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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1화 〉 앙코르 : 나와 선생님이 2회차를 살아가는 방법♥(10) (261/301)

〈 261화 〉 앙코르 : 나와 선생님이 2회차를 살아가는 방법♥(10)

* * *

21세기 중반의 호텔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호텔은 여전히 호텔이었다.

그리고 선생님도 여전히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바다에서 그렇게 체력을 소비했는데도 여전히 쌩쌩했다.

난 이번에도 선생님에게 반쯤 정신을 잃을 때까지 농락당했을 뿐이다.

“좋네.”

“그만 좀 만져요.”

“가슴은 언제 만져도 좋은 법이지.”

선생님과 사랑을 나눈 뒤 우린 함께 목욕하기로 했다.

애초에 모텔이 아닌 호텔을 찾은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으니까.

“이렇게 둥둥 뜨는데 어떻게 안 만지냐?”

선생님은 내 가슴이 목욕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보니 참을 수 없었다며 내 잘못이라는 둥 헛소리를 시작했다.

여전히 가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다.

그러니 파이즈리나 수유대딸 같은 변태적인 플레이를 좋아하는 거겠지.

나이를 22살로 설정하면서 가슴을 조금 크게 설정하길 잘했다.

“그럼 저도 이렇게 해도 되겠네요?”

그리 말하며 선생님의 물건을 붙잡자 선생님의 입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만져 달라는 듯이 허리를 들썩여서 그만뒀다.

18살의 선생님은 체력이 넘치다 못해 괴물이었다.

“집에 돌아가면 운동 좀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어.”

“운동이요?”

“엉.”

도대체 얼마나 더 날 괴롭히려는 생각일까?

지금도 이런데 18살의 건강한 몸으로 운동을 시작하면….

“우리 부인도 한 변태한다니까?”

선생님은 어떻게 눈치챘는지 내 가슴을 아까보다 더 야릇하게 괴롭히기 시작했다.

꼭 소의 젖을 짜듯이 양손으로 끝에서부터 유두까지 쭈욱 힘을 주어 쥐어짜니 모유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 우유 목욕.”

어쩜 이렇게 나이를 먹어도 천박한 말을 떠올리는 걸까.

그저 그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으, 으읏, 하지마요, 이 조루야.”

난 선생님의 물건을 붙잡아 쭈욱 잡아당겼다.

“악!”

갑자기 강한 힘으로 당겨서 깜짝 놀랐는지 선생님의 허리가 들썩였다.

몸이 반쯤 미끄러져서 욕조에 뒤통수를 부딪친 것 같다.

뒤통수를 문지르며 선생님이 날 째려보기 시작했다.

“왜요?”

“오늘은 용서해줄게.”

더는 쥐어짤 것도 없으면서 센 척은.

선생님이 아무리 정력이 넘쳐도 불알은 두 쪽이거든요?

방금 그 공격은 나름 효과적이었는지 선생님의 장난이 멈췄다.

여전히 내 배나 가슴, 허벅지를 만져오는 것은 똑같은데 그 움직임이 야릇하진 않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생각해보니 진수가 태어나고서는 이렇게 함께 목욕하는 시간도 없었던 것 같네.”

“…그러게요.”

아이가 태어나도 선생님은 내게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아이에게 더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 두 사람이 함께 목욕하며 보내는 30분가량 동안 아기는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일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진수가 자라고 희진이가 태어났다.

그렇게 아이들이 커가기 시작하니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불만은 없었다.

그게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그래도 오랜만에 이렇게 함께 목욕물에 잠겨있으니 묘하게 행복한 기분이었다.

“이런 게 소확행이지.”

“언제적 소확행이에요?”

“내 안에선 아직도 유행이야.”

선생님은 나를 부드럽게 안은 상태로 내 볼에 볼을 비벼왔다.

전신으로 내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감정을 표하는 느낌이라 가슴이 들떴다.

“바다에서 잠수한 것도 있고 이렇게 목욕도 하고 있으려니 신혼여행이 떠오르네.”

“안 할 거예요.”

“나도 불알이 텅알이라서 안 할 거야.”

안 한다고 했으면서 왜 세우고 있는 걸까, 이 사람은?

“이건 부인이 너무 예뻐서 어쩔 수 없는 거고.”

선생님은 그리 말하더니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결혼해도 널 진수 엄마나 희진이 엄마라고 안 부른다고 했었잖아?”

“그랬죠.”

분명 날 아이들의 엄마가 아닌 사랑하는 아내로 생각하기 위해서라고 했었지.

“그래도 은연중에 아이들의 엄마라고 생각하긴 했었나 봐.”

어쩔 수 없는 일인데도 선생님은 조금 미안한 눈치였다.

“이제부터라도 잘해요.”

“물론입니다, 부인.”

선생님은 그리 말하더니 내 등을 톡톡 두드려왔다.

아무래도 자기 쪽으로 돌려 앉으라는 신호 같다.

난 선생님을 마주 보는 자세로 돌아앉았다.

“오, 되네?”

“네?”

“이거 우리가 할 때 하는 사인이잖아?”

“아.”

갑자기 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이었다.

선생님이 내 엉덩이를 탁탁 두드리는 것은 체위를 바꾸고 싶다는 신호였다.

난 당연하다는 듯이 이번에도 그리 행동했는데….

“아 진짜 안 되겠네.”

선생님은 도저히 안 되겠다며 사나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선생님의 화난 물건이 내 안을 비집고 들어왔다.

“으읏!”

안 된다고 했는데!

이대로 또?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려니 선생님이 나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나도 불알이 너무 아파서 힘드니까 그냥 이러고 있자.”

“네?”

“한 번쯤은 이렇게 몸도 마음도 연결된 상태로 있어 보고 싶었거든.”

“…이러고 있자고요?”

“안돼?”

안 될 건 아닌데.

뭔가 좀 미묘한 기분이었다.

자꾸 거기가 쿡쿡 쑤시는 기분인데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하니, 음….

“뭐지? 사실은 해줬으면 하는 건가?”

“아니거든요.”

우린 그렇게 욕조에서 몸도 마음도 겹친 상태로 목욕물을 즐겼다.

“흐읏!”

팡 팡 팡 팡 팡.

최초의 5분 동안만.

***

“어으, 이제 진짜 거시기에서 피 나오겠네.”

“흐으으으….”

“미안, 미안. 소설은 역시 소설인가 봐.”

선생님은 관계를 맺고 끼운 채로 잠을 자는 소설도 있으니 욕조에서도 가능한 게 아닌가 싶었단다.

가끔 정말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르는 건 여전했다.

“끼우고 있으면 다시 발딱거리는데 역시 구라겠지?”

“몰라요.”

내가 툴툴거리며 돌아눕자 선생님이 미안하다며 애교를 부려왔다.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 없었다며 연신 키스 세례를 하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능글맞은 인간.

그렇다고 여기서 계속 툴툴거리면 처량한 눈빛으로 낑낑거리니 어떻게 할 수도 없다.

난 결국 선생님을 용서해줄 수밖에 없다.

예나 지금이나 그건 변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어찌 보면 신혼 시절의 답습이었다.

낮에는 상냥하고 많이 양보했지만, 밤에는 항상 멋대로였지.

일을 치르고 나면 항상 조금 과했다며 사과를 해왔다.

난 그 사과를 받아줄 수밖에 없었고.

그게 그렇잖아?

내가 너무 미인에 사랑스러워서 자제가 안 된다는데 여기서 어떻게 화를 내?

어쩌면 선생님의 노림수는 이런 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몇 번이고 속아주는 게 사랑이겠지….

선생님을 향해 돌아누웠다.

그러자 선생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내 입술에 입을 맞췄다.

“정말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 알지?”

바보 같은 사람.

난 선생님의 가슴을 콩하고 때렸다.

“잠이나 자요.”

지금은 그저 쉬고 싶었다.

***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니 선생님이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잘 잤어?”

“네. 잘 잤어요?”

“엉.”

선생님은 나를 부드럽게 끌어안고 연신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것도 진수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주던 행동이다.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았으니까.

묘하게 그리운 기분이었다.

“호텔이 이런 건 좋네요.”

“뭐가?”

“아침에 눈을 떠도 선생님이 곁에 있는 거?”

“내일부턴 그냥 같이 일어날까?”

“…네.”

선생님이 이렇게 솔직하고 과감하게 마음을 드러내니 나도 한 걸음 내디뎌보기로 했다.

선생님은 내 말이 의외였는지 눈을 끔뻑이다가 나를 꼭 끌어안았다.

“네가 아침잠이 좀 많은 편이니까 편하게 해주려고 한 거였는데 말이야.”

저도 알아요.

그런데 지금은 좀 싫네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선생님이 옆에 없으면 식은땀이 나요.

제가 지금 만끽하고 있는 이 꿈같은 삶이 사실은 진짜 꿈이었는지 떠올리게 돼요.

선생님은 전생에서 그러던 것처럼 날 배려해주고 있는 건데….

선생님이 날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우린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평소보다 조금 늦게 침대를 빠져나왔다.

“밥 먹으러 갑시다, 부인.”

“네~ 서방님~”

“오, 서방님은 오랜만이네. 좋구만.”

나와 선생님은 신혼부부처럼 서로 팔짱을 낀 채로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한창 식사 시간임에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분명 9월 초지만 충분히 성수기라고 할만한 시기임에도 말이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이기는 했다.

알콩달콩한 신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이 말이다.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없네.”

“그러게요.”

나와 선생님은 연애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이만큼 살아오다 보니 보이는 부분이 있다.

가령 저기에 앉아서 서로 수줍다는 듯이 바라보는 커플은 절대 부부가 아니겠지.

거기서 조금 떨어진 테이블엔 서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끈적이는 커플도 있다.

하지만 분명 저 커플도 전생부터 이어진 부부는 아닐 것 같다.

마치 서로 몸을 섞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바퀴벌레 커플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우린 음식을 담은 접시를 들고 빈 테이블에 앉았다.

“이런 곳에 오니까 실감이 확 나네요.”

“그러게.”

나와 선생님은 아침을 먹으며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는 8시를 가리키고 있다.

한창 식사할 시간임에도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그마저도 전부 커플로 보인다.

재혼을 하는 사람이 1할도 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긴 했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조금 착잡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다들 연애는 하고 싶나 봐, 참 신기하단 말이지.”

선생님은 주변의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빵에 잼을 발랐다.

나도 선생님을 따라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몸이 젊어져서 그런 걸까요? 호르몬?”

“글쎄?”

하지만 아무리 작게 중얼거려도 애초에 사람이 적으니 시선이 모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우린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갔다.

“체크아웃은 분명 12시였죠?”

“어.”

현재 시각은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TV나 볼까?”

“네.”

나와 선생님은 의자에 앉아 멍하니 TV를 바라보았다.

TV에선 여전히 ‘에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ㅡ 요즘 에덴에서 살아가는 사람 중엔 에덴은 2회차 인생이라거나 환생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ㅡ 2회차, 환생? 그게 뭐죠?

ㅡ 한때 유행했던 이야긴데….

TV패널들은 우리에게 썩 익숙한 단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립네.”

“그러게요.”

그런 생각을 하며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려니 에덴에서 새롭게 일어난 유행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ㅡ 에덴은 요즘 핑크빛 연애가 인기라죠?

ㅡ 네. 역시 마음은 몸을 따라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듯하네요.

아까 호텔에서 보였던 그 모습들이 이곳의 새로운 유행이구나.

좀 복잡한 기분이다.

난 선생님의 손을 붙잡은 상태로 멍하니 패널들의 대화를 들었다.

ㅡ 아, 하지만 이런 것도 낭만이 있지 않을까요?

ㅡ 이런 거요?

ㅡ 이걸 보세요.

TV의 패널은 그리 말하며 영원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TV 화면에 비치는 것은 행복하다는 듯이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의 모습이었다.

패널들의 설명에 따르면 전생에서 결혼했던 부부가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찍은 영상이라고 한다.

아, 저런 사람들도 있구나.

뭔가 편안한 기분이었다.

ㅡ 그리고 이걸 보세요.

ㅡ K­헤밍웨이?

“어?”

“응?”

선생님 필명이 왜 나오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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