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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부활 끝에 마왕님은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209화 (209/216)

〈 209화 〉 아브노아 워터 파크 (2)

* * *

길고 드넓은 해변.

티없이 깨끗한 모래가 작열하는 태양에 새하얀 빛을 반짝이는 장소.

물결치는 파도는 염분을 머금고서 향긋한 바다 내음을 퍼뜨리고 있었다.

오염된 테라리스에 존재하는 장소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깨끗한 환경.

이 장소는 바르커스 화산의 깊은 지하에 위치한 아브노아 워터 파크의 한 구역이었다.

“와아! 대단한걸? 이걸 어떻게 만든 거야?”

“지하에서부터 수로를 뚫어서 인근의 레드 오션과 연결했어요! 거기서 해수를 끌어올리는데 수로 중간마다 키메라 192­B들을 배치한 정화 구역을 세 곳 마련했어요. 정화 구역을 세 곳이나 거쳐 오니까 엄청 깨끗한 해수를 마련할 수 있었죠!”

“엄청 공을 들였는 걸? 인공 태양도 힘들었겠지만 지하를 뚫어 수로를 만들다니…”

네로멜티아는 그간 얼마나 대단한 노력을 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 러스테리아에게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지반을 뚫어 긴 통로를 만든다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버거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레드 오션과 이어진 통로라니 아무리 인접해 있는 해안이라 하더라도 그 길이가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더욱 놀라웠다.

“후후후. 드워프 분들이 계셔서 의외로 쉽게 끝났어요! 거기다 바르커스 화산 지역은 무척 단단한 지반으로 구성된 구역들이 많아서 무너질 염려가 전혀 없게 설계해 주셨다고 하더라구요. 덧붙이자면…”

자신만만하게 설명을 이어가던 러스테리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띤 채 네로멜티아를 올려다 보았다.

자신의 능력에 부족함을 느껴 위축된 모습을 자주 보이던 러스테리아가 이토록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이는 건 상당히 오랜만이었기에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 무척 기분 좋게 느껴졌다.

“수로만 뚫은 것이 아니라, 언더 바르커스와 마왕성을 잇는 지하 통로도 신설했답니다! 해안 절벽의 숨겨진 통로를 마법으로 오르내리지 않고도 계단만 오르내리면 오갈 수 있게 됐어요!”

“와! 이동 마법을 사용해 온 거라 몰랐는걸? 그래서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모일 수 있었구나! 러스 대단해!”

“헤헤헤…”

그저 시설의 완성도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접근성을 높이고 신속하고 편리한 이동 경로까지 구축한 러스테리아.

이제 백성들은 아브노아 워터 파크만이 아니라 언더 바르커스 자체를 손쉽게 오갈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마왕성을 재건하며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점차 도태될 가능성이 높았던 언더 바르커스가 새로운 이점을 가지고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될 활로를 얻은 것이었다.

오랜 시간 정성껏 발전된 국토를 폐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국가를 운영하는 지배자의 입장에서도 무척 달가운 이야기였다.

“흐흥. 어쨌든 이래서 수영복을 입고 와달라고 했구나?”

“헤헤…”

현재 네로멜티아는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해당 구역에 들어서기 전, 탈의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와 달라는 러스테리아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후. 어때? 예쁘니?”

“네에! 주인님 너무 아름다워요!!”

네로멜티아는 한 손을 허리에 짚고 다른 한 손으로 머리카락을 살짝 넘기는 멋진 자세를 슬쩍 보여주었다.

희고 매끄러운 피부가 화사하게 노출되고 있는 수영복은 그 가벼운 자세만으로도 네로멜티아 특유의 육감적인 몸매를 확연히 드러내 주었고, 그 매혹적인 아름다움에 주변을 지나던 백성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그 찬연한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회색 테두리를 지닌 검은색의 비키니.

트라이앵글 탑(Triangle Top)의 형태를 지녀 커다랗고 탐스러운 가슴을 반 이상 노출해 여체의 매력을 극대화 시켰으며, 본래 어깨에 걸치는 용도의 고정끈은 목에 감긴 초커와 이어져 있어 독특한 구성을 보이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채 반도 가리지 못할 정도의 커다란 젖가슴을 지탱하기에 평범한 원단으로 구성된 끈으로는 무리가 있어 보였으나 밑가슴을 지탱해 주는 하단부의 끈은 가느다란 체인으로 이루어져 있었기에 충분한 보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본래가 탄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형태의 젖가슴이었기에 지탱해 주는 존재가 없다고 해서 늘어지는 모습을 보일 리는 없었으나, 조금만 걸어도 마구 요동치며 출렁대는 젖가슴을 불특정 다수에게 드러내는 건 마왕으로서 아무래도 부끄러운 일이었으니 무척이나 적절한 설계의 수영복이 아닐 수 없었다.

트라이앵글 탑의 하단부에 구성된 체인에는 또다른 체인이 길게 엮여 물결치는 모양으로 늘어져 장식되어 있었고, 이는 수영복에 체인이라는 독특한 구조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의도된 영리한 발상의 설계였다.

거기다 하의의 역할을 하고 있는 G­string은 상당히 협소한 면적을 지닌 것이었기에 무척 야하게 보이기 십상이었으나 그 위에 하늘거리는 천을 하나 둘러 적나라한 노출을 어느 정도 막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하의 장소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바닷바람이 발생하여 둔부에 두른 천을 휘날리게 할 때면, 둥글고 탄력이 넘치는 형태가 고스란히 드러난 엉덩이가 G­string의 협소한 면적으로 인해 반 밖에 가려지지 않은 이유로 슬쩍 노출되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것이었다.

폭!

“주인님! 너무 예뻐요! 아응… 평소에도 입어 주시면 안 돼요?”

“아니… 평소에는 좀…”

러스테리아는 매혹적인 수영복을 착용한 주인의 지극한 아름다움에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힘껏 달려와 주인의 품에 뛰어들었다.

체인으로 이루어진 끈이 밑가슴을 받쳐주고 있다 할지라도 협소한 면적의 수영복으로는 아무래도 평소에 착용하는 의상들에 비하면 보정력이 떨어지는 것이었기에, 러스테리아가 뛰어든 충격으로 커다란 젖가슴이 크게 물결치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주인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품에 안겨들어 고개를 반쯤 파묻은 채 올려다보는 러스테리아.

러스테리아는 주인의 부드러운 젖가슴의 감촉에 황홀해 하며 상기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터무니없는 부탁을 전해오는 것이었다.

무리인 게 당연한 이야기라는 건 러스테리아 또한 알고 있었던 모양인지 네로멜티아의 완곡한 거부를 쉽게 받아들였고, 현재 주인의 모습이 너무나 좋아서 상식 밖의 이야기일지라도 그냥 꺼내본 말이라는 게 확실해 보이는 것이었다.

“다들 어딜 보는 겁니까. 지고하신 마왕 폐하께 감히 가당치 않는 흑심을 품고 계시는 건 아니겠지요?”

“으어엇…!!”

“으으…!”

애정이 넘치는 달달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던 연인 사이의 스킨십.

그 후방에서 따가울 정도의 한기가 서린 음성이 나직하게 들려왔다.

무척 아름다운 음색을 지녔으나 무미건조한 어조를 가지고서 차가운 적의를 드러내는 익숙한 음성.

이러한 목소리를 지닌 여성은 마왕성에 단 하나뿐이었다.

“베아트리스도 왔네?”

“네. 주인님의 곁에서 시중을 들기 위해, 업무를 최대한 빨리 마치고 왔습니다.”

“오자마자 주변에 겁부터 주는 거야? 그러면 친구 못 만든다?”

“지엄하신 주인님을 끈적한 시선으로 곁눈질하며 감상하는 불경한 이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일절 없습니다.”

베아트리스는 네로멜티아와 러스테리아의 애정 행각을 몰래 지켜보던 주변의 몇몇 백성들을 쫓아낸 것이었다.

수영복 차림의 네로멜티아와 러스테리아가 현재의 인공 해변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엿보기를 시작했던 이들.

다소 조심스럽게 눈치를 봐가며 슬쩍 지나가는 듯 곁눈질하던 그들은 러스테리아가 네로멜티아의 품에 안기면서 생긴 충격으로 인해 네로멜티아의 젖가슴이 부드럽게 물결치게 된 그 야릇한 광경부터는 아예 대놓고 그녀들의 달콤한 광경을 감상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미의 여신이라 불러도 손색이 전혀 없을 두 아름다운 여성이 서로의 신체를 밀착한 채 보이는 육감적인 모습은 눈이 저절로 돌아갈 만한 것이었으나, 베아트리스는 그러한 불경을 결코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나저나 이거… 후후후.”

“… 주인님…?”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신체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베아트리스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를 쓰는 것 같았으나, 은근히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돌리는 것이 네로멜티아가 지은 미소의 이유를 명백히 아는 눈치였다.

네로멜티아를 처음부터 계속 바라보고 있었던 러스테리아가 오히려 베아트리스를 이리저리 훑어보는 주인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모르는 듯 보였고, 고개를 기울이는 무언의 의문을 표하며 주인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네로멜티아는 고개를 돌려 순진한 눈망울을 하고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러스테리아를 조용히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런 러스테리아가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살포시 등을 떠밀며 지시를 건네는 것이었다.

“러스! 베아트리스 옆에 가서 나란히 서 볼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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