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둥지 짓는 김준수(4)
나는 수진이를 데리고 나의 집으로 향했다.
"선생님... 이런 저런 핑계 대고 집으로 끌어들이려는 거죠?"
"아냐 임마"
완전히 아니라고 하면 또 그렇고 좀 미묘하긴 하다.
원래 남녀라는게 한방에 같이 있으면 앗하는 사이에 그렇고 그런 분위기가 되기도 하고 그러니까.
나는 그년의 뒷조사를 하면서 그년이 바람폈던 녀석의 사진과 정보도 확보했다.
동시에 집에서 짐을 빼면서 아내몰래 설치했던 CCTV의 회수도 끝냈다.
거실의 소파가 찍히는 위치에 TV옆에 탁상시계형 캠코더 즉 CCTV 아니 이 경우는 몰카라고 해야할까? 그게 설치되어 있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한 다음 증거를 확보하고자 설치한 것이다.
50만원에 가까운 거금이라 솔직히 망설이긴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경우 이혼소송에 유리해지거나 회사에 폭탄을 터트리듯 뿌려버려서 좆돼보십쇼 같은 감정으로 설치했었다.
한동안은 별다른 장면도 없었다.
그냥 아내가 누군가랑 매우 끈적이는 대화를 나누는 전화내용 정도를 포착했었다.
아내의 방에도 설치할까 싶었지만 갑자기 친하지도 않던 인간이 친근하게 뭘 가져다 두거나 선물로 줄려고하면 의심할 것이라 생각해서 가장 무난한 위치에 설치를 했다.
꽤나 시간이 지났고 언제부턴가 그년이 집으로 남자를 들이기 시작했으니 그렇고 그런 장면이 아마 제대로 찍혀있을 것이다.
솔직히 보기 두려워서 아직 내용을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수진이를 돌아보니 자신의 몸을 양손으로 감싸안고 노려보고있다.
참 표정이 다양한거 같아서 보기좋다.
"집에 CCTV설치했었어. 아니 몰카인가?"
"불법 아니에요?"
"물법입니다."
"개소리하지 말고요"
"나도 설치하고나서 찾아봤는데 판결에서 50만원 물어줬다는 판결이 있긴하더라"
"진짜로 불법인거에요?"
"알고 물은거 아니야?"
"아뇨, 그 막장드라마 보면 불륜사진 찍고 집에 몰카설치하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걍 그러려니 했는데 혹시 몰라서 물은거에요."
나도 그런줄 알았지.
솔직히 드라마보면 다 그렇게 하잖아?
근데 수진이 너는 막장드라마도 보는거니? 공부는 진짜 하는거냐?
이러다가 진짜로 성적떨어지면 수진이 어머님을 볼 면목이 없는데 말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수진이를 방으로 들였다.
"이게 선생님 집이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이리저리 둘러보는 수진이
내 집은 아니다. 월세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서 이런저런 방문을 열어본다.
이전과 다르게 좀 더 사양이 없어진 모습이 보기좋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양이 없어지기 시작하는건 그만큼 친근한 관계라는 뜻도 되니까 말이다.
전에 살던 전셋집에 왔을때 TV를 켜놓고 소파에 앉았을때 허리를 꽂꽂히 세우고 TV를 보던 모습과는 매우 대조되는 모습이다.
나는 수진이를 내가 주로 생활하는 큰방으로 데려갔다.
"잠깐만 기다려봐"
그렇게 말하며 책상의 노트북을 켰다.
수진이는 방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아, 선생님은 데스크탑도 있으시네요?"
"어. 의외로 쓸데가 많아."
"어디다가 쓰는데요?"
"배그 할때?"
"예? 선생님 게임도 하세요?"
수진이는 매우 의외라는 표정으로 나를 돌아본다.
내가 게임을 하는게 그렇게 의외일까?
"어. 남자는 다 하지않나?"
"안하실줄 알았어요."
"뭐 잘 안하기는 하지. 그냥 학원에서 수업준비할때 노트북으론 좀 불편한 점이 많아서 산거야. 이왕 사는거 조금 돈 더 써서 좋은 성능으로 맞춘거고 그러다보니 어쩌다가 겜 몇 판씩 하는거고"
솔직히 배그도 잘하지는 않는다.
듀오만 가끔씩 깔짝깔짝할 뿐이지.
스타도 했었는데 이제는 하는 사람도 없어서 접었다.
"전 선생님이 집에서 이렇게 뭔가 각이 잡힌 안경끼고 인상쓰시면서 책을 보는 그런 이미지가 있었는데요."
"그러기도 하고"
독서는 좋아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버려서인지 뭔가 활자를 읽는게 즐겁거든
노트북이 켜지고 그 집에서 가져온 마이크로 SD칩을 인식시킨다.
솔직히 진짜 두렵기는 하다.
어떤 장면이 나올지 모르겠다.
"아 의자가 없구나, 거실로 가자"
나는 노트북을 들고 거실로 이동했다.
소파에 나란히 앉는 나와 수진이
테이블에 노트북을 올려둔다.
과연 어떤 장면이 나올 것인가
"솔직히 조금 두근거리기는 하네요."
"그지?"
영상이 시작된다.
그냥 평범한 영상이 나오기 시작해서 조금씩 뒤로 돌린다.
그년이 영상에 비치는 장면에서만 멈춰세운다.
"집에서는 거의 TV앞에 있나봐요?"
"어, 회사갔다오면 거의 소파에 누워있지."
그년은 TV리모컨을 들고 TV를 켜고는 한동안 누워서 TV를 보고있다.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재생을 했는데도 별로 달라질건 없었다.
"그냥 평범하네요."
그러게. 좀 많이 평범하다.
나는 영상을 좀 더 돌려본다.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는 모습이 보인다.
'어, 엄마 괜찮아 괜찮아 보내줄거 없어. 우리가 다 알아서 해먹어'
장모님이랑 대화를 하나보다. 별거없는 내용이다.
한동안 그렇게 별거없는 장면이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무언가 다른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말 괜찮아?'
'괜찮아요. 어차피 그 인간 좀 늦게오니까'
그렇게 말하며 뭔가 다른 남자가 등장했다.
나는 수진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수진이도 나의 시선을 느낀건지 아니면 같은 생각을 했는지 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잠깐 영상을 정지시켰다.
"그... 뭐라해야하나."
"아 뭐에요. 빨리 틀어요."
수진이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스페이스바를 눌렀다.
나는 이런 뭔가 묘한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틀어버리는 그런 사람이다.
솔직히 봐야지 했다가 너무 적나라할 것 같은 광경이 뇌리에 떠올라서 보기 싫어진다.
하지만 수진이는 매우 흥미진진해 보였다.
나는 각오를 다지고 화면을 본다.
'건우씨, 뭘로 마실래?'
'그냥 물이나 줘'
'네~'
그년... 아니 그냥 귀찮으니까 혜정이라고 하자
혜정이는 나에게는 들려주지 않았던 매우 간드러진 목소리를 내고는 건우라는 인간에게 시원한 보리차를 따라주고 그 옆에 앉는다.
'건우씨 막 두근대지 않아?'
'확실히 그렇긴하네'
'후후'
혜정이는 웃으면서 그 남자의 허벅지를 쓰다듬는다.
처음엔 허벅지 위쪽을 쓰다듬는 동작을 보이다가 천천히 그 손이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남자의 자지부위로 손이 향하기 시작한다.
건우라는 남자는 우악스러운 손으로 혜정이의 상의로 손을 집어넣고 가슴을 만지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접촉하는 입술
끈적하게 촵촵에 가까운 소리가 나면서 혀가 섞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도저히 못보겠어서 다시 정지버튼을 누른다.
"아!"
뭔가 집중해서 보고있었는지 갑자기 왜 멈추냐는 듯이 날 한번 노려보고는 다시 스페이스바를 누르는 수진이
"아직도 질투나요?"
나를 째려보는 눈빛에 분노가 섞였음이 느껴진다.
내가 아직 혜정이에게 감정이 남았다고 생각하는걸까?
그런데 이건 그런게 아니다.
나도 이게 뭔 느낌인지 모르겠는데 뭔가 이상야릇한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채널을 돌려버리고 싶어진단 말이지
그리고 여자친구랑 야동을 같이본다니 처음 겪는 느낌이라 영 찝찝했다.
"아니 그건 아니고"
수진이는 나를 미심쩍은 눈으로 한번 노려보고는 다시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아 하아 건우씨'
그렇게 신음을 내뱉는 혜정이
야릇한 느낌이 풍겨오긴 한다.
혜정이는 그렇게 한동안 남자와 키스를 나누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남자의 다리 사이에 쪼그려 앉았다.
영상속의 혜정이는 거의 뒤통수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남자의 벨트와 바지를 능숙하게 벗겨내고 팬티까지 내렸다.
...씨발년놈들은 내가 앉았던 저 소파에 팬티까지 벗고 앉았었단 말인가?
시발 노땅새끼 바지에 똥지리는 나이가 되서는 씻지도 않은 엉덩이로 소파에 앉았었다고?
우엑
저저 씨발놈들. 그 자리는 수진이도 앉았던 자린데
수진이도 뭔 생각을 했는지 눈쌀이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그 다음엔 매우 현란한 동작이 시작된다.
머리가 흔들리는 장면이 찍힌거보니 아주 그냥 목구녕 깊숙히까지 노땅의 물건을 빨아당기고 있는 모습
그렇게 10초 조차 되지않는 시간이 흐르자 남자의 입에서 으어어어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꿀꺽
수진이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지 말아라. 왠지 더 흥분되는 것 같다.
남자는 혜정이의 머리를 붙들더니 열심히 지 자지로 흔들기 시작하다가 20초도 가지않아서 혜정이를 머리에서 물러나게 한다.
...도대체 얼마나 조루길래 저렇게 빨리 그만두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혜정이는 능숙하게 남자가 꺼내든 콘돔을 받아 입으로 찢고는 입으로 자지에 콘돔을 씌웠다.
"와..."
수진이는 보면서 감탄사를 내뱉고 있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상황인지 모르겠다.
맞바람을 피운 남자가 여고생이랑 같이 전 아내가 될 여자가 바람피는 현장을 보면서 숨을 죽이는 모습이라니
남자의 자지에 콘돔을 씌운 혜정이는 옷을 대충 벗어던지고 자신의 보지를 손으로 깔짝이기 시작하더니 남자의 몸위에 올라탄다.
남자는 소파에 기대고 있다가 소파의 끝부분으로 엉덩이를 이동시켰고 둘은 서로 끌어안듯이 마주안자 허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남자는 영 빈약해보이는 팔로 혜정이를 들고 흔들기 시작하고 혜정이는 매우 능숙하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매우 불안정해 보이는 자세인데도 능숙하게 허리를 틀어가며 남자가 즐길만한 자세를 취하는 혜정이
확실히 능숙하다.
섹스의 프로가 아니면 저렇게 능숙한 자세도 안나올 것 같고 저런 속도도 안나올것 같다.
하지만 남자는 힘에 겨웠는지 혜정이를 금방 위에서 내려오게 한다.
조루새끼
남자는 혜정이를 소파의 팔걸이 부분을 붙잡게 만들고 뒤치기로 박기 시작한다.
'하아 건우씨~'
'하아 하아 오늘따라 더 섹시해 혜정이'
하아 건우씨는 거의 하아앙 건우씨잉으로 들리는 소리였다.
명백한 연기가 들어간 신음소리
저건 혜정이가 영 만족을 못하는 듯한 느낌이다.
몸이 측면으로 돌아가서 혜정이와 남자의 측면이 보인다.
그렇게 열심히 박다가 뭔가 자꾸 엇박자가 난다.
남자의 물건이 혜정이의 몸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물건이... 좀 작았다.
남자는 다시 한번 혜정이의 몸에 자지를 쑤셔넣고 그렇게 한동안 흔들다가 윽 소리를 내더니 혜정이를 끌어안았다.
시발
저게 틀딱의 정력인가?
아직 삽입한지 5분도 안된거 같은데?
남자는 혜정이에게 좋았다고 하면서 혜정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혜정이는 웃는 소리를 낸다.
그렇게 잠시 남자랑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남자를 내보내고 다시 소파에 앉는 혜정이
"하 씨발, 뭐 저런 소추조루새끼가 다있어. 개빡치네 씨발, 지만 즐기면 그만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대충 어지럽혀져있는 소파를 치우는 혜정이
저런 남자를 불러다가 놀았단 말인가?
"하"
수진이가 비웃는 소리를 낸다.
기가 막힌다.
그래 나보다 잘생기고 나보다 똑똑하고 나보다 뭐였더라? 아무튼 그런 남자가 저런건가?
확실히 집에 남편말고 딴남자를 불러서 섹스한다는 것에서 오는 쾌감은 뭔가 배덕감이 있어서 좋기는 할거같다.
나도 수진이랑 니 침대에서 지랄을 했을 때 느꼈던 그 감정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래도 이건 좀 아닌거같다.
어쩐지 개걸레년 내가 지랄하면서 덮치니까 싫다고도 안하고 순순히 박히더니 성욕이 문제였나.
우리는 남은 영상을 좀 더 돌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진짜 이게 무슨 상황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