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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변대훤(10) (33/41)

3. 변대훤(10)

지수가 내 손에서 카트를 빼앗아 들고 앞장서서 나아갔다. 편안한 캐주얼 차림의 뒷모습이 산성처럼 너르고 높았다.

내가 깨끗이 빨아놓은 옷이었다. 지수 뒤에서 걷자 보랏빛 섬유유연제 향기가 났다.

지수는 날 배려하듯 천천히 걸었다. 중간중간 내가 잘 따라오는지 돌아보고 한 번씩 싱긋 웃기도 했다.

마트 안을 구경하며 이것저것 들춰보는 청동빛 옆모습이 날카로운 듯 부드러웠다. 뭇사람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만했다.

지수의 길고 늘씬한 종아리만으로 나나 여타 짜리몽땅 똥자루와 다른 종자라는 게 드러났다. 어린아이는 특히 더 ‘잘생긴 오빠’를 향한 호기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지수는 언제나 아이를 좋아했다. 자신을 훔쳐보거나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아이가 있으면 꼭 한 번 환하게 웃어주곤 했다.

지수의 그런 점 때문에 지수가 언젠가 날 떠나게 되지 않을까 더욱 불안했던 것도 같았다.

“대훤아, 너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고기 구워 먹을까? 아니면 해물탕 끓여줄까?”

“아무거나 다 괜찮아.”

“그래도 얘기해봐. 내가 너한테 해줬던 것 중에 뭐가 제일 맛있었냐?”

“네가 해줬던 거 중에?”

지수가 하면 뭐든 맛이 좋았다. 요리를 배운 적도 없고 자주 하지도 않는데 그랬다.

그래도 제일 맛있었던 건…….

“너구리.”

“너구리? 라면?”

“어.”

예전 그때, 가스 끊겼을 때 자취방 건물 옥상에 부루스타랑 욕실 의자 들고 올라가서 끓여 먹었던 너구리 라면. 그 밤, 그 맛과 하늘에서 펑펑 내리던 함박눈은 평생 잊지 못할 맛이었다.

“야, 대훤아. 아니면 이렇게 할래?”

“어?”

“여기서 지금 장 봐서 바로 빠지로 쏠까?”

“……지금?”

“어. 가서 고기 구워 먹고 술 한잔하다가 새벽에 너 출출해질 때쯤 내가 너구리 예술로 끓여줄게. 낼 낮에 토끼탕이나 때리고 집에 오자. 어때.”

“갑자기? 비도 오는데…….”

“비 오면 분위기 살고 더 좋지.”

“이렇게 바로 어떻게 가. 나 내일…….”

“낼 수요일이야. 너 수요일에 아무것도 없잖아.”

“그래도, 아무 준비도 안 했는데…….”

“가서 그냥 고기나 구워 먹고 하룻밤 놀다 올 건데 준비할 게 뭐 있어.”

“숙소를 잡아놓은 것도 아니고, 아직 휴가철인데 방이 있…….”

“허허. 걱정하지 마. 다 있어. 그러면 가는 거다? 콜?”

무슨 말을 더 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지수가 내 손목을 잡고 신나서 이끌었다. 누가 볼까 싶어서 얼른 뿌리쳤다.

“알았어, 갈 테니까 밖에서 손잡지 마.”

“손 아니고 손목 잡았다.”

김지수가 장난스럽게 웃고 물었다.

“변대훤 무슨 고기 먹을래. 소? 돼지?”

지수가 이럴 때마다 거부하기 어려웠다. 걱정 많은 내 사소한 반발 따위 개의치 않는다는 듯 잡아끌면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기 일쑤였다.

나뿐만 아니라 탑기한테도 그랬겠지. 다른 많은 바람 상대에게 다 똑같았겠지.

떨떠름한 반응이나 매몰찬 대꾸마저 한꺼번에 덥석 껴안고 둥개둥개 얼렀겠지. 아무리 차디찬 심장도 어려운 게임 깨듯 허허실실 웃으며 녹였겠지.

어떤 고슴도치든 끝에 가선 말랑말랑하게 만들었겠지.

“……둘 다.”

“둘 다. 좋지.”

“저거, 목살도.”

“예, 사장님.”

“이건 이게 더 낫다.”

“예, 사장님. 제가 봐도 이게 더 낫습니다.”

“버섯은?”

“변대훤 버섯 먹고 싶어? 당장 버섯 가지러 가자.”

김지수가 들뜬 듯 카트와 함께 내 등을 가볍게 밀었다. 좀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왜 난 사장님이야?”

“어? 뭐가? 사장님 싫어?”

“걔한텐 회장님이라 그랬잖아. 난 사장님이야?”

“걔가 누군데. 지금 너 누구 말하는 건데.”

“…….”

“나 진짜 몰라.”

“……민탑기.”

“아, 걔? 내가 걔한테 그랬다고? 언제. 아닐걸?”

“…….”

“아이, 회장님은 너지. 변 회장님, 제가 말실수했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양송이.”

“양송이 담았습니다, 회장님. 우리 변 회장이 양송이 좋아하는 건 또 내가 잘 알지.”

양송이는 네가 좋아하잖아.

지수가 고기 먹을 때 양송이버섯 구워 먹는 걸 좋아해서 나도 먹다 버릇한 건데.

지수는 그런 것도 잘 몰랐다. 김지수는 바보 멍청이였다.

하지만 그래서 김지수를 좋아하게 됐는지도 몰랐다.

“너 술 뭐 마실래? 일로 와봐.”

이구아나주만 아니면 뭐든 좋았다. 문득 지난날의 감정이 불어왔다.

지수랑 있으면 어느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순수한 기분에 푹 빠지곤 했다. 백치 둘처럼 마주 보고 꺽꺽 웃으면 삭막한 현실을 벗어나서 유치했던 한때로 훌쩍 뛰어넘은 듯 싱겁고 재밌었다.

아무리 힘겹고 지루한 상황도 지수의 농담 한마디면 개그나 낭만으로 바뀌었다. 지수의 엉뚱한 발상은 진지하고 재미없는 날 피식 웃어버리게 하는 삶의 활력이었다.

지수는 여전했다. 변함없이 별거 아닌 일상을 모두 특별하고 반짝이는 순간순간으로 변신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건 어쩌면 지수가 아직도 펑펑 놀기나 좋아하는 어른아이기 때문이 아닐까. 난 지수의 그런 점을 동경해서 때 묻지 않게 지키려고 지수를 곱게 보살펴온 걸까.

“지수야.”

“예, 회장님.”

지수가 내 부름에 커다란 덩치를 이끌고 꿍꽝꿍꽝 뛰어왔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목소리 좀만…….”

“왜. 내가 창피해? 네가 회장님 하고 싶다며.”

좋긴 좋았다. 그래도 방금은 목소리가 너무 컸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알았어. 그럼 조용히 말할게.”

지수가 귓가에 바싹 붙어서 재잘거렸다. 아무리 잘생겼다고 한들 매일 보는 얼굴, 큰 감흥 없이 무뎌진 지 오래였는데. 이렇게 사람 많은 데 나오자 새삼 낯선 외모였다.

이런 미남을 내 집에 데려다 놓고 살다니. 지수가 답답해할 만도 했다.

귀한 건 꼭꼭 숨겨두고 나만 봐야 한다지만, 외출만 했다 하면 뭇사람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지수 입장에서는 잘난 것도 없는 나 하나만 보고 살기가 힘들기도 하겠지.

항상 이게 문제였다. 지수가 날 조금만 데리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장난을 치고, 웃고, 애교를 피우면 헤벌쭉해서 뭐든 좋게 생각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다 못해 불쌍히 여기고 마는 내 심장이 문제였다.

그렇게 행복 속에서 허우적대다 보면 지수는 어느 순간 내가 버겁고 넌더리 난다는 듯 다른 누군가에게로 슥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그리고 상처 입은 내 앞에 아무렇지 않게 다시 나타났다.

어쩌겠는가. 투신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김지수를 인제 와서 얻다 갖다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버리려면 초저녁에 말짱할 때 미리 갖다 버려야 했다. 지수도 그렇게 아파가며 고생을 했는데 철이 좀 들었겠지.

그렇다면 미우나 고우나 같이 살아야지 별수 있나. 지수도 티는 안 내지만 속이 쓰릴 터였다.

난봉꾼이 아랫도리가 아작났으니. 전처럼 밥 먹듯 매일같이 그 짓도 못 하고 살맛이나 나겠는가.

아직은 하체 전반이 자유롭지 못한 듯했다. 지수는 퇴원하고 나서 날 한 번도 건든 적 없었다.

내게 미안하다거나 눈치가 보여서 엄두를 못 내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김지수는 오히려 ‘화해 섹스’나 ‘제압 섹스’를 하는 성격이었다.

“내가 들게. 아직 몸도 안 좋은데…….”

“놔.”

몸도 성치 않으면서 고집을 피워댔다. 카트를 끌고, 계산이 끝난 물건을 박스에 담아 테이프를 붙이고, 들고 옮겨서 차에 실을 때까지 지수는 도움 한 번을 구하지 않았다.

원래 전부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운전은 내가 할게.”

“변 회장님.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괜찮겠어?”

“노래나 좀 틀어봐.”

지수가 말하고 내비를 찍었다. 우리 정말 이대로 집에 안 가고 딴 길로 새는 걸까.

그나저나 무슨 노래를 틀라는 거지.

“안전벨트 해라.”

지수가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가며 나지막이 말했다. 스무 살 때가 떠올랐다.

그건 네 말버릇이었다. 넌 네 차에 탄 내게 꼭 그 말을 했다.

네가 안전벨트를 차고 있지 않을 때도, 찰 생각이 없을 때도 내게만은 의례처럼 안전벨트 하란 말을 던져놓곤 했다.

그럴 때면 난 군말 없이 따르면서 마음속으로 혼자 행복을 느꼈다. 아니, 내가 느끼는 행복을 그 순간 너도 같이 느낄 것으로 굳게 믿고 두 배로 행복해하곤 했다.

지금은 그때와 반대로 나한테 차가 있고, 내가 운전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라서 기억 속 먼 한마디였다. 어쩐지 뭉클한 가슴을 진정시키고 안전벨트를 맸다.

차창으로 햇볕이 쏟아져 들어왔다. 비가 언제 그친 걸까.

그만 조금 들뜨고 말았다. 날씨마저 우리 즉흥 여행을 축복하는 듯한 착각이 날 휩쌌다.

모든 걱정이나 망설임은 뜨거운 볕에 녹아 사라졌다. 난 너무 쉽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또 너무 쉽게 고마워하는 사람일 터였다. 이렇게 특별한 수요일을 만들어준 지수에게 고마웠다.

지수가 자연스레 차창을 내리고 담뱃불을 붙였다. 그러자 더 옛날 생각이 났다. 정말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대훤아.”

“어?”

지수가 앞을 보며 픽 웃었다. 날 보지 않고도 내 시선을 느낀다는 듯 수줍은 웃음이었다.

괜히 정곡을 찔린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지수 또한 의식하듯 연기를 어색하게 뿜고 말했다.

“노래 안 틀어줘?”

아.

손에 든 핸드폰을 내려다보았다.

“아무거나 네가 듣고 싶은 거 틀어봐.”

웬일일까. 맨날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틀게 하는 지수답지 않았다.

피차 당황스럽긴 매한가지였다. 전엔 내가 듣고 싶어 하는 노래는 못 틀게 하는 게 불만이었는데, 막상 틀려니 스스로 무슨 노래가 듣고 싶은지조차 알 길이 없었다.

“대훤아, 근데 나 그거 한 번만 틀어주면 안 돼?”

“어. 뭐?”

기다렸다는 듯 물었다.

지수의 신청곡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으레 한 번쯤은 들어본 대표 여름 노래 중 한 곡이었다.

연애 초반에 여름마다 이곳저곳 놀러 다닐 때면 반드시 틀어놓고 따라 흥얼거리다 열 내며 얘기 나누던 곡이니 더더욱 모를 수 없었다.

곡 제목을 입력하는 순간 우리 추억 속 수많은 노래가 줄줄이 따라 떠올랐다. 더는 무슨 노래를 틀어야 좋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됐다.

언제나처럼, 모든 답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살며시 재생하자 스피커에서 파도 소리가 먼저 흘러나왔다. 지수가 기분 좋은 듯 몸을 핸들로 기울이고 스피커 볼륨을 약간 높였다.

유행가 한 곡에 지난 8년간의 여름이 전부 스쳐 지나갔다.

너와 나눠 먹던 쌍쌍 하드. 공원 분수대 앞으로 약속을 잡고 널 기다리던 날의 뙤약볕.

땡볕에 짜증 내고 다투다가도 현금지급기 안에 쳐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좋다고 낄낄대던 어느 순간.

끈적한 이부자리 위에서 너와 뒹굴던 장마철. 여럿이 갔던 펜션의 수영장 페인트 색깔.

너와 나란히 몸을 묻고 비비던 백사장 모래. 모기향 냄새.

허겁지겁 먹던 수박 맛과 네가 좋아하는, 오이채를 듬뿍 올린 냉면.

빗소리. 천둥과 번개. 팔뚝에 묻은 여름 볕 냄새. 매미 울음. 열대야의 편의점 파라솔 아래.

복날 삼계탕 대신 프라이드 반 양념 반. 아니면 동네 호프집 감자 치킨.

팥빙수. 유리컵 가득 타서 네게 건네던 냉커피.

극장가의 납량특집 공포영화. 불꽃놀이 화약 냄새.

네가 좋아해서 주스 병 가득 채워두고 마시던 보리차와 결명자차. 여름이면 네가 해달라고 꼭 졸라대는, 기버터와 민트를 듬뿍 넣어서 만든 카레.

지금처럼 놀러 가다가 꼭 한 번씩 휴게소에서 대판 싸웠던 일까지.

아……!

그 순간 지수가 내 손을 잡았다. 지수와 한창 불타오를 때도 이런 닭살 애정 행각을 벌인 적은 없었다.

어쩌면 지수도 나와 같은 추억을 돌이키는 중일까. 우리가 지금보다 좀 더 어렸던 그 시절을 회상하다 감상에 젖었을까.

지수의 서늘한 손이 내 온도를 입었다. 훔쳐본 옆얼굴이 언제나처럼 조용하고 무뚝뚝했다.

지수는 내 옆에 있었다. 내 손을 잡고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배는 안 고파?”

지수가 잡은 내 손을 담백하게 매만지고 나서 핸들을 제대로 잡았다. 어느새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괜찮아.”

“난 좀 출출한데. 가다 휴게소 들러서 뭐 좀 사 먹을까? 간식?”

“어, 먹어.”

“같이 먹어야 맛있지.”

지수는 늘 그랬다. 뭐든지 같이 하고 싶어 하고, 사소한 것도 우리 사이 잔재미로 삼았다.

한때는 나라서, 그래서 지수가 그러는 줄만 알았다.

지수와 8년을 만나면서 3, 4년 차쯤부터는 지수에 관해 모르는 게 없다고 자신했다. 다 내 착각이었다.

가까워지는 만큼 멀어진다는 어느 현인의 말처럼, 지수를 안다고 믿는 만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수는 괜찮다는 내 말에도 여러 간식을 종류별로 바리바리 사 들고 와서 품에 안겼다. 8년씩이나 본 사이 아니랄까 봐 내가 좋아하는 것만 가득했다.

맛이나 보라는 성화에 못 이겨 입을 댔다.

“…….”

맛있었다.

무언가가 혀에 이렇게 착 감기는 게 얼마 만이지. 지수가 사다 준 간식이라서 눈물 나게 맛있는 걸까.

설움이 북받쳤다. 김지수 손을 거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작 휴게소 음식에 죽었던 입맛이 생생히 살아나다니.

이런데 너한테서 떨어져 나갈 수 있겠느냐고. 김지수 넌 진짜 나쁜 자식이다.

정신없이 허겁지겁 베어 물다가 칠칠찮게 묻히기까지 한 모양이었다.

“대훤. 입가에. 묻었어.”

“어? 여기?”

“일로 와봐. 고개 좀만 옆으로…….”

“됐어?”

“…….”

눈을 내리깐 지수의 속눈썹이 짙고 길었다. 변함없이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지수가 청동빛 눈꺼풀을 들고 가까이서 날 응시했다. 지수의 얼굴이 심히 가까웠다. 그리고 그윽했다.

지수야. 우리가 이래도 될까.

너와 내가 문득 입 맞출 것처럼 서로를 바라봐도 괜찮은 걸까.

우린 적잖은 시간 만나오면서 서로에게 잘못을 너무 많이 했는데.

그래도 입 맞추고 싶었다. 소심해서 망설이는 내게 네가 거침없이 입 맞춰주는 상상에 빠졌다.

그 무엇도 마음에 거리낄 필요가 없음을 일깨워주길. 사람 같지 않은 사람에게도 입 맞출 자유가 있음을 증명해주길.

“갈까?”

지수가 귀여워하듯 가볍게 웃고 내 손을 잡았다.

난 항상 지수보다 한발 급했다. 그리고 폼 안 나게 절박했다.

까닭이 없는, 널 향한 내 천성이었다.

우린 뭘까. 어떻게 될까.

이 갑작스러운 여행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난 아직도 널 사랑하는 걸까. 사랑하고 싶은 걸까.

내 안에 사랑이 남아있긴 한가. 아니면 너와 난 서로에게 고쳐야 할 나쁜 버릇일까.

차창 너머 차선만 응시했다. 이 길의 끝에 가면 알게 되겠지.

김지수. 답 없는 너와 내 결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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