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 늑대 밀크와 두 번째 회원 (2)
* * *
그렇게 자신 있어 하던 다희의 하반신이 점점 힘을 잃어 가기 시작하자,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울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도 자신만만하기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잠시나마 들었던 때가 있었지만,
역시나 그녀의 예상대로였다. 강인한 늑대의 육체는 밀크마스터의 기술을 버텨낼 수 없었다.
A급 이상의 상급 헌터라도,
유민에게 젖가슴을 쥐어 잡히면 새끼 양처럼 다리를 바들대지 않을까.
서울은 그렇게 생각하며 다희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밀크마스터를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의 젖을 빨아 당길 때처럼 머리를 뒤로 쭉 당기며 유육을 마음대로 유린해나갔다.
“...읏.”
그것을 보고 있자니,
지난 금요일 밤을 꼬박 새워 유민과 살을 섞으며, 그에게 몇 번이고 젖이 빨려나갔던 기억이 머릿속에 뭉근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유민에게 안겨 늠름한 수컷의 자지를 받아들이며 셀 수 없을 정도로 절정하던 쾌감.
안 그래도 어제의 유선 마사지 덕에 불완전 연소 상태가 되어 있던 서울의 몸은,
그것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깊숙한 곳 어딘가에서 불씨를 피워 올리려 했다.
옆에 세워둔 방패 윗면에 턱을 괴며,
서울은 약간 달아오른 얼굴로 유민의 바지춤을 내려다보았다.
비록 냉철하기 그지없는 유민이지만, 그의 자지는 주인과 다르게 솔직하기 그지없었으니,
저 안에는 분명히 유민의 자지가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도 유선 마사지를 할 터인데.
이번엔 굳이 다희의 집에서 그렇게 할 이유가 없으니, 하는 김에 섹스도 하자고 할까.
그래. 유민이가 분명히 부작용 같은 것은 책임져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건 솔루션 회원으로서의 정당한 권리 같은 것이다.
이미 유민에 한해서 수치심의 역치가 저 하늘까지 치솟아 있던 서울은,
거리낌 없이 그리 간단하게 자기합리화를 마치고 오늘 밤을 기대하며 실실 웃었다.
한편,
다희는 위기 아닌 위기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쩔쩔매고 있었다.
“큿, 흐으, 헤아윽...!”
자신의 젖가슴을 쥐어짜는 손길과, 격한 머리의 움직임.
그리고 강한 압력으로 유두가 빨려나가는 자극의 삼중주가 예상 이상으로 강렬했기 때문이다.
가슴에서부터 시작되어 척수를 거쳐 온 몸을 돌아다니는 전류에 의해,
반바지형 레깅스 스패츠 속의 암컷 보지는 이미 질척하게 젖어 있었다.
유민이 고개를 뒤로 당겨 헌터밀크를 쭉 빨아낼 때마다 다희의 큼지막한 골반이 흠칫 떨리고,
열기가 잔뜩 피어오른 질구에서 애액을 울컥 토해내어 스패츠를 적셨다.
“아, 흣, 하악...! 아후으...!”
가슴을 자비 없이 쭉쭉 빨아대는 유민의 머리를 두 팔로 껴안고,
엉거주춤하게 뒤로 뺀 허리를 움찔거리는 다희.
느리게 살랑거리던 꼬리가 불규칙적으로 움직임을 멈추며 그녀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늑대의 날카로운 눈매가 쾌락으로 인해 점차 암컷의 그것으로 변모하며 귀엽게 녹아내린다.
뜨거운 숨을 내뱉는 그녀의 입가에서 타액이 한 줄기 흘렀다.
이미 무릎이 안쪽으로 들어가 완전히 안짱다리 자세로 변한 두 다리는,
힘이 잔뜩 빠져 살짝 굽혀진 채로, 보는 사람이 불안하게만치 위태위태하게 다희의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머릿속이 수유의 쾌락에 푹 절여지고 있던 다희는,
정신이 몽롱한 와중에도 자신의 다리가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늠름한 늑대의 하반신이 쾌락에 굴복하여 새끼 양처럼 나약하게 떨어대는 꼴이라니.
자신은 그것을 결코 인정할 수 없었다. 이대로 꼴사납게 바닥에 주저앉는 것만큼은 피해야 했다.
그렇게 마음먹으며,
다희는 이를 악물고 다리에 힘을 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무색하게,
그녀는 쾌감에 절여진 자신의 몸이 점차 절정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마음속의 늑대가 경종을 울려 댔지만, 그것은 해결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한 경고라기보단 체념어린 통보에 가까웠다.
이대로 유민에게 가슴을 빨려 수유 절정을 당하는 순간,
자신은 다리에 힘이 완전히 풀려 꼴사납게 엉덩방아를 찧게 될 것이다.
그것을 직감한 다희는 순간 허망한 표정이 되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의지를 불태웠다.
웃기지 마라.
홀로 몬스터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수많은 던전들을 돌파해온 자신의 자랑스러운 두 다리가,
고작 젖을 짜내는 것만으로 이렇게 힘없이 무너질 리가 없다.
버텨라.
두 발로 땅을 단단히 밟아라.
어떤 시련이 다가와도, 나는 똑바로 서서 그것을 맞이할 것이다.
다희의 황금빛 늑대 눈이 노랗게 번뜩였다.
진득한 쾌락에 가쁜 숨을 내쉬고 허리를 비틀어대면서도, 그 눈빛은 굳건하기 그지없었다.
그런 다희의 의지를 시험하겠다는 듯이,
유민은 헌터밀크를 줄기줄기 쏘아내는 유두 끝을 혀로 이리저리 튕기며 교묘히 자극하고, 앞니로 유두를 잘근잘근 깨물어 댔다.
두 가지의 방법으로 자극당하는 동시에 강력한 압력으로 빨아 당겨지는 유방의 첨단.
유민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유육을 주무르는 손아귀에 힘을 더욱 실어 넣으며,
비어 있는 손을 슬쩍 다희의 허리 뒤로 돌려, 북슬북슬한 늑대 꼬리의 뿌리 부분을 움켜쥐었다.
“하우윽?!”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짓쳐들어오는 자극에,
다희는 고개를 치켜들며 당황 섞인 교성을 내질렀다.
수유를 하고 있는데 자신의 꼬리를 왜 괴롭힌단 말인가!
하지만 그녀가 유민에게 뭐라 따지기도 전에,
유민은 행동을 개시했다.
고개를 살짝 비틀며 자신 쪽으로 한껏 당김으로써 유육을 강하게 자극함과 동시에,
꼬리를 쥐어 잡은 손을 다희의 뒤쪽으로 확 잡아당겨 수인만이 느낄 수 있는 쾌락을 선사했다.
가슴은 앞으로, 꼬리는 뒤로.
민감한 부위를 그렇게 양쪽에서 거세게 잡아당겨진 다희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카학“
휘둥그렇게 뜨여진 채 마구 지진을 일으키고 있는 두 눈동자.
거기에 방금 전까지 선명하게 일렁이고 있던 의지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미 한계까지 치달아 있던 다희의 육체는,
앞뒤에서 맹렬히 짓쳐들어오는 거대한 자극을 감당할 여유가 되지 못했다.
그 거센 파도가 척수를 타고 머리로 올라오기 직전의 아주 짧은 순간 동안,
다희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허탈하게 읊조렸다.
이건 반칙이지.
그 직후,
쾌락의 파도에 휩쓸려간 다희의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졌다.
“헥 캬학... 흐그극...! 허윽...!”
한껏 고개를 치켜들어 매끈한 목선을 드러내는 다희.
크게 벌려진 입에서 암컷 늑대의 처절한 비명성이 흘러나왔다.
퓨츄웃! 츄우우웃!
유민의 입에 물려 있던 유두 끄트머리에서 헌터밀크가 세차게 뿜어져 나와 구강을 채워나갔다.
반대편 유두에서 강한 분출압으로 쏘아져 나간 젖줄기는 멀리 뻗어나가 서울의 발치에 떨어져, 바닥에 자라나 있던 풀잎을 적셨다.
그녀의 허리가 주체할 수 없이 마구 경련을 일으키고,
육감적인 라인을 뽐내던 골반이 천박한 움직임을 보이며 앞뒤로 들썩인다.
탄탄한 허벅지를 감싸고 있는 스패츠의 고간 부분은 이미 완전히 젖어 버려, 더 이상 수분을 흡수하지 못했다.
그 상태에서 절정을 맞이한 암캐 보지의 입구가 꿈틀거리며 대량의 애액을 바깥으로 뿜어내게 되자, 진득한 액체가 점차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잠시 경련을 일으키느라 일시적으로 힘이 들어가 있던 다희의 하반신은,
이내 다리가 맥없이 꺾이며 유민의 테크닉에 첫 패배를 맞이하게 되었다.
“엇, 누나.”
확정된 미래에 따라 다희의 몸이 그대로 바닥을 향하여 추락했다.
허나, 유민의 두 손이 재빨리 가슴과 꼬리를 놓고 다희의 겨드랑이 쪽을 받쳐 지탱해 주었기에, 다희가 우려하던 대로 꼴사납게 주저앉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유민의 손에 전적으로 의지한 채,
다희는 고개를 뒤로 꺾고 헥헥거리며 절정의 여운을 소화해 냈다.
잠시 후,
몸의 통제권을 되찾은 다희가 하반신에 힘을 주어 제대로 두 발을 딛고 섰다.
그것을 알아챈 유민이 그녀를 놓아 주자, 다희는 살짝 비틀거리면서도 제대로 균형을 잡았다.
고개를 앞으로 되돌린 그녀의 얼굴은 한껏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무언가 수치심에 물들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화가 난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 미묘한 표정으로 눈앞의 유민을 째려보던 다희는,
이내 천천히 입을 열어 허스키한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야.”
“어, 응?”
“꼬리는 왜 당겼냐...?”
가볍게 으르릉거리는 듯한 다희의 물음에,
유민은 흠칫하면서도 성실히 답해 주었다.
“그, 저번에 말했던 향이 달라지는 거 때문에,맛은 어떨까 싶어서...”
“...맛?”
“응. 단맛이 좀 더 나기는 했는데,
등급이 낮아서 그런지,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어.”
그 대답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다희는 이내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다희는 흥분할수록 헌터밀크의 고소한 향이 한층 풍부해지는 체질이다.
그것을 기억하고 있던 유민은, 이번 기회에 맛의 변화까지 알아보기 위해 꼬리를 자극해 보았던 것이다.
그 와중에 그걸 연구할 생각을 하다니. 과연 유민답다.
엿 먹으라고 꼬리 잡아당긴 건 아니었으니 이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가.
“흐흫.”
다희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유민의 옆에서 뭔가 얄미운 웃음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에 다희가 서울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무척이나 즐거운 듯한 얼굴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보고 있자니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표정이었다.
“...뭐, 임마.”
“널브러진 적 없다면서요?”
“...!”
그 표정만큼이나 웃음기가 듬뿍 버무려진 서울의 목소리에,
다희는 너무나 호기롭게 자신감을 드러내던 과거의 자신을 강제로 떠올리게 되었다.
이내 다희의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북슬북슬한 늑대 꼬리가 위로 치켜들어졌다.
“아, 아니. 야! 그 뭐냐, 꼬리는 반칙이지!”
“네? 아까는 유민이 보고 마음대로 하라면서요.”
“아니, 그건...!”
그 말에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과거의 자신에게 탈출구를 봉쇄당한 상태였다.
그에 주춤거리며 입만 뻐끔거리고 있던 다희는,
이내 유민과 서울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어렵사리 목소리를 꺼내들었다.
“아니지...! 어쨌든 바닥에 쓰러진 건 아니잖아!
그, 다리에 힘은 쫌 풀렸어도, 막 널브러... 진건...”
“...”
하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그다지 의미가 없는 변명이라고 생각했는지,
뒤로 갈수록 점점 다희의 목소리가 줄어들어만 갔다.
결국 작은 웅얼거림만 입에서 맴돌게 되자,
다희는 슬쩍 서울의 눈을 피해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방금 전보다 한층 얼굴에 웃음기가 짙어진 서울은,
슬쩍 입을 열어 단 한 마디로 그녀를 침몰시켜 버렸다.
“추해요, 언니.”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