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0화 〉 가슴과 혼돈의 해변가
* * *
러스테리아의 등을 떠밀며 의미 모를 지시를 건넨 네로멜티아.
순진한 서큐버스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으면서도 지엄한 주인의 명에 한 치의 의심 없이 따르는 것이었다.
다소 부끄러움을 느끼는 듯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인 베아트리스의 옆에 러스테리아가 나란히 서자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가슴 위에 두 손을 포개며 활짝 만개한 미소를 보였다.
“와아아아! 둘 다 너무 예쁘잖아!!”
“와아! 정말요!?”
“으읏…”
러스테리아는 네로멜티아의 환한 미소를 보고 극적인 탄성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주인의 의도를 깨달을 수 있었다.
주인은 러스테리아와 베아트리스의 수영복 모습을 감상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눈치가 빠른 베아트리스는 러스테리아가 깨닫기 이전부터 이미 네로멜티아의 의도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으나, 격하게 터져 나오는 주인의 반응이 역시나 부끄러웠던 모양인지 고개를 더욱 돌리고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평소 유순하고 순수한 모습을 자주 보이는 러스테리아는 주인의 칭찬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고, 평소 단호하고 무미건조한 성격을 내세우던 베아트리스는 주인의 칭찬에 부끄러움이 일어 주인의 시선을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베아트리스가 에고 돌이 아닌 붉은 혈액이 흐르는 생물학적 존재였다면 분명 안면이 새빨갛게 상기되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러스테리아는 베아트리스가 부끄러워 하거나 말거나 사랑해 마지않는 주인에게 더욱 귀여움을 받고 싶어서 애교를 부리는 것이었다.
러스테리아는 주인이 기뻐할 만한 모습을 단번에 선보였다.
“이러면 어때요?”
러스테리아는 자신의 옆에 서 있던 베아트리스의 한쪽 팔을 잡고서 끌어안으며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저 베아트리스에게 달라붙어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모습으로 귀여운 애교를 선보일 셈이었으나, 네로멜티아는 귀엽다는 감상보다는 야릇하고 매혹적이라는 감상을 느꼈다.
네로멜티아와 비슷한 크기를 자랑하는 젖가슴의 규격이 전혀 다른 방면에서 가공할 파괴력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베아트리스의 팔 하나가 러스테리아의 커다란 젖가슴 사이에 끼워져 파묻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정욕을 폭발시키는 하나의 화약고나 마찬가지였다.
네로멜티아는 심적인 충격을 받은 것처럼 숨을 한차례 멈추고는 이내 자신의 달아오른 감상을 호흡에 실어 나긋하게 내보내는 것이었다.
“나 지금 심장이 쿵 했어… 너무 설렌다…!”
캐미솔 탑에 가까운 형태의 상의 위로 3단의 프릴이 달린 귀여운 프릴(Frill) 비키니를 착용한 러스테리아.
넓은 면적의 어깨끈에는 치렁치렁한 프릴이 달려 있어 어깨 위로 하얀 날개가 돋은 것 같았고, 하의 또한 미니스커트라 불러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의 큰 프릴이 휘감아져 있었다.
본격적으로 섹스 어필 보다는 귀여움을 전면에 내세운 패션이었다.
그러나 프릴 비키니라는 의상은 본연의 태생적 숙명을 온전히 지키지 못했다.
현재 러스테리아가 착용한 프릴 비키니는 무척이나 소녀적이고 귀여움을 어필하는 메르헨 성향을 짙게 띠고 있는 것이었으나, 의상의 주인이 러스테리아라는 점에서 메르헨은 성인들을 위한 붉은 동화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3단이나 연달아 이어진 프릴은 분명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개성을 가진 것이었으나, 그 위로 도톰하게 부풀어 올라온 윗가슴과 그 사이의 매혹적인 계곡은 프릴 같은 것이 몇 단이든 전혀 상관 없게 만드는 마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신체 본연의 굴곡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수영복의 특징을 전면 부정하고서 미니스커트를 방불케 하는 기장을 지닌 프릴로 주변을 방어한 하의 또한 무력화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러스테리아가 지닌 엉덩이의 탐스러운 크기가 프릴을 다소 들춰낼 정도인 까닭에 프릴은 엉덩이의 절반밖에 가리지 못했고, 그나마도 프릴 아래로 드러난 러스테리아의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어질 때마다 프릴이 이리저리 물결치며 들춰지는 까닭에 두툼하고 둥그런 모양의 예쁜 엉덩이가 훤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심지어 삼각형의 수영복 라인 밖으로 넘쳐 나온 엉덩이의 탐스러운 살이 미세하게 흔들릴 때면 그 상상을 넘어서는 여체의 부드러움이 시각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었다.
동화 속의 공주님을 연상하게 하는 귀여운 수영복을 입고서도 매혹적인 여체의 야릇한 섹스 어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러스테리아는 분명 본인이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서큐버스라는 존재가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각인시켜 주는 것이었다.
“베아트리스도 예쁘게 포즈 한 번 보여줘!”
“그, 그런……. 주인님께서는… 러스테리아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으십니까…?”
“어라아. 마왕에게도 잔소리를 서슴지 않고 선혈의 여제에게 독설을 쉬지 않고 퍼붓는 무시무시한 메이드님께서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이시다니 어떻게 된거죠오?”
현재 베아트리스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 것과 동시에 무언가 마음에 걸려 자신감마저 잃어버린 상태로 보였다.
애초에 그 어떤 상대에게도 굽히지 않는 강경한 성격을 지닌 베아트리스가 어울리지 않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네로멜티아의 짓궂은 놀림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이었다.
단지 그녀는 러스테리아를 힐끔 엿보는 듯하더니 이내 자신의 가슴을 슬며시 가리며 거의 등을 보일 듯이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눈치가 빠른 네로멜티아는 그것 만으로도 베아트리스가 가진 문제를 가볍게 읽어냈다.
“베아트리스. 명령이야. 최대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
“…….”
베아트리스에게 있어서 주인의 명령은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이뤄야 할 절대 목표였다.
자신의 감정적인 문제 따위는 자신의 존재 의의(??)에 비하면 전혀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었다.
“잘 하잖아!”
“…….”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양팔을 들어 목 뒤로 넘기며 가슴을 내미는 모습을 취했다.
그저 말 없이 자신의 의무에 최선을 다할 뿐인 모습이었다.
어깨 끈의 존재 없이 흉부를 둘러 감싸는 튜브 탑(Tube Top) 비키니를 착용하고 있었던 베아트리스.
튜브 탑 비키니는 젖가슴을 보정해주는 효과는 거의 없었고, 단지 예쁜 형태로 젖가슴을 가려줄 뿐인 수영복이었다.
위치를 고정해 줄 어깨 끈도 없는 형태이니 젖가슴을 밑에서부터 받치는 방식이 아닌 젖가슴의 중심을 기점으로 주변을 덮어주는 방식을 채택하는 수영복인 것이었다.
“이렇게나 예쁜 가슴을 두고 러스에게 주눅이 든 거야?”
“…….”
“주변에 보는 눈만 없었으면 바로 눕혀 버렸을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솔직한 감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베아트리스에게 느끼고 있는 뜨거운 욕정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다른 이가 자신에게 품는 정욕.
자신을 품고 싶어서 불태우는 타인의 욕망.
그것은 대부분 당사자의 불쾌감을 조성할 뿐인 감춰야 할 감정이었다.
그러나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주인이 자신을 향해 서슴없이 드러낸 욕망이 너무나 기쁘게 느껴졌고 환희마저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한 베아트리스의 감정이 어딘가에서 드러난 것인지 네로멜티아는 싱긋 웃으며 나긋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태도에 변화를 보였다.
“이 야하기 이를 데 없는 밑가슴도 너무 좋아.”
젖가슴을 받쳐 주지 않는 형태이니만큼 베아트리스의 튜브 탑 비키니는 가슴의 아랫부분이 다소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본래라면 가슴의 아랫부분까지 충분히 덮어줄 만큼의 면적이 존재할 것이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베아트리스는 다소 협소한 면적의 수영복을 준비했기에 가슴의 중심을 기준으로 둘러지는 튜브 탑의 특성상 밑가슴을 감싸줄 원단이 부족했던 것이었다.
그런 협소한 환경에서 드러난 것은 한 손에 가득 찰 정도의 만족스러운 크기에 중력을 무시하는 듯 일말의 흐트러짐 없는 꽉찬 젖가슴이 진실된 본연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는 매혹적인 자태였다.
튜브 탑 비키니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언더붑(Underboob) 비키니라고도 규정할 수 있을 만큼의 명백한 노출을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의복이라는 것은 대부분 가슴의 일부가 노출되더라도 윗가슴이나 가슴골을 노출하는 정도에서 끝날 뿐, 젖가슴의 아랫부분을 노출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밑가슴의 노출이라는 것은 단순히 가슴의 일부분을 노출한다는 의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고, 평소라면 반드시 감춰져 있었을 여성의 은밀한 장소를 과감히 드러낸다는 지극히 이색적이고 자극적인 노출로써 받아들여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베아트리스의 패션은 네로멜티아의 취향을 단번에 쏘아 맞춘 것이었다.
스륵
“아읏…!”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노출된 밑가슴을 손등으로 슬쩍 훑었다.
지극히 부드럽고 말랑한 젖가슴의 감촉이 손등에 스쳐지자 네로멜티아는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고서 눈을 감는 것이었다.
은밀한 부분에 가해진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놀란 베아트리스가 짧은 신음을 흘렸으나, 눈을 감은 네로멜티아는 불현듯 지나간 젖가슴의 감촉을 음미하려는 듯 베아트리스의 신음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베아트리스님!”
“아, 러스테리아님…”
“저는 베아트리스님의 다리가 좋아요!”
“…???”
러스테리아가 갑작스럽게 늘어놓은 뜬금없는 이야기에 베아트리스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러스테리아는 그러거나 말거나 대뜸 베아트리스의 다리에 달려들어 뺨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응~ 매끈매끈해애~ 기분 좋아아~”
“러, 러스테리아님…!?”
아기 피부같이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자신의 볼을 베아트리스의 허벅지에 마구 비벼대는 러스테리아.
베아트리스의 다리 표면에서 느껴지는 매끄러운 감촉에 너무도 기분이 좋았던 러스테리아는 헤실헤실 웃으며 눈을 감았고, 잠결에 뒤척이다 포근한 베개에 안면을 파묻듯 베아트리스의 다리에 힘껏 기대오는 것이었다.
“베아트리스는 아름다워. 미의 여신 에슈타르(Eshtar)보다 아름다울 걸? 너를 누가 만들었다고 생각해?”
베아트리스가 러스테리아의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에 당황하던 중, 불현듯 다가온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자신의 민감한 귓가를 간질이는 주인의 나직한 음성은 그 내용마저 설레고 기쁜 것이었다.
“러스보다 가슴이 작아서 너를 덜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큰 실수한 거야. 나는 카디스하고도 열렬히 사랑을 나누고 있어.”
“후훗…”
여러모로 마음이 편해진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주인이 카디스텔라를 언급한 부분에서 작은 웃음을 보이기까지 했다.
현재의 상황에서 카디스텔라를 언급한 것 자체가 ‘아예 가슴이 없는 카디스텔라도 사랑하고 있는데, 그런 훌륭한 가슴을 가진 네가 걱정할 필요가 있냐.’라는 의미였고, 이는 불안해하는 베아트리스를 달래주는 의미임과 동시에 카디스텔라를 돌려서 놀리는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었다.
현장에 있지도 않은 카디스텔라가 어쩌다보니 놀려지는 모습은 베아트리스도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하는 것이었다.
“웃으니까 더 아름다우세요. 히히…”
“러스테리아님…….”
여전히 자신의 다리에 뺨을 붙인 채, 자신을 올려다보며 칭찬의 말을 건네는 러스테리아를 보고서 베아트리스는 비로소 깨달았다.
당혹스러울 정도의 돌발 행동을 보인 러스테리아는 베아트리스를 위해서 행동한 것이었다.
굳이 가슴이 아니더라도 당신이 사랑받을 수 있을 요소는 차고 넘친다는 이야기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다.
“애초에 그런 과감한 수영복을 고른 건 나 때문이지? 나한테 사랑받고 싶어서. 예쁨 받고 싶어서. 그렇지 않고서야 단아함의 상징인 마왕성의 메이드님이 이런 야한 수영복을 스스로의 의지로 입을 리가 없잖아?”
“… 그렇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서고 보니 자기보다 훨씬 큰 가슴을 가진 러스테리아에게 주눅이 들었다. 평소에는 몰랐었는데 노출도가 높은 의상을 입고서 매력을 과시하는 입장에 들어서 보니 갑작스럽게 비교하게 된 거지?”
“…….”
베아트리스는 네로멜티아의 이야기를 듣고서 힘겹게 긍정했다.
다음에 이어진 몇 마디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현재의 정황을 본다면 베아트리스의 침묵은 곧 긍정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게, 주인님은 가슴 무진장 좋아하시잖아요!”
“그래. 부정은 안 할게. 나 가슴 진짜진짜 좋아해. 솔직히 한달 내내 만질 수 있어!”
러스테리아의 의도치 않은 일침에 네로멜티아는 오히려 더욱 확고한 자세로 그 일침을 긍정했다.
네로멜티아가 그렇게 가슴에 집착을 하니 베아트리스가 신경을 쓰게 되어 버렸다는 지적이었으나, 네로멜티아는 가슴을 좋아한다는 부분에 반응을 보이며 격렬히 긍정하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본 베아트리스는 역시 가슴에 대해서 모자람이 있는 것인가 싶어 다시 주눅이 들 기세였다.
그때 네로멜티아가 베아트리스와 마주하며 그녀의 걱정에 종지부를 찍어주었다.
“그런데 베아트리스의 가슴이라 좋아하는 거고, 러스의 가슴이어서 좋아하는 거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예쁜 가슴을 가졌다고 해서 내가 만지고 싶어 할까?”
베아트리스는 자신이 진정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토록 당연한 논리를 잊고서 그저 지방덩어리에 불과한 것에 주눅이 들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 자신을 그 자체로 좋아해 주는 존재였다.
가슴이 크니 작니 하며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 주눅이 든 것은 분명 자신의 어리석은 실책이었다.
물론 네로멜티아는 가슴이라는 것을 그저 지방덩어리에 불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베아트리스는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깨달은 것이었다.
“우선…”
베아트리스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 네로멜티아는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바다에 뛰어들 셈이었다.
복잡한 문제가 끝났으니 이제부터 사랑스러운 연인들을 끼고서 즐겨보겠다는 생각이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기세는 이내 차갑게 식어버렸고, 어깨는 축 처져 버렸다.
잔뜩 실망한 듯한 힘 없는 목소리를 하고서 말을 잇는 것이었다.
“해수욕 체험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지금은 여기서 나가야겠다.”
“에에! 왜요!”
이제 겨우 문제가 일단락되었다 싶었는데 자신이 노력해서 열심히 만든 지하의 인공 바다에 발도 담그지 않고서 나가려 하는 주인에게 러스테리아는 격한 의문을 가지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러스테리아의 의문은 네로멜티아가 고개를 까닥거리는 것 만으로도 해소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자신들을 주목하고 있었고, 안 보는 척 해도 다들 힐끔힐끔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었다.
인공 해변에서 빠져나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납득하게 되었으나, 그럼에도 뭔가 뾰로통해진 러스테리아는 볼을 살짝 부풀린 모습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때 베아트리스가 러스테리아에게 다가와 그녀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평소의 베아트리스라면 결코 보이지 않을 자발적인 스킨십에 러스테리아는 무척 놀랐다.
그러나 이내 베아트리스의 은은한 미소를 눈에 담게 된 러스테리아는 베아트리스가 자신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자신을 향해 미소짓는 베아트리스를 향해 환한 웃음으로 답한 러스테리아는 네로멜티아를 향해 외쳤다.
“주인님! 그럼 카디스텔라님의 가슴도 좋아하세요!?”
“… 나는 카디스의 엉덩이를 좋아한단다…….”
“에에! 왜요!? 좋아하는 사람의 가슴은 다 좋으신 거 아니었어요?”
“… 없는 걸 사랑할 수는 없지 않겠니…….”
솔직히 두 사람 다 장난으로 주고 받은 이야기였다.
말도 안 되는 이유에서 발생한 사건에 의해 차가워진 분위기는 농담 몇 마디를 주고 받으며 다시금 뜨겁게 달구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네로멜티아 일행이 서로 웃고 떠들며 다음 구역을 향해 이동할 무렵.
해변가에 심어진 야자수의 뒤에 숨어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카디스텔라는 눈물을 찔끔 흘리고 주먹을 바들바들 떨어대며 말했다.
“네로멜티아…! 이, 이이… 이이이이… 이 나쁜 녀어어어언!!! …… 흐아앙…….”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