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 진홍빛으로 물든 밤 (8)
* * *
흡혈귀의 혀에 얽혀드는 마왕의 피.
최고의 감미를 지닌 그녀의 피는 카디스텔라의 인내를 무서울 정도로 깎아내는 것이었다.
카디스텔라의 시각은 찬연한 아름다움을 지닌 장미를 연상케 하는 혈액의 진홍빛에 매료되고 있었다.
카디스텔라의 후각은 혀끝부터 타고 올라오는 비릿한 혈향에 강렬히 현혹되고 있었다.
카디스텔라의 미각은 혈액에 가득 배어있는 마왕의 강대한 마력을 느끼며 황홀감에 떨려오고 있었다.
그녀의 신체에 구성된 모든 감각들이 혀에 얽혀든 마왕의 피를 탐하며 요동치는 가운데, 카디스텔라는 욕망을 충족시킬 수 없어 격렬한 괴로움을 느꼈다.
네로멜티아가 기다리라는 명령을 내린 이유는 자신의 피를 마시지 말라는 의미임이 틀림 없었다.
네로멜티아의 손가락 끝에서부터 흘러나오던 감미로운 혈액은 카디스텔라의 혀에 잔뜩 얽히며 미각을 하염없이 자극했고, 그녀의 혀를 타고 입안으로까지 흘러들기 시작했다.
목 너머로 넘기기만 하면 이 극상의 감미를 느끼고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었으나, 네로멜티아의 명령이 있었기에 그저 맛만 볼 뿐 전혀 해소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헤아으으으…!! 흐우으으으…!!”
거의 울상이 되어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든 카디스텔라는 혀를 내밀고 있기에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연신 말을 하는 듯 무언가를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분명 자신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 뻔했고, 그것은 실제로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벌을 주는 입장에서 당사자의 애원을 들어줄 이유는 전혀 없었기에 네로멜티아는 더욱 심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흐구으으으으으으…!!”
피가 가득 묻은 자신의 손가락을 카디스텔라의 혀 위에 문지르기 시작한 네로멜티아.
피가 묻지 않은 구석이 없게끔 카디스텔라의 혀에 자신의 피를 빈틈없이 문지르는 것이었다.
촤아아악!!
“큿…!”
미각 자체를 압도해버리는 혈액의 감미.
카디스텔라는 그 황홀한 감각을 견디지 못해 극도의 흥분 상태에 돌입했다.
깊게 숨겨진 본능이 그대로 드러나 욕망에 휘둘리던 흡혈귀의 여체가 간헐천의 모습을 흉내 내듯 질의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애액을 세차게 분출했고, 그 뜨겁게 달아오른 음탕한 애액이 베아트리스의 전신에 흩뿌려졌다.
카디스텔라의 음부를 괴롭히기 위해 그 앞에 머물러 있었던 베아트리스는 뒤늦게 한 손을 들어 거세게 흩뿌려지는 애액을 막아보려 했으나, 애액을 다 막지 못했고 전신에 그것을 뒤집어써야 했다.
투명하게 끈적이는 애액이 매혹적인 여체의 전신을 적신 모습은 무척이나 야릇한 것이었다.
에메랄드 빛의 찬연한 머리카락을 타고 한 방울씩 흘러내리는 애액.
가늘고 고운 목선부터 선명한 쇄골을 지나 부드러운 젖가슴의 계곡에 고여 작은 샘을 형성한 애액.
잘록한 허리를 타고 흘러내려 탄력이 넘치는 엉덩이의 보드라운 피부 표면에 맺혀 새벽이슬같이 반짝이던 애액.
극도로 발정해 버린 음부에서부터 흩뿌려진 애액과 극상의 매력을 지닌 여체가 만나서 보이는 광경.
이를 데 없이 음란하면서도 그 우아한 매력은 성스럽게 보일 정도의 잘 조화된 이중성을 지니는 것이었다.
네로멜티아 역시 그러한 베아트리스의 모습에 눈길이 사로잡혀 성욕이 또다시 끓어오르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정작 당사자인 베아트리스는 기분이 좋지 않았던 듯 미간을 조금 좁히며 카디스텔라의 질에 삽입된 자신의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기 시작했다.
찔꺽!! 찌걱!! 질꺽!! 찔꺽!! 찔꺽!!!
“다른 이에게 대체 뭘 끼얹는 겁니까. 고귀한 퍼스트 블러드께서 이토록 예의를 모르고 저속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헤그으으으으…!!! 흐기야아아아아아…!!!”
쯀걱!! 쯀꺽!! 쯀꺽!! 찔꺽!! 찔꺽!!!
“벌을 받는 중에도 기뻐서 어쩔 줄 모르시는군요. 괴롭혀지는 것조차 쾌락이라는 건가요? 이 음탕한 뱀파이어.”
카디스텔라의 음부에 삽입되었던 베아트리스의 손가락은 거센 진동을 보이고 있었으나 그 움직임은 천천히 애를 태우며 어루만지는 방식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에 뜨거운 애액이 끼얹어진 이후로는 말 그대로 쑤신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그 기세에 거침이 없어졌다.
질척한 애액의 내부를 쑤시고 문지르는 음탕한 물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하자 카디스텔라는 입을 벌린 채로 무언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지르며 몸을 떨었다.
사실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고 싶었던 것이었으나 마왕의 명령이 있었기에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그저 부들부들 몸을 떠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탓이었다.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외침 따위는 그저 형편없이 내질러지는 교성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햐이아아아아…!! 흐에 햐이아아아아…!!!”
“아니긴 뭐가 아닙니까. 지금 이 음탕하기 짝이 없는 성기가!”
찔꺽!!!
“히끅!!!”
“이렇게!”
쯀꺼억!!!
“히으으으으…!!!!”
“기뻐서!”
찔꺼억!!!
“히그…!! 그그그극…!!!”
“눈물을 흘리고 있지 않습니까.”
누가 봐도 잔뜩 흐트러져 내지르는 교성일 뿐이었으나 베아트리스는 놀랍게도 그것을 알아듣고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해서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고, 베아트리스는 카디스텔라가 필사적으로 내뱉은 그 말을 한낱 변명 취급했다.
오히려 가혹한 매도를 일삼으며 카디스텔라에게 너무한 취급을 해대는 것이었다.
차가운 매도와 집요한 손길의 괴롭힘은 티끌 정도밖에 남지 않은 카디스텔라의 이성에서 더욱 여유를 빼앗는 것이었다.
심지어 베아트리스답지 않게 그녀는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고 고조된 말투를 하고서 카디스텔라를 더욱 괴롭히기 시작했다.
작은 외침 정도까지 언성이 높아진 베아트리스는 한 마디씩 끊어서 말을 이었고, 한 마디가 전해질 때마다 손가락은 한 차례의 강렬한 움직임을 보였다.
질벽 중에서도 성감을 민감하게 느끼는 특정 위치를 찾아 찌르듯이 그 지점을 쑤셨고, 손가락들이 강하게 벌려지며 질구를 통해서 질 내부의 모습이 언뜻 보일 정도로 질을 잔뜩 벌어지게도 하였다.
손가락이 질에 삽입되며 음부의 바깥에 걸리게 되는 베아트리스의 손.
그것이 카디스텔라의 음순을 강하게 짓눌러 압박할 정도로 베아트리스의 손가락은 깊숙이 삽입되었다.
카디스텔라의 질 내에 삽입된 베아트리스의 손가락은 여성의 손가락일 뿐임에도 자궁구의 근처까지 다다를 정도로 깊게 삽입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내부를 철저히 휘저어 대었다.
쯀꺽!! 찔꺼억!! 질꺽!! 쯀꺼억!!! 찔꺽!! 찔꺼억!!!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응아아아아앗…!!! 햐으우우우우웃!!! 히야아아아아아아…!!!”
카디스텔라의 질 내는 무척이나 비좁은 형태를 지니고 있었으나 잔뜩 달아올라 발정해 있었기에 상당한 신축성을 보이고 있어, 베아트리스의 손가락을 세 개나 받아들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카디스텔라의 질 내부를 휘젓는 베아트리스의 손가락 세 개는 제각기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평범한 인간이라면 결코 흉내낼 수 없을 놀라운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한 손가락은 질벽의 중심을 슬슬 문지르는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다른 손가락은 물결이 치는 듯 연신 구부러지며 질 내를 휘저어댔다.
그리고 남은 손가락 하나는 질 내의 특히 민감한 성감대를 불규칙하게 찾아다니며 강한 압박을 주고 있었다.
이 모든 행동들이 각자 다른 박자를 가지고 독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이는 신체의 모든 것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에고 돌이었기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서로가 연결된 신경계를 타고난 평범한 인류는 결코 따라갈 수 없는 고도의 기술이었다.
카디스텔라가 거의 발작 수준으로 교성을 내지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쪽
“후후후. 아직 목이 마르니? 카디스는 정말 어쩔 수가 없구나.”
어느 새 상처가 아물어버려 더 이상 피가 나오지 않게된 네로멜티아의 손가락.
장난기가 가득한 미소를 지은 네로멜티아는 카디스텔라의 혀를 계속 문지르던 자신의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소리가 나게 한 번 빨아대는 모습이 무척이나 농염하고 야릇한 것이었다.
폭풍과 같이 밀려들고 있던 성감에 필사적으로 몸을 떨면서도 카디스텔라는 그 모습을 눈에 담았고, 정욕이 치밀어 올라 견딜 수 없다는 듯 진홍빛의 안광을 더욱 번뜩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타액 범벅이 된 손가락을 빨아대며 매혹적인 미소를 짓는 극상의 미인.
그것은 극도의 성감에 마구 요동치는 심장을 말 그대로 터뜨려 버릴 듯 흥분하게 하는 것이었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촤아아악!! 촤아아악!!
“히우으으으으으으…!!! 햐아아아아아아아!!!”
계속 질의 밖에만 머물러 있던 베아트리스의 엄지 손가락.
그것이 특히 강렬한 진동을 보이며 카디스텔라의 발기한 클리토리스를 지그시 눌러왔다.
극도로 발기하여 붉게 상기될 정도였던 카디스텔라의 음핵은 강렬한 진동이 맞닿는 순간 척추를 타고 머리 끝까지 치밀어 전해지는 강렬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신경 그 자체를 깊숙이 쑤셔대는 듯한 폭력적인 쾌감이었다.
음핵을 지그시 눌러 강렬한 진동과 함께 은근한 압박을 전하던 베아트리스의 엄지는 압박의 기세를 점차 강하게 더해갔고, 음핵을 넘어 그 피하(?下)에 자리한 성감의 신경 자체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카디스텔라의 안면이 눈물 범벅이 되어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지고, 카디스텔라의 음부가 애액을 격렬히 분출하는 것은 그다지 놀라울 일이 아니었다.
“히그그그그극…!! 히끅…!! 히끅!! 히끅…!! 히끅!!!”
순간 카디스텔라의 매끄러운 다리가 거세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 떨림에 그녀의 도톰한 허벅지가 거센 물결을 보이며 흔들렸다.
질 역시 강한 수축을 보이며 베아트리스의 손가락을 강렬하게 조여왔다.
허리가 부러지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격렬한 움직임을 보이며 반대 방향으로 꺾였고, 밀려드는 성감을 버티기 위해 시트를 쥐었던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시트를 찢기 시작했다.
강렬한 오르가슴의 직전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카디스텔라의 몸부림이었다.
카디스텔라가 절정을 맞이하는 순간, 네로멜티아는 그녀에게 다정한 음성으로 속삭였다.
“마셔도 좋아.”
꼴깍
달콤한 음성을 통해 전해진 허락의 말은 카디스텔라에게 찬연한 광휘를 느끼게 할 정도였다.
구강 내에 잔뜩 고여 있었던 네로멜티아의 혈액은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목을 넘어 사라졌다.
음부를 집요하게 괴롭히던 베아트리스의 손길에 의해 고도의 절정을 맞이하던 순간, 그토록 기다려 마지않았던 마왕의 혈액을 비로소 자신의 신체에 받아들인 극도의 쾌락이 더해지자 카디스텔라는 한 순간 동공이 뒤로 넘어가 버릴 정도로 압도적인 절정을 맞이하게 되었다.
“히기기긱!! 흐갹!!! 흐야아아아아아아…!!!! 햐으아아아아아아…!!!!!”
질 내가 수차례 강한 수축을 보이며 베아트리스의 손가락을 쥐어 짤 듯 조여왔다.
압도적으로 밀려온 절정감에 허리를 수차례 꺾으며 튕겨댔고, 그 때마다 그녀의 탄력이 넘치는 엉덩이가 밀크 푸딩을 보는 듯 귀엽게 출렁대기 시작했다.
흉곽이 비쳐 보일 정도로 빈약한 가슴의 가운데에 자리한 젖꼭지는 극도로 발기하여 부풀어 있었고, 그녀가 몸부림을 치다가 젖꼭지를 침대 시트에 스치게 할 때면 반사적으로 허리를 꺾어 강한 자극을 받고 있다는 증명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히끅!! 히그으으으!! 흐그그그그…!!!”
맹렬하게 몰아친 절정은 좀처럼 지나가지 않았다.
가벼운 절정은 그저 십여 초가 지속될 뿐이겠으나, 극도로 고조된 성감이 휘몰아치는 압도적인 절정은 광활한 면적을 지닌 태풍이 대지를 휩쓸고 지나가는 듯 그 맹렬한 기세가 소강(小?)을 맞이하는 데에 긴 시간이 요구되었다.
좀처럼 끝나지 않는 야속한 절정감에 카디스텔라는 눈물 범벅의 엉망진창인 안면을 하고서 이를 꼬옥 깨물고 몸을 뒤틀어대는 필사적인 모습으로 절정의 감각을 버텨내고 있었다.
이미 베아트리스의 손가락은 그녀의 질 밖으로 빠져 나간 후이지만, 끝을 모르고 높아진 감도와 성감은 그 높이만큼 내려오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다.
여전히 카디스텔라의 질은 질척한 애액을 간헐적으로 흘려내고 있었고, 그녀의 신체가 이따금 경련하며 도톰한 허벅지가 흔들릴 때면 시트에 고인 애액으로 인해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나기까지 했다.
“흐오오오오… 오오오오오… 오윽…!! 호오오오오오…”
이성을 집어 삼킬 정도의 압도적인 절정에 사로잡혀 수 차례의 경련을 겪은 뒤, 카디스텔라의 신체는 아직까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으나 서서히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절정의 여파에 사로잡혀 몸을 이리저리 뒤틀고 호흡도 고르지 않았으나, 적어도 신체가 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절정의 순간 허리를 역으로 꺾어 댔던 것과는 반대로 현재는 자궁 속 태아같이 허리를 깊게 구부려 신체를 둥글게 말고서 가련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그 여리고 연약한 모습에 따뜻한 미소를 지었던 네로멜티아는 카디스텔라의 앞으로 누워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젖가슴 사이에 밀어 넣고서 부드러운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전까지의 화가 난듯한 표정은 사라진 채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베아트리스는 카디스텔라의 등 뒤에 자신의 젖가슴을 붙인 채로 누워서 그녀의 몸을 감싸 안았다.
네로멜티아와 베아트리스의 따스한 여체에 둘러 싸여 포근히 품어진 카디스텔라는 성감의 여파에 가쁜 호흡을 보이고 있었으나, 이내 점차 호흡이 가늘고 길게 변하기 시작했다.
카디스텔라의 의식은 몽롱한 꿈의 감미 너머로 사라진지 오래였고, 잔뜩 떨려오던 그녀의 신체 또한 안정을 되찾아가며 떨림이 멎기 시작했다.
머지 않아 편안한 미소를 지은 채, 새근새근 잠든 모습을 보이던 카디스텔라.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발갛게 상기된 귀에 입술을 붙이고 조용히 속삭였다.
“카디스. 사랑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