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9화 〉 맥켄지 시티 로맨스 (5)
* * *
본래 넬라넬라의 어깨만 조금 어루만지며 담소를 나눌 예정이었건만, 넬라넬라가 노골적인 손길을 보내오니 네로멜티아도 불이 붙어 버렸다.
자신의 손길을 부끄러워하며 받아들이기만 할 뿐, 별다른 행동을 보인 적이 없었던 넬라넬라.
애정의 표현에 있어서 늘 소극적이었던 넬라넬라가 처음으로 보인 적극성에 네로멜티아는 상당히 기뻤던 것이었다.
결국 넬라넬라의 능동적인 손장난은 네로멜티아의 의지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되었다.
어설픈 손놀림으로 자신을 탐하던 가련한 미녀에게 어떤 자극을 선사해 줄 것인지 내심 고민하며 매력적인 여체를 낱낱이 훑어보던 네로멜티아의 시선에 머지않아 다음 목표가 드러났다.
다소 벌어진 전투복의 칼라 사이.
넬라넬라의 매끄러운 목선과 선명한 쇄골이 네로멜티아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넬라넬라의 팔을 어루만지던 네로멜티아의 손길이 여성의 부드러운 목으로 향했다.
스륵
“꺄…!!”
군대의 대장이라는 직책을 가진 이가 낸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가냘픈 신음.
마치 갑작스럽게 희롱당한 소녀가 내는 것 같은 고음.
넬라넬라는 불현듯 자신의 목을 스치는 네로멜티아의 손길에 짜릿한 자극을 느꼈고, 교성에 가까운 신음을 내뱉다 황급히 입을 꾹 다물어 소리를 차단했다.
이런 거리의 한복판에서 민망한 소리를 내었다가는 어떤 시선을 받을지 두려웠기에 최대한 조용히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
네로멜티아는 몸을 바르르 떨며 목소리를 애써 참아내는 넬라넬라의 가련한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왕이 느낀 사랑이 더욱 짓궂은 손장난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이 없었다.
스륵
“응흐으… 으우…”
“후후. 귀여워라.”
네로멜티아는 넬라넬라의 목을 손가락의 바깥면으로 스치듯 쓸어댔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길게 스쳐 내려가는 네로멜티아의 손길은 성감에 눈을 뜬 여체를 단숨에 달아오르도록 만들었다.
아련하게 번져 나가는 자극이 기분 좋은 열기를 낳았다.
넬라넬라는 점차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자신의 신체에 당혹스러우면서도 깊은 의문이 들었다.
피부에 무언가 닿는 것은 무척 평범한 일이고 일상이나 다름이 없건만, 왜 마왕의 손길이 닿기만 하면 이토록 뜨거운 쾌락을 느끼는가.
마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태이상 마법이라도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스윽
욱씬!
천천히 목선을 쓸어대던 네로멜티아의 손길이 어느새 쇄골에 닿았다.
길고 선명한 쇄골의 표면을 끝에서부터 천천히 문지르며 지나가는 손길.
피부의 표면을 스치는 그 미세한 마찰은 넬라넬라의 쇄골을 끝에서부터 반대편 끝까지 지나가는 동안 일말의 변화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일정했다.
실로 섬세하면서도 집요한 움직임이었고, 다른 이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앞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걷기까지 하고 있는데도 이런 정밀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넬라넬라는 무척 신기했다.
“후우.”
“아으…”
순간 네로멜티아의 뜨거운 호흡이 넬라넬라의 귀를 스쳐 지나갔다.
뾰족한 귀를 타고 흘러든 입김은 민감한 귓가를 간질이며 청각에까지 정욕의 열기를 더하는 것이었다.
넬라넬라는 마치 오한이라도 든 것처럼 몸을 가늘게 떨었다.
넬라넬라는 자신의 귀가 이토록 민감한 성감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네로멜티아와 함께 보냈던 밤을 통해 알게 되었었다.
이후 그 기억이 떠올라 스스로 자신의 귀를 만져본 적도 있었으나, 달아오르기는커녕 일말의 성감 조차 느끼지 못했었다.
그저 단순하게 귀를 만진다는 감촉 뿐.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서 그날 느꼈었던 짜릿한 감각이 다시 느껴지는 것이었다.
쪽
“흐끅…!”
네로멜티아는 예고도 없이 넬라넬라의 귀에 입을 맞췄다.
뾰족한 귀의 끝을 입술 깊이 넣었다가 빨아대는 것처럼 짧고 강하게 가한 입맞춤.
귀에서부터 전해진 짜릿한 쾌감은 뜨거운 열기를 낳았다.
성감으로부터 태어난 열기가 신경을 타고 전신으로 번져 나가며, 온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이었다.
넬라넬라는 하복부가 욱신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하복부의 깊은 곳에서 열기가 뜨겁게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고, 그 은밀한 부위가 무겁게 내려앉는 감각을 느꼈다.
스륵
“아앗…!”
쇄골의 바깥부터 안쪽까지 천천히 나아간 네로멜티아의 손끝은 잠시 그 위치에 머물며 주변을 자극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방향을 바꾸고 더욱 은밀한 장소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더 아래로.
더 깊은 곳으로.
그 노골적인 손끝이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넬라넬라는 현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네로멜티아의 손가락이 넬라넬라의 젖가슴 사이의 계곡에 들어선 것이었다.
손가락 끝이 부드러운 젖가슴에 조금 파묻힐 정도였고, 다른 이에게 들키면 곤란하다는 생각에 더욱 예민해져 있었던 신체는 그 사소한 자극조차 놓치지 않고 모든 감각을 신경계에 고스란히 전달하는 중이었다.
단지 손끝이 전달하는 협소한 면적의 감각임에도 그것은 여체의 젖가슴 전체를 향해 아련한 성감을 번지게 하고 있었다.
“넬라는 더 내려갔으면 좋겠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네로멜티아는 넬라넬라의 뾰족한 귀에 입술을 붙이고서 조그맣게 속삭였다.
성감대나 다름이 없었던 민감한 귀를 타고 전해지는 보드라운 입술의 감촉과 청각을 짜릿하게 간질이는 속삭임.
넬라넬라는 자신의 은밀한 부분에 아련한 자극이 번져가는 것을 느꼈다.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싶어 근질거리는 듯하면서도 괜히 힘이 들어갈 정도로 쑤셔오는 빠듯한 감각까지.
넬라넬라의 속옷이 천천히 젖어들고 있었다.
“흐윽…”
심지어 네로멜티아의 속삭임은 더욱 걱정스러운 미래를 전하고 있었기에, 넬라넬라의 심장은 터질 듯이 고동하기 시작했다.
더욱 큰 자극을 원하는 음란한 욕정이 만든 고양감과 타인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는 이성이 만든 초조함.
당연히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넬라넬라는 쾌락의 문고리를 잡은 채, 그것을 놓지 못하는 모순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는 거리에서 결코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마왕의 속삭임대로 그녀의 손길이 더 내려가게 된다면.
이토록 따스하고 부드러운 손길이 자신의 젖가슴을 어루만지게 된다면.
넬라넬라는 자신의 젖가슴 첨단이 점차 꼿꼿하게 세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빳빳하게 발기한 젖꼭지는 전투복의 거칠고 두꺼운 원단에 쓸리며 더 큰 자극을 받기 시작했다.
이미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부풀어 오른 젖꼭지는 날카로운 돌부리에 마구 문질러져도 결코 뚫리지 않는 두꺼운 전투복을 조금씩 들어올려 두툼하게 솟은 부분을 만들 정도였다.
더는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이성이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여기서 더 흥분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셈이었다.
젖꼭지가 발기했다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상의 위에 도드라진 모양이 드러날 것이었다.
속옷의 위로 길게 적셔진 선을 만들기 시작한 애액은 더욱 흘러 나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릴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이성이 토로하는 부정의 의견과 다르게 넬라넬라의 신체는 더 큰 자극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네로멜티아와 함께했던 뜨거운 밤을 잊지 못한 여체는 강렬한 절정의 쾌락을 기억하며 기쁜 마음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대로는 정말 안 되겠다고 생각한 넬라넬라는 시선을 흘려 주변을 슬쩍 살폈다.
“윽!!!”
소스라치게 놀란 넬라넬라는 지고의 존재인 마왕의 손길을 뿌리치진 못했으나, 강하게 몸을 떨며 기겁하는 모습을 보였다.
넬라넬라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네로멜티아와 넬라넬라 자신을 지켜보는 몇몇의 드워프들이었다.
심지어 그 드워프들이 자신을 바라보며 수군거리는 모습마저 보이자 넬라넬라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네로멜티아의 품속에 고개를 파묻었다.
네로멜티아는 자신에게 갑자기 안겨든 넬라넬라가 왜 그러나 싶어 주변을 둘러보았고, 이내 그녀가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게 되어 웃음을 참기 힘들어졌다.
넬라넬라는 주변의 드워프 몇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자신이 네로멜티아와 나누던 애정 행각이 다른 이에게 들켜 버렸다고 생각해 겁을 먹은 것이었다.
그러나 인지를 벗어난 신체 능력을 가진 네로멜티아는 청력에 조금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속삭임을 엿들을 수 있었고, 그들의 대화는 네로멜티아의 예상 그대로였다.
“저기 봐. 이방인들이야.”
“저건… 오크하고… 흐음… 생긴 건 무슨 엘프처럼 생겼네.”
“멍청아, 뿔이 달려 있잖아. 저건 데모니안이라고.”
“이야. 넌 저게 보이냐? 용광로에서 일하면서도 눈도 좋구나.”
“용광로랑 시력이 무슨 상관이야!”
“무슨 상관이긴! 진작에 눈깔 푹 익어서 눈 뜬 장님인 줄 알았지! 눈깔이 있으면 고트나에게 청혼을 하겠냐! 난 처음에 걔 보고 남자인 줄 알았다! 그 우람한 몸매가…!”
“아니, 이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뒈지고 싶냐!!!!!”
솔직히 마지막 한마디는 청력에 집중하지 않아도 정확히 들렸을 이야기였다.
네로멜티아는 가까운 거리의 드워프들에게는 들키지 않도록 자신의 손길에 은밀함을 더하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드워프들의 시선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드워프보다 키가 두배 이상 큰 이종족이 나타났으니 분명 신기해서 바라보고 있는 것일 뿐, 자신들이 은밀하게 주고받던 유희가 들킨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이었다.
분명 그 예상은 사실이었으나 네로멜티아는 넬라넬라에게 확인된 사실을 바로 알려 주지 않았다.
자신의 품속에 고개를 파묻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던 넬라넬라가 너무 귀여워서, 조금만 더 이 순간을 즐기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미안해, 넬라. 용서해 주라. 응?”
“…….”
사실을 뒤늦게 알려준 네로멜티아에게 무척 화가 난 넬라넬라는 소심한 반항을 하고 있었다.
그저 침묵을 지킬 뿐, 네로멜티아에게 단 한마디도 건네주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왕이라는 존재를 신앙하며 극진히 대하던 넬라넬라가 보이는 반항은 분명 소극적이었으나 대단한 것이기도 했다.
넬라넬라의 평소 모습을 본다면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믿기지 않는 일인지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넬라넬라가 이토록 화가 난 대상이 네로멜티아가 아니라 자신의 오빠 베리베리 정도였다면 단번에 주먹을 날리고 고함을 쳤을 것이었다.
“넬라아아아~ 내가 잘못했어어~ 응? 응?”
“… 알겠습니다, 폐하. 폐하께서 저를 어여삐 여기셔서 장난을 치신 것인데, 신하된 자로서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왕의 체면 조차 잊고 아양을 떨듯이 달라붙어오는 네로멜티아에게 더는 화를 낼 수 없었던 넬라넬라가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그에 더해 신하로서의 위치를 잊고 주군에게 화를 내었던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기까지 했다.
네로멜티아는 권위를 내세우는 일과 거리가 먼 존재였기에 넬라넬라가 화를 냈다고 해서 주제 넘는다거나 건방지다거나 하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아끼는 이들은 감정을 자유롭게 드러냈으면 하는 입장이었다.
그렇기에 넬라넬라가 건네는 사과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질 지경이었고, 자신의 행동을 백번 이해해 주는 넬라넬라의 말이 진심으로 감격스러웠다.
사실 네로멜티아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그런 위태로운 일을 벌인 것이었다.
넬라넬라와 주고 받았던 은밀한 애정 행각이 드워프들에게 들켰더라면 네로멜티아는 기억 소거 마법을 난사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목격해서는 안 될 장면을 목격해 버린 이들의 몹쓸 기억을 싹 지워 버려 없었던 일로 만들어 버린다는 마왕의 사악한 계획.
그리고 이 사실을 알려 줘서 넬라넬라를 조금이라도 더 안심시켜줄 생각이었으나 즉시 마음을 바꿨다.
안전이 보장된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려 준다면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고서 장난까지 친 마왕을 기꺼이 용서해 준 넬라넬라의 착한 마음’에 흠이 되는 것이었다.
큰 위기의 앞에서도 용서를 택한 넬라넬라의 숭고한 마음이 ‘어차피 괜찮았을 일이었지만 용서했다’라는 식으로 변질되는 것이 싫었던 것이었다.
네로멜티아는 그저 진실을 묻어 두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넬라넬라를 힘껏 끌어안는 것을 택했다.
더욱 깊은 애정을 표하기 위해 뺨을 비벼대는 것은 덤이었다.
“후후. 넬라가 이렇게나 사랑스러운데 내가 왜 그런 장난을 쳤을까? 사랑해!”
“읏…!”
갑작스럽게 달려든 네로멜티아에게 놀라 몸을 움찔 떠는 넬라넬라.
그러나 네로멜티아의 신체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뺨은 무척이나 보드라웠고 품은 무척이나 따뜻했기에 그 감촉이 내심 좋았던 넬라넬라는 못 이기는 척 네로멜티아의 스킨십을 모두 받아 주었다.
“흐흐흥. 우리 사랑스러운 넬라.”
“폐, 폐하…….”
이전에 즐기던 손장난과 달리 현재 네로멜티아는 지금 이 모습을 전혀 감출 생각이 없었고, 당연히 현재의 모습은 주변 드워프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차고 넘치는 것이었다.
절세의 미녀 둘이서 끌어안고서 사랑을 속삭이는 아름다운 광경.
주변 드워프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으나, 그들의 감정만큼은 호감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었다.
휘파람을 불며 은근히 응원하는 드워프.
낭만을 느끼며 깊은 감상에 빠진 드워프.
힘껏 웃어 제끼며 불룩한 배를 두드리는 드워프.
수염을 슬슬 쓸어대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드워프.
이들은 모두 이종족의 미녀 둘이서 보이는 애정 행각을 감상하며 깊은 행복에 빠져 있는 것이었다.
미적 감각에 예민하고 예술혼이 불타며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드워프이기에 현재 감상하고 있는 아름다운 광경에 순수한 감동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드워프들의 의도가 순수한가 불순한가를 떠나서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 부끄러웠던 넬라넬라는 안절부절못하며 시선을 고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여기야.”
당혹감에 젖어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던 넬라넬라의 귓가에 네로멜티아의 나직한 음성이 전해지며 정신을 바짝 깨웠다.
어느새 한 건물의 앞에 도착한 넬라넬라.
척 보기에도 술과 음식을 파는 주점이었다.
다른 화려한 가게들과 다르게 오색찬란한 불빛도 없었고 값비싼 장식도 없었으며 독창적인 간판도 없었다.
그저 목재로 지어진 평범하고 다소 허름한 주점일 뿐이었다.
그러나 허름하더라도 정성이 깃든 장소였다.
목재로 이루어진 간판은 이전에 보았던 간판들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신기한 기능은 없었으나 익살스러운 노움이 귀엽게 새겨져 있었고, 가게의 이름 또한 드워프의 글자라 읽을 수 없었으나 분명 정성이 가득 느껴지는 예스러운 필체를 보이고 있었다.
벽에 듬성듬성 걸린 낡은 랜턴들과 벽난로의 장작불만이 조명의 전부였으나, 그 빛은 환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고 있어 푸근하게 느껴졌다.
목재로 지어진 건물은 투박한 느낌을 주었으나, 계단의 손잡이나 창틀의 테두리 등의 스쳐 지나가기 쉬운 부분들마다 아름다운 문양이 양각되어 있어 주인의 세심한 노력이 엿보이고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출입구의 위에 걸린 커다란 간판을 올려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다 이내 넬라넬라의 앞에 서서 들어오라는 듯 손짓을 하며 가게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노움의 눈물정(?)에 온 걸 환영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