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화 〉 케르디하크의 분노 (5)
* * *
케르디하크의 거대한 동공이 급속도로 수축했다.
예상은커녕 염두에도 두지 않았던 존재.
크로포드의 접근은 케르디하크의 생존 본능을 강렬히 자극했고, 그의 거체(巨?)가 어떻게든 위협을 피하고자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워낙에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고, 인지가 따르지 않은 반사(反?)는 상황에 정확한 대처를 할 수 없었다.
서걱!!
쿠오오오오오오오!!!
급속도로 상승해 접근한 크로포드가 재빠르게 날린 단 한 번의 참격.
정확하게 급소를 노린 검의 위협은 케르디하크가 급히 신체를 틀었음에도 그의 턱 아래를 깊게 베고 지나갔다.
케르디하크는 자신의 강철보다 단단한 비늘을 가볍게 가르고 생살과 근육을 찢어버리는 섬뜩한 감각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자신의 신체가 베이는 날카로운 고통이 그를 울부짖게 만들었다.
케르디하크는 크로포드에 대해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았었다.
마법도 사용하지 못하는 이가 어떻게 하늘 위의 자신을 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지면에 붙어 있을 뿐인 존재가 마법까지 사용할 수 없다면 닿지도 않는 나약한 무기인 투석기나 활 이외에는 공격 수단이 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크로포드는 자신의 각력과 마력을 바탕으로 한 신체 강화로 이렇게나 높은 상공까지 뛰어오른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너는 전투 경험이 거의 없었지?”
“크윽…!!!”
어떻게든 반사적으로 신체를 틀었던 덕분에 목이 달아나는 최악의 상황만은 면한 상황.
그러나 크로포드의 마나 소드에 감겨진 푸른 피가 채 떨어지기도 전에 또 다른 적의 음성이 케르디하크의 귀를 자극하는 것이었다.
급히 시선을 돌린 케르디하크는 자신의 바로 옆까지 다가온 카디스텔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진홍빛 동공이 수축하며 진득한 살기를 품은 소름끼치는 안광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위협적인 송곳니는 그 날카로운 첨단이 붉게 물들어 있었고, 짙은 피비린내가 시신경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케르디하크를 향해 뻗어진 카디스텔라의 손톱.
그녀의 손톱은 그녀의 팔 길이 만큼이나 늘어나 있었고, 손톱 전체가 진한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미 카디스텔라의 손톱은 예리한 절삭력을 지닌 검과 같았다.
피범벅의 검날을 뻗으며 더욱 많은 피를 갈망하는 흡혈귀의 검이었다.
살을 찢고 뼈를 갈라 비릿한 혈액을 집어삼키기 위해 존재하는 도살(??)의 날붙이였다.
피에 굶주린 흡혈귀의 식칼이 눈앞까지 들이닥쳤을 때, 케르디하크는 눈을 감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푸우우우욱!!!
카아아아아아아아악!!!!!
드래곤의 거대한 성대에서 발생한 비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높은 비명이 토해져 나왔다.
찢어질 듯 고통에 찬 그 비명은 드래곤으로서의 위엄을 모조리 처분한 형편없는 비명이었다.
거대한 동굴에 강풍이 몰아치며 울리는 듯 둔중하고 웅장했던 음성은 사라졌고, 거대한 새의 날개가 비틀어지며 나는 듯 처참한 비명만이 남은 것이었다.
아픔이라는 것을 느낀 적이 거의 없는 드래곤이었기에 고통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이유도 있었으나, 멀쩡한 눈이 갈라진다는 건 결국 이 정도의 반응이 평범한 것이었다.
각막을 찢고 수정체를 꿰뚫어 유리체까지 파고든 카디스텔라의 손톱은 안구의 내부를 휘저으며 시각을 담당하던 중요한 감각 기관을 질척한 고깃덩어리로 만드는 것이었다.
쿠하아아아악!!!
부우우우웅!
케르디하크는 어떻게든 자신의 눈에서 카디스텔라를 떼어 놓으려 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었던 케르디하크는 자신의 팔을 휘두르며 카디스텔라를 쳐내려고 한 것이었다.
그러나 철저히 파괴당한 안구는 시각이라는 것을 전해줄 수 없었기에 어림짐작으로 팔을 휘둘렀을 뿐이었다.
심지어 아직 멀쩡한 반대편 눈도 전혀 앞이 보이질 않는 상황이었다.
안구가 갈라지고 시신경이 파괴되면서 반대편 눈까지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었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눈먼 공격 외에는 케르디하크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급한 마음에 아무렇게나 휘두른 공격이 선혈의 여제와 소드 마스터에게 먹힐 확률은 극히 희박한 것이었다.
쩌걱!!!
끼야아아아아아악!!!
어떻게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심코 휘둘렀던 팔.
그것이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모든 감각을 잃어버렸다.
조금 전 크로포드에게 턱 아래를 베였을 때와 같은 감각이었고, 케르디하크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휘두른 팔이 잘려 나갔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드래곤으로서의 위엄은 모두 사라졌고, 그의 비명은 차라리 까마귀에 가까울 정도로 비참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케르디하크는 어떻게든 적들을 떼어 놓기 위해 자신의 거체를 격렬히 흔들었다.
여전히 자신의 안구를 헤집으며 큰 고통을 주던 카디스텔라를 떼어놓기 위함이기도 했으나, 크로포드의 일격이 두려워 그를 떼어놓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더 컸다.
크로포드의 참격은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지나가는 모든 것을 반드시 절단했다.
그가 목을 노린다면 정말로 목이 떨어져 나갈 판이었고, 그가 심장을 노린다면 심장은 반드시 꿰뚫려 부서질 판이었던 것이다.
이미 기능을 상실하고 완벽하게 파괴된 안구를 재차 헤집는 카디스텔라의 공격은 잔혹한 고통을 선사하고는 있으나 생명과 직결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크로포드의 공격은 허용하는 순간 반드시 무언가를 잃어버릴 각오를 해야만 할 정도였고, 그것이 치명적인 급소일 경우 단숨에 절명할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토록 위협적이었던 크로포드가 자신의 팔을 잘랐을 때, 케르디하크는 깨달았다.
공중으로 뛰어오른 것까지는 이해하나 체공 시간이 이토록 길지는 않을 텐데, 첫 번째 참격 이후로 잠시의 시간 뒤에 이어진 두 번째 참격을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었는가.
크로포드는 케르디하크의 등 위에 올라타고 있었던 것이었다.
쿠오오오오오오!!!
“크읏…!!”
“큭!!”
거세게 신체를 흔들며 격렬하게 저항하는 케르디하크.
적을 떼어놓기 위해 발악을 하는 거대한 드래곤의 몸부림에 굳이 그 힘을 견디며 붙어 있을 이유가 없었던 카디스텔라와 크로포드는 그에게서 잠시 떨어져 나갔다.
아무리 처참하게 당하고 있다고는 하나 역시 드래곤은 드래곤이었고, 그 거체에서 비롯된 괴력은 견디기가 힘들었던 모양인지 카디스텔라와 크로포드는 저마다 짧은 신음을 흘리며 케르디하크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그리고 케르디하크에게 이 짧은 순간의 해방은 역전의 발판을 위한 열쇠나 다름이 없었다.
“플래쉬 무브!!!”
사용한 이를 섬광과 같은 속도로 이동시키는 제5위계 마법, 플래쉬 무브(Flash Move)가 케르디하크에게서 시전되었고, 그에 따라 작은 성의 크기와 맞먹는 드래곤의 거대한 몸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도착 지점을 미리 알고 있지 않는 이상 플래쉬 무브의 이동이 끝나자마자 공격을 재차 감행할 수는 없는 일이었고, 그로 인해 케르디하크는 짧은 순간이나마 재정비의 절실한 기회를 손에 넣은 것이었다.
“앱솔루트 실드!!! 앱솔루트 힐링!!!”
케르디하크는 일시적 회피에 성공하자마자 제8위계 방어 마법인 앱솔루트 실드(Apsolute Shield)를 시전해 완벽한 방어를 꾀했다.
그리고 즉시 이어서 대상자의 신체에 완벽한 재생력을 부여하는 제8위계의 회복 마법인 앱솔루트 힐링(Apsolute Healing)을 시전해 중상을 입은 육체를 빠르게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처참하게 헤집어져 조각난 안구가 본래의 촉촉하고 둥근 구형의 모습을 되찾으며 시력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잘려나간 팔 또한 절단면으로부터 세포가 재생되며 새로운 팔이 돋아나는 경이를 보이고 있었다.
앱솔루트 힐링은 단순한 회복 마법이 아니었고, 사라진 신체조차 되찾는 마나의 기적이었다.
먼저 시전한 앱솔루트 실드 역시 동일한 제8위계의 마법이었으니,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할 것인지는 앱솔루트 힐링의 기적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이었다.
“조금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마왕성의 전방위 방어를 위해 마력 장벽을 유지하고 있었던 러스테리아가 힘겹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의 대상은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흥미롭게 구경하던 헤스티니아였고, 현재 적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는 하나 아무래도 상대가 드래곤이다 보니 러스테리아는 카디스텔라와 크로포드가 걱정이 되었던 것이었다.
이 모든 상황을 남일 보듯 관망하던 마녀는 러스테리아의 요청에 무척 난처하다는 듯 너스레를 떨기 시작했다.
“어머, 저는 저렇게 살벌한 장소에는 접근도 못 한답니다. 조금만 잘못해도 산산조각이 날 것 같은걸요? 보기만 해도 무서워서 가슴이 떨려요!”
피와 살이 흩뿌려지고 처참한 비명이 울려 퍼지는 잔혹한 사투(死)를 미소와 함께 감상하던 헤스티니아.
당연히 무섭다는 말은 너무나도 속 보이는 거짓말이었고, 상대를 속이고자 하는 성의는커녕 일말의 생각조차 없어 보일 지경이었다.
거기다 조금만 잘못해도 산산조각이 날 것 같다는 말 또한 결코 사실로 보이지 않았다.
헤스티니아의 이명이 영생의 마녀라는 것을 떠올려 본다면 그녀의 권능이 얼마나 대단한지 조금이라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고, 이미 두 명의 마왕군 간부가 상대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그녀가 손을 거들어 주는 일은 결코 어렵거나 위험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러스테리아는 내막을 알지는 못하더라도 헤스티니아에게 말 못 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 정도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에, 너스레를 떨며 완곡히 거절하는 그녀를 향해 재차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우리 귀여운 비서관님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후후후.”
헤스티니아는 기분 좋은 웃음을 보이며 러스테리아의 어깨를 짚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마력을 흘려 넣어주기 시작했다.
육망성의 마법진을 사용하고 케르디하크의 공격을 한차례 받아내며 큰 마력 손실을 입었던 러스테리아는 마력 장벽을 유지하는 일이 힘겨운 상황이었다.
물론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마력 장벽을 유지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겹고 괴로운 상황인 건 사실이었고, 그나마도 사력을 다해 버틴다 할지라도 케르디하크의 벼락을 막아낼 수 있는 건 기껏해야 두세 번 정도인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헤스티니아가 전해주는 마력은 러스테리아가 그간 소모한 마력을 모두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마력 장벽을 유지하는 러스테리아의 힘겨운 기색 역시 사라졌고, 오히려 상당히 편해진 모습을 보일 정도가 되었다.
“마력이 더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최대한 도울 테니까요.”
“히힛. 감사합니다!”
인자한 미소와 함께 러스테리아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헤스티니아.
해맑은 미소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기쁘게 표하는 러스테리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하늘의 상황과 달리 지상에서는 따뜻한 감정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후후후. 전투에 경험이 없으니 대처도 엉망이고, 조금만 상처 입어도 이성을 잃는구나.”
신체의 모든 수복을 진행하며 점차 시력을 되찾기 시작한 케르디하크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카디스텔라와 크로포드였다.
카디스텔라는 케르디하크의 등 위에 올라타고 있었던 크로포드가 다시 지상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그에게 공중 부양마법 레비테이션(Levitation)을 시전해 둔 상황이었다.
크로포드는 카디스텔라의 바로 옆에 자리해 있었고, 예기치 못한 불시의 기습에 대비하여 검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카디스텔라는 긴장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 오연한 모습으로 웃으며 케르디하크를 조롱하고 있었다.
“거기다 너는 우리 둘과 싸워본 경험은커녕 우리가 어느 정도 되는 힘을 지니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어. 우리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전혀 없었으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너는 우리의 전력을 새까맣게 모르고 있으면서도 우리를 낮잡아 보는 저능한 실수를 저질렀지. 그저 네로멜티아의 신하라는 위치니까 너보다 약할 거라고 치부하며 신경도 쓰지 않았던 거지. … 너 정말로 우리가 우습게 보였던 거야? 퍼스트 블러드와 소드 마스터가 진정 너보다 약할 거라고 생각했어?”
카디스텔라의 신랄한 비판에 케르디하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은 모두가 사실이었고, 케르디하크 자신이 저지른 실수는 케르디하크 자신이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단 한 마디조차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하고 정확한 사실 뿐이었기에 반박할 말이 전혀 없었던 것이었다.
거기다 케르디하크 스스로의 오만한 자존심이 그의 혀를 옥죄고 있었기에 동의의 말도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 케르디하크는 입을 다문 채 이를 갈며 상대를 노려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우습게 보인 것이 아니라면… 네가 정말 네로멜티아와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한 거야? 마왕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 중 하나라고 해서 네가 진정 그녀를 이겼다고 착각한 거냐고. 내가 알기로 네로멜티아의 심장에 성검을 꽂은 건 휴미안의 용사지 네가 아니었는데?”
케르디하크는 이빨이 부러지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를 꽉 물고 있었다.
과거 네로멜티아와의 전투는 그에게 있어서 역린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자신의 태생인 드래곤은 12신들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테라리스의 정점인 것이었다.
그런 자신이 네로멜티아에게는 별다른 타격도 주지 못했고, 심지어 죽기 직전까지 몰려서 형편없이 쓰러져 버렸었다.
신왕의 용사가 자신을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때 죽음을 맞이했을 수도 있었던 것이었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은 당사자인 케르디하크 자신이었기에 카디스텔라의 비아냥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미는 것이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넌 정말로 도마뱀이야. 멍청한 파충류 새끼. 꼬리 자르고 도망가는 게 어때?”
콰우우우우우우우우!!!!!
케르디하크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더는 견디지 못하고 몸을 마구 흔들며 발광했다.
거세게 폭발하는 분노에 치를 떨며 내지른 포효는 대지를 진동시켰고 그에 따라 미세한 흙먼지가 피어오를 정도였다.
그의 머리 위에 존재하는 왕관 모양의 뿔 한 쌍에서는 간헐적으로 스파크가 발생하며 그의 격렬한 노기를 대변하고 있었다.
케르디하크는 카디스텔라를 노려보았다.
그의 푸른빛 동공에서는 순백색의 전광이 타오르고 있었고, 눈빛만으로 벼락을 쏟을 듯 그 기세가 험악하기 그지없었다.
“네년을 죽일 것이다!!!!! 반드시 죽일 것이다!!! 그러나 곱게 죽이지 않을 것이다!! 네년의 마력을 빼앗고 이빨을 모조리 뽑을 것이다!! 그 후에 다리를 뜯고 팔을 뜯어 병신을 만들고 휴미안에게 던져줄 것이다!!!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시체 창녀가 되어 수백 년을 강간당한 뒤에!! 네년이 비로소 미쳐버리면!!! 그때 내 기쁜 마음으로 웃으며 너를 태워 죽일 것이다!!!!!”
케르디하크의 손에서 다양한 술식의 마법진들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의 마법들이 동시에 시전되면서 케르디하크의 심장도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드래곤이 지닌 마력의 근원 ‘드래곤 하트(Dragon Heart)’에서 방대한 양의 마력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언뜻 느껴지는 마력의 흐름으로만 미루어 보아도 케르디하크가 준비하는 마법 공격이 얼마나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지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카디스텔라는 오히려 케르디하크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흡혈귀의 날카로운 치아가 한껏 드러날 정도의 선명한 웃음이었다.
“할 수 있으면 해 봐라!! 나는 네 두개골을 발라내어 마왕성의 성문으로 사용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