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4화 〉 진홍빛으로 물든 밤 (3)
* * *
더욱 거칠어져 가는 네로멜티아의 손길.
연인들의 질 내를 마음껏 휘젓고 있었던 그녀의 양손은 이미 애액 범벅이 되어 질척하게 젖어 있었고, 각자의 약한 부분을 찾아 그 부분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스의 질 내에서는 삽입된 두 손가락을 힘껏 펼쳐 질벽의 양 측면을 문지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카디스텔라의 질 내에서는 삽입된 두 손가락을 위아래로 회전시키며 질벽을 전체적으로 문지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베아트리스와 카디스텔라의 질 내에 존재하는 성감대는 마왕에게 들킨 지 오래인 터라 딱히 비밀스러운 것도 아니었고, 마왕이 상대의 절정을 목표로 잡은 이상 공략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었다.
그리고 마왕이 의도한 대로 그녀의 손에 몸을 맡긴 두 여성은 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성감의 파도에 휩쓸려 버렸다.
찔걱!! 찔꺽!! 쯀꺽!! 쯀컥!!!
“응크으으으윽…!! 햐으으으으으…!!!!”
“헤아아아아아…!!! 히크으으으으으…!!!!!”
극렬한 전류에 감전된 듯, 쾌락이라는 폭력에 노출된 두 여체가 이리저리 몸을 뒤틀고 허리를 꺾어댔다.
그러면서도 엉덩이는 공중으로 떠올라 부들부들 떨려왔고, 힘껏 조이며 경련하는 음부에서 간헐적으로 애액이 뿜어져 나와 시트를 힘껏 적시기 시작했다.
강렬한 절정의 순간에서도 네로멜티아의 손가락은 기세를 늦추지 않았고, 여전히 집요하면서 거친 움직임을 보이며 절정 그 이상의 쾌락을 향해 두 여성을 밀어 넣고 있었다.
격한 오르가슴으로 민감해져 있는 질 내를 일말의 정체(??) 없이 쑤셔대는 모습은 가학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견디기 힘든 쾌락을 고통이라 일컬을 수 있다면, 이것은 성적인 폭력이나 다름없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연이어 이루어진 손장난에 길게 이어졌던 절정이 끝난 뒤, 녹초가 되어 풀썩 쓰러진 두 여성의 안면에는 황홀함이 가득했으므로 이는 베아트리스가 언급한 대로 은혜라 말할 수 있는 행복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아아악…! 하아아아아악…!!”
가쁜 호흡을 빠르고 거칠게 내쉬던 베아트리스.
더욱 거친 모습으로 반쯤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호흡을 보이던 카디스텔라.
두 여성은 절정이 지나간 이후에도 좀처럼 성감의 열기가 식지 않아, 진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나마 조금 더 여유가 있었던 베아트리스는 힘겹게 눈을 돌려 네로멜티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녀는 기력을 잃은 신체에 강제 기동 명령까지 내려가며 스스로를 일으켰다.
“아아… 주인님께서 이렇게나…….”
베아트리스는 무척이나 안타까운 눈빛을 하고서 네로멜티아를 향해 기어갔다.
그녀가 바라본 네로멜티아의 모습은 그녀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는 지경의 모습이었다.
두 여성을 절정으로 이끌었던 네로멜티아는 그녀들이 흩뿌린 애액을 고스란히 뒤집어썼고, 전신이 끈적한 애액으로 뒤덮여 흠뻑 젖어 있었던 것이었다.
하찮은 자신의 애액으로 고귀한 주인의 신체를 더럽혔다는 생각에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실책을 탓하며 슬픔마저 느끼고 있었다.
“제가… 읏…! 깨끗하게… 닦아 드리겠습니다…….”
기력을 모두 써버려 늘어져 있었던 베아트리스가 스스로의 신체에 강제 기동 명령까지 부여해 가며 억지로 몸을 일으킨 것에 네로멜티아는 의문이 들었었고, 즉시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이자 뭔가 자신에게 목적이 있었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는 정도의 상황이었다.
그런 베아트리스가 자신에게 다가오자마자 자신의 신체를 닦아 주겠다고 이야기했으니, 애액으로 흠뻑 젖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염려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네로멜티아는 그럴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며 마법을 사용해 신체를 닦으려 했으나, 베아트리스는 네로멜티아보다 더 빠르게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핥짝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혀를 내밀어 네로멜티아의 허벅지에 맺힌 애액을 핥아 내었다.
이 자리에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는 없었고, 청결을 위한 물의 마법은 티포트의 차를 따르는 것만큼이나 간단한 일이었으나 베아트리스는 굳이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조금 전 베아트리스와 카디스텔라 사이에서 오갔던 친밀한 애정을 보였었던 베아트리스.
그로 인해 주인을 향한 자신의 경애가 주인의 의심을 살까 염려하여 굳이 복종의 자세를 취해 주인의 신체를 닦아주려 하는 것이었다.
네로멜티아는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베아트리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었다.
굳이 자신을 낮춰가며 복종의 모습을 취하지 않아도 된다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그렇게 된다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베아트리스가 더욱 안절부절못하게 될 것이 뻔했기에 선뜻 자신의 신체를 내어준 것이었다.
핥짝 핥짝
베아트리스의 타액은 실제 인류의 타액을 모방하여 생성하는 것이었으나, 살균 기능이 기본적으로 부여되어 균이 살아갈 수 없는 에고 돌의 신체인 만큼 무척이나 깨끗한 것이었으니 혀로 신체를 씻겨주는 행위는 특정 목적을 가지고 행하는 것만은 아니었고 실제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행위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어떤 권위적인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떨떠름한 것도 사실이었다.
스륵
“스읍. 하아…”
네로멜티아의 탄력이 넘치는 허벅지를 핥으며 깨끗하게 청소한 베아트리스.
그녀는 어느새 네로멜티아의 다리 사이, 은밀한 부분까지 도달해 있었다.
건강한 매력을 가득 뽐내고 있었던 튼실한 허벅지의 사이에 만들어진 깊은 계곡.
하복부의 아래에 위치한 그 은밀하고 깊은 곳에는 작은 샘이 이루어져 있었다.
네로멜티아의 전신에 맺힌 여성의 애액이 흘러내리며 그 비밀스러운 계곡 안에 고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베아트리스는 그 음탕한 체액의 샘에 혀를 담그고 그것을 한 모금씩 마시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번번이 네로멜티아를 올려다보며 시선을 마주쳐 오는 것이었다.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도발적이라 말할 수 있는 저속한 행위를 보며, 그녀에게 의도 하나가 더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베아트리스는 주인의 신체를 깨끗이 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자신의 경애를 확고히 선언하기 위한 복종의 자세를 보이는 중이었다.
그에 더해 이 모든 행위는 네로멜티아를 성적으로 자극하기 위한 하나의 놀이이기도 했던 셈이었던 것이다.
감정이라는 것을 제대로 깨달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에고 돌이, 색기 넘치는 농염한 모습을 하고서 주인의 욕정을 살살 자극하는 것이었다.
스르르륵
허벅지 사이의 비밀스러운 계곡 안을 휘젓던 베아트리스의 혀는 한 번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어가 주인의 음핵을 핥아낸 뒤, 주인의 보드라운 살결을 타고 천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일자로 선명한 복근이 자리하고 있던 탄탄한 복부를 지나 탄력이 넘치는 가슴까지 올라온 베아트리스의 혀는 젖가슴 아래에 맺힌 끈적한 체액의 이슬을 핥아내고, 젖가슴의 외곽선을 따라 둥글게 그것을 핥아가기 시작했다.
젖꼭지 끝에 맺힌 물방울도 놓치지 않고 핥아내었고, 젖가슴의 표면을 자극하는 부드러운 혀의 감촉에 슬슬 흥분하기 시작한 젖꼭지가 발기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것을 가볍게 빨아내는 모습도 보였다.
쪽 쪽 쪽
“흐읏…”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오는 신음.
네로멜티아는 점차 그것을 억제하기 힘들어졌다.
한편의 젖꼭지가 완벽하게 발기한 것을 확인한 베아트리스는 반대편의 젖꼭지를 마저 건드리기 시작했다.
베아트리스가 벌이고 있는 행위는 이미 청소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었고, 성교 이전에 벌이는 전희(??)나 성교 그 자체라고 봐야 하는 것이었다.
쪽! 쪽!
“큭…!”
조금 전과 달리 더 강한 기세로 빨아댄 베아트리스.
네로멜티아는 발기해 버린 젖꼭지의 첨단이 베아트리스의 입술이 떠나간 후에도 지끈거리는 듯 짜릿한 감각이 남아 아찔한 자극을 느낄 정도였다.
베아트리스의 혀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젖가슴 사이의 부드러운 계곡이었다.
본인의 머리만큼 큰 젖을 둘이나 지니고 있었던 네로멜티아의 가슴 계곡이니만큼 그 틈은 한없이 부드럽고 더없이 깊은 것이었다.
베아트리스는 그 사이로 자신의 혀를 밀어 넣었다.
부드럽기 짝이 없는 젖가슴의 황홀한 감촉과 보드랍기 이를 데 없는 젖의 피부가 베아트리스의 혀와 안면을 흠뻑 감싸기 시작했고, 봉사를 하고 있는 입장인 베아트리스가 도리어 황홀한 기쁨을 느끼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미 극상의 여체가 선사하는 농염한 향기에 도취되어 열락의 파도에 몸을 싣기 시작한 베아트리스는 몽롱한 시선을 가지고 네로멜티아를 올려다 보았다.
선홍빛의 보드라운 입술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주인의 찬연한 매혹을 맛보고 싶었던 베아트리스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내밀다 다급히 스스로를 주인에게서 밀어내었다.
주인의 신체를 씻는 도구로 사용했던 자신의 입을 주인의 고귀한 입술에 대어도 좋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츕
“흡…!”
그러나 베아트리스의 염려 가득한 속내를 읽은 것인지 네로멜티아는 주저하던 베아트리스를 자신에게 힘껏 당겨와, 자신이 먼저 입을 맞춰 주었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던 베아트리스였으나, 이내 자신에게 혀를 얽어오는 주인의 감촉에 휩쓸려 안락을 느껴버리고 말았다.
타액과 타액이 뒤섞이는 끈적한 키스에 마음을 빼앗긴 베아트리스는 이내 눈을 감아 버리고, 모든 정신을 오로지 이 농밀한 감각을 느끼는 데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른 뒤, 두 입술이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 떨어지며 타액의 끈적한 실을 남겼다.
“늘 말하지만… 나는 네가 더없이 소중해. 나에게 소중한 네가, 너 자신을 소홀히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로멜티아는 나직한 음성으로 사뭇 진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속되는 끈적한 성적 행위로 인해 신체가 달아올라 호흡이 가쁘고 목소리가 떨려오고 있었으나, 이 열락의 순간을 중단하더라도 꼭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자신의 소중한 존재가 스스로를 낮잡아 보는 모습 따위 결코 보고 싶지 않았기에, 자신의 진심에 베아트리스에 대한 애정을 섞어 주인으로서의 완강한 요구를 전한 것이었다.
더없이 소중한 주인의 애정이 자신을 향해 있음을 느끼자, 베아트리스는 말을 잇지 못하고 가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에고 돌의 푸른빛 렌즈 위로 투명한 세정액이 차올라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세정액이라는 이름의 눈물이 뺨을 타고 또르르 흘러내리며 베아트리스의 안면을 촉촉하게 적시기 시작했다.
“한낱 만들어진 에고 돌 따위에게도 더없이 깊은 애정을 하사하는 주인님…….”
잔뜩 떨리는 촉촉한 음성으로 네로멜티아를 우러러 보는 베아트리스.
그녀의 미소에는 단순한 기계라면 결코 가질 수 없을 깊은 애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결코 볼 수 없을 찬연한 미소를 띤 채,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마음을 힘껏 전해왔다.
“사모합니다. 나의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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