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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부활 끝에 마왕님은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107화 (107/216)

〈 107화 〉 드워프 조사대 구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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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까지 차올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남성들.

콧수염과 턱수염 그리고 구레나룻이 하나로 이어질 정도로 수염이 무성했던 이 남성들은 심지어 수염의 길이가 십여 멘톨에 달할 정도로 덥수룩했다.

나이 지긋한 노인이라고 여겨지기 쉬울 정도의 모습이었으나, 이들은 무려 그들 종족 사이에서 파릇파릇한 청년 취급을 받는 위치였다.

수염이 해머 자루의 길이보다 짧으면 성인 취급도 받지 못하는 종족.

평범한 데모니안의 반밖에 안 되는 짧은 신장을 가졌으나 몸뚱이는 무척 두껍고 육중했으며, 우람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단단한 신체를 지녔다.

이들은 땅의 요정족, 드워프(Dwarf).

대지의 정령과 금속의 정령에게 사랑받으며 광물로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장인(?人)들이었다.

“흐억…!! 흐어어억…!!! 야! 베르코!! 경계는 네 소관이었잖아!!! 골든윙 관리 똑바로 못하냐!!!”

“골렘의 시야에는 한계가…!! 한계가 있다고…!!! 후욱… 후욱…!! 오히려 리더인 네 잘못이지!!! 내가 분명…!! 평원을 가로지르는 건…!! 위험하다고 했잖아아아아!!!”

초소형 비행 골렘, 골든윙(Golden Wing).

은밀한 정찰을 위해 제작된 이 첨단 기술의 골렘은 제작하기도 무척 힘든 것이었으나, 다루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최고급 장비였다.

골든윙의 제작과 조종에 대해 드워프의 청년 세대 중에서는 현재 베르코라 불린 드워프가 가장 실력이 좋았기에, 조사대에서 골든윙을 이용한 정찰과 기술 지원을 맡은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조사대의 리더는 휴미안의 접근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상황을 두고 베르코에게 책임을 돌리며 힐난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베르코도 할 말이 없지는 않았다.

비록 대규모 언데드 무리가 두려웠기에 꺼낸 말이긴 했으나 베르코는 아무리 조사가 급하다고 해도 평원을 가로지르지는 말자며 리더를 극구 말렸던 것이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결과적으로 일행을 평원으로 이끌었기에 휴미안에게 발각되어 쫓기게 된 것이었으니, 이는 기술 지원 담당인 베르코보다는 리더의 잘못이 더 큰 것이었다.

심지어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베르코는 정찰에 더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조사를 천천히 진행하자고 요구했었고, 리더는 ‘드워프 일족이 하루 빨리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이라는 명분으로 베르코의 의견을 간단히 묵살해 버렸었다.

사실 드워프 일족의 풍요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이대로 식량이 떨어져 진행 경로만 탐사하다가 복귀하게 되면, 다음 조사대가 진행된 탐사 내용을 가지고 더 수월하게 전진하여 어부지리로 태고의 숲에 다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난 것뿐이었다.

태고의 숲을 조사해 일족에게 풍요의 소식을 전한다는 명예를 다른 이들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물론 베르코가 굳이 이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대원들 모두가 리더의 알량한 명예욕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공공연히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굳이 나서서 언급하며 리더의 눈밖에 날 이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자, 잠깐!!! 저, 저거 사람이야!!?”

“사, 사람 맞다!! 데모니안이네!!!”

리더와 베르코의 하잘것없는 언쟁을 한 귀로 흘리며 필사의 도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중, 전방에 나타난 인영을 발견한 대원들이 저마다 경악하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운명이 천 길 낭떠러지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던 순간.

자칫 조금이라도 삐끗해서 휴미안에게 사로잡힌다면 남은 일생 전부를 비참한 노예로 살다가 보잘것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뿐이었다.

그렇기에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는 끔찍한 결말에 몸서리치며 필사적으로 도주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드워프 조사대원들은 전방의 데모니안을 발견한 순간, 자신들의 운명에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을 때보다도 더욱 큰 절망에 사로잡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봐!! 아가씨!!! 빨리 도망쳐!!!”

“뒤, 뒤에!!! 휴미안이 따라붙어 있다고!!!”

“빨리 달려!!!! 도망치라고!!!!!”

드워프들의 필사적 아우성은 흡사 비명으로 착각할 수 있을 만큼 고통과 절망이 가득한 것이었다.

피를 토하는 듯 절절했던 그들의 외침은 오로지 눈앞의 데모니안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자신들이 이대로 휴미안에게 사로잡힌다면 비참한 비극일지언정, 적어도 자신들의 선택에 따른 하나의 결과인 셈이었다.

그러나 자신들의 도주로와 우연히 겹쳐버려 아무 관계도 없는 데모니안이 사로잡힌다면, 이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고 노예 생활보다 끔찍한 수치였다.

드워프 조사대는 자신들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아무 관련 없는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버틸 수 없었다.

도대체 이런 절망의 시대에 이 끔찍한 대지 한복판에서 저렇게 멀쩡한 생존자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인지 의문이 들었으나, 그런 건 한가할 때나 떠올릴 수 있는 사치스러운 감상에 불과했다.

“정지!!!”

드워프 조사대는 이윽고 문제의 데모니안 앞에서 멈춰섰다.

도주를 포기하고 결단을 내리기 위한 순간이 도래한 것이었다.

조사대원들은 자신들의 앞에 서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데모니안 여성을 바라보았다.

칠흑같은 흑발이 도리어 빛을 반사하며 찬연한 빛을 발하고 있어 지고의 흑진주를 감상하는 듯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었다.

신체를 타이트하게 감싸고 있던 검은빛의 홀터넥 드레스는 면적이 협소한 면이 있었기에 피부의 노출이 꽤 존재하는 편이었고, 그에 따라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의 고혹적인 여체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전방으로 자란 한 쌍의 뿔은 자이언트 필드 바이슨을 연상케 하며 언제 어떤 존재에게라도 달려들 것 같은 호전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었고, 언뜻 드러나 모습을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는 단숨에 적을 물어 죽일 듯한 야성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위압적인 감상을 이끌어 내는 조건들 속에서도 선홍빛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눈동자와 길게 뻗은 속눈썹 그리고 매끄러운 입술 등의 매혹적인 특징은 하나의 완벽한 그림을 위한 퍼즐 조각으로서 존재하는 것이었다.

가늘고 선명하게 드러난 쇄골.

대지의 어머니 아스타가 연상되는 풍만하고 포근한 가슴.

드레스의 중앙에 구성된 다이아몬드 모양의 구멍을 통해 나타나는 잘록한 허리와 늘씬한 복부.

가늘면서도 길게 잘 뻗은 손가락.

둥근 곡선이 매력적인 탄력이 넘치는 둔부.

신체의 모든 구성이 아름다움이라는 하나의 결과로 귀결되며, 모든 조각이 맞춰진 퍼즐은 하나의 걸작을 낳은 것이었다.

“아아아…….”

드워프 조사대원들은 목이 마르다 못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장인의 종족인 드워프들은 이런 완벽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존재를 진작에 만나볼 수 있었더라면 석상이든 팬던트든 유리 공예든 세상 그 어떤 것을 이용해서라도 이 찬연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 애를 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절망적인 현실이 원망스럽고 원통한 것이었다.

일생에 다시 없을 아름다움을 눈에 담았건만, 이를 표현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다니.

심지어 이 소중한 미(美)의 걸작이 잔혹한 휴미안들의 손에 사로잡혀 유린당해야 한다니.

“이놈들아!!!”

순간 드워프 조사대의 리더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대원들을 불렀다.

리더는 이미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마친 후였고, 이는 일말의 후회도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리더의 이야기는 본론으로 들어가지도 않았건만 조사대원들 역시 리더와 같은 종족인 드워프라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도록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천상의 모델을 앞에 두고 빼앗긴다면 이는 드워프로서의 수치다!!!”

리더는 자신들의 앞에 존재하는 데모니안 여성을 두고 작품에 대한 욕망을 드러냈다.

그에 따라 단원들 또한 눈을 빛내며 해당 여성을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의 행동으로 무고한 이를 희생시키게 된다면 이는 드워프로서의 수치다!!!”

리더는 이 순간에도 시시각각 몰려들고 있던 휴미안의 군대를 앞에 두고 드높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에 따라 단원들 또한 자신들의 무기를 힘껏 쥐고서 전투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사악하고 혐오스러운 적을 앞에 두고 꽁무니를 빼게 된다면 이는 드워프로서의 수치다!!!”

리더는 테라리스의 멸망을 몰고 왔으며 다른 이종족들을 모조리 불행하게 만든 절대악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그에 따라 단원들 또한 쩌렁쩌렁한 함성을 내지르며 전의를 불태웠다.

탐욕, 교만, 분노.

욕망에 충실하고 본능에 적극적인 드워프들의 특징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근본적인 감정들에 충실했던 리더의 명령은 냉정히 판단하자면 승산이 전혀 없는 일에 살아남을 수 있을 확률이 존재했었던 단원들을 사지로 이끄는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명령이었다.

그러나 리더에게 있어서 승률이나 성공률은 전혀 중요한 가치가 아니었고, 목숨을 걸만큼 의미 있는 전투를 바라고 있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무모한 모습은 단원들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리더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나선 것이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상황을 두고 용맹이라 표현하지만, 적어도 이 순간에서만큼은 그다지 필요가 없는 하찮은 감정이었다.

멀리서부터 흙먼지를 잔뜩 피어오르게 하며 진군하는 휴미안군에게 적지 않은 분노를 느꼈던 데모니안 여성은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하기까지 하며 전쟁에 대한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건방 떨지 말고 내 뒤에 숨어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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