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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부활 끝에 마왕님은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108화 (108/216)

〈 108화 〉 드워프 조사대 구출 (3)

* * *

쿠우우우우우우!!!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타난 휴미안군.

총 인원 열 명의 휴미안 병사들은 각자 기동성을 위한 기계에 탑승하고 있었다.

총 다섯 개의 마력장 방출로를 통해 공중 부양을 하며 이동하고 있었던 그 탈것은 말을 타듯 올라타서 조작하는 방식이었다.

하단의 큰 방출로 두 개로 해당 기계를 지면에서 팔십 멘톨 가량 띄우고 있었고, 후방의 작은 방출로 세 개를 통해 빠른 전진을 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 짧은 다리로 스캐빈저(Scavenger)를 따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냐! 더러운 난쟁이 놈들아!!”

가장 선두에서 달리던 병사 하나가 스캐빈저라 불린 그 이동용 기계를 지면에 착륙시키며 노골적인 조롱을 던졌다.

뒤따르던 아홉의 병사들 역시 차례대로 도착하며 스캐빈저를 지면에 착륙시켰다.

그들은 마력광선을 사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로 무장하고 있었고, 그들의 방어구는 두껍고 질긴 천으로 이루어진 군복이 다였으나 군복에 방어를 위한 갖가지 마법이 새겨져 있어 금속 갑옷을 착용한 것과 같은 방어력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머리에는 안면 전체를 감싸는 마도구가 착용되어 있었는데, 눈에 해당하는 부분은 시야 확보를 위해 유리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입에 해당하는 부분에 원통형의 부품이 착용되어 있었다.

합성 고무로 이루어진 테두리가 외부의 공기를 원천 차단하는 구조였으며, 원통형의 부품에는 정화의 효과를 지닌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아무래도 테라리스에 만연한 오염 물질을 거르고 신선한 공기를 보급하는 정화 마도구인 것 같았다.

“십인장님! 데모니안입니다!”

“크핫! 예쁘잖아!? 횡재했구나!!”

실실 웃으며 스캐빈저에서 내린 십인장은 드워프들의 앞으로 나선 데모니안 여성을 바라보았다.

그 음흉한 시선이 데모니안 여성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끈적하게 훑으며 노골적인 음심을 보이고 있었다.

본래 이종족들이 휴미안과 마주하면 기겁하며 도망을 치던가 두려움에 사고가 마비되어 주저앉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십인장은 현재 미동도 없이 무표정으로 서서 자신들을 바라볼 뿐인 데모니안 여성은 후자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강렬한 공포에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어이, 우리 기지 성노예 보급 끊긴 지 얼마나 됐냐.”

“삼 년은 됐습니다! 요새 노예 사냥이 성과가 잘 안 나서 성노예 보급은 무기한 중단되지 않았습니까.”

“그래 봐야 에스테로난은 노예가 넘친다던데, 그냥 우리는 버리는 말인 거지. 돼지 같은 귀족 놈들.”

십인장이 아무 생각 없이 던진 질문에 해당 부하는 꽤 자세한 대답을 내어 놓았다.

부하의 대답을 들은 십인장은 새삼 떠오른 현실에 화가 나는 듯,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아스타리스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휴미안의 마지막 도시, 에스테로난(Esteronan).

그 안식의 땅에 머무르지 못하고 머나먼 북부까지 파견 당한 병사들은 제대로 된 관리나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풍요로운 에스테로난과 극명하게 차이나는 자신들의 현실에 십인장은 깊은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크으!! 오늘 밤은 저 커다란 젖 좀 힘껏 주물러 줘야겠구만!!”

“사령관도 성노예가 없는 건 마찬가지인데, 사령관 전용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 멍청한 놈아! 그러니까 숨겨야지! 삼 년 만에 나타난 암컷인데 순순히 내어줄 셈이냐!? 그리고 그놈은 자기가 맛보기보다는 신품인 상태 그대로 에스테로난에 보내려 할 거다. 꼬박꼬박 상납하다 보면 에스테로난에서 다시 불러 주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희망이 있단 말이지, 그 병신같은 놈.”

십인장은 다시 한번 데모니안 여성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고 무표정인 채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여성.

터질 듯한 젖가슴과 늘씬한 허리, 그리고 탄력이 넘치는 둔부.

십인장은 심장이 터질 듯 뛰어오르는 것을 느꼈고, 저도 모르게 침이 꿀꺽 넘어가는 것이었다.

“어이, 암컷.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에스테로난으로 팔려가면 좋은 꼴 못 봐. 공창(??)이 되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손님을 받아야 하니까 삼 개월도 못 가서 보지가 피범벅이 되어 가지고 죽어 버릴 거다. 그런데 너 같이 기가 막힌 미녀는 본 적이 없으니까 분명 귀족 놈들이 탐을 낼 거라고 보거든? 근데 귀족 놈들은 죄다 변태들뿐이라 몸 성히 지내지는 못할 거다. 에스테로난에 끌려간다는 건 그런 거야.”

“사지를 잘라서 키우는 놈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휴, 살벌해라.”

“들었지? 좋은 기회잖냐. 우린 기껏해야 열 명이서 돌려먹는 게 다니까 죽을 일도 없고, 우리도 너를 오래오래 키우고 싶으니까 먹다 남는 거겠지만 식량도 나눠 줄 건데. 이런 미친 세상에 그게 얼마나 큰 혜택인지는 너도 잘 알겠지?”

십인장은 다소 너그러워 보이는 말투로 데모니안 여성을 구슬렸다.

이는 그가 다정하거나 착한 성격이기에 그런 것이 아니었고, 악을 쓰며 반항하는 여성보다는 자발적으로 나서서 성욕을 해결해 주는 여성이 더욱 기분 좋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드워프들이 사령관에게 상납되고 나서 여성의 존재를 발설한다면 자신들은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될 텐데, 자신들에게 길러지는 것이 여성에게 더 나은 일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면 드워프들이 여성의 안위를 생각해서 이 일에 대해 입을 다물어 줄 것이라 여긴 이유도 있었다.

지금까지도 계속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던 데모니안 여성이 살짝 웃음을 보였다.

선홍빛의 매끄러운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날카로운 송곳니가 내비쳐졌으나, 이 야성이 느껴지는 위협적인 요소까지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하나의 매력으로 여겨졌다.

데모니안 여성의 작은 웃음을 본 십인장은 자신의 설득이 통했다고 생각했고, 잔뜩 떨리는 손을 내밀며 여성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 그래. 나쁘게는 안 한다니까…? 우선… 옷부터… 좀 벗을까…? 착하게 말 잘 들으면 오늘 저녁은 고기도…”

성적으로 크게 고조되어 숨이 벅차 말도 똑바로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던 십인장.

흥분감으로 피가 끓어 시야가 흐려질 지경이었고, 그 끓어오른 피가 하반신에 잔뜩 몰려 성기가 바지를 뚫고 나올 듯 빳빳하게 팽창하고 있었다.

눈앞에 서 있는 여성은 천상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절세의 미녀였고, 그 미녀를 자신의 손으로 마음껏 주무를 수 있다는 생각에 이성이 마비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낯이 벌겋게 달아올라 터질 지경이었던 십인장은 드워프들에게 지금부터 벌어질 난교와 이 여성의 존재에 대해서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려고 했다.

이 미칠 듯이 아름다운 데모니안 여성의 존재에 가려져 제대로 살피지 못한 드워프들의 모습.

십인장은 이제 와서야 비로소 드워프들의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용기와 만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명예를 위해서라면 사지(死?)를 향해 무작정 돌진해 버리는 드워프의 성격.

그들의 성격상 가녀린 여성을 보호하기는커녕 그 여성의 뒤에 숨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고, 누구라도 이 얘기를 듣는다면 거짓말하지 말라고 코웃음 칠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 드워프들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여성의 뒤에 머물러 있는 것도 의아한 일이었는데, 그들의 공포에 젖은 시선까지 눈에 들어오자 십인장은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현실을 눈치챌 수 있게 되었다.

두려움에 젖어 몸을 떨고 있었던 드워프들은 휴미안 십인대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들의 앞에 서서 작은 웃음을 짓고 있던 데모니안 여성을 바라보며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십인장은 뭔가 단단히 잘못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다급히 여성을 바라보며 자신의 총기를 잡으려 했다.

드워프들의 상태를 보고 여성을 다시 바라보자 여성이 보인 웃음의 의미를 자신이 착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십인장은 섬뜩한 기분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막힌 숨은 다시 돌아올 일이 없게 되었다.

콰아아아앙!!!

당혹감에 젖은 십인장의 안면에 데모니안 여성의 주먹이 꽂혔다.

워낙 순식간에 내질러진 주먹이라 휴미안과 드워프는 주먹이 날아가는 과정조차 눈에 담지 못했다.

그리고 그 주먹에 닿은 십인장의 머리가 무지막지한 폭발음을 내며 사라져 버렸다.

산산이 조각난 살점과 뼛조각들이 십인장의 후방에 있던 십인대 병사들에게 비산했고, 그들은 십인장의 피를 흠뻑 뒤집어쓴 채 피범벅이 되어 버렸다.

“후후후후… 아하하하하하하!!!”

현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할 정도로 당황하고 있던 휴미안 병사들.

그들의 적막을 깨고 데모니안 여성의 웃음이 귓가를 찢을 듯 울려 퍼졌다.

그것은 결코 기분 좋아서 나오는 웃음이 아니었다.

애초에 먼저 지었던 작은 웃음조차 호의에서 나온 웃음이 아니었다.

긍정이나 수긍의 미소라고 여겼던 휴미안들의 짐작은 크나큰 착각이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크게 격노하면 차라리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데모니안 여성은 휴미안들의 잔혹하고 비열한 작태에 대해 진노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 너희 휴미안이라는 것들은 늘 그랬지. 테라리스를 좀먹는 기생충들. 기생충이 숙주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숙주 또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그렇기에 지금의 테라리스가 이 모양인 것이다.”

데모니안 여성은 휴미안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단 한 번의 걸음만으로도 크나큰 위협을 느꼈던 휴미안 병사들은 기겁을 하며 자신들의 총기를 들고 상대에게 겨누기 시작했다.

공포에 몸이 저려 말을 듣지 않는 손을 어떻게든 움직여 허둥지둥 무장하는 휴미안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우스꽝스러웠다.

“짐은 지금 이 순간이 기쁘다.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너희들은 한결같이 악독하고 추잡하구나. 너희가 착해졌다면 짐이 가진 복수의 칼은 무뎌지고 녹이 슬어버렸겠지. 여전히 더러운 버러지들로 존재해줘서 고맙구나. 짐이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일은 없겠어.”

“쏴, 쏴라!!!”

쭈우우웅!! 쭈우웅! 쭈우우우웅!!!

아홉 개의 마력광선 화기(火?)가 빛을 뿜었다.

저마다의 강렬한 광선들이 데모니안 여성의 신체에 직격했고, 맹렬한 열기와 연기가 여성을 중심으로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지면이 뜨겁게 달궈져 시뻘겋게 변할 정도였음에도 휴미안 병사들의 사격은 멈추지 않았고, 그들의 총기에 충전된 마력이 모두 바닥날 때까지 광선을 필사적으로 발사한 것이었다.

딸깍! 딸깍!

마력이 모두 바닥난 마력석에 빛이 사라지고 나서도 몇 번이나 방아쇠를 당겨댄 휴미안 병사들.

그만큼 그들은 공포에 젖어 있는 것이었고, 십인장의 허무한 죽음은 그들에게 큰 충격이었던 것이었다.

“해, 해치웠나…?”

퍼어어어억!!!

병사들 중 하나가 무심코 중얼거린 한마디.

순간 시커먼 연기를 뚫고 무언가 날아와 함부로 입을 놀린 병사의 가슴을 꿰뚫었다.

연기 속에서 날아든 것은 작고 사소한 돌멩이였으나, 그 위력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말뚝이 박혔다가 뽑혀나간 것처럼, 흉곽 전체가 으스러지고 거대한 구멍이 휑하니 뚫려 버린 것이었다.

마력광선의 집중 사격으로 인해 생성된 시커먼 연기와 이글거리는 열기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생채기 하나 없이 멀쩡한 데모니안 여성이었다.

그녀의 검은빛 홀터넥 드레스만은 여기저기 찢어지거나 타버린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나, 그마저도 급속도로 수복되며 본래의 온전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있었다.

데모니안 여성의 선홍빛 눈동자에 타오르는 듯한 안광이 번뜩였고, 심장이 멎을 듯 섬뜩한 살기가 휴미안 병사들에게 절망을 심어주고 있었다.

“짐의 이름은 네로멜티아 디 이시스. 천년의 세월을 딛고 너희를 단죄하러 찾아온 마왕이다. 이 끔찍하고 더러운 벌레들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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