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차원의 틈, 공허의 세계. (2)
* * *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으로 베아트리스에게 다가가는 네로멜티아.
아름다우면서도 애틋한 그녀의 미소는 씁쓸한 감정이 내재되어 있었다.
위태롭게 몸을 떨며 자신에 대한 죄책감에 마음마저 흔들리고 있었던 가련한 메이드에게 다가간 주인은, 그녀의 뺨을 살포시 어루만졌다.
더없이 보드라운 그녀의 뺨은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고, 그녀 본인의 외형대로 에고 돌이 아니라 휴미안이었다면 얼마나 그 낯이 상기되어 있을지 선명하게 떠오를 지경이었다.
뺨을 조금 어루만져졌을 뿐임에도 베아트리스는 본인의 신체를 강하게 떨며 견디기 힘든 자극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네로멜티아는 손길을 조금 내려 그녀의 칼라 가운데에 자리한 리본에 손을 대었다.
타원형의 에메랄드가 인상적인 브로치를 제거하고, 칼라를 감싸고 있던 가늘고 얇은 리본을 풀었다.
이어서 베아트리스를 끌어안은 자세로 등 뒤에 자리한 리본을 풀어 앞치마를 제거했고, 그 과정에서 베아트리스와 밀착할 수밖에 없었던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가슴을 스치는 베아트리스의 뜨거운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블라우스의 첫 번째 단추부터 차근차근 풀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그녀의 매력적인 가슴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톡 톡 톡 톡
블라우스의 모든 단추를 풀고 양측으로 펼치자 드러난 베아트리스의 상반신.
조금은 부끄러운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약간 돌린 베아트리스.
그러나 그 수줍은 행동과는 상반되게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은근히 내밀어 주인이 자신의 가슴을 감상하기 편하게 하고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순백색 브래지어를 위로 밀어 올려, 그녀의 젖가슴을 노출시켰다.
“햐읏…!!”
가슴을 압박하고 있던 브래지어가 밀려 올라가며 부드러운 젖가슴을 스치자 달뜬 신음이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터져 나왔다.
노출된 젖가슴의 위로 애처롭게 발기한 젖꼭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밤, 길고 강렬했던 성감에 시달린 러스테리아가 보여주었던 젖꼭지보다 더 심한 모습이었다.
발기하다 못해 퉁퉁 부어올랐다는 표현이 더 명확해 보일 정도로 부풀어 오른 젖꼭지는 표면의 피부가 팽팽할 지경이었다.
혈액이 존재하는 신체가 아님에도 젖꼭지가 부풀어 오른 원인은 그녀의 인공세포가 성감에 노출되면 이런 변화를 겪도록 창조자가 안배했기 때문이었다.
네로멜티아는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심장의 고동이 머리를 울릴 정도로 흥분하고 있음을 자각했다.
마도 공학자 로널드가 성능만을 중시하던 자신의 고집을 모두 꺾고 아름다움을 집약하여 제작한 것이 베아트리스였고, 네로멜티아는 이럴 때가 아니라며 속으로 연신 고개를 저었으나 로널드의 경악스러운 섬세함에 어쩔 수 없이 감탄하는 중이었다.
스르륵
베아트리스의 블라우스를 벗겨낸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하반신으로 시선을 옮겨 스커트를 벗기기 시작했다.
전면의 중앙이 갈라져 극장 무대의 장막을 연상케 하는 그녀의 검은색 랩어라운드 스커트.
그것을 벗겨내자 애처로울 정도로 젖은 순백색의 속옷이 드러났다.
고급스러운 자수 레이스를 가진 순백색의 팬티.
고상한 기품이 넘쳤던 그녀의 속옷은 음부에서부터 흘러나온 애액으로 흠뻑 젖어 음란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편하게 해줄게.”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하복부에 손을 짚었다.
그에 따라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하복부의 내부에 존재하는 마력 회로를 느낄 수 있었다.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수많은 마력 회로.
그중에서 익숙한 마력이 머무르고 있는 회로의 다발을 찾아내었다.
전날 밤부터 지금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베아트리스를 괴롭게 했던 원인.
그것은 네로멜티아가 심어둔 자신의 마력이었다.
베아트리스의 인공세포에 새겨진 신경과 감각을 담당하는 마력 회로 중에서도 성감과 쾌락을 담당하던 회로.
네로멜티아는 그것에 자신의 마력을 심었고, 베아트리스의 신체가 끝없이 성감을 느끼도록 강제로 조정해 두었다.
네로멜티아가 부여한 마력의 효과는 그것에 끝나지 않았고, 그녀의 신체가 절정에 이를 수 없도록 제한을 걸어두기까지 했다.
베아트리스는 주인이 내린 벌을 감히 스스로 풀어낸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지만, 만일 그녀가 주인이 부여한 마력을 스스로 풀어낼 시도를 할지라도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주인이 부여한 마력보다 더 큰 마력을 사용해야만 제거가 가능한데, 루이나의 여신이라 불리는 전능한 마왕보다 더 큰 마력을 낼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그녀가 사용하는 마력의 근원인 마력석은 주인이 자신의 마력을 나누어 주었기에 작동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네로멜티아의 예상대로 그녀 자신이 베아트리스에게 부여한 마력은 한 치의 훼손 없이 건재했고, 네로멜티아는 시급히 그 마력을 회수하려고 했다.
남겨둔 마력을 회수하기 위해 베아트리스의 신체로 침투해 나아가는 네로멜티아의 마력.
우선 성감을 담당하는 회로부터 접촉을 시도하고 있었다.
“흐읏…!!”
순간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마력 회로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자신의 하복부를 짚고 있던 네로멜티아의 손을 붙잡았다.
베아트리스의 돌발적인 행동에 네로멜티아는 마력의 운용을 정지한 뒤 그녀를 바라보았다.
햇볕이 부서지는 푸른 바다와 같이 빛나던 그녀의 눈은 강한 열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 가게… 해주세요…….”
간신히 자신의 소망을 주인에게 전한 베아트리스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가고 있었다.
해소되지 않는 욕망에 대한 애달픔이었을까.
자신의 입으로 쾌락을 애원하는 수치심이었을까.
날뛰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격정이었을까.
그녀의 눈은 눈물이 가득 차올라 아른거렸고,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괜찮겠어? 너무 오래 느껴서 그동안 쌓인 성감만큼 오르가슴이 클 거야.”
“… 괜… 찮아요……. 주인님께서… 주신… 소중한 감각… 모두 느끼고 싶어요…….”
성감에 시달린 시간에 비례하게 절정의 충격이 상승한다는 법은 없었다.
그러나 성감이 쌓인 만큼 밀려드는 쾌락은 분명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강렬할 것이 틀림없었다.
베아트리스 또한 이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인의 걱정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성의 감각을 흩어버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 마력 회로를 장악한… 주인님의 마력에서… 따스함을 느꼈어요……. 내리는 벌조차… 따뜻하신 분……. 이걸 의미 없이… 흩어버리고 싶지 않아요……. … 주인님의 모든 걸… 사랑해요…….”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면서도 그녀는 미소 지었다.
마지막 힘을 다해 이야기하는 듯 그녀의 음성은 힘없이 떨려오고 있었으나, 그 안에 담긴 진심만큼은 어떤 것보다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절정… 하게… 해주세… 요…….”
쾌락을 간청하는 이 음탕한 말 한마디가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졌다.
베아트리스가 가진 사랑에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었다.
네로멜티아는 절정에 대한 제한을 풀었다.
베아트리스는 볼품없는 모습으로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촤아아아악!!
“응크읏…!!! 흐햐아아아아아아…!!!!!”
음부를 압박하고 있던 속옷 너머로 애액이 비산할 정도로 맹렬하게 뿜어져 나왔다.
베아트리스의 허리가 반대로 크게 휘었고, 그녀가 내지르는 교성은 비명이나 다름없었으며 마치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이 저속했다.
입 밖으로 형편없이 내밀어진 혀와 힘껏 구부러진 발가락은 그녀를 덮친 쾌락이 얼마나 강렬한지 보여주는 증거였다.
아름답게 빛나던 푸른 눈동자가 뒤로 넘어가 거의 흰자위밖에 보이지 않았으며, 눈물이 흘러넘쳐 안면을 처참하게 적시고 있었다.
“응컥…!!! 흐옥…!!! 응끄호오오오오…!!!!!”
처참하게 망가져 가는 베아트리스.
평소의 단아한 기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쾌락의 노예가 되어 몸부림치는 음탕한 여체만이 남아있었다.
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성감을 견디지 못한 신체가 부들부들 떨리며 경련을 반복했고, 성대가 찢어질 듯 거친 교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젖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햐으우우우우우…!!!!!”
피부를 조금만 스쳐도 눈에 보일 만큼 떨어대던 베아트리스의 달아오른 신체는 밀가루 반죽을 주무르듯 자신의 젖가슴을 억세게 주무르는 그 손길에 미칠듯한 쾌락을 느끼고 있었다.
베아트리스의 젖가슴을 거칠게 주무르던 네로멜티아는 그녀의 터질 듯 부풀어 오른 두 젖꼭지를 잡고 힘껏 비틀었다.
“응꺄아아아아…!!! 하윽…!!! 하윽…!!! 흐아아아아아…!!!!!”
젖가슴이 길게 늘어날 정도로 두 젖꼭지를 강하게 잡아당겼다.
부어오를 정도로 발기한 젖꼭지를 힘껏 비벼대며 자극했다.
절정에 대한 제한을 풀어버린 것만으로도 모든 이성을 잃고 쾌락에 몸부림치는 순간에서 성감대에 가해지는 강렬한 자극은 그녀를 더 큰 절정으로 이끌고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팬티 안으로 자신의 손을 넣었다.
흠뻑 젖어 질척해진 팬티 안으로 손을 비집어 넣자, 음부로부터 힘차게 뿜어지고 있는 애액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네로멜티아는 사정을 봐주지 않았고, 그녀의 질 내에 자신의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쯀걱!! 쯀꺽!! 찔꺽!!! 쯀꺽!!!
“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이미 애액으로 가득 차 질척거렸던 베아트리스의 질은 전희 따위는 필요 없었기에, 네로멜티아는 손가락을 세 개나 삽입해가며 사정없이 쑤셔댔다.
그에 따라 절정의 교성이 연속적으로 터져 나왔고, 그녀의 신체가 보이는 몸부림은 경련을 넘어 발작에 가까워졌다.
베아트리스의 두 눈에는 위험을 뜻하는 붉은색 마도 문자가 끊임없이 점멸하고 있었다.
이 이상 절정을 거듭하면 위험하다는 경고 문구가 시야를 가릴 듯 두 눈을 뒤덮고 있었으나, 베아트리스는 결코 그 경고에 따르지 않았다.
성감에 대한 제한이 해제되었으니, 성감 신경을 차단하면 언제든지 평온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베아트리스는 대부분의 이성이 날아가 정신이 희미한 가운데에서도 결코 성감 신경을 차단하지 않았다.
주인이 내어준 열락의 기쁨을 조금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열망이었다.
그 열락이 마력 회로를 모조리 태우거나 인공 인격의 손상을 초래하더라도 그것은 오롯이 그녀만을 위해 허락된 쾌락이었다.
그녀는 이 모든 환희를 끝까지 누리고 싶었다.
찔꺽!!! 찌걱!!! 쯀꺽!!!
네로멜티아 역시 탐스럽고 아름다운 여체를 만끽하며 황홀감을 느끼고 있었다.
차가 끓고 있는 티포트처럼 달궈진 베아트리스의 뜨거운 질은 연속된 절정으로 강하게 조여오고 있었으나, 다량의 애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기에 삽입된 손가락은 기분 좋게 미끌거렸고 질 내의 점막은 촉촉하고 부드러웠기에 감촉이 황홀할 지경이었다.
성의 노예가 되어 쾌락에 절여진 베아트리스의 저속한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탐스러운 여체를 마음껏 희롱할 수 있는 건 무엇보다 큰 기쁨이었다.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심장이 터질 듯 고동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끝이 찾아온다.
끊이지 않는 절정의 연속.
오르가슴의 격류에 휘말린 여체는 볼품없이 흐트러져 한계를 맞이하고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안전을 위해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질을 쑤시는 손가락의 속도를 사정없이 높여가던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의 하복부에 다른 손을 짚은 뒤, 마력을 불어넣어 자신의 남은 마력을 회수했다.
베아트리스의 마력 회로에 부여되어 끊임없이 성감을 높이는 역할을 하던 마력은 전부 제거되었다.
그리고 질 내를 쑤시던 네로멜티아의 손가락 역시 끝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지금껏 보인 움직임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며, 질 내에 깊숙이 삽입된 손가락.
네로멜티아는 베아트리스가 쾌락을 가장 많이 느끼던 위치의 질벽을 강하게 압박하며 문지르기 시작했다.
삽입된 세 개의 손가락을 양측으로 나누어 질벽의 양 측면을 강하게 문지르기 시작한 네로멜티아.
손가락의 모양과 동작은 질을 힘껏 벌리는 모습이 되어버렸고, 그에 따라 생긴 중심의 빈 공간에서 잔뜩 고인 애액이 휘저어지며 음탕한 물소리를 사정없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절정의 끝이 다가왔다.
찔꺽찔꺽쯀꺽쭐꺽찔꺽찔꺽!!!
“흐꺄아아아아아아아!!!!!”
촤아아악!! 촤아악!!
거세게 밀어닥친 오르가슴의 격류.
마치 강물을 가둔 보에 구멍이 나서 거세게 물이 뿜어지는 듯, 절정의 끝을 맞이한 베아트리스의 음부에서 애액이 몇 차례나 세차게 뿜어져 나왔다.
베아트리스의 허리가 수차례 끊임없이 뒤로 휘었다가 앞으로 휘어지기를 반복했고, 혀가 뻣뻣하게 뻗어진 입에서는 끈적한 타액이 질척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으고고고고…!! 오흐으으오오오오…!!! 오오오오오오…!!!”
빠르게 질 내를 휘저으며 쑤셔대던 네로멜티아의 손가락은 서서히 속도를 늦췄고, 머지않아 기분 좋게 마사지를 하는 모습으로 천천히 질 내를 어루만지다 음부에서 빠져나갔다.
모든 성적인 자극이 잦아들며 격렬한 교성이 조금씩 기세가 누그러지는 동안에도 수십 번의 간헐적인 경련을 이루었던 여체.
그녀의 모든 절정이 잦아들기까지는 티타임을 한 차례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긴 시간이 요구되었다.
전신이 온갖 체액에 범벅이 되어 젖어버린 베아트리스의 모습은 그야말로 엉망이었고, 끊임없이 몰아쳤던 절정의 여파로 위태롭게 떨려오는 여체 또한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이후 약간의 시간이 더 흐른 뒤 서서히 신체에 안정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베아트리스의 안색은 점차 편안한 기색을 되찾았다.
그에 따라 곧바로 찾아든 탈력감에 의해 신체의 기력을 모두 잃은 베아트리스는 잠시 뒤, 스르르 눈을 감은 채 수면 모드에 들어갔다.
에고 돌로서 금속으로 제작된 부분은 피로를 모르겠지만, 인공세포로 이루어진 부분이나 그녀의 인공 인격, 그리고 마력 회로는 회복의 시간이 필요했기에 강제로 수면에 빠진 것이었다.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흠뻑 젖은 손에 흥건한 애액을 입에 가져가 맛보았다.
소중한 여성과 나눈 사랑의 결과였기에 묘하게 설레는 맛이었다.
새근새근 잠이 든 베아트리스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던 것인지.
비로소 모든 것을 해방했기에 편해진 것인지.
무척이나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은 채, 안락한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네로멜티아는 그녀가 깨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그녀의 체온과 동일한 온도의 물을 마법으로 생성하였고, 그녀의 신체와 의복을 모두 깨끗하게 씻어주었다.
그녀의 신체와 의복은 갓 목욕과 세탁을 마친 것처럼 깨끗해졌고, 보송보송한 느낌마저 들게 되었다.
그리고 편안한 기색으로 잠이 든 베아트리스를 포근하게 안아준 채, 체온을 나누어 주며 더욱 안락한 잠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베아트리스는 네로멜티아의 젖가슴이 폭신한 베개라고 생각하는 듯 기분 좋게 고개를 파묻었고, 네로멜티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자신의 품에 더욱 깊숙이 안았다.
그러다 문득 네로멜티아는 후방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그 허공을 향해 나직이 이야기했다.
“조금 있다가 알아서 나갈 테니까 귀찮게 하지 마.”
명백한 경고를 허공에 날린 네로멜티아는 이전의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서 베아트리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충분히 잠을 청한 뒤, 깨어날 때까지 그녀를 따스하게 쓰다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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