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 안내원과 몸의 대화 (3)
* * *
강렬한 쾌락에 허리를 바들거리며,
시현은 벌어진 입으로 하악, 흐윽, 하고 가쁜 숨을 내뱉었다.
머리가 뜨거워지고 의식이 흐물흐물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머릿속 한 구석에서는 의문이 피어올랐다.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 거지.
방금 전과 동일한 움직임으로 허리를 올리고 내렸을 뿐인데, 무슨 이유로 아랫배에서 생소하고도 강렬한 쾌락이 자신을 덮쳐, 강제로 음란한 신음성을 내뱉게 하는가.
허공을 바라보고 있던 시현의 흐릿한 보랏빛 시선이, 이내 유민을 향한다.
자신은 이미 유민에게 새로운 자극을 받은 전적이 몇 번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헌터밀크를 배출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착유와 수유의 쾌감을 깨닫게 하고,
아랫배를 문질러 자신의 자궁을 자극함으로써 은근한 열락으로 흥분이 끓어오르게 만들기도 했다.
그렇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유민이 아무런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 듯 했지만,
자신의 소중한 곳을 통해 위험하리만치 강렬한 쾌락을 안긴 범인일 확률이 높았다.
시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유민을 째려보았지만,
입으로는 아무런 말도 꺼내들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자신의 요청대로 움직이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고,
또한 그 짜릿한 자극을 맛보는 순간, 자신의 몸이 본능적으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거라고.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이것이라고.
그래. 유민이 아무 생각 없이 자신에게 수작을 부리지는 않았을 터.
분명 자신의 욕구 해소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아차리고, 이러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려 하는 것이겠지.
시현은 그렇게 진실에 가까운 자기합리화를 하며 잠시 호흡을 고르고,
다시 유민의 위로 엎드렸다.
괜히 말을 꺼내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유민의 호의를 받아들여 욕구를 해소시키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코앞에서 유민의 진중한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아주 작게, 집중하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 할 정도로 미세하게 끄덕여 보인 뒤, 다시금 유민과 입술을 겹쳤다.
“하음. 쯉. 쪼옥.”
아랫배에서 전해져 오는 강렬한 쾌감도 좋았지만,
유민의 맑은 눈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며 뜨겁게 설육을 훑고 비벼대는 것 또한 시현에게 만만찮은 흥분감과 자극을 선사했다.
입술과 혀를 통한 심리적인 쾌감으로 시현의 몸을 더욱 민감하게 만들어, 보다 쾌락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게끔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누군가와의 첫 키스 치곤 무언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감이 있어 잠깐 의문이 들기도 했으나,
쾌락과 자극에 목말라 있던 시현의 몽롱한 머릿속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렸다.
그녀는 이것 또한 자위의 일환이라고,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유민과 혀를 섞어 댔다.
이내, 시현은 다시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력을 머금은 귀두가 자궁구와 쮸웁 하고 키스를 하자, 또 한 번 미세한 마력이 뻗어나가 자궁벽과 천장을 콩콩 두드려 댔다.
“흐그으…!!”
암컷의 소중한 곳에서 찌이잉 올라오는 자극에 순간 보랏빛 눈동자가 거세게 떨리고 골반이 덜컥거렸지만, 시현은 멈추지 않았다.
더 많은 쾌락을 갈구하여 엉덩이로 유민의 고간을 팡팡 두드리고, 허리를 슬쩍슬쩍 비틀어 질육을 자지 기둥과 비벼댔다.
질내에서 몇 번이고 뒤섞여 완성된 쿠퍼액과 애액의 혼합물 거품이 결합부의 경계에서 부글부글 새어나왔다. 질척하고 음란한 소리가 즈벅즈벅 흘러나와 시현의 귓가에 맴돌았다.
쫄깃한 질육이 꿈틀거리며 자지를 조여오고, 자궁구가 귀두 끝을 쪼옥쪼옥 빨아들이는 자극들이 유민의 정신을 어지럽히려 들었지만, 그는 결코 그 쾌감에 연연하지 않았다.
정신을 집중하여, 성기로 밀크마스터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온 신경을 쏟을 뿐이었다.
“응흐! 크으! 흐브!”
귀두와 자궁구가 접촉할 때마다, 시현의 혀가 움직이다 말고 멈칫 멈칫 거렸다.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락이 점차 그녀의 온몸으로 퍼져나가며 머리 위까지 올라오려 했다.
무언가 거대한 것이 점차 몸 속에서 윤곽을 드러내며 이내 밖으로 터져나오려는 듯한 감각에,
시현은 자신과 유민의 것이 뒤섞인 타액을 꿀꺽 삼켰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 했던, 커다란 절정이 자신을 덮치려 드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그에,
시현은 더욱 빠른 속도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지고의 열락을 위해, 마지막 스퍼트로 부지런히 엉덩이를 내리쳐 자궁구에 귀두 끝을 쿵쿵 처박았다.
“후그, 므으읍! 흐그으!”
찌이잉. 찌잉. 찌잉. 하고 아랫배에서 전류가 내쏘아져 시현의 머릿속을 헤집어 댔지만,
그녀는 어깨를 파르르 떨고 코로 거친 숨결을 내뱉으면서도 결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시현의 눈 앞이 번쩍거렸다.
그녀의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고,
시위를 당긴 활처럼 허리가 굽혀졌다가 펴지기를 반복한다.
“오…. 호옥…!”
시현의 고개가 저절로 젖혀져, 굳게 연결되어 있던 두 입술과 혀가 떨어진다.
강렬한 절정의 쾌락에 취해, 시현이 미처 집어넣을 생각조차 하지 못 하고 있는 분홍빛 설육의 끄트머리에서 은빛 실이 늘어진다.
파들파들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해 어쩔 줄을 몰라하던 시현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밑에 있는 사람을 꼬옥 끌어안았다.
유민의 목어깨에 두 팔을 두르고, 허벅지와 종아리를 유민의 허리와 하반신에 딱 붙인 채,
시현은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고 골반을 퍼득이며 절정을 소화해 내려 애썼다.
헉, 헤엑. 큭, 하고 불규칙적인 신음성과 함께 거친 숨을 토해 내던 그녀는,
이내 힘이 쭈욱 빠져 유민에게 온전히 몸을 맡기게 되었다.
“하아…. 후우….”
점차 얌전하게 잦아들기 시작하는 시현의 호흡.
그와 함께, 욕구에 지배당하고 있던 그녀의 이성 또한 제 자리를 되찾아갔다.
“….”
냉혹한 자위 마녀에서 이성적인 안내원으로 돌아온 시현은,
유민의 몸에 꼭 달라붙은 자세 그대로 잠시 눈을 몇 번 깜빡였다.
그리고는,
이내 거하게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
시현은 두 눈을 꼭 감고,
뒤늦게 몰려드는 수치심을 감당해 내기 시작했다.
그래.
결국 욕망에 져 버려서 이 남자의 거기를 자신의 안에 넣어 버리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키스를 하며,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이거지.
시현의 얼굴이 홧홧하게 달아오른다.
성욕 따위에 지배당하여 스스로 남자에게 안기는 일은 없을 거라더니.
되도 않는 자위 타령을 하면서 남자 위에 올라타 가지고 엉덩이를 흔들어 대?
미친 년 같으니라고.
그나마 상대가 아예 접점이 없지는 않은 유민이라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지,
유민 때문에 이런 사단이 난 것을 원망해야 하는 것인지.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시현은 천천히 입을 열어 살짝 쉰 목소리를 흘려냈다.
“…하나만, 물어 보죠.”
“아, 네.”
“날 그런 상태로 만든 거, 일부러에요?”
그 물음에,
유민은 즉답했다.
“아닙니다.
정신력 회복 기술에 그런 효과가 있는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
그에 시현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힘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는 상반신을 들어 올려 유민의 눈을 마주했다.
여전히, 맑고 투명한 회색의 눈동자.
거짓이라고는 담겨 있지 않은 그 깨끗한 눈빛을 빤히 바라보던 시현은,
저도 모르게 천천히 얼굴을 접근시켰다.
누군가를 닮은 그 두 눈을 자세히 보고 싶어서.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싶어서.
몽롱한 기분으로, 점점 가까워져 가는 그의 눈을 좀 더
“시현 씨?”
문득 들려온 유민의 목소리에, 시현이 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자신이 유민의 코앞까지 다가온 덕에,
입술이 맞닿기 직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욕구 불만으로 인한 흥분 상태가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이었다.
“?!”
그에 시현은 얼굴을 확 붉히며, 황급히 고개를 뒤로 젖혔다.
허나 그렇게 상반신이 일으켜세워지자, 자연히 그녀의 질내에 박혀 있던 유민의 자지가 자궁구를 꾸욱 눌러댔다.
한 번의 절정으로는 아직 욕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던 시현의 몸이, 그 자극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흐읏!?”
자궁구를 찔리는 진득한 쾌락에 흠칫한 시현이 허리를 한 번 튕기자,
자연히 유민의 두꺼운 귀두갓에 의해 질육이 헤집어져 또 다른 자극을 만들어냈다.
“크흣…!”
그에 시현은 유민의 상체 위로 손을 짚고 어깨를 바들바들 떨면서,
최대한 자신의 하반신을 움직이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상황은 시현에게 불리한 쪽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이성을 되찾기는 했으나,
시현의 몸은 아직 욕구가 쌓여 있는 암컷의 그것이었다.
다시 말해, 의식은 존재하지만 육체는 방금 전의 폭주 상태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난폭한 암컷의 본능으로 움직이는 몸을 통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시현의 의사와 상관없이,
유민의 자지를 다시금 맛보게 된 그녀의 허리가 다시금 요염한 움직임으로 그의 고간 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흣…?! 앗, 아…! 이, 무슨…하읏!”
“시, 시현 씨?”
“아니, 아니에요! 흐읏! 몸이 멋대로호옷…!”
시현은 붉어진 얼굴로 황급히 손사래를 쳤지만,
그녀의 하반신은 자지에 굶주린 암컷처럼 열심히 허리를 씰룩여 댔다.
결합부에서 쯔븍쯔븍 음란한 소리가 퍼져나오기 시작하자,
수치심을 견디지 못 한 시현이 두 손으로 얼굴을 덮어 가렸다.
그 사이에서 읏, 응. 하고 억눌린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손에 가려지지 않은 시현의 귀는 완전히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허나 그런 수줍은 모습과는 달리,
그녀의 암컷 보지는 쫄깃한 질육으로 자지 기둥을 꽉꽉 조여 댔다.
귀두에 자궁구를 비비적대고 쪽쪽 키스를 해 오며 게걸스럽게 수컷을 탐하고 있었다.
쯔극. 쁙. 쁘극. 츠븍.
“아니야, 하으, 아냐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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