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0화 〉이혼하면 먼치킨(1) (50/301)



〈 50화 〉이혼하면 먼치킨(1)

"이 짐은 다 뭐냐?"


집을 나온다고 바로 갈만한 곳이 얼마나 있겠나?

결국엔 모텔, 호텔, 친구집 밖에 없는 것이다.

"일단 옮기는 것좀 도와주라"


"지랄.  씨발 집 나왔냐? 참고 살라고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아 씨발 일단 옮기는 것좀 도와봐라. 내가 좆쩌는 이야기해줄게"


"병신새끼"


존나 미친새끼를 보는 듯한 눈으로 보더니 낄낄거리는 준범이

모르겠다. 확실히 내가  미친새끼가 된것 같기는 하다.

근데 존나 고구마만 처먹고 살다가 사이다 먹은 기분이라서 이해를 좀 해줬으면 한다.


도파민 과다분비로 제정신이 아니란 말이다.

준범이는 아휴 병신새끼 병신새끼라면서 욕을 하면서도 짐을 날라준다.

개미를 도와주는 베짱이라니 뭔가 좀 참신하구만

우리는 그렇게 잠시간 짐을 옮겼다.

짐을  한켠에 쌓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에휴. 씝얼 존나게 덥구만"


그렇게 말하며 에어컨 온도를 더 낮추는 준범이

냉장고에 가더니 맥주를 2캔 꺼내더니 하나를 던진다.

"좆병신쉑 어서오고"

"아 시발 거기 앉아봐라 내가 지금부터 좆쩌는 이야기 해줄게"

"뭐 이혼하기로 했나보네. 그거 아니냐?"

"아 씨발 일단 좀 앉아보라고 병신아"

나는 신이나서 준범이를 자리에 앉게했다.

우리는 접이식 탁자를 러그 위에 올려놓고는 서로 손에 맥주 한캔을 잡고 마주보고 앉았다.


맥주를 마시면서 얼렁 할말있으면 해보라는 시선을 던져오는 준범이


"오늘 우리 부모님이랑 개걸레년 집이랑 다 같이 만나서 이혼이야기 꺼냈다."


"개걸레? 이새끼 이거 또라이네? 아무튼??"

"아버지가 먼저 이혼하자고 얘기 꺼냈는데 혜정이가 지랄내더라"

"어?"


"내가 맞바람핀거 고딩이라고 미친새끼라고 지랄하더라고"


"와... 잠만 시발 팝콘이 없는데?"


"닥치고 앉아봐라"

나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 목을 축인다.

아 시발 존나 시원하구만.


"그래서 여기 보이냐? 입술 좀 터진거? 애비충이 싸대기 한대 시원하게 갈기더라고. 내가 널 그렇게 키웠냐! 이지랄을 하더라고"

나는 그 광경을 떠올리면서 웃으면서 썰을 풀었다.

"니가 키웠지 누가 키웠냐고 대학도 내돈으로 다니고 니가 좆지랄로 집안 망쳐먹은새낀데 뭐가 잘났냐는 식으로 존나 지랄을 떨었다."

"어 어?"

"그리고 그 개걸레년이랑 걔네 부모한테 니네집 걸레년 집에다가 남자 불러다가 좆빠는 미친년이라고 욕하고 학원에서 지랄떨면 나도 좆지랄떨거니까 알아서 기라고 하고왔다."


"여보세요? 준수씨 맞으십니까?"

"뭐래 병신이?  씨발 존나 시원했다. 내가 그 걸레년이랑 그 틀딱새끼 둘다 묻어버릴려고 증거자료로 모았던게 이렇게 도움이되네. 그 걸레년 다니던 회사 그거 가족회사더라고. 지까짓게 그 나이에 짤리고 이직은 되겠냐? 요즘은 소문도 존나 빠른데"

나는 그렇게 말하고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한다.


"와... 이새끼 야마돌면 개또라인건 알았는데 이새끼 진짜 개미쳤네"


"왜?"


"넌 씨발 존나 시원하긴한데 너희 어머님은 어쩔려고?"


"나도 잘 모르겠다."

진짜 몰라 시발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걸 어쩌나


"전화는 안오고?"

"그 지랄을 냈는데 내가 무슨 용기로 휴대폰을 켜냐. 그냥 전원 꺼놨다."


"뭐, 됐다. 걍 마셔라"

그렇게 우리는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아 수진이 보고싶다.

"아 그러고보니 수진이한테 전화  해야겠는데"

"어?"

"양가어른들 모시고 이혼이야기 할 거라고 얘기해줬으니까 뭔가 걱정하고 있을거 같다."


나는 일단 톡을 먼저 보내본다.


대뜸 전화를 걸었다가 수진이가 안받고 어머니가 받아버리고 그러면 골때리는 상황을 만들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골때리는 상황은 오늘 막 겪은 참이니 당분간은 좀 평화롭게 보내고 싶다.

'다 끝났어. 아마 이젠 이혼절차로 들어갈꺼야. 꼴도 보기 싫으니까 변호사 선임해야할듯'

그렇게 톡을 보냈다.


아마 전셋집 자산도 반으로 하고 그동안 벌었던 돈은 각자 사용하고 저금하고 했으니 재산분할은 쉬울테지만 학원도 있고 수진이랑 놀아야하는데 그딴것에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는 않다.

'지금 전화돼요?"

'ㅇ'


그렇게 치자마자 날아오는 전화

아니 영상통환가? 수진이랑 영상통화라니 처음이다.

"야 좀 절로 꺼져봐라"


"뭐야 씨발"

"영상통화임"

"아"


나는 잠깐 비켜선 준범이를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았다.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 수진아. 다 끝났다."


"선,생님 그 얼굴에"

"아 이거? 그냥 고춧가루 좀 묻었다. 별거아냐"

"..."


숨을 들이켜고 얼굴이 조금 일그러지는 수진이

"괜찮아. 각오하고 간거니까"


"그래도..."


"와 시발 목소리 존나 이쁜데"

"?! 누구있어요?"


"어 집나와서 준범이 집에 잠깐 신세 좀 지고있다."

"선생님..."

그렇게 안쓰러운 시선으로 보지말아라

진짜로 전부 각오하고 했던 일이니까.


거기서 그냥 당하고 있었어도 결국엔 집을 나왔을 일이다.


걸레년 부모가 정상인이면 고딩이랑 사귄다는 새끼랑 한집에 살라고는 안하겠지.

"와 시발 존나 예쁘네. 이게 진짜  새여친이라고? 와 씨발 존나 불공평한데?"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쑤욱 들이미는 준범이


"어,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는 수진이

"아 시발 좆병신이 왜 지랄이야"


"나도 우리 법준수!씨가 그 지랄을 낼정도로 이쁜 여친 얼굴정도는 봐야지."

"지랄났네"

"와 근데 진짜 예쁘네. 정말로 19살?"

"네,네..."


"그 제수씨. 우리 준수 개병신새끼에 찌질한 놈인데 잘 좀 부탁해요. 그렇게 나쁜놈은 아니니까 사회에 방류는 하지말고"

그렇게 말하며 낄낄거리는 준범이


"저도 우리 선생님 좀 잘부탁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이는 수진이

"어,어 예"

고개를 반쯤 숙이며 머리를 긁적이는 준범이


녀석은 그렇게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앉는다.

"근데  지랄이 뭐에요?"


"뭐... 그런게 있어. 다음에 알려줄게."

"진짜 괜찮아요?"

"괜찮아 괜찮아. 그럼 내일 학원에서 보자."

"네. 편히 쉬세요, 선생님."

전화를 끊었다.


아~ 마음속에 남아있던 아주 작은 걱정과 근심 뭐 그런 것들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이야 진짜 존나 미인인데. 한, 두살  먹으면 존나 물오르겠다."


"개쩔지?"


"솔직히 존나 아깝다. 니 새끼가 뭐가 좋다고 사귀는지 모르겠는데"

"나도 몰라 레후"

"미친새끼."


준범이는 내가 한 말이 뻘하게 웃겼는지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옛날 이야기나 군대 이야기같은 고추들이 모이면 늘상 하는 뻔한 이야기를 나누며 남은 술을 마저 마셨다.

술을 다 마신 다음 준범이는 내일 살 주식 종목을 찾겠다며 컴퓨터 앞에 앉았고 나는 들여놓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야 거기 그 방 청소는 안해놨는데 혹시 누구 오면 손님방으로 쓸라고 있을건 다 있다. 알아서 해라"

"오냐"

준범이의 집은 방이 3개였고 큰 방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방 2개 중 1개는 거의 창고용으로 쓰고 있고 나머지 방은 청소는 안했지만 손님이 오면 묵고 가게 비워둔다.

나는 일단 방을 청소하고 짐을 옮긴다.

당장 꺼내서 입어야하는 옷이나 스킨로션같은 부류, 노트북에 학원에서 쓸 자료들 등등 몇몇 무게가 좀 나가는 책같은건 한번에 옮기기가 힘들어보여서 좀 남겨뒀으니 나중에 한번 더 가기는 해야한다.

그렇게 짐을 다 옮겼더니 이젠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야 저녁 어쩔거냐? 뭐 시켜먹을래?"

그렇게 물어오는 준범이


"걍 짜장이나 하나 시켜먹지"


"그러던지"

우리는 그렇게 짜장과 탕수육을 먹으면서 잡담을 나누기 시작한다.

"아 그러고보니 주식 어떻게됐냐?"


"그걸 이제야 물어보냐?"

"좆된건 아니지?"

"그건 아니고. 아무튼 이제  다 슬슬 팔 준비해야지."

"그러냐?"

"어 이제 거의 고점이니까 정리타이밍 잡아야한다."

내가 샀던게 진단키트주랑 자동차주 였던거 같은데


각각 2억치, 1억치를 샀고 그중 1억은 대출이었다.

대출이자를 내면서 이게 진짜 잘하고 있는건가 몰랐었는데 많이 올랐나보다.

"얼마나 올랐길래 그러는건데?"

"보면 존나 놀랄걸. 오늘 처먹은 짜장값 니가 계산해준다는 소리 나올꺼다. 앞으로 형님으로 모셔라 병신아"

그렇게 말하면서 껄껄껄 웃는 준범이


나는 일단 준범이가 시키는데로 휴대폰에 어플을 깔고 주식가격을 확인해본다.

모바일과 컴퓨터 둘 다 연동이 된다는 모양이다.


"이게 진짜냐?"


"어 씌팔놈아"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봤냐 이새끼야하면서 웃는 준범이


나는 숨이 넘어갈 것같은 심정으로 화면을 바라본다.


처음 사고서 한동안은 가격에  변동도 없어서 완전히 잊고 살았는데 이게 정말일까

F젠이 83,000원 2,409주를 샀었고 훈다이차가 95,000원에 1,052주를 샀었다.

F젠이 7월 31일 기준 26만원이고 훈다이차가 12만 6천원이었다.

"야 시발 이거  이게 진짜 말이 된다고?"


"왜 놀랐냐?"


"야 근데 이거 F젠 몰빵했으면 쌉이득아님?"


"시발 이렇게 분산투자도 모르는 새끼들이 항상 좆지랄을 떨지 아무튼 실감은 나냐?"

손이 덜덜 떨려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


3억이 7억 6천만원 돈이 되어있는데 정상일리가 없지


이게 진짜라고? 미쳤나... 4억 6천. 빚을 갚고 본전이랑 합치면 6억 6천이다.


고작 몇개월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돈을 벌다니

"야  나도 학원 때려치고 주식이나할까?"


"지랄을 하네 병신새끼"

준범이는 지랄말고 참고 살라면서 실실 쪼갠다.


초심자의 행운을 믿고 덤볐다가 개털려서 쪽박차는 놈이 한둘이 아니라면서 말이다.

본인이 찍어준거 사서 우연찮게 벌었는데 그걸로 만족하고 더 이상 얼씬도 하지 말라고 한다.


"근데 이거 언제쯤 파냐?"

"F젠이 30만원을 넘을까말까 할거같으니 넌  30만원 넘으면 전량 매도치고 훈다이 차는 좀 들고가보자. 테슬라니 뭐니해서 성장 가능성 아직 좀 남았으니까 20만원 근처까지는 갈걸? 적어도 18만원은 넘겠지."

"그래"

두근두근 떨린다.

준범이가 불러준 금액을 대입해서 새로 계산해본다.


약 9억 1천이다.


빚 1억을 제외하면 8억 1천만원이다.


나는 내 인생에 의구심이 들을 정도였다.


"이새끼 완전 넋이 나갔네 미친새끼"

준범이가 실실 쪼갠다.

"야. 이게 말이되냐?"

"나도 주식안하고 이돈으로 비트코인 했으면 지금쯤 한국에 안살걸?"


"돈많으면 한국사는거 아니었어?"

"지랄 상속세에 양도소득세에 이젠 대주주요건 기준을 3억으로 줄인다는 좆병신 나라에 뭘 기대하냐?"


그렇게 말하면서 병신새끼들이니 뭐니 하면서 지껄이는 준범이


솔직히 뭐라는지 절반도  알아먹겠지만 아마 준범이가 하는 말은 다 맞겠지.

돈벌어다 주는 놈은 아무튼 다 맞는 말이다.


 돈이면 저가 아파트는 한채 살 수있는 금액이 됐다.

"집살 생각하냐?"

"어케 알았노?"

"좆병신새끼 민석이한테 옮았네"

"애비충 경상도 사람인데스"

"꼴받으니까 지랄 그만"

"예"


준범이는 미친새끼를 보는 눈으로 쳐다본다.


이제서야 준범이가 얼마나 돈이 많은지 상상이 갔다.


본인이 샀으니까 나한테 추천을  것이다.

나보다 규모도 많았으니 더 샀으면 샀지 안사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예전에 준범이가 집을 샀는데 얼마 올랐다고 했을때처럼 머리가 돌아버리지는 않았다.

"어차피 지금 정부 좆지랄나서 세금이나 존나 떼일거다. 집값올랐다고 좋아했는데 전체적으로  올라서 이사도 못가 시발. 아무튼 집 살거면 정권바뀌고 생각해야지 그 돈으로  굴릴거 없나 생각해보고."


"내가 이걸 또 어떻게 굴려?"

"몰라. 아무튼 집사는 건 좀 생각해봐라"

"그래"

니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설마 이게 이렇게 굴러가다니.

이혼하고 먼치킨찍는 웹소설들이 떠오른다.

확실히 이혼하면 먼치킨을 찍는건 킹능성이 있다.


"야 근데 이것도 재산분할이냐?"

"그 걸레년이 너한테 해준거 없으니까 개인자산으로 취급돼서 아니지"

"존나 다행이네"


"미친새끼"


"아 시발 생각해보니  말마따나 개걸레년 아날처녀라도 먹고오는건데 나중에 늙어서 똥물이나 줄줄 새라고"


"김준수씨 진짜 도랐어요?  씨발 돈꼬충새끼야. 짜장 처먹는데 그러고 싶냐?"

"뭐 임마"


"개또라이새끼네 이거 아 ㅋㅋ"

우리는 시답잖은 농담을 하며 새로운 캔을 따고 새로운 출발에 건배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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