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민탑기(10)
정신을 차리자 요것조것 지저분하게 말라붙은 변기에 완전히 주저앉은 그대로였다. 변기에 풍덩 빠뜨린 엉덩이에 지수가 오줌을 갈겨주는 순간에야 다시 눈뜰 수 있었다.
“흐욱……!”
청쾌한 오줌 소리를 듣자마자 장이 돨돨 요동쳤다. 정신을 잃기 전에 똥오줌을 다 쏟았는데도 숨은 변을 그러모으듯 똥줄이 스스로 비틀고 졸랐다.
요즘은 변비에 걸려서 변을 못 보다가도 물 떨어지는 소리만 들으면 똥구멍 깔때기에 오줌을 받아 장 채울 채비를 하듯 창자가 장액을 꿀쩍꿀쩍 뿜고 기지개를 뿌득뿌득 켰다. 오줌이 마렵지 않다가도 박히기만 하면 몸이 방광을 강제로 쥐어짜 오줌 분수를 내뿜었다.
지수가 화장실을 나가자마자 변깃물에 처박은 궁둥이와 변기 속 무더기에 푹 꽂은 좆을 건지고 몸뚱어리를 일으켰다. 변기 님 앞에 철퍼덕 엎드렸다.
감히 사람 흉내로 변기를 사용하고 나면 수고하신 변기 님에 사죄드리고 감사 인사를 올려야 했다.
“죄송합니다! 늙고 못생긴 불구 성병 수퇘지 후장에서 떨어뜨린 오물 냄새랑 썩은 오줌보에서 흘린 오줌 지린내 맡으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닷! 저랑 똑같은 개병신 수퇘지 새끼 아니랄까 봐 발 고린내 좆밥 냄새 후장 똥 구린내 존나게 나는 창남 아비 새끼 좆물 섞여 태어나서 냄새도 개씹 좆같은 제 똥오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돼지 주둥아리 수세미로 깔끔하게 목욕시켜드리겠습니다. 저랑 키스해주시죠? 하아앙? 형아♡ 일로 와♡ 하음, 읍. 웁. 쪼옥. 죽죽. 뻑뻑. 할짝할짝……♡ 할쭉할쭉……♡”
정성 가득 진심 키스를 퍼부었다. 바닥의 곰팡이 핀 백시멘트 경계부터 둥글고 푸짐한 변기통 궁둥이까지 꼼꼼히 빨고 혀로 애무했다.
변좌를 들고 목을 길게 빼서 얼굴을 집어넣었다. 변기통 안쪽을 샅샅이 핥았다.
가장자리 틈새도 빼놓지 않고 혀를 끼워 삑삑 걸레질했다. 눈을 보시시 감은 채 대소변 폭탄에 초토화된 흑당 버블티 빛깔 변기통 내부를 싹싹 청소했다.
침을 찍찍 뿜고 입 거품을 보글보글 냈다. 혓바닥에 힘을 주어 뽀득뽀득 밀었다.
대갈통을 횅횅 돌렸다. 빤뜩빤뜩 광이 나게 혀로 문질렀다.
“엣흡, 넷흡……. 쪽, 쭉. 쭐쭐, 쫄쫄, 쩝쩝♡ 짭짭♡ 냠냠♡ 찌덕찌덕……♡”
지수랑 키스 못 하는 한을 다 풀었다. 변좌가 날 장식하는 새 목걸이나 다름없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아쉽지만 진한 입맞춤을 마치고 욕실을 청소했다. 짓무른 좆불알에 세제를 뿌려 닦고 후장에 청소 솔을 꽂아 밀었다. 그러고야 몸을 씻었다.
아무리 여러 번 새로 씻어도 깨끗해지지 않는 기분이었다. 특히 기절하듯 자는 동안 변기에 드리우고 담가놓은 귀두와 항문은 한눈에 봐도 더 악화된 상태였다.
마지막 물기까지 닦고 막 나서려는 참이었다. 탑기가 문을 열었다.
까만 눈동자와 마주쳤다.
탑기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지수처럼 오줌을 싸러 들어온 걸까.
탑기가 거만한 얼굴로 날 내려다보고 바지를 열었다.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내 앞에서 성기를 꺼내고 배설을 준비하는 초미남이라니. 아직도 현실 같지 않았다.
“꿇어요.”
무릎을……? 머리가 알아듣기 전에 몸은 착실히 명령 수행 중이었다.
“읍!”
탑기의 정금 빛깔 오줌이 얼굴을 때렸다. 몇 번이나 씻고 닦은 몸뚱이를 적시고 청소 끝난 화장실 바닥 타일 줄눈에 흘렀다.
“‘아’ 해요.”
오줌 때문에 눈을 뜰 수 없었다. 그런데도 탑기의 음성에 홀린 듯 얼굴에 난 하수구 뚜껑을 열었다.
탑기가 내 혀에 귀두를 몇 번 문질러 닦고 나서 난데없이 티셔츠를 훌렁 벗었다. 그리고 내게 던졌다.
“닦아요.”
자기 옷인데 설마 바닥을 닦으란 소린 아닐 테고, 설마 내 몸을 닦으라는 뜻일까? 어째서?
내가 가만있자 탑기가 내 앞에 자세를 낮췄다. 내 손에서 티셔츠를 빼앗아 얼굴을 대신 닦아주었다. 부드럽고 따듯한 손길이었다.
탑기가 티셔츠로 바닥을 가볍게 훑고 나서 나와 눈을 맞추고 말했다.
“다 닦으면 이거 입고 나와요.”
탑기가 미소 짓고 말했다. 평소와 달리 어쩐지 화난 듯한 분위기에 고개만 빠르게 끄덕였다.
“오늘 내 친구들 집에 놀러 오기로 했거든요. 아, 그리고 형한테도 남자 소개해주려고요.”
그런 건 받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