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4화 〉해돋이도 식후경(1)
"내가 간다니까."
"선생님은 지금까지 운전하느라 고생하셨잖아요. 제가 갈게요."
"추울텐데 괜찮겠어?"
"제가 무슨 애에요? 그만하세요. 아무튼 뭐 드실거에요?"
"차니까 그냥 빵처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걸로."
"네. 금방 다녀올게요~"
강릉에 도착해서 편의점 근처에 차를 세웠다.
아무래도 수진이는 해돋이를 맞이할때까지 깨어있을 생각인 듯 야식을 사오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건강하다. 낮잠을 잤어도 밤을 세면 피곤한 나이인데 젊음이 부럽군.
쯧.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숙소를 잡아두는 건데 그랬다.
예상대로 숙소는 꽉차서 잘 곳도 없었다.
애초에 우리나라 법으로 12월 31일이 지나지않으면 미성년자의 숙소 이용이 제한되니 생각대로 안 됐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시간을 확인해봤다.
오후 11시 55분.
이제 곧 2020년의 끝이 다가온다.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해였다.
그래도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한해였다.
3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일상이 기다리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학원, 도서관, 카페, 집을 제외한 곳을 다녀본 적이 없다.
도서관과 카페도 가는 횟수가 줄어 주 1회 정도 밖에 다니지 않았으니 실질적으로 학원과 집을 왕복하던 무미건조하던 삶이었다.
아, 생각해보니 이제 학원 강사도 그만뒀는데 내가 갈 만한 곳이 집, 도서관, 카페로 줄어서 오히려 행동 반경이 좁아진게 아닌가?
미묘하네.
"아으 추워! 또 무슨 생각을 하시는데 그렇게 인상을 쓰고 계세요?"
전신에서 냉기를 내뿜는 수진이가 손에 비닐봉투를 들고 나타났다.
그 잠깐 사이에 얼굴이 빨개진게 몹시 추워보여서 양손으로 수진이의 얼굴을 감싸줬다.
"하으으."
"하하."
"흐으으ㅡ."
수진이는 내 손이 따뜻했는지 이상한 소리를 내며 허물어졌다.
"그래서 무슨 생각을 그리하고 있었어요?"
"아, 뭐 별건 아니고."
나는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을 입에 담았다.
수진이는 차 내부의 불을 켜더니 나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그럼 제가 일거리라도 하나 늘려드려요?"
"응?"
"아침마다 저 학교에 태워다주세요."
"..."
그건 좀 귀찮은데.
"아, 이건 좀 귀찮은데 같은 표정을 지으시네."
잘 아네.
"아~ 여보야는 귀여운 아내가 드라이브 하자는데 싫은 거에요?"
"..."
"칫.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수진이는 검지손가락을 세우고 손을 흔들었다.
한 손으로 검지손가락을 세운 팔의 팔꿈치를 받치고 있으니 뭔가 설교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미묘했다.
"대학교엔 저랑 또래의 남자가 많겠죠? 저한테 침바를려고 하는 남자들이 엄청 많을 꺼라구요? 여보야가 안 지켜주면 누가 물어갈지도 모르는데?"
"...알았어 알았어."
그래. 집에만 처박혀있는 것보다 그렇게 같이 드라이브라도 하고 그러는게 나을 지도 모르지.
내가 수진이를 향해 무언가 입을 열려고 하자 수진이가 검지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눌러서 말을 못하게 막았다.
"5, 4, 3, 2, 1! 해피 뉴 이어!"
짝짝짝짝!
수진이는 박수를 치며 와아아아! 하며 혼자서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래. 오늘부터 수진이는 성인이다.
나는 수진이를 따라 작게 박수를 쳤다.
수진이는 박수를 치다가 내 팔을 잡고 살짝 흔들었다.
무언가 할말이 있나보다.
"선생님. 일단 여기있지 말고 딴 곳으로 가요."
"어디?"
"사람이 안 올만한 곳?"
"음ㅡ."
몇번이고 말하지만 강원도는 전역 이후 처음 방문했다.
하조대가 해돋이로 유명한건 그저 지식으로서 알고있는 사실이라 어디에 사람이 안오는지 모른다.
일단 강릉시내를 벗어나면 사람이 없기는 하겠지.
서울같은 곳이야 밤에 사람이 돌아다니지 지방도시는 조용하니까.
지금은 전염병 때문에 서울마저 조용해졌으니 시내만 빠져나가면 조용해지겠지.
수진이는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서 조용히 새해를 맞이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지.
차도 SUV인데 이 참에 캠프나 가보자고 이야기를 꺼내볼까?
"선생님. 뭐 드실래요? 빵 아니면 과자?"
"운전해야 하니까 빵을 잘라서 입가에 대줘."
"네~"
수진이는 꼼지락거리며 빵의 껍질을 벗기고 한입 크기로 뜯은 빵을 입에 넣어주었다.
좋네.
빵 부스러기로 차는 더러워질거 같긴한데 어차피 이제 신년이니 새차도 하고 그래야지.
내가 오물거리며 빵을 먹는게 보기 좋았는지 옆에서 웃으면서 계속 빵을 입에 넣어온다.
목말라.
"자, 여기 물이요."
센스도 좋네.
수진이가 건네준 물병을 마시며 차를 몰았다.
강릉시내도 조용했지만 동해대로는 더욱 조용했다.
간간히 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지만 거의 없었다.
하조대까지 도착 예정시간은 약 40분. 이런 적막함이 계속되는 걸까?
"읏차."
센스가 좋다. 내가 적막하다고 생각했더니 곧장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었다.
차에 조금은 시끄러운 노래소리가 울려퍼지니 한결 낫다.
이 정도면 야간운전이라도 졸음 운전은 피할 수 있겠다.
"선생님도 해돋이 보신 적 있으세요? 하조대니 기사문이니 너무 자세하신거 같은데..."
"군대 전역한 이후로는 강원도엔 와본적도 없고 해돋이 볼 정도로 널널한 삶도 아니었어."
"그래요?"
"어."
"그럼 제가 처음이네요."
"그래. 분식데이트도 해돋이도 니가 처음이야."
"히힛."
"좋아?"
"좋은데요?"
별게 다 좋구나.
하긴, 독점욕이 강한 녀석이니 그럴만도 하지.
"어차피 앞으로 80년은 첫경험 투성이일 텐데 뭐."
"예를 들면?"
"200일 이벤트도 안했네. 우리 커플링도 안했고 결혼식도 안했네."
"...선생님은 다 했잖아!"
아, 지뢰 밟았네.
"200일 같은건 안 했어."
"100일 기념도 안 해줬고."
"..."
"이거 담아둘거에요. 흥!"
"아무튼 첫경험 투성이라고."
"뭐가요?"
"애도 낳고 키우고 장가든 시집이든 보내고 그래야지."
"..."
수진이가 노래를 틀어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제법 생생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인지 수진이는 꼼지락거리며 내 눈치만 살필 뿐이지 그 이상 말을 걸어오진 않았다.
노래라도 없었으면 굉장히 어색할 뻔했다.
"나 캠핑 간적도 없으니 캠핑도 가고 밤에는 별을 바라보며 저게 무슨 별자린지 말해주기도 하고 낚시라도 배워보고."
"낚시는 금지."
"왜?"
"...남자들은 낚시하면 집에 안 돌아온다는데요?"
"나는 밖에서 노는 것보다 집이 더 좋아."
"그럼 낚시 할때는 저랑 같이 가요."
"그러던지. 애초에 낚시는 캠프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고 하던대."
"그게 뭔 소리에요?"
"친구들이 캠핑을 두어번 다녀오면 할게 없다더라고. 그냥 불피워놓고 밥먹고 캠핑카든 텐트든 자고오면 끝인데 그러면 질린대. 그러니 할거없나 찾아보는데 독서나 낚시나 뭐 그런 방향이라고 하더라고."
"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어색했던 분위기는 금세 사라지고 우리는 두서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내 입에서 나왔다.
38년의 삶을 얼마나 삭막하게 보냈든 친구도 없는 19살 여고생이었던 녀석보단 할말이 많았고 썰도 많았다.
평소보다 조금 많이 떠들고 있으려니 차는 기사문에 다다랐다.
"기사문이라니 뭔가 멋있네요. 그죠?"
"난 개 같은데."
"네?"
"내 군부대가 이 근처여서."
"그놈의 군대 군대 군대!"
수진이가 내 허벅지를 꼬집어왔다.
아, 남자는 본인도 모르게 군대이야기 하는 거라고...
수진이가 꼬집었던 부위를 손으로 찰싹하고 때려온다.
"앞으로 군대도 금지에요."
"..."
남자한테서 군대이야기를 빼면 무슨 이야기가 남는데?
나는 작게 한숨을 쉬고 기사문을 지나쳐 하조대 주변으로 차를 몰았다.
그러고보니 이 근처부터는 북한 감시를 위해서 감시장비가 있다고 했던걸 어디선가 얼핏 들은 기억이 난다.
그런 장비나 사람을 안 마주칠려면 사람이 없는 산쪽에 차를 대야할지도 모르겠다.
"응? 어디로 가는 거에요?"
"사람이 없는 곳으로 주차하자며."
"아, 네, 네..."
나는 수진이가 바란 대로 하조대 근처에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주차를 했다.
주변은 깜깜했고 차도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후우."
차의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우고 차 내부의 불을 켠다.
"후우."
낮잠을 잤는데도 제법 장거리 운전을 했더니 피곤한 모양이다.
날도 어둡고 아무것도 안보이니 잠이 솔솔 온다.
내가 길게 하품을 하니 수진이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많이 졸리세요?"
"응? 어, 조금 졸리긴 하네."
"그럼 잠깐 주무세요. 제가 깨워드릴게요."
이제 곧 1시가 되는 시간이다.
나는 수진이의 말에 따라 잠깐 눈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돋이를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하니 졸음운전은 피해야하니까.
"그럼 잠깐 잘게. 1시간만 잘테니까 깨워줘."
"네~"
차 시트를 뒤로 젖히고 몸을 뉘었다.
SUV가 이럴때는 좋네. 상당히 넓어서 쾌적하다.
나는 벗어뒀던 외투를 이불처럼 몸에 걸치고 차 내부의 불을 껐다.
수진이를 힐끔 바라보니 휴대폰으로 뭔가를 하는 모양이다.
나는 수진이의 모습을 눈에 담으면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평소 자던 침대보단 불편했지만 금세 잠이 들었다.
수진이가 깨워주면 다시 차를 몰아서 하조대로 가서 해돋이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자.
신년이니 수진이네 집에 들어서 장모님이랑 처남이랑 같이 밥이라도 한끼 먹어야지.
.
.
.
.
.
부스럭.
얼마나 잠이 든 걸까.
수진이가 1시간이 지나면 깨워준다고 했는데 깨워주진 않은 것 같다.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고 불편한 몸을 뒤척이며 기지개를 켜려고 하니 무언가 이상한 감촉이 느껴지고 있었다.
"응?"
자지에서 따뜻하면서도 미끌거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잘 잤어요?"
수진이가 내 자지를 입에 물고 있었다.
제법 밝은 달빛이 차내로 들어오고 있다.
그 은은한 달빛속에서 수진이가 내 자지를 물고 있다.
"뭐해?"
이젠 제법 능숙한 페라가 나의 약점을 정확히 공략하고 있었다.
한 손을 오케이 사인처럼 원을 만들어서 자지의 중간쯤에 위치시키고 입을 상하로 흔들면서 혀가 자지 전체를 자극하며 빨고 있었다.
입술이 손가락으로 만든 원에 닿으면 다시 입을 귀두끝으로 가져가서 작게 키스를 하고 혓바닥으로 귀두 주변을 빨아온다.
"큭!"
나도 모르게 신음이 절로 나왔다.
허리가 덜덜 떨렸다.
언제부터 이렇게 잘하게 된거지.
"이제 연기는 안 하시네요?"
"...알고 있었어?"
"방금 반응으로 알겠어요."
고리처럼 내 자지의 중간부분을 감싸던 원이 내 자지를 가볍게 흔들면서 혀도 같이 움직인다.
손이 자지를 상하로 흔들다가도 살짝 쥐고 돌리면서 자극을 주고 있다.
혀는 내 요도를 핥다가 자지와 귀두 사이의 홈 부분을 혀로 자극하기 시작했다.
"흡!"
"하음, 핥짝, 하아, 흐응~ 여기가 좋아요?"
수진이가 내 반응을 살피며 같은 부분을 꾸준히 자극하기 시작했다.
"!!!"
오른손으로 불알을 자극하며 왼손으로는 봉을 자극하고 혀로는 귀두를 핥는다.
그 완벽한 콤비네이션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그리고 자세도 그랬다.
뒤로 눕기 위해서 차시트를 뒤로 최대한 빼고 눕혔는데 내 다리 사이에서 그러고 있으니 꼭 책상 밑에서 자지를 빨아주는 비서같은 느낌이 아닌가.
나는 달빛에 익숙해진 눈으로 수진이를 찬찬히 살펴봤다.
"여경?"
"아, 이제 알아보세요?"
수진이는 자지 옆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혀로 뿌리부터 귀두까지 아이스크림을 빨듯이 혀로 핥아올렸다.
너무나 야릇한 광경에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