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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부활 끝에 마왕님은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145화 (145/216)

〈 145화 〉 진홍빛으로 물든 밤 (4)

* * *

경애해 마지않는 주인을 우러러보며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은 베아트리스.

그녀는 마치 신에게 기도를 올리듯 두 손을 모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그 자태에는 경건함이 가득했다.

전에 없던 화사한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베아트리스가 무척 귀엽게 느껴졌던 네로멜티아는 그녀를 다시 안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고, 다시금 손을 뻗어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베아트리스를 밀치고 갑작스럽게 달려든 카디스텔라 때문에 네로멜티아의 의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악…!!”

“으윽…! 카디스!”

깊은 절정을 맛본 후 잠시 정신을 잃었었던 카디스텔라가 불현듯 깨어나 네로멜티아에게 달려들었고, 그녀의 눈은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보이던 현상을 다시 재현하고 있었다.

세로로 길게 찢어져 수축된 동공과 혈기가 넘실대는 진홍빛 안광.

흡혈귀의 본능에 사로잡혀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아…!! 하아…!! 너는… 내 거야…! 사랑해…!! 사랑해!!”

“자, 잠깐…!!”

천 년 간 참아왔던 연정이 비로소 해소되기 시작하자, 카디스텔라의 견고한 이성이 틀어쥐고 있었던 본능의 고삐가 풀려 버린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달려든 카디스텔라에게 잠시 당황했었던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았다.

잔뜩 흥분해서 상기된 자신의 음부를 스스로 문지르고, 부드러운 네로멜티아의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그 매끄러운 피부의 감촉을 끝없이 탐하는 카디스텔라.

감미로운 키스를 원하는 듯, 입술이 닿지도 않았건만 혀를 길게 뻗어오며 마음이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가련한 욕망을 모두 품어 주기로 했다.

애처롭게 뻗어 오는 카디스텔라의 혀를 깊숙이 받아들이고, 입술을 마주하여 농밀한 키스를 나누어 주었다.

연인의 따스한 온기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기 위해, 카디스텔라의 혀는 구강 내의 점막을 어지럽게 훑으며 감미를 탐했다.

기꺼이 자신의 바람을 이루어주는 사랑스러운 연인에게 카디스텔라는 더욱 큰 행복을 느꼈다.

자신의 욕망에 휘둘려 연인의 몸을 탐하는 일도 강렬한 쾌감을 주는 것이었으나, 사랑해 마지 않는 연인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여주는 기쁨은 가히 열락의 절정이었다.

지나간 입맞춤에서 맛본 연인의 비릿한 혈액도 황홀했으나, 현재 맛보고 있는 연인의 타액에서도 쾌락을 느꼈던 카디스텔라는 끝없는 욕구를 보이며 그것조차 탐내기 시작했다.

혀가 서로 얽히며 엉망진창 뒤섞인 타액을 빨아대고 마시며 애타는 갈증을 해소했다.

끈적하게 질척이는 타액이 목을 넘어가자, 카디스텔라의 음부가 바르르 떨리며 질의 내부 깊은 곳에서부터 애액이 흩뿌려지는 광경이 펼쳐졌다.

그러다 네로멜티아가 카디스텔라를 잠시 밀어내어 그 농밀한 키스를 중단했다.

황홀한 입맞춤의 야속한 끝에 안타까웠던 카디스텔라는 여전히 혀를 길게 뻗으며 네로멜티아의 보드라운 입술을 향해 그것을 까닥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네로멜티아는 끝을 낼 셈이 아니었기에, 카디스텔라를 힘껏 끌어안아 그녀의 안면을 자신의 품으로 감쌌다.

부드러운 젖가슴 사이의 깊은 곳에 파묻힌 카디스텔라는 고혹적인 여체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녹아내리는 듯한 안락을 맛볼 수 있었다.

달콤한 살 내음과 보드라운 젖의 표면이 강렬히 고동하는 흡혈귀의 심장에 불을 지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네로멜티아는 한낱 호흡에 가까울 정도로 날아갈 듯 가벼운 음성을 하고서 카디스텔라의 귓가에 속삭였다.

“마음대로… 해도 돼…….”

모든 것을 허락하는 자애로운 한마디.

게걸스러운 흡혈귀의 탐욕을 모두 받아들여 주는 인애(??)의 약속.

네로멜티아의 품에 깊숙이 파묻힌 카디스텔라의 핏빛 안광이 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약간의 적발이 섞여 있었던 그녀의 찬연한 은발은 끝에서부터 혈기가 차올라 점차 진홍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고, 아른거리는 혈기의 붉은 아지랑이가 그녀의 전신을 타고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송곳니의 끝에도 진득한 혈기가 차올라 진홍빛이 번져갔고, 길고 날카롭게 자라나고 있는 손톱 역시 물을 들인 듯 시뻘겋게 물들어 살벌한 혈기가 넘실댔다.

쿡!

“큿…!”

순간 날카롭게 찔러오는 통증이 네로멜티아의 신경을 타고 머리 끝까지 전해졌다.

연이어 지속되는 성교 속에서 발기해 있었던 젖꼭지를 카디스텔라가 깨물어버린 것이었다.

흡혈귀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젖꼭지의 깊숙한 위치까지 쑤셔져 박혔고, 생살을 꿰뚫는 통증은 분명 고통으로 분류되는 감각이었으나 은근한 쾌감을 함께 선사하고 있었기에 절대 평범한 모습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쿠득!

“큭…!!”

이번에는 반대편의 젖꼭지를 깨물어버린 카디스텔라.

조금 전과 달리 더욱 강하게 깨문 것인지 붉게 물든 송곳니는 더욱 깊숙이 박힌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날카로운 통증은 젖꼭지를 넘어 유륜의 안쪽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허락했고, 카디스텔라의 모든 욕망을 받아들여 주기로 마음 먹은 상황이었기에 네로멜티아는 연이어 자신을 찔러온 예리한 통증에도 얌전히 그녀에게 몸을 맡겼다.

핥짝 핥짝

네로멜티아에게 두 차례의 상처를 입힌 카디스텔라는 양손으로 네로멜티아의 젖가슴을 감싸서 모았다.

그에 따라 서로 가까운 위치로 모아진 네로멜티아의 젖꼭지.

상처입어 피를 흘리기 시작한 두 젖꼭지를 카디스텔라가 핥기 시작했다.

상처를 입히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던 것인지, 카디스텔라의 타액이 상처를 적시기 시작하자 그 깊은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어 버렸다.

카디스텔라는 자신의 타액에 마력을 담아 자신이 네로멜티아에게 남긴 상처를 치유한 것이었다.

아릿한 통증은 사라졌으나, 카디스텔라의 목적은 다른 것에 있었기에 다른 감각이 더욱 기세를 높이고 있었다.

상처를 입은 환부에서 느껴졌었던 쾌감.

결코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찾아왔었던 성적인 쾌락이 더욱 기세를 높여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츕!

“하윽…! 큭…!!”

애초에 발기해 있었던 네로멜티아의 젖꼭지가 더욱 강한 기세로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카디스텔라가 송곳니를 박아 넣을 때, 자신의 마력을 함께 흘려넣은 것이었다.

흡혈귀들이 먹잇감을 사로잡거나 질척한 성교를 나눌 때 사용하는 권능.

상대의 성감을 높이고 감각을 예민하게 하는 최음의 능력을 지닌 마력을 네로멜티아의 환부에 흘려넣은 것이었다.

이미 발기하고 있었던 젖꼭지가 더욱 부풀어오르는 과정에서, 젖꼭지의 첨단이 팽팽하게 늘어나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었다.

그것을 카디스텔라가 입에 물고 힘껏 빨아올리자, 네로멜티아는 짜릿한 쾌감에 등뒤로 고개를 넘기기 시작했다.

전에도 몇 번이나 당해본 경험이 있는 독특한 성교였으나, 이 비정상적인 성감은 아직까지도 익숙하지 않았다.

신체에 흘러드는 타인의 마력 같은 것은 얼마든지 소멸시킬 수 있는 네로멜티아였으나, 네로멜티아는 카디스텔라의 짜릿한 최음의 마력을 얌전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카디스텔라가 원하던 것이 무엇이든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각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설령 그것이 비정상적인 성감을 부여하여 전신을 성감대로 만든다 할지라도.

설령 그것이 자신의 이성에 폭력적인 성감을 끼얹어 모든 정신을 엉망으로 헤집는다 할지라도.

네로멜티아는 모든 것을 받아들여 카디스텔라와 함께 사랑을 나눌 셈이었던 것이다.

쿡!

“크하윽…!!”

네로멜티아의 탐스러운 젖꼭지를 핥고 빨기 위해 그녀의 젖가슴을 감싸 모으고 있었던 카디스텔라의 손길.

그 끝에 날카롭게 자라나 있었던 열 개의 손톱들이 젖가슴의 여리고 보드라운 살을 찌르며 파고들기 시작했다.

손가락의 사이사이로 젖가슴의 부드러운 살이 새어나와 도톰하게 올라올 정도로 카디스텔라의 손길은 젖가슴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고, 자신의 젖가슴을 힘껏 쥐어대는 카디스텔라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네로멜티아는 또다른 종류의 통증을 느꼈다.

그리고 그 묵직한 통증의 뒤로 지끈거릴 정도의 쾌감이 잇따라 들이닥쳤다.

“하아… 하아… 조금 더… 조금… 더… 기분 좋게 해 줄게…!”

“흐윽…! 하윽…!!”

“사랑해…! 사랑해!!”

부드럽고 연약한 젖가슴의 살을 파고 든 열 개의 손톱에서도 강렬한 최음의 마력이 흘러나왔고, 크고 탐스러운 네로멜티아의 젖가슴 전체를 하나의 성감덩어리로 만들기 시작했다.

네로멜티아의 젖가슴은 그녀의 클리토리스보다도 성감에 더욱 예민해졌고, 카디스텔라의 호흡이 피부를 스치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절정감에 사로잡힐 정도였다.

사랑하는 연인의 젖가슴을 성감의 덩어리로 만들어버린 카디스텔라는 고개를 숙였다.

진홍빛으로 물든 흡혈귀의 동공에는 다음의 목표가 비쳐지고 있었다.

깊은 성감을 견디기 위해 배배 꼬고 있었던 다리.

그 사이의 은밀한 곳에서 애액을 잔뜩 흘려대며 질척해진 연인의 음부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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