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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화 〉 늑대 밀크와 두 번째 회원 (9) (69/116)

〈 69화 〉 늑대 밀크와 두 번째 회원 (9)

* * *

이번의 착유를 통해,

유민은 2병에 조금 못 미치는 양의 헌터유를 짜낼 수 있었다.

내용물이 꽉 찬 헌터밀크 보관 용기 한 병과,

3분의 2 정도가 희끄무레한 액체로 채워져 있는 나머지 한 병.

그것들을 두 손에 들고 잠시 살펴보던 유민은,

흡족한 기색으로 가방 안쪽 깊숙한 곳에 집어넣었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크게 발기해 있는 자지의 존재감에,

유민은 그저 바짓가랑이를 한 번 정리하는 것으로 화답해 주었다.

헌터밀크와 부산물이 들어가 있는 커다란 가방을 다시 등에 매고,

그는 몸을 돌려 두 여헌터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

“...”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

집업의 앞주머니에 두 손을 꽂고,

고개를 저 편으로 돌리고 있는 다희.

옷차림을 추스르고 바위에 앉은 채,

고간 쪽으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고 있는 서울.

방금 전까지 신나게 유민이 자지를 찾던 암캐와 암컷은 어디로 가고,

얼굴을 붉힌 채 서로에서 시선을 돌리고 쭈뼛대는 부끄럼쟁이들만 남아 있었다.

유민은 그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어 둘 사이에 감도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려 주었다.

“서울 누나. 몸 상태는 괜찮아?”

한 번의 착유 중에 유례없이 3번이나 절정에 달한 서울이었기에,

유민은 그렇게 서울의 컨디션을 염려해 주었다.

그 물음에 몸을 흠칫 떨던 서울은,

이내 유민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어물거렸다.

“으, 응! 아직은 문제없어.”

“그럼 이제 가자. 던전 공략 마저 해야지.”

“그... 그렇지.”

서울은 그렇게 대답하며,

바위에서 엉덩이를 떼고 지면으로 훌쩍 내려왔다.

다만 연속된 착유 절정으로 인해,

그녀의 다리는 일시적으로 정상적인 힘을 되찾지 못 한 상태였다.

그리하여 바닥에 착지한 서울은,

다리가 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게 되어 균형을 잃고 무너지게 되었다.

“어?!”

“누나?”

서울과 가까운 쪽에 있던 유민이 곧바로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다만 급하게 움직인 지라, 그 자세는 마치 서울을 꼭 껴안아 주는 듯한 모습이 되었다.

“으, 아...?”

“괜찮다면서.

지금 다리 풀린 거 아냐?”

그에 순간 허둥대던 서울은,

이내 평정을 되찾고 오히려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그녀는 팔을 들어 유민의 목어깨를 껴안고, 그에게 가만히 몸을 맡겼다.

“으응, 그런 거 같네... 잠깐만 이러고 있을게?”

“알았어.”

“...저, 저. 엄살 피우는 거 봐라.”

허나,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다희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곧장 딴지를 걸어왔다.

비록 방금 전에 있었던 천박한 말다툼의 후폭풍으로 쭈뼛거리고 있었다 할지라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다.

대놓고 눈앞에서 다리를 핑계 삼아 유민에게 온몸으로 스킨십을 해 오는데,

이를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드럽게 큰 방패 휘두르는 애가 젖 좀 짜였다고 왜 이렇게 흐느적대?”

다희가 꼬리를 불만스레 살랑거리며 그렇게 말을 이어나가자,

서울이 유민을 껴안은 자세 그대로 고개를 스윽 돌려 다희를 바라보았다.

그게 언니가 할 소리냐는 듯이, 무척이나 뚱한 표정이었다.

“자긴 절대 안 쓰러진다고 큰소리치더니,

그 젖 좀 짜인 걸로 유민이한테 부축 받던 사람이 누군데요?”

“끅...!”

이미 서울에게 실컷 놀림 당했던 과거의 치부가 다시금 드러나자 침음성을 흘리는 다희.

허나 금세 회복한 그녀는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난 적어도 정신 들자마자 바로 걸어 다녔거든?!

너 나랑 힘 차이도 별로 안 나잖아, 임마!”

“전 D급이고 언니는 C급인데 어떻게 차이가 안 나요!

그리고 언니가 중간에 이상한 말 해가지고 지금 더 이렇게 된 거거든요?!”

서울의 말대로 다희가 그녀를 필요 이상으로 흥분시키지 않았다면,

그녀가 착유 절정을 세 번이나 겪고 다리에 심한 탈력감을 느끼지도 않게 되었을 것이다.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서울의 공격.

허나 다희 또한 그에 대해서 할 말이 있었다.

“아니, 야!

니가 왜 꼬라보냐고 그래서, 유민이랑 교미할 때 똑같이 꼬라본 얘기 꺼낸 게 잘못이냐?

너 혼자 야한 상상 하고 변태같이 멋대로 흥분한 건데 그걸 왜 내 탓으로 돌려?”

“읏...!”

그 말에, 서울은 유민과 다희와의 섹스를 회상하고 흥분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서울은 유민에게 더욱 의지하듯 몸을 기대며 외쳤다.

그녀에게는 아직 공격할 거리가 남아있었다.

“거기서 끝났으면 제가 뭐라 하지도 않아요!

그 다음부터 일부러 막 이상한 말 하고 그랬잖아요! 변태는 언니겠죠!”

“아, 아니 그건...!”

덩달아 흥분해서 연신 유민의 자지를 부르짖던 기억.

그것이 떠오른 다희는 말문이 막힌 채 뺨을 붉게 물들였다.

다희가 우물쭈물하는 틈을 타,

서울이 거침없이 밀고 들어왔다.

“본인 입으로 말해 봐요! 유민이 뭐요? 유민이 뭘 갖고 싶다고요?!”

“으... 으으...!”

기세등등하게 몰아쳐 오는 서울의 목소리에,

어느새 궁지에 몰리게 된 다희가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이대로 꼬리를 말고 물러서야 하는 것인가.

그런 생각에 다희는 분함을 감추지 못 했다.

그 때,

마음속의 늑대가,

그녀에게 한 마디 조언을 던졌다.

그냥 질러 버리라고.

“...!”

더 이상의 여유가 없던 다희는,

무심코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서 입을 열어 외치고야 말았다.

“거봐요, 못­”

“자지! 새꺄, 자지라고! 유민이 자지!”

“...어?”

“존나 보지에 처박으면 기분 좋은 유민이 자지 얘기했다!

뭐 임마! 꼽냐?! 유민이 자지가 부끄러워?!”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누구 한 명 잡아먹을 기세로 그렇게 왁왁 소리를 질러대는 다희.

자신이 깔아 놓은 덫을 그냥 정면 돌파해 버리는 그 모습에,

서울이 흠칫하며 무심코 유민을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어, 언니?”

“좋아하는 사람 자지가 부끄럽냐고, 새꺄!”

“...내가 부끄러운데.”

“엉?! 어떤 새끼가 부끄럽­”

옆에서 끼어 들어오는 제 3자의 차분한 의견.

그에 다희가 씩씩거리며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휙 꺾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쩍 하고 움직임이 굳어 버렸다.

“...어.”

거기에는,

서울에게 꽉 안겨서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본인의 자지를 마구 연호해 대는 것에 곤란함을 표하고 있는 유민이 있었다.

헌터밀크에 관련한 작업을 하고 있을 때는 의식이 온통 그 쪽으로 쏠려 있었기에,

당시의 유민은 두 여헌터가 자신의 자지로 논쟁을 벌여도 큰 감흥을 느끼지 못 했다.

허나 이렇게 가만히 서 있는 채로 자신의 남성기를 마구 언급 당하게 되면,

아무리 유민이라 해도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성적 욕망을 누구보다 잘 통제한다 해도, 수치심은 그 밖의 영역이었다.

물론 헌터밀크와 관련된 일이라면 그것조차 무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지금의 유민은 밀크마스터가 아니라 F급 짐꾼이었다.

“...”

그런 유민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다희는,

이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영문 모를 흥분감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소위 말하는 현자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뒤이어 내면의 욕망에 충실했던 자신의 발언이 하나둘씩 귓가를 스쳐지나가자,

다희는 진지한 얼굴로, 서울이 앉아 있던 바위를 쳐다보았다.

저기에 대가리를 갖다 박으면 기억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하루 만에 유민을 집으로 꼬시던 그녀 특유의 실행력으로,

다희는 곧장 바위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바위의 벽을 움켜잡고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혔다.

“어, 언니?!”

누가 봐도 바위와 이마로 찐한 키스를 하려는 듯한 그 모습에,

서울이 기겁하여 유민의 품에서 벗어나 한달음에 달려갔다.

다희와 말싸움을 하는 동안 다리에 힘이 돌아온 것이다.

두 손을 뻗어 다희의 머리통을 꽉 붙잡아,

커다란 바위가 박살나는 것을 저지해 낸 서울이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뭐 하는 거예요! 이익... 빨리 머리에서 힘 빼요!”

“늑대새끼 패죽이고 싶다, 진짜.”

“늑대는 언니인데 뭘 죽여요! 아, 힘 빼라니까 왜 더 넣고 그래요?!”

서울의 말에,

내면의 늑대에게 욕지거리를 내뱉던 다희의 움직임이 뚝 멎었다.

“그러네. 어쨌든 늑대도 나잖아...?”

다희의 이성과 동떨어져 있다고 해서,

그것이 다희의 일부가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상한 타이밍에 깨달음 비스무리한 것을 얻게 된 다희였지만,

그렇다고 유민의 앞에서 유민이 자지를 마구 외친 기억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다희가 곧바로 다시 목 근육에 힘을 주기 시작하자,

방심하고 있던 서울이 깜짝 놀라 다희와 또 한 번 꼴사나운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아오, 씹! 놔 임마! 대가리 좀 비워 버리게!”

“으그으윽...! 그렇다고 바위, 를 왜 부술라고...! 유민아아! 도움...!”

“누나! 나 괜찮으니까 그러지 마!”

“내가 안 괜찮탸하앙!?”

점차 바위에 가까워지던 다희의 머리가, 갑자기 교성과 함께 뒤로 확 젖혀졌다.

그 반동에 순간 뒤로 넘어질 뻔한 서울이 비틀비틀 물러나며 몸의 균형을 잡았다.

그러자, 어느 새 다희의 곁으로 다가온 유민의 모습과 함께,

북슬북슬한 늑대 꼬리의 뿌리 부분이 유민의 손아귀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아, 아후으...”

엉덩이를 뒤로 뺀 엉거주춤한 자세로,

꼬리를 바르르 떨며 가쁜 숨을 내쉬는 다희.

순식간에 고분고분해진 그녀의 등을 유민이 살살 쓰다듬어 주자,

다희의 허리가 쭈욱 펴지며 움찔거렸다.

“진정했어, 누나?”

“아, 흐, 진정했...으니까아...!

꼬리랑, 등...이랑... 둘 중, 흐읏, 하나만 해애...!”

꼬리를 슬슬 잡아당기는 유민의 손길에 따라,

바위에게서 비척비척 뒤로 물러나는 다희.

그 모습에 서울이 쓴웃음을 지었다.

“...성능 확실하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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