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두 번째 데이트
내 생활이 극단적으로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내는 그날 이후로 날협박하지도 않았고 집을 뛰쳐나가기 전의 기특한 아내로서 나를 대할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6월 14일이 되었고 수진이와의 두 번째 데이트가 시작됐다.
"이어서 하자고 하길래 또 부천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현재 있는 곳은 영등포역이다.
주말의 대학로보다는 한산한 것 같지만, 사람이 적지는 않다.
영등포엔 백화점이 있으니 말이다.
"쯧쯧, 오늘은 제 플랜에 맞춰서 따라오세요."
수진이가 검지를 흔들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곤 차에서 내렸다.
나도그녀를 따라 차에서 내려 그 옆에 섰다.
오늘 수진이가 입은 옷은 무릎보다 살짝 위까지 올라오는 검정색 플레어 스커트와 핑크색의 반팔 블라우스다.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옷 입는 센스가 굉장히 좋은 느낌이다.
아니, 그냥 옷걸이가 좋아서 그런걸 수도 있고.
"좀 그러네. 우리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나는 조금 불안한 기분이 되어 주위를 둘러봤다.
얼마 전에 아내 때문에 그 사달이 났었다.
다른 수강생에게 우리가 이렇게 같이 있는 모습을 들키면 정말 최악이다.
"별로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음~ 아!"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뭔가 고민하던 수진이는 뭔가를 발견했는지 작게 탄성을 내지르곤 나의 손을 잡아당겼다.
수진이의 손에 이끌려 향한 곳엔 안경전문점이 있었다.
"안경?"
"안경만 껴도 인상이 많이 달라져서 잘 모를걸요? 솔직히 마스크도 끼고 있는데 안경까지 끼면 누가 알아봐요?"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수진이는 여기저기 견본으로 올라가 있는 안경테를 집어 눈에 썼다가 벗었다가 하며 어떤 게 본인에게 어울리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안경은 좆경이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있던 것 같은데 미인이 안경을 끼니 뭔가 지적인 느낌이 들어 상당히 괜찮은 느낌으로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 선생님은 이거."
수진이는 그리 말하며 나에게안경을 씌웠다.
도수가 없는 안경. 거울을 바라보니 뭔가 그럴싸한 느낌이다.
"잘 어울리네요. 이거랑 그걸로 하죠."
수진이는 내가 산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계산을 마쳤고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서둘러 수진이가 결제한 안경을 쓰고 수진이를 따라나섰다.
그렇게 우리의 두 번째 데이트가시작됐다.
처음으로 향한 곳은 백화점이었다.
처음엔 여성복 코너로 가서 수진이의 패션쇼에 어울려 줘야 하는 시간이었다.
어떤 옷이 더 어울리느냐며 옷을 몇 번이고 갈아입으며 물어오는데 솔직히 내 눈엔 다 예뻐 보여서 옷걸이가 예쁘니 다 좋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내 말에 수진이는 한숨을 쉬며 성의가 없다는 소리를 꺼냈다.
"남자들은 진짜 한 명도 빠짐없이 다 그런가 보네요? 오빠도 그렇고 선생님도 그렇고."
"쇼핑을 좋아하는 놈이 있으면 오히려 보고 싶은데."
"로판 남주들은 쇼핑할 때 오히려 어떤 옷이 더 잘 어울릴까 골라주고 그러는 데요?"
"로판이니까 그렇겠지."
난 패션 따위 잘 모른다.
내가 입고 다니는 옷도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 대부분 무채색의 모나미 같은 것들뿐인데 이런 나한테 감상을 요구해도 좀 그렇지.
수진이는 투덜거리며 다 좋다고 했으니 다 사겠다며 갈아입었던 옷들을 다 결제해 버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과연 월억킥 작가님다웠다. 용돈을 받고 다니는 또래 애들이랑은 클래스가 달랐다.
여성복 코너에서 쇼핑을 마치고 다른 곳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그리 돌아다니고 있으려니 남성복 코너가 눈에 띄었다.
"아, 잠깐만요."
옷을 살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수진이는 나를 멈춰 세웠다.
우리는 그대로 남성복 코너로 들어가게 되었다.
수진이는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하다가 넥타이를 두 개를 손에 들고 내 목에 대었다가 땠다가를 반복했다.
그리곤 그냥 두 개를 다 계산해버렸다.
내가 말릴 틈도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결제.
나는 당황해서 수진이에게 돈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수진이가 고개를 저었다.
"쇼핑 많이 피곤하시죠?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
피곤하긴 했다. 이상하게 쇼핑을 하면 노는 것보다 일하는 기분이 든단 말이지.
"진짜 표정관리 못 하시네요. 하하... 처음 봤을 땐 잘 몰랐는데."
얼굴을 만져봤다. 진짜 그런가?
"다음 강의하실 땐 제가 선물해드린 넥타이하고 오셔야 해요?"
그리 말하며 나에게 넥타이가 든 백화점봉투를 건네오는 수진이.
뭔가 가슴이 몽실몽실한 기분이다.
처음이다. 누군가한테 선물을 받고 이렇게 가슴이 설레는 기분은.
솔직히 조금 묘한 기분이기는 했다.
넥타이는 싼 물건도 아니었고 나는 사회인이며 수진이는 학생이었으니까.
학생에게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조금 껄끄러운 느낌이었다.
거기다가 오늘은 생일도 아닌데 이렇게 선물을 받아버리니 진짜 묘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묘한 기분보다 좋아하는 이성에게 선물을 받았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 기뻤다.
이게 넥타이가 아닌 길거리에서 파는 몇천원짜리 선물이라도 그녀가 주는 선물이라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은 기분이다.
방금까지 쇼핑이 피곤한 노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즐거웠다.
그래. 다르다. 수진이는 많이 달랐다.
내가 쇼핑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마도 아내와의 경험 때문일 테니까.
수진이의 쇼핑은달랐다.
나를 배려해서인지 용건만 간단히 끝내버리는 쇼핑.
그것도 같이 어울려준 상대방을 배려해서 선물까지 해주는그 기특함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
"저 볼링 해본 적 없는데 선생님은 어때요?"
"나? 나도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쇼핑을 마치고 우리가 향한 곳은 볼링장이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데이트를 하는데 짐부터 만들고 시작하는 느낌이 뭔가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이 늘어나면 피곤하니 나중에 해는 게 맞지 않나?
"근데 왜 굳이 백화점이 먼저야? 짐만 늘어나는데."
"아, 그냥 생각나는 순서대로 가고 있어요."
"플랜없이?"
"네. 뭔가 좀 색다른 느낌 아니에요?"
수진이는 내 데이트 이력이 신경 쓰이나 보다.
좀 색다른 데이트를 위해 즉흥적으로 코스를 잡는 걸까.
그렇게 특별한 뭔가를 준비할 필요는 없는 데 말이다.
"애초에 나도 데이트 경험이 거의 없어서 잘 몰라."
"그래요?"
"맞선 결혼이라 데이트는 양 손가락으로 셀 만큼밖에 안 했어. 뭘 하든 거의 처음이야."
수진이는 내 말을 듣더니 입꼬리가 살짝 씰룩였다.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귀엽다. 귀여워.
볼링화를 빌리고 라인으로 안내받은 다음 볼링공을 고르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애초에 데이트란 게 뭐 특별한 게 있나 싶은데."
여자랑 같이 걷기만 해도 데이트가 아닌가.
그리 말하며 먼저 볼링공을 집어 들어 굴렸다.
끝자락에 핀이 2개 남았다.
스페어 처리도 실패하고 내 차례가 끝이 났고 수진이의 차례가 왔다.
수진이의 볼링공은 훌륭하게 도랑으로 빠져서 데굴데굴 굴러가기 시작했다.
얼굴을 슬쩍 살펴보니 상당히 분해 보였다.
승부욕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 이거 생각보다 어렵네."
손을 죔죔 시키며 뭐가 잘못된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뭔가 의외였다. 얌전해 보였는데 의외로 활동적인 것도 좋아하는 걸까.
우리는 그렇게 볼링을 즐겼다.
결과는 내가 110점에 수진이가 60점이다.
처음치곤 잘했다고 생각한다.
"데이트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
아까전에 볼링을 칠 때 내가 말했던 데이트가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했던 말을 의식한 말인 듯하다.
늦은 점심을 먹으며 수진이의 말을 곱 씹어봤다.
무슨 뜻이지?
"아무랑은 안 하잖아요. 그죠?"
확실히... 관심도 없는 사람이랑 하지는 않지.
"아까양 손가락이라 하셨죠? 그럼 앞으로 8번 남았네요?"
그리 말하며 8개의 손가락을 펼쳐 보인다.
왠지 그 동작이 하나하나 너무 귀여워 보였다.
그 행동에서 아내에 대한 경쟁심이 느껴지는 것 같았으니까.
뭔가 쑥스러워서 말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번주에 모의고산데 이렇게 돌아다녀도 괜찮아?"
"..."
지뢰를 밟은 느낌이다.
눈을 부릅뜬 채로 나를 노려보는 저 시선을 봐라.
한숨이 절로 나왔다.
"선생님은 진짜 선생님이네요."
수진이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내신도 아니고 이제 와서 노력한다고 바뀔 점수도 아닐 텐데요. 공부한 만큼 나오겠죠!"
방금까지 방긋 방긋하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 입가에 오믈렛 소스가 묻어있어서인지 귀여워 보였다.
가끔 이렇게 뇌를 거치지 않고 멋대로 튀어나오는 말이 항상 분위기를 깨버린다.
지금이라면 연애경험이 없는 남자와의 데이트를 싫어하는 여자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주의하자.
밥을 먹으면서 수진이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나는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즐거웠다.
아무래도 수진이가 강인한 강사처럼 사교성도 좋고 이야기를 재밌게 포장해서 말하기 때문이겠지.
"그러고 보니 요즘 인기 많네요. 선생님."
"인기?"
"네, 쉬는 시간에도 학생들이 종종 찾아가서 여러 가지 물어보잖아요."
그렇긴 하다.
예전엔 간혹 찾아오던 학생들이 좀 많이 늘어난 것처럼 생각된다.
우물우물.
입에 수저를 물고는 뭔가 고민에 빠진듯한 표정을 보이는 수진이.
착각일지도 모르겠으나 뭔가 조금 언짢아 보인다.
"뭔가 좀 별로예요."
"뭐가?"
"나만이 알던 맛집을 남들이 알아줘서 장사가 잘 되는 느낌인데 그게 기쁘면서도 뭔가 좀 아쉬운 느낌?"
뭔가 알 것 같기도 하다.
"고맙네. 질투도 해주고."
"질투 아니거든요~"
질투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그냥 질투라고 생각할래.
그게 더 기분 좋으니까.
***
좋았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늦은 점심을 먹고 카페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아내에겐 저녁까지 들어간다고 했기 때문에 곧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수진이도 저녁은 어머니와 먹기로 했다는 것 같다.
어떤변명을 할까 고민했는데 다행이다.
"오늘도 재밌었어요, 선생님."
"나도 재밌었어."
평소에 수진이와 만나는곳으로 차를 몰고 갔다.
이제 수진이가 차 문을 열고 나가면 우리의 데이트는 끝이 난다.
그게 아쉽게 느껴졌다.
"아내분이시죠?"
"응?"
"선생님이 뭔가 이상했던 거 아내분 때문이잖아요."
"어째서?"
"선생님을 그렇게 힘들게 할만한 사람이 별로 안 떠올라서요."
나를 너무 잘 아는구나.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수진이가 문을 열고 나가며 그리 말해왔다.
그대로 문을 붙잡은 채로 나를 돌아보았다.
"뭔가 복잡하고 어렵다고 들었어요. 이혼절차."
수진이는 내가 아내와의 이혼절차 때문에 고민하고 어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죄책감에 속이 쓰렸다.
"천천히 하셔도 돼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수진이가 문을 닫고 손을 흔들었다.
나는 수진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액셀을 밟았다.
나는 진짜 개새끼다.
아무것도 모르고 웃고 있는 저 아이를 이제부터 배신하러 가야 한다.
수진이와 가까워질수록 속이 타들어 간다.
왜 그렇게 질질끌었을까? 한숨이 나온다.
방금 전까지 웃으면서 데이트를 즐겼는데... 이제는 다른여자를 만나러 가야 한다.
그래. 나는 유부남이니까.
***
"여보 어서 와~"
아내가 나를 반겨준다.
"다녀왔어."
내가 다녀왔다는 인사를 하자 아내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가 다시 미소로 바뀌었다.
"저녁은 안 먹었지?"
"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향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와 아내가 차려놓은 저녁을 먹었다.
평소라면 이대로 일과가 마무리되겠지.
하지만 요즘은 조금 특별한 일과가 추가됐다.
`아선생님 잘 들어가셨어요?`
"어. 오늘 즐거웠어. 그래. 그래. 어. 이제 잘 시간이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수진이와 자기 전에 통화한다.
오늘의 데이트 감상을 주고받고다음엔 어디로 놀러 갈지에 대한 이야기를주고받는다.
수진이가 연재하고 있는 소설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고 내가 쓰고 있는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서로 할 말은 다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 너도 잘자."
서로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내 다리로 시선을 향했다.
내가 통화를 하는 동안 아내가 내 자지를 빨고있었다.
"후후, 아내랑 섹스하면서 딴 여자랑 통화하다니 당신도 완전 미친놈이네."
"니가 멋대로 빤 거고 씨발아."
"아하하!"
즐겁다는 듯이 웃고 있지만 난 아내의 미간이 경련하고 있는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어떤 기분일까.
내가 다른 여자한테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를 묶어두는 그 심리를 모르겠다.
아내가 나를 침대로 밀고 내 배 위로 올라탔다.
요즘 아내는 이 자세로 내 표정을 바라보며 허리를 흔드는 걸 즐기고 있다.
"오빠, 오빠, 하앙!"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수진이를 욕보이던 년이 지금은 오빠라고 부르고 앉았다.
설마 질투라도 하는 걸까.
"수진아."
아내를 올려다보며 수진이의 이름을 불렀더니 아내가 몸을 움찔하며 작게 떨었다.
아내는 짐짓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허리를 흔들고 있지만 나는 분명히 보았다.
"수진아 여기가 좋아?"
아내를 수진이라부르며 끌어안은 채로 목을 핥고 귀에 사랑을 속삭였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흥분과는 다른 이유로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이걸 바란 건 너다.
어제는 자신을 수진이라고 불렀잖은가.
그러니 수진이라고 불러주리라.
한동안 아내를 수진이라 부르며 눈치를 보다가 수진이가 아닌 혜정이라고 불러봤다.
그러자 전보다 더 기분 좋은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결국은 그런 거다.
뭐? 바깥으로 겉도는 걸 허락해준다고?
결국은 나한테로 돌아올 것이라고?
떡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너를 안을 때마다 증오가 퇴색되는 감이 없지는 않다.
너도 사실은 내가 아니고 내 정력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거 아니냐.
하지만 이건 일시적일 뿐이다.
이건 사랑이아니야.
수진이를 몰랐다면 지금 너에게 품고 있는 이 기분을 사랑이라 착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진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좋다. 어디 해봐라.
니가 하고 싶은 데로 해라.
내 마음은 절대로 널 향하지 않는다.
네 인내심이 먼저 바닥이 날지 내 마음이 꺾일지의 문제다.
난 절대 꺾이지 않는다.
오히려 널 이용해주리라.
너의 그 질척한 감정을 소설로 써서 수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쓰리라.
난... 더는 널 사랑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