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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부활 끝에 마왕님은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78화 (78/216)

〈 78화 〉 온천에서 은밀하게

* * *

뜨거운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천장에 물방울을 가득 맺히게 하고 있었다.

천장에서 불규칙하게 떨어지던 물방울은 수면에 부딪혀 앙증맞은 소리를 내며 작은 파문을 만들고 있었다.

화산의 지하 암반층에 존재하는 지하수가 화산 활동에 달궈져 쏟아지는 온천.

뜨거운 온천수가 심신의 피로를 달래주며 머무는 이들에게 안락을 선사하는 곳.

언더 바르커스의 온천이었다.

“하으응… 여긴 언제 들러도 좋네요…….”

“하아… 베아트리스도 함께 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순수하게 아쉬운 마음으로 베아트리스를 언급했으나, 네로멜티아는 문득 조금 전 보았던 베아트리스의 살벌한 모습이 상기되어 가늘게 몸을 떨었다.

뜨거운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음에도 찾아드는 오한.

진심으로 분노해 살기마저 품은 베아트리스의 섬뜩한 모습에는 아무리 마왕이라 할지라도 몸서리를 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원초적인 공포가 감돌고 있는 것이었다.

베아트리스만큼은 화나게 하지 말자는 생각이 네로멜티아의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경험을 체험 중일 아티스에게, 그가 지은 죄의 경중을 떠나 애도의 마음을 갖는 것 역시 당연한 결과였다.

“양손에 꽃이 있었더라면 더 행복했을 텐데 말이야.”

“아이참, 주인님도…….”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옆에 자리한 러스테리아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자신의 품으로 당겨왔고, 그녀에게 애정 어린 눈빛과 은밀한 의미를 담은 미소를 보냈다.

러스테리아의 잘록하고 매끄러운 허리가 피부를 타고 매혹적인 감촉을 전달해 오는 탓에, 네로멜티아의 미소는 더욱 짙어지는 것이었다.

주인의 갑작스러운 접촉에 당황했던 러스테리아였지만, 주인의 끈적한 손길이 싫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상기된 낯을 하며 주인의 품에 머리를 기대어 안겨 왔다.

“햐읏…”

비서의 허리를 감싸 안았던 주인의 손길이 가슴으로 슬며시 옮겨갔다.

온천의 수면 위로 둥실둥실 떠올라 있었던 러스테리아의 젖가슴.

수면 위에 뜰 정도로 컸던 젖가슴의 부드러운 옆면을 손끝으로 간질 듯이 스치며 스르르 내려간 네로멜티아의 손길은 그녀의 허리에 도달했고, 군더더기 없이 잘록한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주인의 애정 어린 손길이 점차 비서의 성감을 자극해 가고 있었고, 그에 따라 흥분하기 시작한 여체는 허벅지를 배배 꼬며 주인의 품속으로 더욱 깊게 안겨 들어갔다.

“흐으으응…!!”

슬슬 쓸어대듯 부드럽게 허리를 어루만지던 주인의 손길은 비서의 둔부를 향해 나아갔다.

작은 붓으로 캔버스에 선을 그리듯, 손끝을 세워 은밀하게 피부를 스치는 그 감각이 몸서리를 치게 할 정도로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원하던 위치에 도달한 주인의 손은 비서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감싸기 시작했다.

손을 넓게 펼쳐 탄력이 넘치는 비서의 엉덩이를 감싸고, 두툼한 엉덩이 살의 매혹적인 둥근 곡선을 따라 슬슬 쓰다듬었다.

러스테리아의 입술을 비집고 뜨겁게 달궈진 신음이 터져 나온 것은 이 순간부터였다.

차라리 전희(??)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성감의 자극을 위해 행해지는 노골적인 손길.

차라리 교성(??)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쾌락의 황홀감이 뒤섞인 음란한 신음.

집요하리만치 엉덩이를 쓰다듬는 네로멜티아의 손길은 한참이나 지속되었다.

스치듯이 슬슬 쓸어대는가 하면 펼쳐진 손으로 포근하게 덮어 문질러왔다.

간혹 살짝 꼬집어 자극을 주기도 했으며, 엉덩이의 살을 움켜쥐어 은근하게 주무르기도 했다.

엉덩이의 은밀한 틈 사이는 타인의 자극에 익숙하지 않은 민감한 장소였기에 주인이 은근하게 손가락을 밀어 넣어 문질러 올 때면, 그저 틈의 바깥 부분만을 자극하고 있음에도 무엇보다 짜릿한 쾌감을 느껴 번번이 몸을 떨어야만 했다.

“하윽… 흐윽…! 응큭…! 하으으…!!”

다양하게 지속되었던 성감의 자극에 잔뜩 달아오른 여체가 가쁘게 토해내는 호흡마저 뜨거운 교성으로 변모할 때 즈음.

네로멜티아는 성적인 쾌감에 도취되어 눈빛마저 몽롱해진 러스테리아의 귓가에 슬며시 속삭여 왔다.

“참지 못하면 다 들릴 텐데.”

러스테리아는 촉촉해진 눈망울을 보이며 다급히 후방을 살폈다.

현재 자신과 주인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애(??)를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은밀하게 고개를 돌려 살피는 모습이었으나, 흥분감에 벅차오른 호흡까지 감출 정신은 없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주인의 작은 속삭임이 귓가를 자극해 쾌감을 불러일으켜 가녀린 신체를 작게 떨어대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었으니, 누구라도 눈여겨본다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눈치챌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쏴아아아!

러스테리아가 다급히 시선을 돌려 확인한 이는 온천에 함께 들어온 넬라넬라였다.

그녀는 목재로 제작된 목욕용 통을 들고서 자신의 신체에 온천수를 연달아 끼얹고 있었다.

온천에 들어서기 전, 정리할 소지품이 많았던 넬라넬라는 앞선 두 사람보다 비교적 늦게 온천으로 들어왔기에 아직까지 입욕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신체를 깨끗이 씻은 뒤, 몸을 담그는 건 너무나 기본적인 예의였다.

“햐읏…!”

“으응? 들켜도 상관없는 걸까? 러스는 음란한 아이네.”

“응그으으으…”

입을 꾹 다물고 어떻게든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짓궂은 주인은 인내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자신의 귓가를 짜릿하게 자극하는 주인의 속삭임.

자신의 엉덩이를 슬슬 쓰다듬는 주인의 손길.

맞닿은 피부에서 느껴지는 주인의 보드라운 감촉.

따뜻하고 푹신한 주인의 품에서 밀려오는 매혹적인 여체의 향기.

그 모든 것들이 러스테리아의 인내를 산산이 부수려 드는 것이었다.

“우리 러스. 기분이 많이 많이 좋았어요?”

“… 주인니이임……. … 흐그으으으…….”

마치 작은 강아지나 아기를 예뻐하는 듯 이야기하는 주인의 말투에 러스테리아는 강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귀여워서 죽겠다는 듯 애정이 가득한 미소를 짓던 네로멜티아는 어느새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러스테리아는 주인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녀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살폈고, 주인의 시선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꽂혀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꼿꼿하게 발기한 러스테리아의 젖꼭지.

커다란 크기를 가진 탓에 온천의 수면 위로 둥실둥실 떠다니던 그녀의 젖가슴 끝에서 성감의 자극에 부풀어 오른 유두가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더욱 부끄러움을 느꼈던 러스테리아가 당황하던 사이,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젖꼭지를 살짝 건드렸다.

“히끅…!!!”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러스테리아의 신체는 한 차례 강하게 떨려왔다.

자신이 터뜨린 신음에 스스로가 놀란 러스테리아는 밀려 나오는 신음을 최대한 막아보고자 자신의 두 손을 모아 꼬옥 쥐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갑작스러운 신음의 원인이 되었던 민감하게 달아오른 자신의 젖가슴은 전혀 감추려 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의 주인 앞으로 은근하게 내밀어오기까지 했다.

타인에게 성적인 행위를 들키는 일에 대한 부끄러움.

러스테리아는 그런 두려움을 딛고서 주인에게 젖가슴을 내밀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주인님이 만지고 싶으시다면 만지시는 게 당연하다.

러스테리아의 마음은 네로멜티아의 마음과 맞닿은 듯, 선명하게 전해졌다.

마왕의 비서는 몹시 귀여웠고 사랑스러웠다.

네로멜티아의 손가락 하나가 러스테리아의 유두를 중심으로 그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유륜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결코 그 중심인 유두에는 닿지 않았고, 유륜의 끝 선을 타고 약 올리듯이 맴돌 뿐이었다.

아직 성감의 중심에는 닿지도 않았는데, 러스테리아는 그 중심의 감도가 더욱 민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자극을 받지 못해 애가 타던 유두가 게걸스럽게 쾌락을 탐하며 감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었다.

“……!!!”

네로멜티아는 귀여운 비서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살짝 집었다.

주변만을 스치며 애달프게 만들던 주인의 손길이 비로소 중심에 다다르자, 격렬한 기쁨의 탄성이 러스테리아의 가슴 깊은 곳에서 거세게 밀려 나왔다.

본격적인 성교가 시작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성애(??)가 끓어올라 두툼하게 발기한 비서의 유두는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주인의 손가락으로부터 전해지는 자극적인 성감을 탐욕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젖꼭지의 첨단을 살짝 두드리다가 스치듯 문질러 왔다.

두 손가락으로 살짝 집은 뒤 살살 비벼대다가 멈춰서 은근한 압력을 주기도 했다.

유두에 가하는 압박에 강약을 바꿔가며 달아오르는 성감에 완급을 주었다.

단지 젖꼭지를 어루만질 뿐인데, 러스테리아는 당장에라도 절정에 이를 듯 성감이 차올라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필사적으로 다문 입술을 비집고 격렬한 교성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 순간 네로멜티아의 입술이 러스테리아의 입술에 슬며시 포개어졌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교성을 내지를것만 같았던 순간, 네로멜티아의 입맞춤이 러스테리아의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 나오던 그것을 막아냈다.

서로의 혀가 맞닿고 끈적하게 타액을 교환하는 농염한 키스.

그 사이에서 오가는 감정은 농밀한 맛이 있었고, 애정의 향기가 짙게 감도는 것이었다.

서로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가는 키스의 달콤함을 느끼면서, 러스테리아는 시선을 돌려 넬라넬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언더 바르커스의 비누가 퍽 마음에 들었는지, 향기까지 맡아가며 즐겁게 목욕을 즐기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들키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러스테리아는 눈을 질끈 감고 키스의 감미를 향해 다시금 흠뻑 빠져들었다.

느껴지는 거친 호흡을 통해 서로의 뜨거운 열기가 전해지고, 러스테리아는 자신의 기쁜 감상들이 하나둘 뇌리를 스쳐 떠오름을 느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죄다 나열해 보아도 이 순간보다 달콤한 것은 없을것이라 생각했다.

일주일 만에 빠져든 단잠도 이 순간보다 안락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현재 즐기고 있는 언더 바르커스의 온천도 이 순간보다 따뜻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러스테리아 자신의 묘사가 몹시 어설프고 표현이 빈약했으며 기준이 유치하다는 건 그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더 있을 수 없는 극찬이나 다름이 없었다.

두 사람의 입술이 서로에게서 떨어졌을 때, 작별이 아쉽다는 듯 타액으로 이루어진 끈적한 실이 서로에게 이어진 채로 늘어져 있었다.

촤아아악!!

순간 정적을 깨는 소음에 두 사람은 황급히 떨어져야만 했다.

넬라넬라가 자신의 전신에 덮인 비누 거품을 씻어내고자 물을 끼얹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세신의 끝을 알리는 신호였고, 입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넬라넬라는 자신의 신체를 흰색의 긴 천으로 둘둘 감싼 모습을 하고서 온천에 몸을 담갔다.

“폐하께서 왜 온천을 추천하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모든 피로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온천욕은 처음인데, 마음 같아서는 앞으로 매일 찾고 싶을 정도입니다.”

“넬라가 좋아해주니 나도 기분이 좋은걸?”

평소의 여유로운 모습을 하고서 넬라넬라를 대하는 네로멜티아.

러스테리아와의 은밀한 시간을 끊자마자, 즉시 평소의 모습을 되찾는 네로멜티아의 모습에 러스테리아는 마음 깊이 감탄을 하고 있었다.

자신은 아직도 여유가 없어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달아오른 욕정을 가라앉히느라 정신이 없는데 자신의 주인은 일말의 흐트러짐 없이 넬라넬라를 대하고 있으니 더더욱 존경을 품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네로멜티아가 수면 위에 떠 있던 자신의 젖가슴을 은근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넬라넬라에게서 감추고 있다는 사실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네로멜티아가 자신의 젖가슴을 감춘 이유는 그녀 역시 욕정이 잔뜩 끓어오른 상태였고, 그 증거가 젖가슴의 중심에 꼿꼿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 목욕을 마치면… 자러… 가나요…?”

러스테리아는 간신히 입을 열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은근히 제시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주인님과 달콤한 밤을 보내고 싶어 달아오른 서큐버스.

그녀는 자신의 꼬리를 자신의 허벅지에 휘감은 채, 배배 꼬고 있었다.

“여기는 씻을 겸, 기분 전환도 할 겸. 겸사겸사 방문한 거고, 내일 날이 밝기 전까지 아티스의 그림을 모두 회수해야 해. 조금 더 있으면 베리베리에게서 유토피아의 전원을 사로잡았다는 연락이 올 거고, 그럼 그들의 거주지를 돌며 그들이 숨겨둔 그림들을 수색해 모조리 압수해야지.”

“그렇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그… 그림의 회수를 맡긴다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할 겁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아티스의 그림을 언급하는 순간, 그 음탕한 그림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 모양인지 넬라넬라는 잠시 머뭇거리며 말을 흐렸다.

네로멜티아가 언급한 그림의 회수는 몹시 중요한 일이었다.

자신들의 음란한 모습이 담긴 그림을 다른 이들에게 회수하라고 지시한다면 그들 역시 그 과정에서 그림을 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림이 수색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일은 막아야 했기에, 되도록 당사자들이 직접 해야 할 일이었던 것이다.

넬라넬라는 네로멜티아의 계획에 고개를 끄덕이며, 온천수에 더욱 깊이 몸을 담갔다.

자신의 오빠에게서 연락이 올 때까지는 이 여유를 즐겨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 것이었다.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은 넬라넬라가 온천이 선사하는 안락감에 깊이 빠져 들었을 때, 네로멜티아는 러스테리아의 귓가에 은밀히 속삭였다.

“미안해, 러스. 다음에 계속하자?”

러스테리아는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해,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그러나 이내 배시시 웃으며 네로멜티아의 눈을 마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러스테리아가 네로멜티아의 귓가에 속삭였다.

“사랑해요, 주인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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