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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화 〉 피곤한 안내원과 밀크 테라피 (4) (83/116)

〈 83화 〉 피곤한 안내원과 밀크 테라피 (4)

* * *

당연하게도,

시현이 꼭 끌어안고 있는 사람은 유민이었다.

그녀가 테라피의 심리 안정 효과에 의한 환상에 취해,

자신의 마음속에 쌓아 놓고 있던 응어리를 웅얼거리듯 입 밖으로 내보낸 것 또한,

전부 유민의 귀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언니…. 나 많이 힘들었어.

얼굴을 못 봐도, 얘기라도 같이 하고 싶었어.”

“언니랑 또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고, 울고, 웃고.

그냥…. 함께하고 싶었어. 그렇게, 예전처럼.”

“언니랑, 동생으로.

가족으로 남아있고 싶었어.”

“….”

유민이 시현의 공방에서 눈치 챘던 것처럼,

시현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언니를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을 되새기며, 그 따스함을 갈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로 되돌아가길 원하는 동생과,

그 때로 되돌아갈 수 없다며, 자신을 대신해 줄 것을 부탁하는 언니.

어디에서부턴가 크게 엇갈려 버린 자매의 사이에서,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유민은 마녀가 자신에게 해 주었던 조언을 떠올렸다.

그냥 진심을 다해 달라고.

본인이 시현이에게 할 수 없었던 몫까지,

진실하고 순수한 감정으로 부딪혀 달라고.

그렇다면,

자신의 진심은 무엇인가.

밀크마스터로서, 유민으로서.

시현과 시영에게 과연 무엇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두 명의 관계를 생각할 때마다,

자꾸만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이 답답함은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연신 훌쩍이는 시현의 뒷목을 쓰다듬고, 등을 토닥여 주면서,

유민은 진중한 표정으로 자신의 마음속에서 불편함을 토해내는 것의 정체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내, 유민의 손바닥에 도포되어 있던 헌터밀크가 모두 증발하면서,

일정량 이상의 헌터유가 그의 손아귀에 남아있지 않아, 밀크 테라피가 자동으로 중단되었다.

“…아.”

그러자 시현의 몸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던 기분 좋은 온기 또한 서서히 사라져 갔고,

이내 정신을 차린 시현은 저도 모르게 아쉬움이 섞인 탄식을 내뱉었다.

“….”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유민의 목어깨를 감싸고 있던 팔을 천천히 풀어냈다.

그 움직임에 유민 또한 시현을 품에서 놓아 주었다.

상체를 일으키고 멍하니 앉아 있던 그녀는,

다시금 몸을 털썩 뒤로 뉘었다.

그리고는 팔을 들어 자신의 눈가 위로 얹었다.

팔 아래로 보이는 그녀의 뺨은 꽤나 붉어져 있었다.

아무리 착각을 했다고 해도,

거의 헐벗은 채로 그렇게 남자한테 안겨들다니.

뒤늦게 찾아온 수치심에 고통스러워하던 시현은,

굳이 방금 전의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저,

유민이 자신에게 시전한 기술의 효과라고 생각하며 넘어가려는 것이었다.

그래. 어차피 이전에도 그의 앞에서 두 번이나 꼴사납게 절정을 맞이하지 않았는가.

그에 비하면 반라 상태로 꼭 껴안는 것 정도야, 그리 큰일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이 모든 것은 그저 피로 회복을 위한 작업의 부작용일 뿐이고,

유민도 그런 현상에 대하여 별다른 반응도, 언급도 하지 않고 있으니까,

자신 또한 이에 대해 신경 쓸 이유가 없다.

첫 날의 서울과 비슷한 과정으로,

유민에 대한 수치심의 역치가 점차 상승하기 시작하려는 그녀였다.

그렇게 합리화를 마친 시현은 이내 입을 열어, 조금 잠겨든 목소리를 내뱉었다.

“…끝났어요?”

유민은 시현의 회원 정보를 확인했다.

긴급 미션은 아직 미달성 상태였다.

“아직입니다.”

“…그럼, 계속 해요.”

시현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언니에 대한 이야기는, 모든 작업이 끝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방금 전까지는 뒷목을 주로 만져 주었으니,

유민은 이제 아랫배에 집중적인 자극을 가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리를 시현의 반대편으로 옮겨, 착유를 진행하지 않은 쪽의 젖가슴에 가까이 다가갔다.

다시금 그녀의 유육을 한 손으로 쥐어 잡고, 바깥쪽으로 비틀었다.

그러자 꼿꼿하게 발기한 선홍빛 유두가 옆으로 기울어져,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헌터유를 받아내기 좋은 모양새가 되었다.

그 상태로 젖가슴을 꾸욱꾸욱 쥐어짜 손바닥에 헌터밀크를 흩뿌린 뒤,

다시 헌터유가 도포된 두 손을 아랫배에 가져다 대었다.

각각 다른 방향으로 둥글게 쓰다듬듯 문지르며,

복부 아래에서부터 고간 위쪽까지 정성스레 어루만져 주었다.

아랫배를 만지며 느껴지는 부드럽고 매끈한 살결의 감촉에,

유민의 자지가 그 밑에 있는 자궁과 만나보고 싶다며 바지춤 안에서 껄떡였다.

하지만 주인은 아래쪽에서의 아우성을 깔끔히 무시하고 밀크 테라피에 집중할 뿐이었다.

허나,

유민은 그렇게 자신의 아랫도리를 냉철한 이성 하에 지배하고 있었지만,

시현은 조금 사정이 달랐다.

한 차례의 밀크 테라피로 인해 피로가 많이 해소된 덕분에 그녀의 머릿속이 꽤나 맑아진 것은 좋았으나,

그 진득한 피로와 스트레스에 가려져,

지금껏 신경을 쓰지 못 하고 있던 욕구가 스윽 머리를 들이 밀게 되었다.

바로 성욕이었다.

이전부터 유민에게 젖을 쥐어짜이고 쭉쭉 빨리며 몇 번이나 절정을 당한 탓에,

시현의 몸에는 음란한 욕구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피로 회복이 된 당일에는 그것을 알아채고 혼자 집에서 보지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욕구를 해소하려 들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했다.

이후로는 다시금 고단한 직장 생활에 휩쓸리며 자신의 몸 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불씨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에,

불씨는 조금씩 조금씩 몸집을 불려 가기 시작하여, 결국 커다란 불길이 되기 직전까지 도달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민의 손아귀에서 흘러나온 미약한 마력이 아랫배 안쪽으로 스며들어,

그 곳에 있던 자궁을 슬며시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항상 피로에 찌들어 있어 자신의 요청을 제대로 들어주지도 않고 있는 주인의 행태에,

시현의 자궁은 불만이 가득 쌓여 있어, 조금만 건드려도 농밀한 욕구가 넘쳐흐를 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 유민의 마력이 흘러들어와 자신을 어루만지자,

그녀의 소중한 곳은 지금껏 참아 왔던 음란한 욕구를 머리 쪽으로 솟구쳐 올리기 시작했다.

“흣?!”

아래쪽이 찌이잉 울려 대는 그 감각에, 시현이 어깨를 움찔 떨었다.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소중한 곳을 정성어린 손길에 마구 자극당하고 있는 몸뚱아리가 화악 달아올랐다.

몸 속 깊은 곳의 커다란 불길이, 마침내 온 몸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피로가 녹아 없어진 자리를 대신하겠다는 듯이,

어찌 보면 그보다 더욱 지독할 수도 있는 욕구가 머릿속을 채워나갔다.

“핫, 흐으…!”

테라피를 통해 전해지는 기분 좋은 온기와, 마력에 자극당한 자궁에서 밀려들어오는 진득한 감각이 뒤섞여 시현의 이성을 헤집었다.

저절로 벌어진 시현의 입에서 점차 가쁜 숨이 새어나왔다.

도톰한 허벅지가 오므려져 서로의 몸을 비비적댄다.

질구에서 자지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며 애액으로 팬티를 질척하게 만든다.

그제야, 시현은 지금 자신이 어떠한 욕구를 자극당하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거대하게 쌓여 있는 성욕이, 머릿속을 저릿하게 만들고 있었다.

“…?!”

시현은 그에 당혹감을 느끼고 팔을 내리며 고개를 살짝 틀어,

두 손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문지르고 있는 유민을 바라보았다.

그는 시현에게 무슨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듯한 표정으로,

진중한 분위기를 품고 정성어린 손길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유민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이 또한 유민의 기술에 대한 부작용 비슷한 것인가?

하지만 방금 전에는 이러한 감각을 느끼지 못 하고 있었는데 어째서?

막대한 성욕에 점차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 힘들어짐에도 그녀가 애써 생각을 이어나가는 동안,

쾌락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것이 계속해서 아랫배로부터 전해져 온다.

중간중간 손바닥을 적실 헌터밀크를 보충하기 위해 젖가슴을 쥐어짜는 자극까지 더해져,

시현의 몸을 달구는 불길에 열심히 부채질을 한다.

욕구는 점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져만 가는데 정작 해소는 되지 않고 있는 그 상황에,

시현은 정신을 놓아 버릴 것만 같았다.

“하앗, 하아…!”

어떻게든 이 욕구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이성의 끈이 팽팽하게 당겨지다 못해 한계에 달하여 끊어지려 한다.

바로 그 때,

유민의 시야에 상태창의 메시지가 출현했다.

[3급 회원 ‘최시현’의 긴급 미션을 완료했습니다.]

[해당 회원에게 버프가 제공됩니다.]

[해당 회원에게 3급 솔루션이 제공됩니다.]

“…후우.”

그것을 본 유민은,

시현의 아랫배에서 손을 떼며 작게 한숨을 흘렸다.

정신력 회복, 다시 말해 피로 및 스트레스의 해소를 완료했고 솔루션 또한 정상화시켰으니,

이제 그녀와 대화를 좀 나눌 수 있을 듯 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유민은 고개를 돌려 시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순간 흠칫했다.

“하아…. 하아…!”

시현은 거친 숨을 헐떡이며,

핏발이 선 눈으로 자신을 쏘아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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