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화 〉 당신만을 위한 연무(??) (3)
* * *
애초에 작은 체격의 드워프 여성을 위해 설계된 의상이었기에 이백 멘톨의 큰 체격을 지닌 넬라넬라에게는 여러모로 알맞지 않았던 드워프 무희복.
그 때문에 의상은 제대로 된 위치를 지키지 못하고 흐트러졌으며, 그에 따라 넬라넬라가 원하지 않았던 노출이 생겨 버렸다.
넬라넬라는 흐트러진 무희복을 다급히 고쳐 입었으나, 그런 야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연무를 마쳐 버렸으니 그 부끄러움은 말로 다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네로멜티아가 다가와 애정이 가득한 칭찬을 쏟아주고 떨리는 몸을 힘껏 끌어안아 주었으니 견디기 힘들었던 부끄러움은 깊은 행복감으로 상쇄되어 점차 가라앉는 중이었다.
그러나 이어서 들려온 네로멜티아의 이야기는 넬라넬라에게 불시의 타격을 주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배웠던 드워프 무희의 전통 춤이 지녔던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나는 오늘 밤 당신과 사랑을 나눌 준비가 되었다.
어쩐지 안무가 너무나도 자극적이고 도발적이었다.
맥켄지 시티에 처음 도착해서 본 그녀들의 연무는 그저 아름다울 뿐이었고, 몰래 그녀들을 찾아가 안무를 배웠을 때는 그저 단순하게 어렵구나 싶어 연습에 집중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정작 실전에 들어가 마왕의 앞에서 연무를 시작하니,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부끄러운 자세와 동작들이 비로소 심각하게 와닿은 것이었다.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 보면 춤의 의미가 진실로 와닿는 동작들 뿐이었다.
농염한 자태를 뽐내며 상대의 정욕을 부추기는 안무가 일색이었던 춤.
맥켄지 시티의 거리에서 단체로 연무를 보이던 드워프 무희들은 매춘 사업을 위해 손님을 끌어들일 셈으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쩐지 드워프 무희들이 넬라넬라의 부탁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호들갑을 떨며 누구에게 춤을 보여줄 셈이냐고 질문을 쏟더라니, 다른 이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로맨스에 지대한 관심이 생기고 듣기만 해도 흥미진진해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넬라넬라는 더는 네로멜티아를 똑바로 보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낯을 힘껏 가려 버린 것이었다.
양손을 모아 안면을 감싼 채 어찌할 바를 모르며 몸을 떨기 시작한 넬라넬라.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손을 붙들고 천천히 안면에서 치워냈다.
“…!!”
예고도 없이 포개어진 두 입술.
네로멜티아는 어떠한 말도 없이, 그저 괜찮다는 의미를 행동으로 표현했다.
부드러운 입술을 비집어 열고 끈적하게 침투한 네로멜티아의 혀는 넬라넬라의 작고 귀여운 아래 송곳니를 천천히 훑었다.
부드러운 촉감의 혀는 더욱 깊이 진입해 넬라넬라의 혀를 휘감았고, 때로는 측면의 점막을 훑어댔다.
혀와 혀가 서로 얽히는 농염한 키스에 서로의 타액이 질척하게 뒤섞였다.
넬라넬라는 문득 키스의 맛이 무척이나 달콤하다고 생각했다.
츕
“하아… 하아… 하아…”
끊임없이 지속하고 싶었던 감미의 입맞춤이 야속한 끝을 맺었다.
치미는 안타까움에 애달픈 표정을 지어오는 넬라넬라에게서 입술을 떼며 마지막으로 그녀의 아랫 입술을 가볍게 빨아올린 네로멜티아.
달뜨고 몽롱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넬라넬라의 모습에 네로멜티아는 피식 웃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나한테는 가릴 것 없이 다 보여줘도 좋잖아. 이 귀여운 유두도.”
쿡
“하읏…”
“이 뜨겁게 달아오른 은밀한 장소도.”
쿡
“히읏…!”
네로멜티아는 넬라넬라가 감추고 싶어 했었던 은밀한 부위 두 곳을 차례대로 언급하면 한 번씩 가볍게 찔러 주었다.
손끝으로 살짝 누르는 가벼운 접촉에도 넬라넬라는 번번이 움찔대며 몸을 떨었다.
“우리 넬라는 이미 ‘사랑을 나눌 준비’가 된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부끄러워 했을까? 다 사실인데.”
쮸륵
“아으…”
이미 앞서 짧게 나누었던 키스에서 모든 것은 끝나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손끝으로 넬라넬라의 음부를 지그시 눌렀고, 피부와 피부가 닿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촉촉한 소리가 난 것이었다.
성욕이 왕성한 오크의 신체는 이미 성감을 느끼고 달아올라 성교의 준비를 마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질 내 깊숙한 곳에서부터 흘러나온 애액이 소음순을 적시고 대음순을 타고서 점차 번져 나가고 있었다.
네로멜티아의 손가락은 촉촉한 애액에 미끄러졌고, 가벼운 압박과 함께 음부의 표면을 문질러 오는 손끝의 자극에 넬라넬라는 또다시 몸을 움찔 떨며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를 뒤로 빼기 시작했다.
“도망가지 마.”
“그, 그렇지만…”
쮸륵!
“하윽…!!”
갑작스럽게 전해진 짜릿한 자극에 넬라넬라는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빼며 자신을 자극하는 손가락에서 멀어지려고 했으나, 네로멜티아는 오히려 반대 손으로 넬라넬라의 엉덩이를 움켜 쥐며 뒤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아 버렸다.
“크고… 부드럽고…”
“으우…”
“예쁜 엉덩이.”
넬라넬라의 엉덩이를 움켜 쥔 손은 그저 회피를 저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네로멜티아는 자신이 움켜쥔 엉덩이를 부드럽게 주무르며 그 부드러운 촉감을 만끽했다.
크고 튼실하며 탄력이 넘치는 엉덩이는 부드러우면서도 잘 단련된 신체의 탄탄함이 그 내부에 느껴지고 있었다.
자신의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주무르는 네로멜티아의 손길에 넬라넬라는 은근한 쾌감을 느끼며 네로멜티아를 향해 조금씩 다가갔다.
넬라넬라가 딱히 뚜렷한 정의를 내린 것은 아니었으나 그녀의 조심스러운 긍정은 네로멜티아의 시점에서 규정하자면 더 만져 달라는 무언의 허가와 다르지 않았으니,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정욕에 불을 지피는 넬라넬라의 행동이 몹시 자극적으로 와닿아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에 힘이 들어가 버렸다.
콱
“흐읏…!”
한 손으로는 질척해져가는 음부를 슬슬 문지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엉덩이를 주무른다.
앞뒤 가릴 것 없이 양측에서 전해지는 자극에 넬라넬라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가늘게 몸을 떨다 네로멜티아를 힘껏 끌어 안아 버렸다.
“하아… 윽…! 하아… 하아…”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귓가를 스치는 넬라넬라의 거친 호흡을 느꼈다.
욕정에 불타 달아오르기 시작한 탓에 민감해져 있었던 귓가를 타고 뜨거운 숨결이 전해졌다.
분명 상대를 희롱하고 있는 것은 자신인데도 불구하고 의도치 않게 호흡만으로 자신을 자극해 오는 넬라넬라에게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솔직한 감상을 털어 놓았다.
“넬라는 모르겠지만, 넬라는 성적인 재능이 있어.”
“그, 그건…”
“진짜야. 정말이지 남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것도 수준급이란 말이야.”
네로멜티아는 넬라넬라의 목에 착용되어 있었던 황금링을 풀어냈다.
그로 인해 넬라넬라의 젖가슴에 달라붙어 소중한 부분을 가리고 있었던 상의가 흘러내렸고, 도톰하게 발기된 젖꼭지가 훤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애써 입은 거, 이대로 해도 신선하고 새롭겠지만. 신경 써서 준비한 의상이 더러워지는 건 아무래도 넬라가 싫을 테니까… 벗자?”
네로멜티아가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다면 무희복은 벗기지 않았을 것이었다.
평소에 입지 않는 의상.
심지어 다른 직업에 대한 의상.
밤의 유희에서 착용하는 새로운 설정의 복장은 상당히 많은 의미와 효과를 가지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네로멜티아는 의상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을 넬라넬라를 배려해서 자신의 욕망을 억누른 것이었다.
그러나 넬라넬라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 모든 것은… 폐하의 것입니다. 폐하께서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더럽히셔도 좋고… 찢으셔도 좋습니다. 모든 것은 폐하의 뜻대로…….”
철컥
“아… 나 지금 감동 받았어……. 그럼 나중에 깨끗이 세탁해 줄 테니까… 이대로 하자?”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욕망을 감추지 않았고, 넬라넬라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풀었던 황금링을 그녀의 목에 다시 채워 주었다.
비로소 다시 온전해진 무희로서의 모습에 네로멜티아는 정욕이 더욱 불타는 느낌을 받았고, 자신도 모르게 깊은 미소가 지어지고 있었다.
“‘모든 것은 폐하의 뜻대로’라……. 후후. 섹스하는 중에 이런 충의 가득한 맹세를 들을 줄은 몰랐는데…….”
“… 충의 때문은 아닙니다…….”
지속되는 자극에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던 넬라넬라는 몽롱해진 눈빛 속에 올곧은 진심을 담고 있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고개를 저은 넬라넬라는 자신의 진심을 분명하게 전하고 있었다.
“제가… 사랑하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진심을 담아 전한 연인의 한마디는 네로멜티아의 마음을 진탕하며 울리게 했다.
그토록 충성스러운 신하이자 강직한 군인인 넬라넬라가 충의라는 중대한 개념을 밀어내고서 강조한 감정.
견디기 힘들 정도로 사랑스러운 넬라넬라의 선언에 네로멜티아는 인내의 끈이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풀썩
“폐, 폐하…?”
“넬라가 잘못한 거야. 그런 사랑스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니까 참을 수가 없잖아?”
네로멜티아는 넬라넬라를 단숨에 밀어 붙였고, 그녀를 침대에 강제로 눕혔다.
오크군 최강의 검이라 칭송받는 강인한 넬라넬라도 마왕이 절제하지 않고 휘두른 힘에는 속수무책으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넬라넬라의 위에 올라탄 네로멜티아는 넬라넬라의 눈을 마주한 채 말했다.
“어제는 밤을 샌 것 같던데, 미안하지만 오늘도 못 잘 거야. 아침까지 안 재울 거거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