..그럼...’
이제는 비비안이 떨어지기 위한 씨앗은 전부 뿌렸다.
남은 건 그저 기다릴 뿐이다.
***
“우리가 이처럼 풍족한 대지에서 살아가는 건 현자 루멘하르크님께서 용사 아스란님과 함께 대륙의 중앙에서 마족들을 물리치고 이 루멘하르크 제국을 세웠기에 그러합니다.”
오랜만에 듣는 이론 수업.
게임에서는 이러한 이론 내용을 전부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미니게임처럼 나왔다.
가뜩이나 전투 난이도도 어려운데 게임에서까지 공부해야 하냐며 커뮤니티는 불탔지만, 나는 ‘아카조교사’의 세계관을 알 수 있어서 싫어하지 않았다.
“그 대신 마족들은 사막에서... 흐음. 교사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마족이 아니라 아인족이라 부르고 싶군요.”
마족과마물.
이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것이다.
마물은 동물이 마력에 오염되어 특별한 힘을 지닌 경우를 말했고,
마족은 엘프, 드워프, 수인족 등 다양한아인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었다.
‘애초에 마족은 스토리상 적도 아니고... 나중에는 최종 보스와 함께 싸울 때 힘을 보태주기까지 하니까.’
도움의 이유가 최종 보스한테 죽기 싫어서든, 아니면 순수한 호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엔딩을 보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니 나로서는 마족을 적대할 이유가 없다.
“루멘하르크 제국에서는 아직 아인족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아스란 제국은 일부 종족에게는 인권을 인정할 정도로 아인족들에 대한 시선이 다릅니다. 아, 이건 제가 예전에 아스란 제국을 갔을 때 이야기인데요...”
열심히 마족에 관해 설명하던 교수가 갑자기 이상한 길로 빠지기 시작한다.
원래도 저런 교수였기에, 나는 그 말을 한 귀로 흘리며 비비안을 바라보았다.
“...”
비비안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떨고 있었다.
내가 펜을 빙글 돌리며 웃었다.
편지에 담아 보내준 그 펜이었다.
오랜만에 아침 일찍 도착하니 비비안이 선물로 주었다.
언제쯤 줄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 비비안은 쾌락에 더 약한 모양이었다.
비비안에게 펜을 받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는 중간 단계의 자극을 주고 있었다.
딸깍 딸깍
생각난 김에 펜을 두 번 눌러 진동의 단계를 중간에서 최상으로 바꾼다.
“읏...”
비비안이 짧은 신음을 흘리더니 책상에 푹 엎드린다.
“하아...하아...하아..”
꽉 깨문 입술 사이로 미처 감추지 못한 달콤한 숨결이 흘러나온다.
“읏..으읏...!”
그렇게 잠시, 비비안의 몸이 곧 절정에 도달할 것처럼 움찔대기 시작하자.
딸깍
단숨에 진동을 없앴다.
“아....”
고개를 든 비비안이 나를 바라보더니 안타까움이 가득한 탄식을 흘렸다.
마침내 갈 수 있을 것 같았겠지.
하지만 그렇게 쉽게 보내줄 수는 없다.
미안하지만 비비안, 너는 조금 더 애달프게 절정을 갈구해야 한다.
“...하아.”
그때 비비안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손을 서서히 자신의 다리 사이로 가져가는 것이다.
‘이런...’
아무래도 너무 괴롭힌 모양이다.
가뜩이나 죄책감과 절정 없는 자위를 반복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는데, 지금 절정에 달하지 못한 것으로 스트레스가 폭발한 것 같았다.
‘돌겠네..’
아무리 그래도 학생들이 가득 찬 교실에서 자위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진동석이야 고급제품이라 소리도 잘 나지 않지만, 교실에서 손으로 자위를 하면 100% 들킨다.
“괜찮아?”
내가 말을 걸자 비비안이 화들짝 놀라며 허리를 꼿꼿이 편다.
“괘, 괜찮아요.”
그때야 비비안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깨달았는지 얼굴을 터질 듯이 붉혔다.
“무슨 일이야? 안색이 안 좋은데.”
“별거 아니에요. 조금…. 열이 나서.”
“그래? 교수님! 죄송하지만 비비안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잠시 양호실에 데려다주고 와도 되겠습니까?”
비비안이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양호실로 데려간다.
“아? 그래요? 그럼 부탁할게요.”
교수의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나는 비비안은 부축했다.
뭉클
비비안의 압도적인 크기의 가슴이 팔에 닿아 존재감을 확실히 과시했지만 애써 감촉을 무시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가자.”
“아...응...”
비비안이 또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내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흘렸다.
그래, 비비안.
자위도 가서 해라. 가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