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3화 〉성가신 이웃사촌(1) (83/301)



〈 83화 〉성가신 이웃사촌(1)

"후우~"

수진이와 같이 욕조에 몸을 담갔다.

수진이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온다.

"나보곤 아재니 뭐니 부르면서  늙은이 같은 소리를 내는 거야?"

나는 수진이를 끌어안은 상태로 욕조에 잠겨있다.

수진이의 잔털까지 잘 정리된 목덜미와 뒤에서 보이는 봉긋한 가슴이 사랑스럽다.

"원래 목욕하면 다 이런 소리 나오는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면서 손으로 물을 떠서는 나에게 살짝 뿌린다.

살짝 눈을 감고 그 물을 맞아준다.


건방진 녀석


나는 보복하는 느낌으로 뒤에서 가슴을 꽈악 잡았다.

"꺄악~!"


앙탈을 부리면서 꺄악 소리를 내는데 상당히 즐거워 보인다.

나는 수진이의 부드러운 가슴을 만지면서 수진이의 목을 살짝 핥아본다.


"간지러워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얼굴에 다시 물을 뿌린다.

"근데 왜 목욕이야? 여름인데"

8월도 1주가 남았다.


거의 여름의 마지막이라고 봐야 하지만 한국의 여름과 겨울은 길다.

한여름의 목욕이라니 조금 어색하긴 하다.

내가 수진이의 가슴을 조물조물하면서 물어보자 "징그럽게 그만 해요~" 라면서 앙탈을 부리는 수진이가 몸을 틀어서 내 가슴에 손을 얹고는 내 눈을 바라본다.



가볍게 내 입에 키스하고는 다시 돌아누워서 가슴을 만지는 내 손을 치우고는 자신을 끌어안게 하였다.


그렇게 하고서는 내 가슴에  전체를 맡기듯 기대어온다.

"연인이랑 이렇게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말하며 흥얼흥얼 거리는 소리를 낸다.


과연


관계를 맺은 후 따뜻한 욕조에 연인이랑 같이 물에 잠기는 것도 나름 괜찮은 느낌이다.

나는 수진이의 흥얼거림을 들으면서 수진이를 안은 손에 가볍게 힘을 줘 봤다.

수진이의 몸이  몸에 좀  밀착한다.


부드럽고 따듯하다.


수진이의 목에 고개를 묻고 살짝 이로 깨물어본다.


"하읏"

몸을 움찔하면서 긴장하는 수진이


설마 내가 또다시 하자고 할까 봐?

나는 수진이의 귀에 입을 가져다 댔다.

"왜? 또 해달라고?"


그렇게 말하자 수진이가  허벅지를 꼬집어온다.


"아파"


"강간범"

"..."

"선생님, 변태 변태 했었는데 진짜 왕변태였네요... 막 그런  하고 그러면 흥분하고 그러는 거에요?"

나는 어떻게 말을 해야 좋을지 생각해봤다.


그냥 분위기를 탔더니 그렇게 됐다고 말하며 넘겨버려야 할까?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생각하며 수진이와 하던 광경을 떠올려본다.


수진이가 두려워하면서도 기대한다는 듯이 엉덩이를 흔들던 그 모습

그 모습을 떠올리니 다시 하반신에 피가 조금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꿈틀거리는 나의 자지

수진이도 그걸 느꼈나 보다.

"...진짠가 보네"


수진이가 손으로 내 자지를 살짝 잡는다.

"어, 수진이가 너무 섹시해서 못 참겠거든"


수진이가 기겁을 하지 않으니 그냥 받아들여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수진이의 목을 입으로 핥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후후 개변태"


그렇게 말하면서 내 자지의 귀두 부분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본다.

피가 모여서 조금 커지기는 했지만, 삽입섹스를 하기에는 부족한 강도

수진이는 잠깐 내 자지를 만지고 놀더니 손을 뗐다.

아무래도 2차전에 진입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하긴, 나도 피곤하긴 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지.

수진이의 몸을 끌어안고 손을 배에다가 올려본다.



 손을 때렸다.


"왜?"

"배 만지지 말아요."


"아니 왜?"

"...몰라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손을 차라리 가슴 쪽으로 유도한다.

설마 살이 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나?


"수진이는 가슴도 크고 다리도 섹시하고 골반도 큰데 허리도 날씬해"


그렇게 말해주자 수진이는 내 손을 다시 자신의 배로 내려서 잡게 하고는 입을 열었다.


"...진짜요?"

"그럼"


수진이가  몸에 등을 맡겨온다.

그리고 고개를 뒤로 젖혀서는 배시시 웃는다.


"선생님, 내 어디가 좋아요?"

"전부"

"그래요?"


"어"


수진이는 그게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연신 히히거리는 웃는 소리를 내면서 목욕을 즐겼다.

***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자기 전에 뭔가 대화하고 그런 것도 좋지 않아요?"

바닥에 이불을 깔고 수진이와 나란히 누웠다.

수진이는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내 품으로 파고들더니 내 반응을 살핀다.

확실히 섹스하다가 기절하듯이 잠들어버리는 것도 나름의 만족감은 있지만 이런 것도 좋긴 하지.

필로 토크

책이라던지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수진이의 몸을 살짝 끌어안는다.

지금이라면 평소에 못하던 느끼한 말도 자연스럽게 나올 듯한 분위기다.

"내가 사랑한다고 자주  안 해주면 불안해?"


수진이는 내 몸에 조금 더 파고들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열심히 고백했어도 불안한 모양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수진이가 딱 움직임을 멈추더니 내 옆구리를 살짝 꼬집어온다.

"왜 자꾸 그런 헛소리를 하는 거에요?"

"..."


"그냥 평소에도 좋다 좋다 해주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해주면 안돼요?"


나도 그게 쉬웠으면 이렇게 돌려 말하지는 않겠지.


이게 경상도 남자의 유전자인지 아니면 가정환경의 문제인지 이상하게 입이 잘 벌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수진이가 바란다면 해줘야지.


"알았어. 앞으로는 꼭 해줄게"

"지금 해줘요."

"응, 많이 사랑해"

"얼마나요?"

"내가  소설 쓰는지 이제 어느 정도는 알지?"


수진이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나를 살짝 올려다보고 있는 수진이와 눈을 맞췄다.

"너랑 결혼하는 조건으로 앞으로 책도 읽지 말고 소설도 쓰지 말라고 해도... 난 그러겠다고  것 같아."


나는 어른이 되었지만 약간 잘난 척을 좋아하는 꼬맹이다.

내가 읽었던 책의 지식을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싶다.

어린애가 부모님께 달려가서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아버지가 들어주지 않아서 어머니에게 들려주는 일이 잦았고 바쁘던 어머니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으니  연장선이 소설과 학원강사라는 일로 닿았던 것으로 생각한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과 지금 내가 느낀 감정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그러니 나에게서 책을 빼앗아 버리면 대부분을 빼앗는 것이다.


나를 이루는 대부분을 버려서라도  몸에 파고들어 오는 이 여자를 가지고 싶다.


 정도로는 너를 사랑하고 있다.


수진이에게 말이 잘 전달된 것일까?

잠시 허공을 바라보고 있던 눈을 내려 다시 수진이의 눈을 바라보려고 했다.


수진이는 눈을 감고 고른 숨을 내쉬면서 자고 있다.

"에잉"

헛소리만  기분이다.

나는 수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후에 눈을 감았다.


그런데 이거 자는 척 아닌가?

그 잠깐 사이에 잠이 들 수가 있어?

나는 잠시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천천히 1분을 센 다음 고른 숨을 내쉬기 시작하면서 몸에 힘을 뺐다.

그러자 수진이에게서 들려오던 고른 숨소리가 멈춘 것이 느껴진다.

실눈을 뜨고 수진이를 바라본다.


"히힛"

기쁘다는 소리를 내고는 내 가슴에 머리를 묻어온다.

나는 수진이를 놀려주려다가 이미 지칠 때로 지쳐서 만사가 귀찮아졌기에 그냥 그대로 눈을 감았다.

앙큼한 녀석

갈수록 재주가 늘어나는 기분이다.

나는 당분간 수진이의 귀여운 몸짓 들을 지켜보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에 까불면 오늘 밤에 있었던 일들을 속삭여줘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

눈을 떴는데 수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무래도 서로 비슷하게 일어난 느낌이다.





내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내 가슴에 고개를 묻어온다.

"잘 잤어?"


"네, 선생님도 잘 잤어요?"

"어"

눈은 떠졌지만, 왠지 움직이기는 싫었다.


나와 수진이는 일어나야 한다니 밥을 먹자니 그런 이야기는 의식적으로 한편에 치워놓고 서로의 몸을 만지면서 장난을 쳤다.


"아침부터 건강하시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자지를 콕콕 찌른다.

수진이의 냄새와 부드러운 몸을 만지고 있으려니 자지가 쉽게 반응을 보인다.

"수진이가 딱딱하게 만들었으니 책임져"

그렇게 말하자 수진이는 내 가슴에 이마를 콩하고 찍는다.


"아침부터 그러고 싶어요? 진짜 개변태야"


그렇게 말하면서 후훗하고 웃는다.


절반은 진심이었다.


수진이는 내 몸을 꼬옥 끌어안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연스럽게 화장실로 향한다.


부지런한 녀석. 그대로 한 번 더 해보고 싶었는데.


시계를 바라보니 7시 30분이다.

일어날 시간이 되긴 했네.

몸을 일으켜서 부엌으로 향했다.

아침이니까 간단하게 먹을 만한 것들로 식탁을 차려야지.


수진이는 오래 걸릴 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재료들을 살피고 요리를 준비하려고 하니 수진이가 터벅터벅 다가와서 내 등을 끌어안는다.


"뭐야 씻는  아니었어?"


"세수만 했어요. 어제 목욕했잖아요."


그렇긴 하네


"뭐 만드실 거에요?"


"밥이 없으니 그냥 빵이라도 구울까 싶은데"

"그럼 같이 만들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옆에 나란히 선다.


뭔가 진짜 신혼 같은 느낌이다.

"신혼 같네요."


"그러게"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모양이다.


수진이는 흥얼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척척 준비를 진행한다.


어차피 저번에 먹었던 핫샌드위치다.

준비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컵에 우유를 따르고 자리에 앉는다.

""잘 먹겠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살짝 웃으면서 식사를 시작했다.

평화로운 한때다.


"오늘은 언제 돌아가려고?"

방에서 나올 때 시간이 7시 30분이었으니 밥을  먹으면 8시쯤 될 것 같다.


수진이를 바라보니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다.


왜지?

"왜 그래?"

수진이는 뭔가 우물쭈물 거리는 느낌이다.

"지금 몇 시에요?"


"이거 다 먹으면 8시쯤 되지 않을까?"

수진이는 고개를 살짝 숙인다.


...설마?

"너 외박 허락 안 받았지?"

"어,어떻게 알았어요?"


"하..."


아무래도 진짜인 모양이다.

생각해보니 저번에 수진이가 외박을 한다니 전화를 하셨던 수진이의 어머니가 이번에는 전화가 없었다.

우연일 수도 있으나 수험생이 이렇게 자주 외박을 나가는데 뭐라고 하지 않는 부모님이라고?

아들이면 그럴 수도 있는데 딸에겐 엄격해지는 것이 부모라는 존재가 아닐까?

찔러봤는데 역시 맞는 모양이다.


"전화는?"

"전원 꺼놨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슬쩍 시선을 돌린다.

"하아..."


머리가 딱딱 아프다.

내가 한숨을 내쉬자 수진이가 노려본다.

"왜?"

"선생님 때문이거든요?"

왜 그게 또 내 탓이야?


"옆집에 저런 미인이 이사를 오고 같이 술도 마셨다고 하고 옷에 립스틱도 묻히고 다니고!"

그렇게 말하면서 노려봐온다.


아무래도 불안한 표정으로 자꾸 사랑하느냐고 물어본 것도 그런 이유였던 모양이다.


"미안"


"알면 됐어요."

힘차게 샌드위치를 씹고 우물거린다.

아무래도 잠깐 놀다가 돌아갈 모양이었는데 나 때문에 외박을 해버린 모양이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아니면 걱정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럼 바로 들어가 봐야겠네?"

"네. 그리고 하아..."

또다시 한숨을 내쉰다.

이번에는 또 뭐야?


"왜?"

"옆집에 사람이 사니까 이젠 여기서 글도 못 쓰겠네요..."


"아"

하긴 그럴 것 같다.

나나 다정 강사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다.

그녀가 현재 강의를 하고 있지도 않으니 내가 퇴근하는 시간 = 다정 강사의 퇴근 시간이다.

수진이가 찾아오기도 굉장히 어려워졌다.


당분간 강제로 거리 두기가 되어버릴 모양이다.

주말부부라는게 이런 기분일까.

"주말부부네"


"그러게요."

갑자기 굉장히 외로운 기분이다.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2월이 끝나고 3월이 시작되면 우리는 함께 살 수 있다.

아주 잠깐의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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