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4화 〉 앙코르 : 나와 선생님의 신혼여행(3)
* * *
난 선생님을 먼저 내보내 내 핸드백을 들고 오게 했다.
똑똑.
ㅡ 여깄어.
선생님은 아주 조용히 중얼거리며 내게 핸드백을 내밀었다.
“가서 조용히 앉아있어요.”
“어….”
선생님도 셔츠와 바지가 땀으로 엉망이겠지만 그건 마르면 어떻게든 되는 문제다.
나는 아예 팬티가 정액에 절어버려 그거론 힘든 상태고.
선생님의 정액에 절어진 팬티에 비누칠하고 씻는다.
그리고 물을 쥐어짜내고 가방에 있던 손수건으로 물기를 최대한 빨아들였다.
그래도 역시 한계가 있었다.
“후우.”
너무 무리했다.
오랜만에 주도권을 잡았다는 생각에 너무 흥분했어.
지금은 오전 4시다.
이 정도면 일어난 사람도 없고 설령 일어난다고 해도 화장실에 찾아오진 않겠지.
이쪽에선 그런 생리현상을 겪지 않으니까.
팬티가 마를 때까지 몸단장을 하면서 기다려야겠어.
난 땀으로 젖은 얼굴과 머리를 물티슈나 다른 손수건으로 정돈하며 팬티가 어느 정도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
선생님한텐 물티슈를 하나 건네줬는데 뒷정리나 몸단장은 끝냈으려나?
대충 화장실에서 30분 정도의 시간이 흘러 아직은 좀 축축한 팬티를 다시 입고 선생님한테 돌아갔다.
선생님은 뒷정리를 끝내고 좀 피곤해 보이는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있었다.
하긴 4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7번이나 사정했으니 정력 마왕인 선생님도 피곤하긴 하겠지.
“괜찮아?”
선생님은 엔진음에 묻혀 거의 들릴락 말락한 소리로 물어왔다.
괜찮을 리가 없잖아요.
하여튼 흥분하면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된다니까….
“괜찮아요.”
내게 그만큼 열중해준다는 게 좀 기쁘기도 하니 넘어가 줘야지.
선생님은 어딘가 좀 엉거주춤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있었다.
뭐지? 아, 그렇구나.
바지를 입은 채로 했으니까 엉덩이가 다 젖어서 앉기 불편하구나.
“선생님도 화장실 가서 마를 때까지 좀 서 있다가 와요.”
“그래야겠다.”
선생님이 화장실로 떠나고 난 핸드백에서 물티슈를 꺼내 선생님이 앉아있던 의자를 좀 닦아주었다.
의자를 닦으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딱히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나와 선생님이 저지른 정사의 흔적을 비닐봉지에 담았다.
후우.
저질러버렸다.
설마 다른 사람들이 있는 기내에서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
이 정도면 선생님이 야외에서 즐기는 건 남자의 로망이니 어쩌니 했던 것보다 더 과감한 짓을 한 게 아닌가.
내가 미쳤지….
달아올랐던 몸이 식어갈수록 점점 이성이 돌아왔다.
이 기내에 타고 있는 사람은 우리를 포함해서 대략 10명 정도밖에 없다.
그마저도 서로에게 최대한 불편을 주지 않도록 멀찍이 떨어진 공간에 앉아있다.
그렇기에 저지른 일이긴 한데… 너무 과했다.
이 정도면 이제 선생님을 변태라고 부르는 건 좀 양심에 찔리기도 하고….
모르겠다.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로 해야겠어.
그리 생각하며 의자에 앉으니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조금 이른 시간이니까 더 자도 되겠지….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이제 곧 아침이 찾아오고… 머지않아 이탈리아에 도착하겠지.
선생님과 보내는 두 번째 신혼여행….
기대… 된다….
***
내 어깨를 부드럽게 흔드는 감각에 눈을 뜨니 선생님이 날 바라보고 있었다.
“잘 잤어?”
“네, 잘 잤어요.”
선생님이 너무 힘써서 피곤해졌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담아 선생님을 슬쩍 쳐다보니 선생님도 내 시선의 의미를 읽었는지 볼을 긁적이며 헛기침을 했다.
“이제 곧 도착인 거 같아.”
“그래요?”
“어.”
대략 12시간 정도 만에 도착하는구나.
제법 빠른 거 같기도 하고 느린 것 같기도 하고….
우린 짐을 정리하고 내릴 준비를 했다.
“응?”
“왜?”
선생님은 목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내 핸드백에 들어있던 일회용 반창고를 사용한 것 같다.
“부끄러워요?”
“…그럼 괜찮겠냐?”
선생님은 밤새 내가 표시한 키스 마크가 부끄러웠는지 내가 자는 사이에 반창고로 흔적을 가렸다.
아쉽다.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런 거였는데….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고 다른 승객이 다 내리고 나서야 선생님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쫄보라니까?
선생님과 손을 잡고 나가 캐리어를 회수하고 공항을 나섰다.
우린 택시를 타고 우리가 예약한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외국인으로 보이는 AI가 서 있었지만 유창한 한국어를 사용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우린 이 묘한 상황을 보며 작게 웃었다.
AI에게 방으로 안내받은 후 우린 곧장 샤워실로 향했다.
기내에서 대충 닦아내긴 했지만 역시 좀 불쾌했으니까.
먼저 샤워를 하겠다고 안으로 들어가니 선생님이 그새를 못 참고 안으로 쑥 들어왔다.
“아, 진짜~”
선생님은 이것도 신혼의 묘미라고 말하며 능글맞게 웃었다.
물론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선생님은 오랜만에 머리를 감겨주겠다며 자리에 앉아보라고 했다.
“여기서 막 끼우고 그러는 건 아니죠?”
“젖지도 않았는데 끼우진 않아.”
젖었으면 끼울 생각인 걸까?
정말 한결같은 사람이야.
선생님은 내 머리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물 온도는 괜찮으십니까, 부인?”
“네, 좋네요~”
선생님은 정중하게 내 머리를 마사지하며 물을 뿌려준 다음 샴푸를 발라주기 시작했다.
왠지 이러고 있으니 진수랑 희진이를 임신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이렇게 내 머리를 감겨줬었는데.
임신을 하고 몸이 무거워지면 정말 힘들어진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손으로 짚고 일어나는 것도 조심해서 해야 한다.
그 정도로 손목의 인대가 쉽게 다치고 늘어난다.
의자에 앉는 것도 불편해져서 화장실을 쓰는 것도 괴롭다.
그러니 머리를 감는 것도 너무 귀찮고 힘들어져서 말은 하지 않았어도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내가 말로 하지 않았는데도 내 머리를 직접 감겨줬다.
그게 진짜… 정말 고맙고 또 고마워서 이 사람과 결혼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 행복감이 떠올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가끔 그런 이야기 있잖아요.”
“뭐가?”
선생님은 내 두피를 마사지해준 다음 머리의 끝까지 샴푸 칠을 해주며 이야기를 받았다.
“여자는 나쁜 남자한테 끌린다는 이야기요.”
“나도 나쁜 남자였잖아? 유부남이었으니까.”
그게 그렇게 되나?
“아니, 그거 말고요….”
“하하, 그래그래.”
선생님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는 듯이 콧노래를 부르며 내 머리를 헹궈주기 시작했다.
뭔가 여기서 입을 여는 건 지는 느낌이라 그냥 입을 다물었다.
“말을 시작했으면 끝까지 해야지.”
“됐거든요?”
“아쉽네.”
선생님은 내 머리에 묻은 샴푸를 전부 씻어내곤 린스를 천천히 펴 발라 주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린스를 다 바르고 1분 정도가 흐른 다음 내 머리에 묻은 린스를 씻어내 줬다.
“고마워요.”
“그래그래.”
난 선생님에게 뒤로 돌라고 한 다음 선생님의 머리에 물을 뿌렸다.
그리곤 선생님의 머리에 샴푸를 짜서 머리를 감겨주기 시작했다.
“오, 좋네~”
선생님은 뭔가 영감 같은 소리를 내면서 기분이 좋다고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걸까?
선생님이 좋아하니까 나도 좀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더 열심히 머리를 감겨주고 있으려니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다.
선생님의 물건이… 빳빳하게 서 있었다.
“…선생님?”
“와이프가 벗고 있는데, 이게 정상이지.”
선생님은 아무래도 내가 머리를 감겨주며 가슴으로 등을 압박하는 그 감각이 좋았던 것 같다.
이 사람은 진짜….
난 선생님의 머리의 샴푸를 씻어냈다.
“린스는 필요 없어.”
“네네.”
“이제 바디워시를 발라야지.”
선생님은 그리 말하며 빨리해달라며 보채왔다.
하여간 진짜….
난 바디워시를 선생님의 등에 잔뜩 짜낸 다음 선생님의 몸을 살짝 껴안았다.
“오우.”
선생님은 내 가슴의 감촉이 좋은지 영감 같은 소리를 냈다.
물건도 아까보다 더 빳빳하게 선 느낌이었다.
난 선생님의 등을 끌어안은 채 선생님의 물건을 잡았다.
“윽, 흐어….”
선생님은 여기서 내가 물건을 잡아 올 줄 몰랐는지 짧은 신음을 흘렸다.
“그렇게 좋아요? 이 변태야.”
손에 묻은 바디워시 때문인지 선생님은 제법 좋은 반응을 보였다.
“싸고 싶으면 얼마든지 싸요. 여긴 괜찮은 곳이니까.”
난 그리 말하며 선생님의 귀를 괴롭혔다.
평소엔 이렇게 귀를 괴롭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인다.
혹시 기내에서 내가 괴롭혔던 그걸 떠올리면서 더 흥분하고 있는 걸까?
탁 탁 탁 탁 탁.
선생님의 물건을 리듬감 있게 훑기 시작하자 선생님의 허리가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엄청 민감하네요? 그렇게 좋아요?”
왼손으로 선생님을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물어보자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헐떡였다.
선생님의 어깨를 살살 깨물며 그렇게 장대를 훑고 있으려니 머지않아 선생님이 사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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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그렇게 쌌으면서 아직도 이렇게 많이 나오는 걸까?
내 손이 정액에 절여질 정도로 사정한 선생님은 굉장히 기분 좋아 보이는 표정이었다.
“이렇게 손을 더럽히고…. 쭌수는 못된 아이구나?”
내 말을 들은 선생님은 도저히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덮쳐왔다.
우린 그렇게 신혼여행을 부부관계로 시작했다.
***
“흐으….”
“괜찮아요?”
“좀 무리한 거 같아.”
“무리하긴 했죠.”
하루 만에 10번이나 사정했으니까.
이게 현실 세계였으면 거기에서 피가 나는 게 아닌지 걱정했어야 할 정도다.
선생님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네가 그렇게 하는데 어떻게 참아.”
“제가 뭘요?”
“이거 완전 여우네, 여우야.”
선생님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착하면 짐을 풀고 이런저런 일을 해볼 생각이었는데 우리의 계획은 첫날부터 틀어졌다.
그래도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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