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 작은 문틈 너머로 (3)
* * *
침대의 머리맡 옆에 놓인 커다란 원목 탁자에서 물방울 모양의 병 하나가 떠올라 네로멜티아의 손으로 날아들었다.
설탕에 절인 플럼 조각이 가득 가라앉아 있었던 투명한 병.
그 안에 담겨있던 플러메이드는 네로멜티아의 입술을 거쳐 매끄러운 혀를 타고 목 너머로 흘러 들어갔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플러메이드는 수분이 필요한 신체에 활기를 주고 갈증을 해소해 주는 것이었다.
애처롭게 애액을 흘려대며 주인의 자비로운 손길을 간원하던 러스테리아의 음부.
금이 간 항아리에서 물이 새어 흘러나오듯, 러스테리아의 질구에서는 끊임없이 애액이 흘러나와 침대의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애액이 이렇게나 나오고 있어. 러스는 목이 마르겠네.”
“하으으… 헤윽… 흐으으…”
점차 기세를 더해갈 뿐, 쉽게 해소되지 않던 성감에 지치기 시작한 러스테리아는 주인을 바라보며 몽롱한 눈빛으로 간청할 뿐이었다.
네로멜티아는 플러메이드를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형편없이 벌어져 가쁜 숨과 함께 욕정의 뜨거운 열기를 토해내고 있던 러스테리아의 입술에 차분히 입을 맞췄다.
가늘고 매력적인 러스테리아의 목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며, 네로멜티아의 입에 머금어져 있던 플러메이드를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네로멜티아가 함께 나누고 있는 플러메이드는 설탕이 잔뜩 배어있어, 플러메이드를 자주 마시는 오크들이라 할지라도 여간해서는 마주하기 힘든 고급품이었다.
단 것을 좋아하는 러스테리아에게 있어서 이 설탕 절임 플러메이드는 그녀의 기호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행복한 음료였다.
그러나 러스테리아는 자신의 취향대로 제조된 음료의 맛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머금고 있던 플러메이드를 모두 전해준 네로멜티아의 입술에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플러메이드의 상큼함이 미약하게 느껴지는 주인의 타액을 황홀한 듯이 마셔대고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끈적하게 붙어오는 러스테리아를 일부러 떼어 놓은 뒤, 플러메이드가 든 병을 조금 기울여 자신의 가슴골에 따르기 시작했다.
한 팔로 자신의 젖가슴을 조금 모아서 흘러든 플러메이드가 새어나가지 않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네로멜티아 특유의 크고 풍만한 젖가슴이 더욱 부풀어 도드라지고 있었다.
“이거 다 마시면 원하는 거 해 줄게.”
네로멜티아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듯 러스테리아의 앞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내밀었다.
러스테리아는 자신의 눈앞까지 다가온 주인의 매력적인 젖가슴에 가쁜 호흡이 더욱 거칠어졌다.
츄르릅
“하아…!”
무엇보다 보드랍고 말캉한 감촉의 젖가슴.
그 사이의 깊은 계곡에 머리를 파묻고 플러메이드를 마시기 시작한 러스테리아는 달콤한 음료의 맛보다 젖가슴 사이에서 느껴지는 여체의 농염한 향기에 더욱 매료되기 시작했다.
플러메이드를 마시기 위해 러스테리아의 입술이 움직일 때마다 성적인 자극을 느끼는지, 네로멜티아는 짧은 신음을 종종 흘리면서도 애정이 가득 담긴 미소를 띤 채 플러메이드를 끊임없이 자신의 젖가슴 계곡에 따라주고 있었다.
머지않아 병에 든 플러메이드는 바닥났고, 러스테리아는 플러메이드의 흔적만이 남은 주인의 젖가슴을 핥기 시작했다.
최대한 혀를 내밀어 길고 끈적하게 핥기 시작한 러스테리아.
설탕 과즙으로 흠뻑 젖은 주인의 젖가슴을 깨끗이 청소하는 하인의 혀는 정성스러우면서도 음란한 것이었다.
툭
젖가슴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황홀한 여체의 향기에 매료되어가고 있을 때, 러스테리아의 눈앞으로 작은 플럼 조각 하나가 떨어졌다.
젖가슴의 계곡 한가운데에 떨어진 플럼 조각은 네로멜티아가 음료를 모두 비워낸 병을 더욱 기울여 꺼낸 것이었다.
병의 밑바닥에 붙어 있었던 플럼 조각 중 하나가 병이 기울어지며 굴러 나왔고 젖가슴의 가운데에 안착한 것이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친 주인과 하인의 눈빛.
귀여운 서큐버스는 자신이 모시고 있는 마왕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네로멜티아가 공중으로 병을 띄워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동안, 러스테리아는 주인의 젖가슴 위에 올려진 플럼 조각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플럼 조각을 머금은 채, 주인에게 깊이 안기며 입을 맞췄다.
혀가 농밀하게 얽혀대는 음란한 키스.
그 사이로 달콤한 플럼 조각이 어지럽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두 여성의 입과 입으로 전해지며 그 사이를 끝없이 옮겨 다니는 플럼은 이미 키스를 위한 하나의 매개가 되어 있었다.
“하읏… 크으읏…!”
애써 숨을 죽이며 침대 위 두 여성의 음락을 지켜보던 넬라넬라.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오는 신음을 억누르기 위해 애를 쓰면서도, 그녀의 두 손은 정욕을 더욱 부추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 손으로 자신의 예민해진 젖가슴을 주무르고 있었고 주무르는 기세는 그다지 격렬하지 않았으나, 전투복 원단 특유의 거친 표면이 젖가슴 전체와 민감해진 젖꼭지를 비벼대는 꼴이 되어버려 무척 강한 자극을 주고 있었다.
다른 한 손으로는 욱신거리는 음부의 바깥 부분을 조심스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질 내에는 아직 무엇하나 삽입되지도 않았건만, 바깥으로 깨끗하게 다물어진 대음순과 그 주변의 도톰한 피부를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쾌감이 엄습하는 것이었다.
강한 욕정에 신체의 기력이 빠져 무릎을 꿇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위로하는 두 손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저, 젖었어… 젖어 버렸어…….’
대음순을 쓰다듬으며 짜릿한 감각에 도취되어가던 넬라넬라.
그녀의 속옷 안으로는 욕정으로 인해 뜨거운 열기가 감돌고 있어 쉽게 눈치챌 수 없었으나, 속옷이 질척거리며 손에 들러붙어 오는 것이 이상해 손을 꺼내어 보니 그제서야 비로소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이 있었다.
넬라넬라의 손은 끈적거리는 물에 흠뻑 젖어 있었고, 손가락들 사이로 길게 늘어진 체액의 실들이 가득했다.
자신의 음부에서 체액이 흘러나오는,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광경에 당혹스러우면서도 넬라넬라는 무언가에 홀린 듯 이성이 마비되어 있었다.
꼴깍
잔뜩 긴장하면서도 특정할 수 없는 기대감에 부풀어, 침을 한 번 삼킨 넬라넬라.
흥분으로 인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젖은 손을 내려다보던 넬라넬라는 불현듯 크게 터져 나오는 교성에 놀라 문틈 사이로 벌어지고 있는 두 여성의 성교를 다시 바라보았다.
“햐으으으으읏…!!!”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음탕한 자세의 러스테리아가 주인의 손가락을 받아들이며 긴 교성을 흘리고 있었다.
러스테리아의 질에는 네로멜티아의 손가락이 삽입되어 있었고, 손가락이 깊숙하게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반복적인 행동을 하며 질을 자극하고 있었다.
질에 삽입된 손가락 두 개의 사이로 끈적한 체액이 흘러나오며 질척거리고 있었다.
넬라넬라는 그 현상이 자신이 겪고 있는 것과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끈적한 체액으로 흠뻑 젖은 자신의 손과 러스테리아의 질에서 흘러나온 체액으로 질척거리는 네로멜티아의 손.
저 행위를 따라하면 자신도 러스테리아가 느끼고 있는 감각을 똑같이 체험할 수 있을까.
넬라넬라는 더욱 호흡이 가빠졌고, 가뜩이나 발기되어 민감해진 유두가 짜릿한 감각을 더욱 강하게 전해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
마치 젖꼭지의 끝에 작은 심장이 달린 것처럼 잔뜩 발기한 젖꼭지에서 맥박이 느껴질 정도였고, 빠르게 고동하는 맥박이 매 순간 느껴질 때마다 전류가 흐르는 듯 짜릿한 쾌감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밀려오고 있었다.
음란한 교성을 끊임없이 흘리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강하게 떨려오는 침대 위 여체.
강하게 욱신거리는 자신의 음부와 흠뻑 젖은 손.
넬라넬라는 자신의 질척거리는 손을 다시 속옷 안으로 밀어 넣었다.
“흐으읏…!!”
조금 전 음부를 쓰다듬을 때 느꼈던 감각.
그 자극적이면서도 설레는 감각이 더욱 가중되어 있었다.
바깥 부분을 문지르기만 해도 이 정도인데, 침대 위의 상황을 따라 하면 어떻게 될지 겁이 나면서도 기대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어렸을 적, 자신의 오빠 베리베리가 건드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었던 선반 위의 술을 몰래 의자를 가져와 손을 대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런 느낌이었다.
겁이 나면서도 기대되는 이중적인 설레임.
그러나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은 같은 종류더라도 그 기세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격정적인 것이었다.
넬라넬라는 대음순을 펼쳐 그 안에 펼쳐진 민감한 점막에 손을 대었다.
“흐끅…!!!”
척추를 타고 머리끝까지 전해지는 날카로운 쾌감.
소음순의 안쪽으로 촉촉하게 젖은 점막은 신체가 경직될 정도로 강렬한 쾌감을 찔러왔다.
반사적으로 터져 나왔던 강한 신음을 어떻게든 견뎌내고 나니 더욱 큰 욕정이 밀려오고 있었다.
더 강한 자극.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미답의 감각.
신체에 전해지던 이 짜릿한 감각은 어느새 낯설고 당황스러운 것보다는 더욱 기대되고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 되어 있었다.
“햐윽…!! 하으으으…!!! 주, 주인니이이임…!!!”
“크흣…!! 하윽…!! 하아아아아…!!”
침대 위에 얽혀 있던 두 여체는 서로의 은밀한 구멍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
서로의 음부에 손가락을 삽입하고서 깊숙한 질벽을 문지르며 강렬하게 쑤셔대고 있었다.
질 밖으로 끈적한 체액이 난잡하게 튀고 있을 정도였다.
찔걱!! 찔꺽!! 쯀꺽!! 쯀꺽!!!
음란한 체액의 물소리가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요란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러스테리아는 강렬한 쾌락에 견디기가 버거운 듯 침대 시트를 힘껏 쥐고 잡아당기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었으나, 주인의 음부를 자극하는 손은 결코 멈추지 않고 있었다.
네로멜티아 또한 하인의 손가락이 전해오는 쾌락에 이따금 허리를 비틀며 신체를 가늘게 떨고 있었으나, 그녀의 손가락 역시 러스테리아의 음부를 자극하는 일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의 풍만한 젖가슴을 빨고 주무르는 등의 무애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넬라넬라는 침대 위에 펼쳐진 음락의 광경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음부를 다시 자극하기 시작했다.
촉촉한 점막을 살살 훑고 문지르는 야릇한 손장난.
탄탄하게 발달한 허벅지를 타고 한 줄기의 뜨거운 체액이 흘러내려 바닥을 적시기 시작했다.
넬라넬라는 자신의 하반신을 내려다보았고, 짧은 기장의 하의 밖으로 체액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의가 마치 소변이라도 지린 것처럼 젖어 있어 무척이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넬라넬라는 음부를 자극하는 손길을 전혀 멈추지 않았고, 귀빈실 내부에 펼쳐진 성교의 현장을 지켜보며 손장난의 기세를 더 집요하게 올리는 것이었다.
“햐으으으…!! 주인니이이임…!!! 저…!! 저 가버려요…!!!”
“하으으…!! 우리… 같이… 하윽…!! 같이 가는 거야…!!”
넬라넬라는 가버린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나, 극도로 고조된 음락의 순간이 끝에 다다르고 있다는 의미인 것 정도는 눈치로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은밀한 장소를 문지르던 손길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욱 가속하고 있었고, 일말의 부정 없이 성감의 파도에 몸을 던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점차 강하게 젖가슴을 주무르던 손은 아예 두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쥐고 비벼대기 시작했다.
질기고 거친 원단의 너머로 더욱 강해지는 쾌감에 젖꼭지가 하나의 성기가 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햐으으으으으으…!!! 하끅…!!! 힉…!!! 끄으으으으으으…!!!!!”
“끄흐으으으윽…!!! 응큭…!! 하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마왕과 서큐버스의 성교는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두 여체는 잔뜩 경련하며 노도와 같이 몰아치는 오르가슴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질내에서 강한 기세로 애액이 비산하며 흩뿌려졌고, 연거푸 몇 번이나 애액의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수차례의 경련이 이어지며 강하게 떨리던 두 여체는 램프 위에 올려둔 티포트가 끓기 시작할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갔다.
아직까지도 할딱이는 러스테리아의 가쁜 호흡에 그녀의 큰 젖가슴이 상하로 오르락내리락하며 흔들리고 있었고, 아직 절정의 여운에서 다 벗어나지 못한 그녀의 여체는 가늘게 떨려오다가도 간헐적으로 움찔대는 등 오르가슴의 충격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러스테리아의 젖가슴 위에 고개를 파묻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던 네로멜티아 역시 신체를 가늘게 떨고 있었고, 절정 후의 여운을 즐기는 과정에서 단지 상대를 끌어안을 뿐인 사소한 과정에도 크게 허리를 비트는 등 절정의 여파가 얼마나 강하게 지속되고 있는지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거대한 침대의 중앙은 할딱이는 두 여체를 중심으로 원형의 젖은 자국이 번져나가고 있었다.
침대 시트가 질척하게 젖어가고 있는 모습이 마치 침대의 중심에 물이 가득 담긴 항아리를 쏟은 것 같은 광경이었다.
땀과 눈물과 애액으로 흠뻑 젖은 두 여체는 서로의 따스한 체온을 찾아 다시 얽히기 시작했고, 애정이 가득한 키스를 나누며 안락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조금의 시간이 더 흐르고, 밤은 더욱 깊어졌다.
네로멜티아는 기분 좋은 탈력감에 깊이 잠든 러스테리아를 안아 들고, 젖지 않은 채 보송보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침대의 상단에 눕혀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리고 매혹이 가득한 나신의 모습 그대로 귀빈실의 거대한 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고, 드문드문 벽에 걸린 촛불만이 은은하게 타오르고 있을 뿐이었다.
네로멜티아는 귀빈실 문 앞의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복도에 깔린 붉은 융단의 위로 물이 흘러내린 작은 얼룩이 보였다.
그 얼룩의 의미를 알고 있었던 네로멜티아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