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6화 〉 안내원과 몸의 대화 (2) (86/116)

〈 86화 〉 안내원과 몸의 대화 (2)

* * *

유민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거나 말거나,

시현은 쮸릅, 츄으읍 하고 음탕한 교접의 소리를 내며 유민에게 키스를 하고,

살짝 물기어린 보랏빛 눈으로 그 회색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머지않아, 그녀는 갈증을 느끼게 되었다.

수분을 필요로 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 아직 해소되지 않은 욕구에 대한 갈망이었다.

이렇게 끈적하고 농밀하게 섹스… 아니, 자위를 하는 것도 좋았지만,

지금의 자신에게는 좀 더 강렬하고도 격렬한 자극이 필요했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다가는 날이 새도록 허리를 씰룩여도 모자랄 판이었다.

시현의 머릿속은 이미 이지를 상실했지만,

자신의 욕망에 있어서는 정상인 못지않게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본인의 음탕한 욕구를 1순위에 두고 있었기에,

그 사고방식이 이성적이라고는 하기 힘들었다.

유민의 입술에 달라붙어 계속해서 혀를 섞어 대며,

그녀는 자신의 소중한 곳에 가득 들어차 있는 자지의 실루엣에 잠시 집중했다.

살짝 위로 휘어져 있어, 암컷의 기분 좋은 약점을 마구 괴롭히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그 우람한 기둥.

그 훌륭한 자지를 사용해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자극을 뽑아내기 위해,

시현은 허리를 살짝 비틀면서 자신이 생각한 경로대로 엉덩이를 슬쩍 들어올렸다.

그녀의 움직임에 귀두갓이 조금씩 빠져나오며 교묘하게 질 내부를 훑어내,

그 뾰족한 모서리 부분으로 질육을 한껏 헤집어 주었다.

“으흐응!”

그 황홀한 자극에 순간 시현의 허리가 파르르 떨리고,

냉철하기 그지없던 그녀의 표정이 살짝 녹아내린다.

유민의 코앞에서 입술을 포개고 있던 시현이 그렇게 쾌감을 느낀 암컷의 얼굴을 하자,

그의 우람한 자지가 한층 딱딱해진 상태로 불끈거리며 흥분감을 표했다.

그렇게 퉁명스럽던 안내원이 보지를 쑤셔져 앙앙대고 있는 것에 흥분한 자지는,

빨리 허리를 위로 올려쳐서 이 건방진 년을 보내버리자고 주인에게 열렬한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순간에 그랬듯이,

유민은 그러한 하반신의 요청을 깔끔히 무시했다.

시현은 지금 욕구에 휩쓸려 자신과 몸을 섞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이 모든 행위는 그저 자기 위로일 뿐이라고 되뇌이는 중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유민의 위에서 자신만 행동을 취하고 있기에,

섹스가 아니라 그저 자위에 불과하다며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고 있었다.

헌데 유민이 이러한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지 좆대로’ 허리를 흔들어, 시현의 보지에 우람한 기둥을 처박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시현이 주장하던 ‘자위’의 범주에 속하는 행위가 더 이상 아니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멋대로 행동해서 시현의 방어기제를 깨부수게 될 경우,

앞으로의 시현의 관계에 먹구름이 끼게 될 가능성이 꽤나 높았다.

따라서, 유민은 시현의 요청 없이는 허리를 움직이지 않을 작정이었다.

유민이 그렇게 굳은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하 운동 없이 전후좌우로 흔들기만 하던 시현의 허리가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엉덩이가 유민의 허벅지와 고간에 부딪혀 철썩거렸다.

피스톤 운동의 가동 범위가 그리 길지 않아,

시현의 보짓구멍은 유민의 자지 기둥을 살짝만 밖으로 내보였다가 다시 집어삼키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시현의 정밀한 계산으로 펼쳐지는 허리와 엉덩이의 교묘한 움직임으로 인해,

시현은 적은 체력 소모로 최대한의 자극을 창출해 내는 효율적인 섹스(자위)를 하고 있었다.

두꺼운 귀두갓이 그 소량의 왕복 운동을 통해, 질육을 긁어 헤집고 자궁구를 퍽퍽 때려 댔다.

잔뜩 흥분한 암컷의 보지는 그 모든 자극을 그러모아 주인의 뇌리에 쑤셔 넣어 주었다.

응, 응, 응. 하고 신음소리가 시현에게서 터져 나왔지만,

그 소리는 퍼져나가지 못하고 유민과 시현의 입 안에 갇혀 메아리치다가 힘없이 사라졌다.

시현의 코로 빠져나오는 숨결이 점차 거칠어지고,

그녀의 최적화된 피스톤 운동 역시 그 속도에 불을 붙여갈 때 쯤,

“흐브으…!! 응…! 그으…!”

시현은 자신의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쾌락의 물살을 느끼며, 절정을 맞이했다.

엎드린 자세에 의해 아래쪽을 향하고 있던 시현의 유두 끄트머리에서 희끄무레한 액체가 뿜어져 나와, 그 밑에 있던 유민의 상의를 적셔 댔다.

그녀는 유민의 머리를 꽉 그러쥐고 설육과 설육을 최대한 밀착시켜 부벼댔다.

허리와 골반을 움찔대면서, 진한 절정의 여운을 소화했다.

하지만,

시현은 이내 미간을 좁힐 수밖에 없었다.

욕구가 해소되지 않았다.

아니.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상태가 악화된 것만 같았다.

어째서? 자신의 계산이 잘못된 것인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자극을 창출해내는 방법이 따로 존재했나?

시현이 그렇게 의문을 품고 있자,

그녀의 머릿속 가장 깊은 곳, 시현의 마지막 자존심이 간신히 억눌러 놓고 있던 그 깊숙한 심연에서 정답을 알려주었다.

자신을 한 마리의 암컷으로 만들어 줄 훌륭한 수컷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혼자서 움직이겠다며 같잖은 고집을 피우고 있으니 그런 것이다.

그에, 시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자신의 판단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한 번으로 부족하다면, 여러 번 반복해서 욕구를 해소해 내면 될 일이다.

치기 어린 반발심에 속으로 그렇게 일갈하며,

그녀는 다시금 혀를 유민의 것과 비비고 엉덩이를 교묘하게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

절정에 달하고도 인상이 펴지지 않은 채 다시 허리를 움직이는 시현의 모습에,

유민은 그녀의 욕구 해소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자신의 물건을 넣은 채로 한 번이라도 절정에 달하게 될 경우,

쌓여 있던 욕구가 깎여나가서 적어도 이성 정도는 되찾는 것이 정상일 터인데.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인가?

지금까지의 판단에서 어느 곳이 잘못되어 있는가?

자신의 혀에 말랑한 설육을 비벼 오는 시현의 움직임에 적절히 호응해 주며,

유민은 여전히 냉철한 사고를 유지한 채, 지금의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 보면서 욕구 해소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밀크 테라피.

높은 확률로 녀석이 범인이라는 것을.

손에 헌터밀크를 발라 그녀의 아랫배를 열심히 자극하고 난 뒤,

마주치게 된 그녀의 표정은 분명 욕구의 폭주 상태에 들어가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유민은 여성의 아랫배 밑에 자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본래 가슴 속의 유선을 자극하는 밀크마스터의 기술을 아랫배에 응용했으니,

자신의 마력은 유선 대신에 자궁을 자극하고 있었으리라.

보통의 성적 흥분도 아니고,

미세한 마력에 자궁을 교묘하게 자극당하여 생성된 욕구였기에,

그것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서는 평범한 성관계론 부족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유민은 밀크마스터의 기술을 떠올린 시점에서 이미 그 해답을 도출한 상태였다.

자신의 마력으로 발정이 났다면,

그것을 해소시키는 수단 역시 마력일 가능성이 높다.

시현이 줄곧 자위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었지만,

성기가 그녀의 깊숙한 곳에 접촉하고 있는 이상, 별 문제는 없었다.

유민은 이내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얼굴에 자연히 진중한 분위기가 감돌고, 눈빛에 담대한 의지가 깃들었다.

그 모습을 코앞에서 목격한 시현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맑고 순수한 눈동자. 그 안에 담겨 있는 탐구자의 불꽃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빛을 내고 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더욱 열렬한 태도로 유민의 입술에 달라붙어 혀를 섞기 시작했다.

그러한 시현의 움직임에 호응해 주면서,

유민은 자신의 몸속에 존재하는 마력의 흐름을 통제하려 애썼다.

지금껏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신체 부위로 밀크마스터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었기에 꽤나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탐구자의 굳건한 의지는 결국 그것을 해내고야 말았다.

밀크마스터의 마력이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 위치는,

바로 유민의 성기였다.

유민은 극한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마력을 머금은 본인의 자지로 밀크마스터의 묘리를 사용했다.

두꺼운 귀두에서,

우람한 자지 기둥에서,

미세한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 가느다란 마력 줄기들은 곧장 자지를 빈틈없이 감싸고 있던 질육으로 파고들었고,

귀두의 끝부분에서 퍼져 나온 것들은 그대로 자궁구를 통해 시현의 소중한 곳으로 스며들었다.

직접적으로 밀크마스터의 기술에 당하게 된 시현의 보지와 자궁.

이들은 순간 꿈틀하더니, 이내 쫄깃한 보짓살로 자지 기둥을 꽉꽉 조이고 자궁구로 귀두 끝을 쪼옥 빨아댔다.

그리고,

시현이 지금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생소하고도 강렬한 쾌락을 그녀의 머릿속에 푸욱 쑤셔 넣었다.

“흐브으?!”

유민의 눈에 빠져들 것처럼 멍하니 쳐다보며 열심히 혀를 놀리고 허리를 흔들던 시현은,

갑자기 자신의 아랫배에서 찌이잉 하고 올라오는 전류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순간 유민이 허리를 움직인 줄 알았던 시현이 그를 노려보았지만,

유민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의문을 표했다.

방금 느껴졌던 생소한 자극이 이내 자취를 감추자,

시현은 자신의 착각이겠거니 하는 생각에 다시금 허리를 흔들려 했다.

그 때,

유민은 밀크 테라피에서 자궁을 자극했다는 것을 떠올리며,

자지 전체에 퍼져 있던 마력을 귀두 쪽으로 집중시키려 애쓰고 있었다.

그녀가 놀란 나머지 엉덩이를 들어올린 탓에 자궁구와 살짝 떨어져 있던 유민의 귀두는,

이내 재개된 움직임에 한 번 더 자궁구를 푹 찌르게 되었다.

그 순간,

귀두 끝부분에 가득 담겨 있던 밀크마스터의 마력이 미세한 줄기로 나뉘어 전방으로 발사되었다.

마력 줄기들은 자궁구를 한 번 헤집으며 안쪽으로 깊이 침투했다.

자궁벽을 회오리치듯이 둥글게 타고 올라가며 자극을 가한 유민의 마력은,

마지막으로 천장에 도달하여 그 취약한 부위를 마구 두들겨 댔다.

첫 경험자에게는 가혹하리만치 강렬한 그 자극이 척수를 타고 시현의 뇌리에 전달되자,

그녀의 몸이 순간 경직되었다.

“…!”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시현은 유민과 혀를 섞기 위해 엎드리고 있던 몸을 벌떡 일으키며, 고개를 한껏 치켜들었다.

“헤오오옥…!!”

키스를 나누던 분홍빛 혀를 그대로 바깥에 내민 채,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암컷의 교성을 크게 내지르고야 말았다.

*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