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 000일 후에 조교 당하는 음침녀 (5)
* * *
─찌꺽,찌걱,찌걱
조용한 방안에 손가락을 움직이는 소리만 울려 퍼진다.
“..하읏..아..으으읏!”
아무리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참아보려고 해도 열띤 신음이 제멋대로 나와버린다.
벌써 몇 시간째 계속된 자위행위.
방안은 온통 발정 난 암컷의 냄새로 가득했다.
‘...부족해.’
하지만 부족했다.
미칠 것만 같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절정에 도달할 수 없었다.
‘왜...?’
젖가슴을 손으로 움켜쥔다.
손가락 사이로 미처 담지 못한 가슴이 빠져나왔다.
그 상태로 손을 움직이자 손바닥이 닿은 젖꼭지에서 찌릿한 쾌락이 등골을 타고 올랐다.
“...하아...읏..”
스스로 만들고도 음란한 광경에 몸이 달아오르고 손놀림은 더욱 거칠어진다.
“하읏...하아..유진..읏..유진아...!”
유진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하복부에서 무언가 올라온다.
이번에야말로 갈 수 있기를 바라며 가슴 끝에 매달려 있는 연한 분홍빛 유두를 꼬집으며 질 안을 자극한다.
“...흐읏...왜에..왜..못..가는거야...”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절정에 도달한 것은 처음 유진의 이름을 불렀을 때뿐.
그 뒤로는 절정의 근처까지는 갈 수 있지만,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내딛지 못했다.
‘가고 싶어...가고 싶어..흐읏..’
절정에 이를 수 없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고 발버둥 치지만 그럴수록 몸에 열기만 쌓일 뿐이다.
사실 이미 답은 알고 있었다.
음란한 몸을 가진 탓인지 본능적으로 알아버렸다.
...평범한 자위로는 얻을 수 없는 좀 더 강한 쾌락이 필요했다.
‘일탈...’
절정에 이르기 위해서는 편지에서 적혀있는 것처럼. 그리고 유진이 말했던 것처럼 일탈이 필요했다.
책에는 분명 방에서 자위하는 것만으로는 더는 만족 할 수 없게 된 주인공이 강의실에서 자위하는 내용을 그려놓았다.
그 책이 자신의 욕망을 담아낸 것이라면….
주인공의 모델인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간다면….’
열띤 숨을 내쉬며 시간을 확인하다.
원래도 강의실엔 일찍 갔지만, 오늘은 평상시보다 한참 이른 시간이다.
지금 간다면 그 누구한테도 들키지 않고 아카데미에 도착할 수 있다.
‘아, 안돼….’
머리로는 분명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속옷은….’
팬티를 입으려던 손이 멈췄다.
지금 상태라면 분명 아카데미까지 걸어가는 길에 속옷이 젖어버린다.
‘젖..어버리니까.. 어쩔 수 없어..’
젖어버리니 팬티를 입지 않고 가방에 넣어가는 게 나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며 노출증을 합리화한다.
‘빨리….’
몸속을 맴도는 열기가 온몸을 태워버릴 것 같다.
다급하게 준비를 마친 비비안이 방 밖으로 나섰다.
***
언제나 걸어 다니는 길.
그러나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완전히 다른 장소에 있는 것 같다.
‘진, 진짜 걷고 있어.’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한다는 죄책감과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었던 해방감이 동시에 몸을 감싼다.
“속옷도 없이... 걷고 있어.”
심장이 엄청나게 뛰고 있다.
시선을 살짝 아래로 내리자 누가 봐도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 걸 알아챌 만큼 잔뜩 발기한 젖꼭지가 셔츠 아래에서 튀어나와 있다.
‘어떡해….’
지금이라면 그만둘 수 있다.
아직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지금이라면 없었던 일로 할 수 있다.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가 속옷을 입고 평상시처럼 책을 읽으면서 유진을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멈추고…. 싶지 않아.’
이성은 이미 계속되는 자위행위로 이미 녹아내린 지 오래였다.
「절정 하고 싶다」
그 하나의 욕구만이 비비안의 머리를 가득 채워버렸다.
강의실에 도착하자마자 망설임도 없이 치마를 걷어 올렸다.
아무리 등교 시간 한참 전이라 할지라도 누군가 볼 수 있는데도 그런 것 따위는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아...하앗..”
예상했던 대로 보지는 이미 음란하게 젖어 허벅지까지 물을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것이 절정에 도달하지 못한 채 멈췄기 때문인지, 아니면 노출을 경험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못..참겠어.”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거다.
“하아..하아..”
한다.
해버린다.
해버리고 만다.
성스러운 강의실에서 추잡한 자위행위를 해버린다.
죄책감으로 떨리는 손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고....
“...하읏, 으으읏..!”
잔뜩 발기한 클리토리스에 살짝 닿았을 뿐인데 지금껏 경험한 적 없었던 쾌락이 몸을 감싼다.
허리가 멋대로 뒤로 젖혀지며 눈동자에 물기가 맺힌다.
‘거짓말.. 나.. 진짜.. 강의실에서..’
유진과 수업을 듣는 그 강의실에서.
유진이 사용하는 책상 위에 앉아서 보지를 만지고 있다.
‘변태..’
변태다.
이런 건 누가 보기라고 한다면 변명조차 할 수 없다.
“...아읏...앗..읏..으믓.”
터져 나오는 나는 신음을 참기 위해 검지손가락을 입에 물고는 본격적으로 쾌락을 탐한다.
“..아..아..하아읏..하아..”
‘들키면 퇴학당하겠지….’
이런 모습을 들키면 분명 아카데미에서는 퇴학당하고, 가족들에게는 쓰레기 취급을 받을 것이다.
어쩌면 가문에서도 제명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할 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멍청한 비비안이니까.
유일하게 가치 있는 것은 음란한 몸 하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몸을 파는 수밖에 없다.
‘그, 그..런건..싫어..’
싫다.
그런 건 싫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건 싫다.
유진.. 유진만이 나를 봐줬으면 한다.
노예가 될지라도 유진의 노예가 되고 싶다.
유진이 나 따위를 사랑해주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그의 곁에 있고 싶다.
이렇게 따먹히고 싶었어?
“하,아...흐읏...”
유진의 책상에 앉아 자위하고 있자 그가 귓가에 속삭이는 것 같다.
내 어깨를 감싸주었던 그 손가락을 상상하며 질 안을 괴롭힌다.
“하으읏....”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쾌락을 따라 허리가 움찔움찔 비틀린다.
“아앗...응...조...앗.”
움직임이 빨라지고 숨이 거칠어지면서 간신히 매달려 있던 이성조차 쾌락에 휩쓸려 떨어지고 만다.
“유진아...더..해줘..더..강하게..”
어느새 입에 물고 있던 손가락은 사라졌다.
입고 있던 상의도 벗어버리고 젖가슴을 짜내듯 주무른다.
발정난 암캐년.
“맞..아..하읏..암캐..맞으니까..제발..”
존재하지 않는 유진을 떠올리며 간절하게 부탁한다.
상상하는 것만으로 질 내부가 꾸욱 수축하며 손가락을 조인다.
그때마다 이미 몇 번이고 가벼운 절정에 달한 비비안이 느끼는 쾌락이 커질 뿐이다.
“하앗...유..진님..바..발정난 암캐 보지..보지 더 써줘.”
한 손으로는 보지를 쑤시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젖가슴을 들어 올려 입에 문다.
손가락으로 질 내부를 긁는다.
젖꼭지를 깨물 때마다 머리 징징 울린다.
“흐읏..항.,.히잇..이..!”
지금이라면 유진에게 보여줘도 상관없다.
모든 것을 버리더라고 절정에 가고 싶었다.
“아흣...좋앗..! 하아..조아!..보..지..좋앗..!”
허리가 제멋대로 들리고 아직 진짜 절정에 달하지 못한 보지가 더 강한 쾌락을 요구하고 있다.
“유진..유진..유지인..!”
유진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자궁이 쿵쿵거리며 그를 원한다.
잇자국이 남을 정도로 젖꼭지를 깨물자 시야가 점멸한다.
“..끄읏! 으읏...!..가여..비..비안..가..버려요오!”
머리에 쾌락으로 이루어진 번개가 내려치며 눈앞이 새하얗게 변한다.
“가여가여가여! 하으읏──!”
짐승 같은 비명을 지름과 동시에 허리가 붕 뜨며 애액이 뿜어져 나왔다.
“....하아...하아..하아..”
잔뜩 상기된 얼굴로 황홀함에 잔뜩 녹아내린 숨결을 흘린다.
처음 겪는 수준의 쾌락.
뇌가 녹아버리는 줄만 알았다.
유진의 책상 위에 힘껏 애액을 뿜어낸 보지는 지금도 아쉬운 듯 뻐끔거린다.
‘...나 어떻게 해….’
한 번의 경험으로 알아버렸다.
이젠 이 쾌락에서 벗어 날 수 없다는 걸.
***
“안녕.”
“아..안녕.”
평소처럼 인사했지만, 비비안의 반응이 수상하다.
내 쪽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목소리는 한 톤 올라가 있다.
‘이건 했네.’
그냥 보자마자 알아챘다.
며칠 더 걸릴 거로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비비안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보다.
‘그럼 내일쯤 편지가 오려나.’
편지의 내용은 아마 일탈을 경험했더니 훨씬 기분이 나아졌다는 거겠지.
그걸로 충분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처음 일탈하기가 어렵지 한번 일탈하기 시작하면 조교의 난이도를 올리는 건 금방이다.
‘이쯤이려나.’
비비안이 앉아서 자위했을 만한 곳을 만지자 비비안의 얼굴이 눈에 띄게 붉어진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게임에서 봤던 것처럼 내 책상 위에서 자위한 모양이다.
아마 내가 손가락으로 직접 만져주는 상상을 하며 자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좀 피곤하네.”
“....!”
책상에 기대어 잠자는 것 처럼 얼굴을 숙인다.
그러자 펑 소리를 내며 폭발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비안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여기서 책상을 혀로 핥아보기까지 하면 어떻게 되나 궁금했지만, 위생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참기로 했다.
“그치 비비안?”
“머..머..머..머..머가?”
당황해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비비안을 보니 자연스럽게 미소가 흘러 나온다.
이게 1장 보스 중에 난이도 1위를 다투는 ‘마녀 비비안’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
그러니 나는 나의 생존을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비비안을 마녀로 각성시키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것이 비비안의 감정을 짓밟고 그녀를 인간 이하의 것으로 떨어트릴지라도.
절대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