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화 〉 신규 솔루션과 마사지 플레이 (2)
* * *
그렇게 잠시 정보를 찾아내는 시간을 가진 후,
“찾았다.”
생고기 밀크의 협박에 말없이 열심히 스마트폰을 두드리던 서울이,
제일 먼저 검색의 성과를 얻어냈다.
그에 다희와 유민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하자,
서울은 스마트폰을 내밀어, 화면에 띄워진 사진을 그들에게 보여 주었다.
온통 검회색 깃털로 뒤덮인,
닭과 유사한 생김새를 가진 몬스터가 거기에 있었다.
부리도, 볏도 깃털처럼 검은빛을 띠고 있는 모습.
명도가 높은 부위라고는 오직 발뿐이었다.
그마저도 색소가 없어, 회색에 가까울 정도로 칙칙한 색이었다.
다희와 유민은 그 시커먼 닭 몬스터를 보자마자,
이미 현실에 존재하는 동물 하나가 자연스레 생각나게 되었다.
“...이건 그냥 오골계 아니냐?”
보양식으로 쓰이는 닭의 특정 품종과 너무나도 비슷한 모습이었기에,
다희의 입에서 저절로 그러한 물음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서울은 그에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얘는 크기가 이만해요.”
그녀의 손가락이 화면을 슥 밀어, 사진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
블랙그레이 실키가 어떤 헌터를 쫒고 있는 듯한 광경이었다.
흔들리는 초점 속에서도,
검회색 일색인 닭의 몸집이 그 옆의 사람과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우씨, 몬스터는 몬스터네.”
녀석에 대한 감상을 내뱉던 다희는,이내 살랑거리던 꼬리를 멈칫했다.
그러더니 약간 심각해진 표정으로 유민에게 시선을 돌렸다.
“...야, 잠깐만. 그 재료에 닭가슴살 얼마나 필요하다고 했지?”
“닭가슴살은 아닌데... 그냥 한 덩이라고 되어 있어.”
유민의 그러한 대답에,
다희가 기겁하여 다시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이런 미친... 헌터마켓에서 저거 부산물 좀 찾아봐.
덩치가 저만한데 어떻게 한 덩이가 1인분이야?”
“...!”
헌터들에게 있어서 몬스터의 부산물 한 덩이. 다시 말해 1개라 함은,
보통 몬스터에게서 얻어낸 최초의 상태 그대로의 개체 하나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사람만한 닭 몬스터의 가슴살 한 덩이는 그 크기 또한 범상치 않을 가능성이 있었다.
유민과 서울이 헌터마켓에 접속하는 동안,
말을 꺼낸 당사자가 먼저 정보를 찾아냈다.
“아니, 있긴 있는데 이거 크기를 어떻게 보는...
...별로 안 크네?”
“어?”
“안 크다고요? 그거 파는 사람이 잘라놓은 거 아니에요?”
예상외의 결과에 그들이 의문을 표했다.
허나 다희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자른 거 같은 모양이 아니야. 한 놈한테서 여러 개 나오는 거 같은데?”
그렇게 말하며 다희가 공개한 사진에는,
누군가 내밀고 있는 손바닥 옆으로 타원형의 살코기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시커먼 외형처럼 속살의 빛깔 또한 상당히 어두운 모습이었다.
하나하나가 손바닥의 최소 3배 이상 되어 보이는 크기였지만,
평범한 닭가슴살 한 덩이가 손바닥만 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덩치 값을 하지 못 하는 느낌이었다.
이내 상품 설명을 읽어 본 다희가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 마리한테서 나온 거 맞댄다. 손도 안 댔고.”
“그럼 아까 그게 한 덩이네요?”
“일단은 그렇지.
육포 먹다가 배 터져 죽을 일은 없겠구만.”
그 말에 유민이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그 덩치에 걸맞은 크기로 한 덩이가 주어진다면,
섭취는 고사하고 육포로 만드는 것조차 힘겨웠을 것이다.
그 많은 양의 고기가 잠길 정도로 헌터밀크를 쏟아부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속이 쓰려오는 것만 같았다.
유민이 그런 끔찍한 상상을 머릿속에서 애써 떨쳐내고 있을 때,
서울이 거대 오골계의 상세한 정보를 가져 왔다.
“날지는 않는데, 달리는 건 좀 빠르대요.
화가 나면 뛰어올라가지고 위에서 덮친다네요.”
“어디서 나온대냐?”
“D급에... 평원이랑 숲 혼합 필드 던전이요.”
“혼합 필드? 그거 옆 동네에 하나 있는 거 같던데?”
숲과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된 옆 지역의 공원.
그 곳을 떠올린 다희가 그렇게 묻자, 서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무 많은 공원이요? 거기 맞을 거예요.”
“그럼 예약부터 하자.
평원 혼합이니까 바위꽃도 나오나?”
“어... 그럴 걸요.
바위꽃은 어차피 숲 쪽에서도 나오니까요.”
“좋네. 바로 예약 들어간다.”
“근데 무조건 나오는 건 아니고, 확률이 좀 있대요.”
“돌다 보면 나오니까 결국 백 퍼센트지 뭐.
파랑 꽃도 찾아야 되는데, 그냥 이번 주는 여기 뺑뺑이로 할까?”
다희의 물음에 서울이 유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동의를 구하는 그 눈빛에, 유민은 어깨를 한 번 으쓱해 보이며 긍정을 표했다.
셋은 이내 던전 예약을 진행했다.
아쉽게도 선객이 있었기에,
그들은 내일까지만 평원 필드 던전을 다니고,
모레부터 혼합 필드 던전을 공략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주중의 일정이 정해지고 난 뒤,
서울은 드디어 자신이 던전 안에서부터 벼르고 있던 용건을 꺼내들 수 있었다.
“유민아.”
“응?”
“나 마사지 받아야 되는데, 이제 너네 집으로 갈까?”
“야. 스톱.”
자신의 솔루션인 유선 마사지를 위해, 단 둘만의 공간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서울.
그에 흠칫한 다희가 곧장 대화에 끼어 들어왔다.
“왜요, 언니?”
“왜긴 왜야. 솔루션 하는 거 숨기지 말자고 바로 어제 얘기했구만.
불편하게 자리 옮기지 말고 그냥 여기서 해. 나도 구경할 거니까.”
“...”
다희의 말에 잠시 뾰로통한 표정을 짓던 서울은,
이내 포기한 듯이 다시 침대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허나,
그런 불만스러운 듯한 얼굴과 달리,
서울의 마음속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서울은 일부러 다희의 앞에서 솔루션 이야기를 꺼내,
자신을 저지하고 여기에서 솔루션을 진행시키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후에 있을 일에 대해 다희가 불만을 품더라도,
그녀 스스로 자초한 것이기에 뭐라 할 수 없게 만드는 전략이었다.
다행히도 작전이 제대로 통하여,
다희는 쉽게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여 주었다.
그에 남몰래 미소를 지으며,
서울은 앞으로 벌어지게 될 일에 흥분을 느끼고 얼굴이 점차 달아올랐다.
착유 절정으로 몇 번이나 가버렸지만 제대로 욕구가 해소되지 못한 그녀의 몸이 다시금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유민에게 가까이 붙어 앉은 서울은,
촉촉한 라임빛 눈동자로 유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유민아.”
“어?”
“마사지 하는 동안에...
넣고 있어도 돼?”
다희의꼬리가 여유롭게 살랑거리고 있다가 움직임을 우뚝 멈추었고,
유민은 그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뭐를?”
“그... 이거.”
유민의 물음에,
서울은 슬쩍 손을 뻗어 그의 고간 쪽을 가리켰다.
그녀의 부름을 받은 유민의 자지가 서서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지만,
유민은 그것을 무시하고 서울의 행동에 대한 의도를 생각해 보았다.
사실, 그리 길게 고민해 볼 것도 없었다.
서울은 오늘 몇 번이고 착유를 당하면서 절정을 맞이했고,
그로 인해 욕구가 쌓여 있는 것이었다.
서울을 위해 자신의 남성기를 사용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문제는 유선 마사지 쪽에 있었다.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작업이기에,
삽입은 가능할지라도 그녀의 욕구 해소를 위해 허리를 튕길 여유가 되지는 못 했다.
그에 유민은 서울에게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집중해야 돼서, 난 움직일 수가 없는데... 그래도 괜찮아?”
“으응. 내가 움직이면 되니까...”
그렇게 말하며,
서울은 다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던전 안에서 유민과 교미를 즐긴 것에 대한 복수로,
본인 앞에서 섹스를 하려는 자신의 의도를 깨닫고 분해하겠지.
물론 그 긴급 조치가 이루어지게 된 원인은 서울이었지만,
질투와 흥분의 힘으로 그것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그녀였다.
“...?”
헌데,
다희의 표정은 서울의 예상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었다.
뭔가 애매한 기색의, 걱정까지 살짝 섞여 있는 듯한 얼굴.
너 진짜 그렇게 해도 괜찮겠냐. 하고 염려를 표하는 것만 같았다.
그에 순간 당황한 서울은 무언가 계획이 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일단 실전에 들어가게 되면 표정이 바뀔 것이라 생각하며 옷을 벗어던지고 유민의 바지춤까지 끌어내렸다.
그러는 동안,
다희는 별다른 반응 없이 순순히 수건까지 가져다가 옆에 놓아두었다.
서울은 그것을 보고 더더욱 위화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인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유민이 자신의 가슴을 원활히 주무를 수 있도록 그에게서 등을 돌린 채 허벅지 위에 앉을 때까지, 그녀는 결국 원인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런 찝찝함은 이내 치밀어 오르는 흥분감에 묻혀 버렸다.
서울은숨을 점차 가쁘게 내쉬며,유민의 허벅지 위에서 다리를 크게 벌린 채 쪼그려 앉았다.
이미 질척하게 애액으로 젖어 있는 질구에 두꺼운 귀두를 가져다 대고, 허리를 서서히 내렸다.
“앗, 하으아...”
쯔그극. 하고 우람한 자지 기둥을 한껏 삼키며 쾌락 섞인 한숨을 길게 내쉬는 서울.
자지가 삽입된 것을 확인한 유민이, 서울의 등 뒤에서 두 손을 뻗어 큼지막한 유육의 양 바깥쪽을 움켜쥐었다.
수컷을 받아들인 보지에서 찌르르 전해져 오는 자극과 함께,
밀크마스터의 기술에 의해 유선을 자극당하는 쾌락이 덮쳐 왔다.
그에 팔을 들고 두 손을 뒤로 뻗어 유민의 목어깨를 감싸며,
허리를 비틀어 머릿속을 뜨겁게 달구는 쾌감을 소화해 내려는 서울.
뜨거운 숨을 내쉬던 서울의 시야에,
문득 다희의 얼굴이 포착되었다.
다희는 뺨을 붉게 물들인 채,
고개를 살짝 내려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의 종착지는,
애액에 의해 질척해진 서울과 유민의 결합부였다.
자신의 보지가 유민의 자지를 삼키고 있는 모습을,
관찰당하고 있었다.
섹스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누구에게?
제 3자에게.
“...아.”
그제서야,
서울은 위화감의 정체를 파악해낼 수 있었다.
아니, 그것은 위화감이 아니었다.
잠시 흥분에 고취되어 지금까지 무시해 오고 있었던,
막대한 수치심이었다.
순간 머릿속에 벼락이 치는 듯한 느낌과 함께,
서울은 모든 것을 깨닫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다희가 자신에게 그런 애매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별 말 없이 수건까지 얌전히 가져다 준 이유.
그 앞에서 대놓고 섹스를 하게 되면,
자신이 극도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다희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자폭에 가까웠던 것이다.
설마처음부터,
자신이 솔루션 얘기를 꺼낼 때부터 이미 눈치를 챈 것인가?
스스로 폭탄의 심지에 불을 붙이려는 자신의 행동을, 즐겁게 관망해 왔던 건가?
온갖 의심과 추측들이 서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 모든 것은 이미 너무나도 늦어 버린 뒤였다.
서울은 이미 알몸으로 다리를 활짝 벌린 채 유민의 위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암컷 보지는 자지 기둥을 한껏 받아들이고 있었으며,
커다란 젖가슴은 유민의 양 손에 붙잡힌 채 깊숙한 곳의 유선까지 자극당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바로 앞에 앉아 있는 다희에게 관찰당하고 있었다.
흐려져 있는 사고 뒤에 슬쩍 숨어있던 수치심이 마침내 본색을 드러냈다.
휘발유 끼얹은 장작에 불씨를 던진 듯이, 그녀의 온 몸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몰려오는 막대한 흥분감으로 이성이 희미해지기 바로 직전.
서울이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이제야 깨달았냐는 듯이,
씨익. 하고 미소를 지어 보이는 다희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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