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3)
순간 몸이 굳어버리며 주위의 소리가 사라졌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것일까?
아무래도 수진이는 그 SM 플레이에서 나오는 사정관리라는 뭔가 좆같은 행동을 하려는 모양이다.
미쳤나? 19살짜리 꼬맹이한테 이런 식으로 능욕을 당한다고? 조금 울컥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수진이는 흐응? 소리를 내면서 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
"수진아. 빨리..."
사정감이 끝까지 차오른 상태에서 싸지 못하는 것은 상상 그 이상의 스트레스를 자아냈다.
나보다 한참이나 연하인 애인에게 자존심도 버리고 얼른 사정을 시켜달라고 조를 정도로 말이다.
수진이는 그런 내 말을 듣고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 혼자 달아오르는 게 어딨어요? 그리고 이건 체벌이거든요? 바람둥이."
수진이는 자지를 흔들어주지 않고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올 뿐이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접촉이지만 사정감이 한계까지 차오른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사정해버릴 것 같다.
하지만 수진이도 그걸 눈치챘는지 곧장 손을 거두어버렸다.
"수진아?"
수진이를 불러보았지만 내 귀에 들려온 건 수진이가 멀어지는 발소리뿐이었다.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그래. 잘못하긴 한 거 같다. 수진이의 말을 들어보니 뭔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 내 의사도 무시한 채 이렇게 강압적으로 나오다니 도저히 의미를 모르겠다.
씨발. 짜증 나네.
내가 잘못한 게 어느 정도 있는 상황이라 화도 못 내겠고 그냥 짜증만 난다.
한숨을 한번 내쉬고 몸을 일으켜 소파에 자지를 문대서 사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움직이려 했다.
그러자 다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러면 안 되죠."
수진이가 내 어깨를 눌러서 다시 움직이지 못하게 막았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왜?
처음엔 내가 어느 정도 잘못을 했다고 생각했으나 이렇게까지 하니 점점 억울한 마음과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내 의사를 묻지 않고 억지로 하는 이 행동에 점점 성적 쾌감보다 불쾌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뭔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수진이는 내 다리에 끈 같은 물건을 두르기 시작했다.
저항하려 했지만 반쯤 벗은 바지에 다리가 걸려 만족스럽게 뒤척이지 못해 저항다운 저항을 할 수 없었다.
"후우~ 이제 됐다."
수진이에게서 뭔가 해냈다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수진아, 그만하자. 나 이거 별로야."
"싫거든요? 선생님도 매번 억지로 하면서."
수진이는 내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침착하자. 그럼 그냥 벗겨내면 그만이지.
눈이 보이지 않아 수진이가 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손이 뒤로 돌아가 있으니 움찔거리며 풀려고 해도 잘 모르겠지.
천천히 움직이면 수진이도 눈치채지 못하리라.
한참을 꿈틀거리며 묶인 끈을 풀려고 하니 발기가 서서히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한동안 끈과 사투를 벌이고 있으려니 수진이의 발소리가 멀어졌다.
뭔가 부스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뭔가를 꺼내려고 하는 걸까.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미 내 자지는 발기가 완전히 풀려서 흐물흐물해졌다.
그와 동시에 천천히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래. 일단 이 끈부터 어떻게 하자. 팔을 묶어본 경험은 없는지 완전히 못 풀 정도로 꽉 묶지도 않았다.
영화에서처럼 극적으로 풀지는 못했으나 손을 꼼지락거리니 끈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끈을 풀려고 하고 있으려니 수진이의 발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포기한 것 같은 느낌을 내봤다.
그러자 수진이에게서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후훗, 이제 작아졌네요."
내 자지에 차가운 무언가가 끼얹어졌다.
러브젤인가? 또 사정관리를 시작할 생각인 걸까.
"기분 좋아요?"
수진이는 내 자지에 전체적으로 러브젤을 바르며 그런 말을 던져왔다.
기분이 좋냐고? 좋지. 좋아서 빡친다. 묶어놓고 강제로 날 희롱하는 데 이걸 좋아하는 남자가 몇 명이나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야, 이수진."
내 목소리가 어떻게 들렸는지 수진이가 움직이던 손을 멈추었다.
"그만해."
그만해라. 더는 못 참겠으니까.
하지만 수진이가 멈춘 건 아주 잠깐뿐이었다. 수진이가 자지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히잉 무서워요. 선생님~"
그리 간드러진 목소리를 내뱉은 다음 수진이가 어딘가에 앉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내가 앉아있는 곳은 소파이니 소파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은 거겠지.
왜 거기에 앉았는가 생각했는데 얼마후에 뭔가 부드러운 천 같으면서도 뭔가 이상한 재질의 감촉이 느껴졌다.
발인가? 발. 아무래도 이 이상한 재질은 스타킹인 모양이지.
"역시... 남자들은 이런 거 좋아...하죠?"
수진이가 풋잡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습다. 도대체 어디서 뭘 봤길래 이러는 걸까. 풋잡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야 하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펨돔이 취미도 아니고 나보다 19살이나 어린 꼬맹이한테 이렇게 강제로 당하는 취미는 더더욱 없다.
성욕보다 분노가 더 앞섰다.
하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수진이가 이 펨돔을 멈추지는 않겠지.
일단 이 손을 풀어야 지금 상황이 끝날 것 같다.
수진이의 눈치를 살폈다. 수진이는 내가 끈을 풀려고 한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느낌이다.
그렇게 수진이의 눈치를 살피며 끈을 풀려고 하니 서서히 사정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억지로 당하는 데도 신음이 나오고 사정감이 올라오다니 굴욕적이다.
"큭."
"후우... 후우..."
신음이 나오려는 걸 입술을 깨물어 참았다.
수진이는 내가 자지를 움찔거리자 또 열심히 흔들던 다리를 멈췄다.
"후우 후우... 죄송해요. 뭔가 힘드네요."
또 사정 직전에 자극이 멈췄다. 미칠 것 같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자꾸 이러는지 모르겠다.
모르는 사람도 아닌데 낑낑거리고 짐을 옮기고 있던 다정 강사를 무시했어야 했나?
점심을 같지 먹지 말았어야 했어? 카풀을 권하지 말았어야 했나?
아픈 사람을 무시했어야 했을까? 그냥 알아서 하라고 인사도 무시하고 쌩까고 살아?
그래. 내가 조금 잘못한 것도 있는지도 모르지.
요즘 사람들은 이런 걸 오지랖이라고 부르니까 오지랖이 맞으리라.
하지만 난 다정 강사를 도와주며 뿌듯함을 느꼈다. 예전의 나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으니까.
예전의 난 곤란한 사람을 보면 오지랖일지라도 손을 내미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보증으로 가세가 기울어진 이후부턴 내 입에 풀칠하는 것조차 벅차서 정신을 차려보니 이런 못난 어른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못난 어른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건 너였다.
난 내가 한 행동에 떳떳했고 변화한 내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 행동에 돌아온 결과물이 이거란 말인가?
바람? 내 진심이 너에게 닿지 않은 것인가? 그렇다면 충격이다.
난 38살이다. 이미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이다.
30대 초반이었으면 홀가분한 기분으로 이혼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40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19살이나 어린 여고생과 새로운 삶을 시도한다는 것에 얼마나 큰 용기가 있어야 하는지 알아줬으면 했다.
쌓아왔던 모든 것을 버리고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되더라도 너를 가지고 싶었다.
그 정도로 넌 내게 소중했고 다른 여자 따윈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니 내 마음을 몰라주는 너를 보니 그저 화가 날 뿐이었다.
머리를 어지럽히는 질척한 감정.
하지만 그런 내 감정과는 다르게 내 자지는 알아서 꿈틀거리며 사정시켜 달라며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
이 굴욕적인 처지가 너무 괴롭고 짜증 나서 감정이 점점 격해지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도 감정이 잘 제어되지 않을 정도로...
"수진아... 그만해. 그만하라고!"
수진이에게 그만하라는 이야기를 꺼내봤다. 하지만 수진이는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저 계속해서 내 자지를 자극할 뿐이었다.
그냥 내가 이 끈을 스스로 푸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착각했다. 그저 순진하고 상냥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더 악랄한 면이 있는 아이였다.
"후우... 후우... 어때요?"
"..."
수진이는 내 자지를 발로 애무하다가 내가 움찔거리며 사정을 하려 하자 다시 다리를 멈췄다.
싸고 싶다. 싸고 싶다. 싸고 싶어!!!
그런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멋대로 허리를 움직여서 멈춰있던 수진이의 발에 자지를 비볐다.
그러자 내 동작에 깜짝 놀란 수진이가 다리를 떼고 나에게서 멀어졌다.
"꺅!"
실패했다. 조금만 더 비볐으면 쌀 수 있었을 텐데.
온몸에 힘이 쫘악 빠졌다.
힘들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괴롭다.
수진이는 또 날 내버려두고 사정관린지 지랄인지 좆같은 행동을 하려 들겠지.
숨을 헐떡이고 있으려니 수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앗!"
뭔가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리고 수진이가 다시 멀어졌다.
발에 묻은 로션이나 내 자지에서 나온 쿠퍼액으로 흠뻑 젖었을 테니 미끄럽겠지.
씨발.
축 늘어진 상태로 묶인 밧줄을 천천히 풀어냈다.
서서히 풀려가기 시작한 끈. 이대로 계속 풀면 곧 풀릴 것 같다.
곧 풀리면... 이번에는 내가 널 멋대로 해주리라.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해놓고서 용서해달라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너도 날 이렇게 멋대로 했으니 나도 멋대로 해도 되겠지?
끈을 풀면서 아직 발기된 상태인 자지를 움직여 어떻게든 싸기 위해 몸부림쳤다.
허벅지에 비벼가며 어떻게든 자지를 계속해서 자극하려니 몸에 기묘한 감각이 흐르며 자지가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어라? 왜 안 작아지지? 신기하다."
수진이는 내 자지를 다시 한 번 만져오기 시작했다.
나는 케겔 근육이라 불리는 부분을 계속해서 자극하며 수진이의 발동작에 맞추어 허리를 흔들었다.
너무 오래 참아왔기 때문일까, 금방 자지에서 정액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다.
수진이가 그만두기 전에 얼른 사정해야 해.
그 일념으로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더니 이윽고 자지에서 정액이 튀어나갔다.
"꺅!"
이게 30대의 정력이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미친 듯이 쏟아져 나가는 정액.
보이지는 않지만, 수진이의 다리 전부에 내 정액이 묻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사정하고 나니 긴장됐던 몸에 힘이 쫘악 빠지기 시작하며 헐거워져 있던 끈이 스르륵 풀리기 시작했다
"후훗. 그렇게 기분 좋았어요? 조루."
수진이가 물티슈로 내 자지를 닦기 시작했다.
수진이가 자지를 다 닦고 몸에서 떨어졌을 때 내 몸에서 끈이 스르륵 풀리기 시작했다.
"어?"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수진이와 눈이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