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화 〉 늑대와 24시간 미션 (2)
* * *
물론 유민은 그 전날에 헌터 협회에서 다희의 모습을 목격하기는 했지만,
서로를 인지하고 대화를 나눈 것은 헌터마켓이 최초였다.
새로이 제작된 집업형 방어구들을 살펴보기 위해 의류 매장에 들리게 된 다희는,
문득 유민과 처음 만나던 날을 떠올렸다.
분명 이런 매장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어깨를 부딪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다.
하반신에 전혀 시선을 주지 않으며 자신의 눈을 똑바로 마주해 오는 그의 모습에 신기해했고,
품속의 명함을 건넸더니 갑자기 코에 가져다 대며 자신의 헌터밀크 향과 체취를 음미하는 그의 행동에 크게 동요하기도 했다.
그 때만 해도 그저 우연히 만난 F급의 신입에 불과했는데,
이렇게 파트너로 점찍고 몇 번이나 몸을 섞어 대는 진득한 관계가 된 데다가,
밀크 솔루션이라는 스킬에 엮여 당사자의 파티에 합류하고, 미래에는 밀크 길드로 소속되게 될 줄이야.
그 날 유민을 만나지 못 했다면,
자신은 여전히 홀로 던전을 돌아다니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수컷의 품 안에서 체취를 공유하며 우람한 자지를 받아들이는 그 황홀한 쾌락도, 전혀 알지 못 했을 것이다.
“….”
유민의 냄새와 손길과 자지가 전해 주는 쾌감을 떠올리고 있자니,
아까 유민의 집 안에서 슬쩍 달아올랐다가 애매하게 식어 버린 다희의 몸에 다시금 불이 당겨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헌터밀크 코너에서 유민을 자신의 냄새로 유혹하기도 했었지.
5초 규칙을 가지고, 매장 내의 사람들 몰래 유민과 흥분되는 시간을 보냈었다.
그 날의 뜨거웠던 순간을 회상하는 그녀의 심리를 반영하듯이,
북슬북슬한 늑대 꼬리가 요염한 몸짓으로 부드럽게 살랑였다.
다희의 옆에서 그 꼬리의 움직임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유민은,
이내 다희가 가죽 재질의 집업 하나를 집어 들고 등 뒤의 탈의실로 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거 입어보고 온다.”
“알았어.”
손에 들고 있는 장비를 시착해보겠다는 다희의 말에, 유민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압도적인 하반신의 라인을 뽐내며, 다희는 탈의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허나,
그녀는 무슨 연유인지 곧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
날카로운 늑대의 눈으로 무언가를 살피듯이 주위를 휙휙 둘러보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돌려 유민을 바라보며 작게 손을 흔들었다. 이 쪽으로 오라는 손짓이었다.
“…?”
그에 작게 의문을 표하며 다희에게로 다가간 유민은,
어느 새 자신의 팔을 붙잡고 있는 다희의 손아귀를 발견하게 되었다.
왜 그러냐고 물음을 던질 틈도 없이,
유민은 다희의 손에 이끌려 그녀와 함께 탈의실 안으로 쏙 들어가게 되었다.
엉겁결에 좁은 탈의실 안에서 다희와 붙어 있게 된 유민은, 살짝 놀란 눈치로 그녀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다희의 노란 눈빛에 흥분이 깃들어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하아…”
늑대의 황금빛 눈동자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며,
상당히 거칠어진 숨결을 흘려대는 다희.
그녀의 헌터밀크만이 가지고 있는 견과류와 곡물의 향기가 탈의실 안을 점차 메워나가기 시작했다.
그 냄새는 당사자의 흥분으로 인해 유당의 존재감을 머금고 좀 더 풍부한 스펙트럼을 지닌 향으로 변모해 있었다.
그것을 감지해 낸 밀크마스터의 눈빛에 진중함이 깃들기 시작했다.
유민의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던 다희는 입꼬리를 슬쩍 끌어올렸다.
그녀는 자신이 골랐던 집업을 옷걸이 째로 벽에 걸어 놓고, 유민에게로 슬쩍 몸을 붙여 왔다.
다희의 튼실한 허벅지가 앞으로 내밀어져 유민의 고간과 맞닿고,
집업에 감싸여 있는 적당히 커다란 젖가슴이 그의 가슴팍 가까이로 접근한다.
한 팔을 유민의 목어깨 뒤로 보내어 감싸 안은 다희가 입을 열었다.
“야, 유민….
저번에 헌터마켓에서 했던 거, 기억나냐?”
다희의 끈적한 속삭임이 유민의 귓가에 맴돈다.
그 물음에, 유민은 작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위치는 조금 달랐지만,
그 날 다희와 있었던 일은 아직도 선명히 유민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었다.
5초 규칙.
다희가 자신에게 어떠한 행동을 하던 간에 5초를 버텨 내면,
자신은 다희의 그 농밀하고 고소한 향기를 5초 동안 음미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다희의 냄새에 흠뻑 취해서, 결국 그녀의 집으로 인도되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으로 유민이 긍정을 표하자,
다희는 씨익 웃으며 다시금 유민의 귀에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를 흘려 넣어 주었다.
“그럼…. 이번엔 10초로, 어때?”
“…좋아.”
정해진 시간 내에 던전을 공략하느라, 최근에는 다희의 집업 안에 응축되어 있던 그 난폭하리만치 고소한 향을 만끽할 기회가 그다지 없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헌터밀크에 진심인 유민은 다희의 제안을 결코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한 유민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픽 웃은 다희는,
유민의 목어깨를 감싸 안고 있지 않은 손으로 그의 목덜미를 스윽 매만지며, 몸을 한층 더 가까이 밀어붙였다.
그 움직임에 떠밀린 유민의 등이 탈의실 벽에 닿았다.
이내 유민은 벽과 다희의 몸 사이에 끼어 버린 모양새가 되었다.
머리를 유민의 어깨에 기대고,
고개를 꺾어 그의 귓가 쪽으로 얼굴을 향한 다희.
“후으….”
북슬북슬한 늑대 꼬리를 느릿하게 살랑거리며, 그녀는 흥분으로 거칠어진 숨결을 유민의 귀에 불어넣었다.
그 간질간질한 느낌에 유민이 흠칫하자,
다희는 그런 그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다는 듯이 킥킥 웃었다.
그리고는 얼굴을 한층 더 유민의 머리 쪽에 가까이 가져다 대며,
그의 귓가에 끈적하게 속삭여 주었다.
“자, 시작.”
10초 제한의 시작을 알린 다희.
그녀는 곧바로 눈앞에 있는 유민의 귀를 앙 하고 입에 넣었다.
“하음. 흐믐. 쪽.”
귓바퀴를 살짝살짝 깨물고, 귀 곳곳에 쪽 쪽 키스를 하며,
말랑한 분홍빛의 혀를 슬쩍 내밀어 귀 안쪽을 부드럽게 핥아 준다.
쿠측, 츄윽 하고 질척한 소리와 함께 귀를 핥아 대는 혀의 자극에, 유민의 어깨가 움찔 떨린다.
열심히 유민의 귀에 타액을 칠해 나가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슬쩍 밑으로 내려 목덜미에 코를 대고 수컷의 냄새를 한껏 음미하기 시작했다.
“스읍, 흐으읏.”
선 채로 목어깨를 껴안고 온 몸을 이리저리 비벼 대며,
암컷 늑대는 자신의 파트너로 점찍은 수컷에게 열렬히 애정을 표현했다.
이내 10초가 지나 유민에게서 살짝 떨어진 다희는,
짓궂은 미소를 띠며 집업 앞자락을 끝까지 잠그고 있던 지퍼 손잡이에 손가락을 댔다.
그리고는 지퍼를 밑으로 주우욱 내리자,
갈라지는 틈 사이로 다희의 탄력 넘치는 유육이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
그 안에 응축되어 있던 강렬한 헌터밀크의 냄새가 밖으로 퍼져 나가 흩어지기 전에,
다희는 유민의 목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으로 뒤통수를 붙잡고, 그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팍에 가져다 대었다.
“자, 너도 10초 시작.”
풀어헤쳐진 집업 자락 사이로 유민의 얼굴이 모습을 감추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 전체로 젖가슴의 탱글하고 부드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숨을 들이쉬는 순간, 콧속으로 짓쳐들어오는 견과류와 곡물의 농밀한 향기가 유민을 전율하게 만들었다.
흥분으로 인해 당분의 비중이 올라가며 한층 풍부해진 고소함의 축제.
비강을 통해 몇 번이고 쏘아올린 향기의 불꽃이, 유민의 머릿속에서 팡팡 터져나가며 환상적인 미향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저도 모르게 다희의 등허리를 두 팔로 껴안고, 그녀의 냄새를 한껏 음미하는 유민.
자신의 체취를 탐하는 수컷의 모습에 몸이 한층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골반을 슬쩍 슬쩍 비틀어대던 다희는,
10초가 지나갔음을 깨닫고 얼른 유민을 자신의 가슴팍에서 탈출시켰다.
“아….”
농밀한 향기의 축제가 갑작스럽게 끝나버린 것에, 유민이 아쉬워하는 기색을 표한다.
허나 다희는 아직 이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할 생각이 없었다.
집업의 지퍼를 다시 끝까지 올린 그녀는,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한 번 더?”
“…그래도 돼?”
그런 다희의 제안에 반색하는 유민.
그에 다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픽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번엔 좀 다르게 할 건데, 어때?”
“어떻게?”
유민의 물음에 다희의 미소가 한층 짙어진다.
“뭐, 겪어 보면 알아. 이번엔 30초로 간다?
자, 시작.”
다희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선언하고는,
유민이 무어라 말할 새도 없이 행동을 개시했다.
“헤릅. 베에….”
이번에는 유민의 반대쪽 귀를 공략하는 다희.
혀를 살짝 세워 귓바퀴 안쪽을 찌르듯이 자극하고, 다시 혀의 말랑하고 넓은 면으로 귀의 뒤쪽도 스윽 핥아주며 유민에게 색다른 자극을 선사한다.
그 때, 다희의 움직임이 변하기 시작했다.
유민의 목덜미를 쓰다듬던 손이 밑으로 내려가더니, 그의 바지춤 안으로 쑥 들어간 것이다.
“…!”
그에 유민이 흠칫하거나 말거나,
다희의 손은 팬티 안으로까지 칩입하여 목표로 하던 것을 움켜잡았다.
바로 유민의 커다란 자지였다.
다희의 육감적인 몸에 밀어붙여지는 감촉과, 귀를 핥아지고 탱글한 유육에 얼굴을 파묻는 등의 자극에 의해 이미 단단하게 발기해 있던 자지는,
그 갑작스러운 습격에 흠칫하면서도 암컷의 손길이 전해 주는 자극에 한차례 불끈거렸다.
유민의 허벅지 안쪽 라인을 따라 아래로 향해 있던 자지의 기둥.
그것을 바지 안에서 붙잡은 다희는,
분홍빛 혀를 길게 내밀어 유민의 귀 안쪽을 핥아내면서 손을 위아래로 움직여 자지 기둥을 훑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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