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루시아는 웃고 있다 (10)
* * *
창문 아래 달빛을 등지고 서 있는 루시아가 보였다.
촉촉이 젖어있는 눈망울. 작지만 오뚝하게 솟아있는 코. 한겨울에 내리는 눈보다 새하얀 피부. 그와 대비되어 더욱 붉게 보이는 입술.
나도 모르게 뻗은 손이 루시아의 뺨에 닿았다.
“...주인님.”
루시아가 나를 부르는 순간,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서로를 끌어당겼다.
처음으로 맛본 루시아의 입술은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달콤했다.
내가 혀로 입술을 두드리자 루시아가 입을 살짝 벌린다.
“흐음...”
루시아의 입술을 혀로 비집고 들어가자 루시아의 혀도 내 입안을 탐했다.
그렇게 있는 힘껏 서로를 껴안으며, 입안에 돌아다니는 혀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뒤엉켰다.
“...하아.”
숨이 찰 정도로 긴 키스.
그 끝에는 떨어지는 아쉬움을 대신하듯 타액으로 이루어진 실이 반짝였다.
“...루시아.”
내가 이름을 부르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자, 루시아는 부끄럽다는 듯 살며시 웃었다.
“주인님...”
루시아가 나를 부르며 내가 입고 있는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낸다.
그에 맞춰 나도 손끝에 걸린 루시아의 어깨끈을 잡아당겼다.
스르륵
끈으로 유지되고 있던 드레스가 흘러내렸다.
드레스가 바닥에 떨어지고, 검은색 속옷을 걸친 루시아의 몸이 드러났다.
“...루시아.”
내가 루시아의 가슴에 파묻히듯 얼굴을 처박으며 그 상태로 브래지어를 입에 물어 아래로 끌어내렸다.
“흐읏....”
얼굴을 다시 때어내자 루시아의 부풀어 오른 가슴 사이로 유독 튀어나온 분홍빛 돌기가 보였다.
“..주...인님..”
열띤 숨이 섞인 루시아의 목소리에 더는 참지 못하고 가슴을 베어 물었다.
“하읏...주인..님...”
아직 젖꼭지는 자극하지도 않았는데 루시아의 몸이 흠칫 떨린다.
혀끝이 젖꼭지에 닿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유륜 주변만을 살살 자극해나갔다.
그렇게 몇 번이고 반복하자, 루시아가 흘리는 달콤한 숨결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하읏..하아...하으..주..인님..”
그렇게 루시아를 잔뜩 애태우다 어느 순간 갑자기 유두를 살짝 깨물었다.
“하읏...!”
쾌락에 놀라 양팔로 내 머리를 가슴에 꾸욱 누르듯 감싸는 루시아.
“하읏...!..하...으..앗...주인님..!”
나는 톡 튀어나온 돌기를 이빨 사이에 끼워 살살 돌리며 그 끝을 부드럽게 핥았다.
그때마다 루시아의 몸이 흠칫거리며 떨렸고, 나를 껴안는 힘이 강해졌다.
그렇게 루시아의 헐떡임이 한계에 다할 때까지 젖꼭지를 괴롭히다 떨어졌다.
“...하아..하아....주...인님.”
열락으로 녹아내린 루시아의 얼굴.
루시아의 애달픈 그 눈빛을 보자 더는 참기 힘들었다.
그런 루시아도 마찬가지였다.
“...더...좀 더.. 주인님의.. 것으로..”
루시아의 고급스러운 속옷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백옥으로 빚어진 듯한 루시아의 나신이 보였다.
달빛 아래에 보이는 루시아의 나신은 어째서 그녀가 제국의 달이라 불리는 이유를 절실히 느끼기 만들어주었다.
봉긋하게 튀어나온 가슴.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와 반대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골반. 마지막으로 늘씬하게 뻗은 다리까지.
무엇하나 흠을 찾을 수 없었다.
“주인님...”
찬찬히 훑어보는 내 시선에 루시아가 부끄러운 듯 살며시 웃었지만 그렇다고 가리거나 숨지 않았다.
그저 작게 웃으며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을 내게 보여주었다.
“...안아...주세요.”
루시아와 다시 입을 맞추며 자연스럽게 침대에 쓰러졌다.
침대 위에서 은은한 복숭아 향과 뒤섞인 루시아의 살 내음이 풍겼다.
“하아...”
“하아...”
입술이 떨어지고 우리는 아무런 말 없이 그저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주인님이.... 원하시는대로 해주세요..”
내 옷을 전부 벗겨낸 루시아가 내 자지를 잡고 보지 입구에 천천히 문질렀다.
굳이 바라보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로 루시아의 꽃잎에는 꿀물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루시아...넣겠다.”
“하아...네에.”
꽉 다물고 있는 보지를 자지로 열어젖히듯 천천히 밀어 넣었다.
물이 이렇게 흘러나오는데도 이처럼 조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하윽...읏...읏..!”
그렇게 서서히 파고들고 있자, 어느 순간 루시아의 얼굴이 고통을 참듯 꼭 눈을 감은 채 입술을 깨물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픈가?”
조금 놀라서 물었다.
1회차의 기억을 가진 루시아이기에 고통은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괜..찮아요...”
“미안하다... 적응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하아...그 동안 자위 할 때는 클리랑 진동석만 사용해서...이렇게..깊게는 처음...이에요.”
본래 인간이라는 건 쾌락에 익숙해지면 더 큰 쾌락을 탐하는 법이다.
그런데 1회차에 그토록 조교를 받았던 루시아가 쾌락을 참아냈단 말인가.
그때 내 생각을 읽은 듯 루시아가 말했다.
“...하아.. 처음은...주인님이...해주시길 바랬으니까요.”
숨을 헐떡거리며 말하는 루시아의 모습.
그것을 보고 있자 아직 반 정도만 들어간 자지가 당장 끝까지 밀어 넣으라고 날뛴다.
...하지만 고통으로 찡그린 루시아를 보자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러자 갑자기 루시아가 양손으로 내 허리를 붙잡고 단숨에 끌어당겼다.
“...하윽...크으읏.,.!”
상실의 고통을 견디기 어려운 듯 루시아의 손톱이 내 등을 파고들었다.
잠시 숨을 가다듬던 루시아가 애써 미소를 띠며 말했다.
“...헤헤...전부 들어왔네요...? 주인님의 것이 가득 느껴져요...”
아직 고통이 사라지지 않은 듯 루시아가 입술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내가 루시아가 적응하길 기다리고 있자 루시아는 내 목을 끌어당기며 입술을 겹치며 말했다.
“..하아...이제 괜..찮아요...주인님...움직여주세요...”
“...그래도 아직...”
“...하아...제발...부탁...드릴게요...주인님을..조금이라도..더 느끼고 싶어요.”
고통에 울먹이면서도 행복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루시아의 얼굴. 오직 나만이 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엄청난 정복감에 이성이 끈이 날아갈 것 같았다.
“...움직이겠다.”
“...네에..하윽!”
찔걱! 찔꺽! 찔꺽!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자 멈출 수가 없었다.
마치 솜사탕이 물속에 녹아내리듯 온몸이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감각이었다.
“하읏...흐...하읏..하윽..!”
행위가 계속될수록 루시아도 서서히 적응한 모양이지 루시아의 신음이 고통에서 점차 쾌락으로 변해간다.
“하읏..읏...으읏...주..주..인...님..!”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루시아의 양팔이 내 등에 감겨온다.
찔걱! 찔꺽! 찔꺽!
움직임이 거칠어지자 등에서 약간의 따가움이 느껴졌다.
루시아가 쾌락을 견디기 위해 고양이처럼 긁어대는 모양이다.
“하앙..하읏...주인니임...!”
찔걱! 찔꺽! 찔꺽!
하지만 계속되는 피스톤 질에 그렇게 견디는 것도 슬슬 한계가 온 듯, 고개를 뒤로 젖히며 몸을 떨어대는 루시아.
눈앞에 있는 가늘고 긴 목은 마치 깨물어달라는 것처럼 보였다.
“하읏...!”
루시아의 목덜미에 입을 가져가 대며 내 것이라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빨아들인다.
“..하..하으응...♡”
입술이 떨어지고 하얀 목덜미 남겨진 붉은 자국.
그 자리를 매만진 루시아가 열띤 숨과 함께 기쁘다는 듯 말했다.
“...헤헤..키스..마크..남겠네요..”
그 모습이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의도한 것도 아닌데 자지가 단단해지며 루시아의 자궁을 자극했다.
“흐옷...♡”
그렇지 않아도 뱃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것이 더욱 커지자 루시아가 짧은 신음을 내었다.
찔꺽 찔꺽 찔꺽
피스톤질의 속도를 높이자 루시아의 질이 정액을 짜내기 위해 꾸욱 조여온다.
“흐읏...! 하윽...! 흐읏...! 하읏...하읏!”
허리의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루시아는 그저 나를 부르며 온몸을 비틀며 쾌락을 견디고 있었다.
“하읏..하응...하아...아아앗... 주인..님..주인님...주인님..주인님..!”
떨림, 체온, 냄새, 촉감, 목소리, 감정.
루시아의 것 중 무엇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름으로 불러라 루시아….”
“하으읏...!유...진..♡”
내 아래에 깔린 루시아가 애타게 나를 부르자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루시아를 꽉 끌어안으며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자지를 깊게 처박은 채 루시아의 몸 안에 정액을 쏟아냈다.
“..하아..유..진...유진...유진..유진!”
울컥, 울컥.
자궁을 가득 채울 것처럼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정액.
녹아내릴 듯 뜨거운 정액이 자궁을 때리자, 지금까지 간신히 견디고 있던 루시아가 단숨에 절정에 달한다.
“...아아아앗! 유..진...유진..유지인...! 하으으으읏♡”
가녀린 몸으로는 받아드리기 어려울 정도의 쾌락이 덮치자, 루시아가 본능적으로 벗어나려 하지만 내가 손목을 붙잡은 채 몸으로 눌러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기둥에 남아있는 정액마저 루시아의 안에 전부 쏟아내고 나서야 그녀를 풀어주었다.
“하아...하아...하아..주인...님..”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애달프게 나를 부르는 루시아.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자연스럽게 입을 맞췄다.
처음 한 키스처럼 혀를 뒤섞는 정열적인 키스가 아니라 가볍게 입을 겹치는 정도였지만, 이것만으로도 슬플 정도로 루시아의 감정이 전해져왔다.
“...하아...하아...”
키스를 마치고 머리를 베개에 대자 급격히 피곤해졌다.
그동안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않고 술만 마셔 몸이 망가진 이유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한 번의 사정으로 모든 것을 토해낸 느낌이었다.
눈을 감은 채 내 팔을 베고 누워있는 루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루시아가 작게 움츠러드는 것이 마치 작은 동물을 보는 것 같았다.
...동물 귀를 달고 있는 루시아를 상상해보니 제법 잘 어울렸다.
사실 무엇이든 루시아에게 안 어울리는 게 있을까.
슬쩍 고개를 돌려 루시아의 상태를 살펴보려 하자 어느새 정신을 차린 루시아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갑작스럽게 눈이 마주치자 뭐랄까 참을 수 없는 창피함이 몰려왔다.
견디다 못한 내가 시선을 피하려고 하자….
“...주인님.”
간질거리는 목소리로 나를 부른 루시아가 내게 다가와 입을 맞췄다.
“사랑해요.”
입술이 떨어지고 루시아가 환하게 웃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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