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 러스테리아의 구직 활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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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 공사가 한창인 마왕성.
많은 주민들이 땀 흘려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가운데, 러스테리아와 넬라넬라는 백성들이 머물고 생활하는 거주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뿌옇고 시커먼 대기의 오염물질 탓에 제대로 식별을 할 수는 없었으나, 하늘의 중심에서 분진층을 뚫고 새어 나오는 빛줄기를 볼 때 태양이 중천에 떠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임무로 노동의 땀을 흘리고 있을 무렵이기에 주민들의 거주 지역은 상당히 한산한 분위기였다.
러스테리아는 언제 시무룩하게 토라졌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의기양양하고 당찬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군청색의 각이 확실하게 잡힌 멋들어진 제복.
하얀 드레스 셔츠 위로 착용한 그 제복은 동일한 색상의 넥타이가 있었고, 중앙에 카이트 실드 모양의 금속 장식이 장착된 테가 둥근 모자까지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었다.
어깨 부근은 사각으로 정확하게 각이 져 있었고, 왼쪽 가슴 위로는 은빛 금속으로 제작된 별 모양의 배지가 장착되어 있었다.
“러스테리아님… 이번 의상도… 참… 아름다우십니다…….”
“정말요? 헤헤, 예전에 주인님이 선물로 주신 거예요! 다른 세계의 의상이라고 하셨는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의로운 분들이 착용하는 제복이래요!”
오우거들의 앞에서 체조를 선보이던 러스테리아의 의상도 상당히 야릇했는데, 이번에 착용한 제복 역시 마찬가지인 까닭에 넬라넬라는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상의로 착용한 드레스 셔츠와 제복은 복부가 훤하게 드러날 정도로 기장이 짧은 것이었고, 타이트한 사이즈로 인해 잠가진 단추가 터져버릴 듯 팽팽했으며 단추 사이사이의 틈이 크게 벌어져 그 내부가 훤히 보이는 것이었다.
단추 사이사이에 벌어진 제복의 틈으로 하얀 드레스 셔츠가 보였으며 드레스 셔츠 또한 다소 비치는 얇은 재질이었기에, 그 너머로 러스테리아가 착용한 검은색 브래지어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거기다 하의로 착용한 스커트는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기장이 짧은 것이었고, 자칫 잘못하면 속옷이 보일 정도였기에 실용성이 전혀 없는 의상으로 보였다.
스커트의 아래로 검은 가터벨트와 60데니아의 밴드 스타킹이 착용되었고, 이 역시 활동성과는 거리가 먼 의상이기에 넬라넬라의 의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녀가 신은 검은 광택의 하이힐은 더이상 말할 것도 없었다.
마왕이 어떤 말을 하고 러스테리아에게 이 의상을 선물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의상은 러스테리아가 전해 들은 설명과 달리 여성의 매력을 감상하는 목적으로 제작되었음이 틀림없어 보였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들이 걷기 힘든 하이힐이라던가 조금만 다리를 올려도 속옷이 훤히 드러나는 스커트라던가 단추가 터질 듯 타이트한 정장을 입을 리가 없는 것이었다.
이 의상으로는 싸우기는커녕 제대로 뛰지도 못할 것이 일목요연했다.
거리를 걷고 있으면서도 간혹 자신이 착용한 제복을 내려다보며 배시시 웃는 러스테리아.
그녀는 분명 자신의 사랑하는 주인이 선물해 준 의상을 소중하게 여기며 무척이나 아끼고 있음이 분명했다.
러스테리아가 이토록 천진난만하게 행복해하고 있으니 넬라넬라는 자신의 확신에 가까운 의심을 러스테리아에게 굳이 알리지 않기로 했다.
순수한 러스테리아의 미소에 넬라넬라 역시 마음이 녹는 듯 포근해지며 따뜻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었다.
“이거예요! 어때요?”
“아, 이건… 마법진… 이군요…?”
의도한 장소에 도착한 러스테리아는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작품을 넬라넬라에게 선보였다.
거주 지역 중에서도 가장 바깥에 위치한 지역.
마왕을 비롯한 중요 인물들이 머무르는 광장과 가장 멀리 떨어진 거주 지역이었다.
여기저기 낡은 천으로 세운 사각형의 천막들이 즐비했는데, 천막의 표면에 작은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넬라넬라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현재 위치한 거주 지역의 모든 천막들에 동일한 마법진들이 새겨져 있었다.
심지어는 길가의 지면이나 폐허의 무너진 돌벽 같은 잔해에도 평평한 곳이라면 어디든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이건 어떤 기능을 가진 마법진입니까?”
“흐흥. 한 번 짚어 보시겠어요?”
러스테리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넬라넬라에게 접촉을 권했다.
대체 어떤 기능을 가진 마법진이기에 그녀가 이토록 의기양양한지 궁금했던 넬라넬라는 그녀의 권유에 따라 지체 없이 마법진을 짚었다.
우우우웅!!!
“아앗…!!”
순간 넬라넬라는 자신의 신체를 휘감아 감싸기 시작한 빛의 물결에 당황하여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나 그 빛이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자, 마법에 대해 접해본 바가 거의 없었던 넬라넬라에게는 신기하고 인상 깊은 경험이 되었다.
넬라넬라의 신체를 완벽하게 감싼 그 은은한 빛은 오히려 포근한 느낌마저 있었다.
쿡!
“읏…!!”
“헤헤, 어때요?”
뭔가 자신의 왼팔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던 넬라넬라는 고개를 돌렸고, 자신의 팔을 흔든 것이 날카로운 단검이라는 것을 깨닫자 다시 한번 놀랐다.
그 날카로운 단검을 쥐고 있었던 것은 러스테리아였고, 위험한 날붙이를 넬라넬라에게 찔러댔으면서도 일말의 걱정조차 없는 해맑은 모습이었다.
“이건…”
“디펜시브 오라(Defensive Aura)예요. 전에 헤스티니아님께서 보여 주셨었죠?”
“아…….”
태고의 숲 오두막에서 네로멜티아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몇 차례 방어 마법을 중첩했었던 헤스티니아.
디펜시브 오라는 헤스티니아가 그 순간에 선보였던 네 가지의 방어 마법 중 하나였다.
“그리 강한 마법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이 휘두르는 날붙이 정도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경보! 경보! 경비대 출동!’
‘경보! 경보! 경비대 출동!’
‘경보! 경보! 경비대 출동!’
순간 러스테리아의 품에서 러스테리아의 귀여운 음성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분명 러스테리아의 입술은 다물어져 있는데도 그녀의 음성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음성의 근원지를 자세히 보니 러스테리아의 제복 가슴 부근에 위치한 주머니에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주머니의 군청색 원단을 뚫고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러스테리아는 배시시 웃으며 자신 있게 자신의 주머니를 뒤졌다.
가슴 부분에 위치한 플레이티드 패치 포켓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뒤적거리던 러스테리아.
상당히 타이트한 상의 구조상 손가락이 진입하는 것조차 버거워, 쉽사리 내용물을 집지 못해 애를 먹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으읏! 잠… 시만요…!”
“아으으…”
주머니 내부를 휘젓는 손가락에 그녀의 큰 젖가슴이 압박을 받으며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다.
러스테리아 본인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모습은 노골적인 매혹을 흩뿌리고 있었고, 넬라넬라는 낯이 잔뜩 상기되어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마왕이시여…’
헤모니겐트의 백성들에게는 종교나 여신과 다를 바가 없었던 마왕.
넬라넬라는 자신도 모르게 마왕을 찾으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분명 자신은 러스테리아에게 연정을 품고 있지 않았고, 여성에게 성적인 욕망을 느낀 경험도 평생 전무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마음이 거세게 흔들리고 감정이 요동치고 있는데, 이유를 모르니 당혹감에 빠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기도를 올리고 있는 대상인 마왕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근심을 자애롭게 품어주는 모습보다는 흐뭇해하며 의미심장하게 웃는 모습이 연상되는 존재라 이내 기도를 접어 버렸다.
“아! 찾았어요!”
러스테리아는 비로소 자신이 의도한 물건을 꺼내는 것에 성공했고, 러스테리아의 손에 들린 것은 작은 마력석이었다.
손톱 정도의 작은 크기를 가진 그 마력석에서는 선명한 빛이 발산되고 있었고, 그 빛이 마력석의 위로 작은 지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제 헤스티니아님과 저녁 식사에서 넬라넬라님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조언을 주셨잖아요.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업무도 생각해 보라고 하셨죠? 그 말씀에서 생각한 게 이거예요!”
“혹시 범죄 방지나 사고 대처를 위한 경계 장치입니까?”
“네! 위기에 처한 분이 이 마법진을 건드리시면 디펜시브 오라가 작동해 안전을 확보하고, 근처의 경비대가 지도에 표시된 대로 출동해서 사건을 처리하면 되는 거예요!”
넬라넬라는 그저 당연한 이야기를 단순하게 이야기했을 뿐이었으나, 자신의 실마리조차 없는 이야기에서 이런 대단한 발상이 나왔다는 현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백성들을 위해서.
너무나도 당연한 대의였으나, 달리 말하자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막연한 이야기였다.
마력 열차의 실패에 주눅이 들었던 러스테리아에게 넬라넬라는 다른 것을 고민해보자며 뚜렷한 비전 없이 흘러가듯 건넨 이야기였는데, 이 사소한 대화에서 러스테리아가 떠올린 발상은 역사상 단연코 한순간도 존재하지 않았던 진보된 체계였다.
“이 지도 좀 보세요! 이 빨간 점이 마법진을 짚으신 넬라넬라님이시구, 여기 하얀 점이 근처 경비대원의 위치예요! 정 중앙에 검은 점은 주인님께서 지내실 마왕성의 내성이구요! 정사각형의 그물 형태로 지도가 뒤덮여 있는 건, 거리를 표시하는 거예요! 한 칸당 십 킬로멘톨이죠!”
“그렇군요. 이 마도구와 마법진들이 있다면 굳이 범죄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사고에 대해서도 붕괴라던가 화재라던가, 혹은 적습이라던가…….”
“역시 넬라넬라님이세요! 이 부분은 조금 생각이 미흡했네요! 마법진을 발동한 신고자가 어떤 상황인지 표시할 수 있게 한다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를 할 수 있을 거예요! 범죄는 빨간 점, 화재는 노란 점, 붕괴는 갈색 점, 적습은 점멸하는 빨간 점! 상황에 따라 다른 음성이 나와도 좋겠네요! 넬라넬라님 대단하세요! 역시 저는 아직 미흡한 것 같아요!”
“아니…”
넬라넬라의 짧은 감상에서 또다른 발상을 떠올린 러스테리아는 넬라넬라의 안목을 극찬했다.
그러나 넬라넬라는 그저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꺼냈을 뿐이고, 그 사소한 대화에서 진보된 발상을 이끌어 낸 것은 러스테리아였다.
그런데 러스테리아는 마치 넬라넬라가 의도한 상황인 것처럼 받아들여 그녀를 칭찬하고 있으니 넬라넬라로서는 현재의 분위기가 몹시 불편한 것이었다.
“이것도 보실래요? 이렇게 신고자의 근처에 도착하면 확대된 지도로 바꿀 수 있어요! 제가 이렇게 멀어지면…”
열띤 설명을 하면서 러스테리아가 뒷걸음질을 치자 마력석이 출력하던 지도에서는 하얀 점과 빨간 점이 서로 멀어지고 있었다.
넬라넬라는 이렇게 뛰어난 작품을 하루 만에 제작한 러스테리아에게 경이를 넘어 경악을 느껴 할 말을 잊어버렸다.
“이렇게 두 점도 멀어지구요. 이렇게 가까워지면…”
설명을 잇던 러스테리아는 이번엔 종종걸음으로 넬라넬라에게 바짝 다가왔다.
그러자 지도상에 표시된 하얀 점과 빨간 점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렇게 두 점도 가까워져요! 지금은 경비대라고 등록된 마력석이 하나라 하얀 점이 하나뿐이지만, 대량 생산해서 창설된 경비대의 대원들에게 모두 지급해 준다면 하얀 점들이 무척 많이 표시되겠죠!”
“으으읏…!”
설명에 열의를 다하고 온 신경을 쏟았던 러스테리아는 자신이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넬라넬라에게 안기다시피 다가왔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러스테리아의 큰 젖가슴이 넬라넬라의 복부에 문질러지고 있었고 넬라넬라의 작업복은 복부가 노출된 민소매의 상의로 구성되어 있었으니, 넬라넬라는 러스테리아의 푹신하고 부드러운 젖가슴의 감촉을 피부로 적나라하게 느끼는 중이었다.
더 나아가 러스테리아는 넬라넬라에게 마력석이 출력하는 지도를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보여 주기 위해 그녀의 눈앞에 그것을 들이밀고 있었고, 서로 상당한 신장 차이가 존재하는 넬라넬라의 눈앞에 마력석을 들이밀기 위해서 러스테리아는 깡충깡충 뛰기까지 했다.
그로 인해 러스테리아의 큰 젖가슴이 강하게 요동치며 넬라넬라의 복부에 반복적으로 문질러졌다.
“여기서 뭘 하고 계시는 겁니까?”
“아앗, 크로포드님!”
눈이 핑핑 돌 지경이었던 넬라넬라를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크로포드였다.
무척이나 난처해하는 눈빛의 크로포드는 급히 그녀들에게 다가왔다.
평소 밖으로 나설 때면 반드시 착용하는 블랙 나이트 특유의 코르니움 갑옷조차 입지 않고, 하얀 드레스 셔츠가 돋보이는 사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정무를 보다 말고 다급하게 달려온 모양이었다.
“보세요! 크로포드님! 이게 뭐냐면요!”
“러스테리아님……. 제가 누구에게서 소식을 듣고 왔는지 아십니까?”
크로포드는 한숨을 지으며 눈을 감은 채, 자신의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러스테리아는 하던 말을 멈추고 크로포드의 기색을 살폈다.
다소 긴장한 러스테리아의 눈빛에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펼쳐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거주 지역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던 블랙 나이트 단원에게서 연락을 받아 달려왔습니다.”
“에에…….”
“보고 받은 것이 있는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마법진을 새기고 계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아요…….”
러스테리아는 현재 어떤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둔감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의 밝은 분위기는 차게 식어 의기소침해졌고, 그녀의 시선 또한 점차 가라앉아 지면을 바라보게 되었다.
“러스테리아님. 현재 마왕성의 거주 지역 전체는 저희 블랙 나이트가 물 샐 틈 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러스테리아님의 행동을 제가 즉시 보고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찰대를 파견해 외성에 해당하는 경계선과 마왕성의 밖 인근 지역까지 경계하고 있습니다. 러스테리아님께서 이렇게 힘쓰지 않으셔도 마왕성의 경계에 소홀한 점은 없을 것입니다.”
“…….”
“그만 돌아가십시오. 주군께서 걱정하시겠습니다.”
러스테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넬라넬라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을 뿐이었다.
촉촉하게 젖어든 눈가가 몹시 애잔했다.
넬라넬라는 급히 러스테리아를 달래주기 위해 입을 떼려 했으나, 러스테리아는 조용히 이동 마법을 시전해 사라져 버렸다.
차갑게 얼어붙은 분위기는 러스테리아가 사라진 이후에도 풀리지 않았다.
넬라넬라는 러스테리아가 그동안 들인 노력과 정성을 알고 있었다.
사랑하는 주인에게 쓸모없는 하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노력한 러스테리아의 모습이 떠올랐다.
넬라넬라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기 힘들었다.
그토록 마음 쓰며 노력한 러스테리아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해야만 했을까.
넬라넬라의 분노는 크로포드를 향해 터져 나왔다.
“이봐, 당신.”
“윽…!!”
넬라넬라는 크로포드의 멱살을 잡았다.
헤모니겐트의 소드 마스터라 일컬어지던 크로포드였으나, 신장 이백 멘톨의 철저히 단련된 오크 군인의 힘을 풀어내는 건 그에게도 몹시 버거운 일이었다.
크로포드가 소드 마스터라면 넬라넬라 역시 오크군 최강의 검이라 불리는 군인이었고, 거기다 공병대장의 임무를 수행하며 갖은 노동으로 단련된 강대한 육체를 가지고 있었기에 결코 범상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결투다. 당장 검을 가져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