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안내원과 두번째 기회 (4)
“보관 용기도 있으니까, 일단 손으로 짜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런 대답과 함께,
유민은 안내원의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자세를 잡아 가슴과의 높이를 맞추었다.
그녀가 의자에 앉아 있는 덕분에 팬티스타킹과 스커트에 감싸인 하반신이 한층 강조되어 보였지만, 유민은 오직 시현의 가슴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자신이 훨씬 더 편한 자세로 작업을 개시할 수 있게 되어 좋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유민은 손에 들고 있던 보관 용기를 한 쪽 유두 근처에 가져다 대고,
다른 손을 뻗어 용기를 대고 있는 젖가슴의 바깥쪽을 감아쥐었다.
젖샘이 한계에 달해 있어 강한 탄성이 하얀 천 너머로 느껴졌다.
-퓨웃.
“읏.”
유육을 가볍게 손으로 감싸는 자극.
그것만으로도 유두 끄트머리에서 한 차례 헌터유가 쏘아져 나갔다.
하얀 액체 줄기는 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입구로 무사히 들어가 투명한 용기 안에 담겨졌다.
유민은 지체하지 않고 손에 힘을 주며 바로 밀크마스터의 기술을 사용했다.
미약한 마력이 유민의 손가락과 손바닥에서 퍼져 나와 시현의 젖샘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퓨븃!
-촤아앗.
“흐윽...!”
유민의 손길을 기다렸다는 듯이,
단단하게 발기한 유두에서 곧바로 헌터유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꽤나 거센 압력으로 튀어나온 헌터밀크 여러 줄기가 보관 용기의 안쪽 벽면과 바닥에 부딪히며 조그마한 물소리를 내었다.
그의 손가락이 서서히 움직여 젖가슴의 첨단을 향해 내용물을 밀어내듯이 눌러 대고,
시현은 그런 유민의 움직임에 허리를 조금씩 움찔거리며 커다란 젖통의 꼭지에서 헌터유를 내뿜었다.
-퓨웃, 퓨슈웃!
“핫, 흐으윽!”
시현이 혼자서 헌터유를 배출해낼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감각이 그녀의 몸을 괴롭혀대기 시작했다.
유민이 손아귀에 힘을 주어 젖가슴 바깥쪽부터 유두 쪽을 향해 쭈욱 잡아 끌 때마다 길게 이어지는 자극이 시현의 머릿속을 주물럭거리고,
유민이 검지와 엄지로 유륜 근처를 감싸고 꾹꾹 눌러 비틀어 줄 때마다 찌릿한 전류가 첨단에서부터 발생하여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
유민의 착유로 발생한 쾌감이 계속해서 그녀를 자극했지만,
시현의 표정은 그 쾌락에 살짝 풀어져 있으면서도 어딘가 애매한 기색을 띠고 있었다.
그의 손길은 확실히 기분이 좋았다.
자신이 직접 유방을 붙잡고 헌터유를 빼낼 때와는 전혀 다른 자극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손으로 젖가슴을 쥐어짜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것이 필요했다.
피로에 찌든 자신의 머릿속은 이보다 더 격렬한 자극을 원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저번처럼 유두를 입에 물고 빨아당긴다거나.
“읏...”
무심코 유민과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사건을 떠올린 시현이 입술을 깨물었다.
유륜과 유두를 한꺼번에 입에 물린 채로 쭉쭉 빨아 당겨지면서,
유민의 머리를 붙잡고 교성을 내지르며 허덕이는 자신의 모습.
아직도 생생하게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난폭한 쾌감의 덩어리.
바로 그것이 정답이라는 듯이,
시현의 몸 속 깊숙한 곳 어딘가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허나 그녀는 그 명확한 해결책을 알고 있으면서도 한차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그 때는 머릿속이 피곤에 찌들어 있는 상태였기에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황이었다.
거기에 더하여 헌터유 보관 용기까지 근처에 없는 것도 한몫을 하게 되어서,
결국 유민이 입으로 받아 마시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두 번째로,
지금의 상황은 그녀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
시현은 유민에게 착유를 넘어선 수유까지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
시현에게는 정상적인 성 관념이 존재하고 있었다.
어떠한 관계도 없는 타인이 헌터밀크를 짜주겠다며 유방에 손을 뻗는다면, 당연히 그 즉시 응징이 가해졌을 것이다.
유민이 지금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어 헌터유를 짜고 있는 것은,
그녀의 특수한 상황과 유민의 직업이 적절하게 들어맞아 ‘작업’이라는 명목 하에 가능케 된 상황이다.
물론 지금의 헌터밀크 착유가 작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시현은 남자에게 가슴을 주물러 쭉쭉 짜이는 것에 충분히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시현은 자신의 피폐한 정신을 위해서, 그 정도까지는 참아 넘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헌데 거기에 더해 자신의 가슴을 입으로 빨아 달라며 직접 추가 주문을 넣는다니.
그것은 지금의 시현에게 있어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미묘한 자극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버티고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
따라서 시현에게는 하나의 계기가 필요했다.
자신이 유민에게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유민이 반강제적으로 그녀의 유두를 입으로 빨게 만들 수 있을 만한 계기가!
“...!”
그러던 도중,
시현의 눈에 2병의 헌터밀크 보관 용기가 눈에 띄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한 병을 제외한 나머지가 의자의 옆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텅 빈 유리병 두 개를 곁눈질로 바라보던 시현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곳은 마력의 사용이 허가된 방.
자신이 슬쩍 마력을 써서 아주 미약한 수작을 부리는 것 정도는 티가 나지 않는다.
보관 용기 2병의 손실이 미래의 자신에게 가져올 악영향.
현재 쌓여 있는 스트레스를 모두 풀어 버리고 피로를 털어내는 것.
둘 중에서 무엇이 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인지 고민하며 머릿속에서 저울질을 하던 그녀는,
마침내 저울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느끼고 희미한 웃음을 머금었다.
그리고는 약간의 마력을 일으켜, 그것으로 보관 용기 2병의 허리 부분을 고리처럼 감쌌다.
등급은 B급이지만, 위저드의 주요 기술은 섬세한 마력 컨트롤이었기에 이 정도의 기예는 시현에게 있어서 별 것 아니었다.
-퍽.
그렇게 유리병 주변에 달라붙어 맴돌고 있던 마력이, 한순간에 미약한 폭발을 일으켰다.
너무나도 규모가 작은 지라, 그 소리조차 듣지 못 할 정도였다.
하지만 보급형에 불과한 두 병의 보관 용기는 그 조그마한 마력 폭발의 위력을 버텨낼 수 없었고, 결국 옆면이 깨지며 큼직한 금이 생겨 한순간에 불량품이 되어 버렸다.
그것을 알 리가 없는 유민은 열심히 젖가슴을 쥐고 꾹꾹 눌러 짜내며 착유를 계속했다.
처음부터 젖샘이 헌터밀크로 꽉꽉 채워져 있었던 데다가 방금의 마력 사용으로 헌터유가 일부 리필이 되어,
젖가슴 한 쪽의 착유가 제대로 마무리지어지지 않았음에도, 보관 용기는 금방 희끄무리한 액체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유민은 보관용기의 마개를 닫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옆에 놓여 있던 다른 용기를 집어 들었다.
“...?”
유민은 그것을 시현의 유두 근처에 가져다 대려다가, 돌연히 움직임을 멈추었다.
자신이 들고 있던 병을 잠시 살펴보던 그는, 이내 다른 하나의 빈 용기를 손에 들었다.
고개를 갸웃하며 그 새로운 병으로 시선을 옮긴 유민은, 곧 의문 섞인 탄성을 흘렸다.
“어...?”
유민의 행동에 시현은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왜 그래요?”
“그, 불량입니다. 용기가 둘 다 깨져 있네요.”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옆면이 상당히 데미지를 받아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헌터밀크 보관 용기.
그것을 이리 저리 돌려 보며, 유민은 약간 당혹한 그렇게 말했다.
이렇게 깨져 있는 병에 헌터밀크를 담을 수는 없었다.
억지로 헌터유를 채운다고 해도, 깨진 틈 사이로 액체가 줄줄 흘러 못쓰게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나마 멀쩡했던 하나의 병은 이미 헌터유로 꽉 차 있고,
나머지는 모조리 깨져 있는 터라 더 이상 헌터밀크를 담을 용기가 없는 상황.
이대로는 그녀가 부탁한 착유를 진행할 수가 없다.
그런 생각에 유민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자,
시현은 미간을 살짝 좁히고 잠시 고민하는 척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지금 헌터유를 보관할 곳이 없다는 말이죠? ‘저번’처럼.”
“...그렇습니다.”
시현이 일부러 말끝에 지그시 던져 놓은 단서.
유민은 그것에 보기 좋게 걸려들었다.
저번처럼. 이라는 그녀의 말에 유민은 이틀 전 능력 측정 때의 일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당시에 시현의 젖가슴으로 행했던 것은 이런 식의 착유가 아니었음을 떠올렸다.
밀크마스터의 묘리로 유육을 쥐어짬과 동시에,
유륜과 유두를 한꺼번에 입에 물고 머리를 움직여 빨아당기는 격렬한 수유.
헌터밀크 보관 용기가 없어도 바닥을 더럽히지 않고 헌터유를 배출해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림과 동시에,
유민은 수유를 진행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발견했다.
시현은 밀크마스터의 기술에 의해 정신 건강이 회복되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지금 자신에게 착유 작업을 요청해 온 것이다.
허나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녀의 정신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던 ‘기술’이라는 녀석이,
정확히 어떤 부류인지는 명확하게 증명된 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정신 회복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입까지 활용해야 하는데,
오직 두 손만을 사용해서 착유를 마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자칫했다간 헌터밀크만 몽땅 배출하고,
정작 그녀가 원하던 효과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정확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당시의 상황을 동일하게 재현할 필요가 있었다.
이내 생각을 마친 유민은, 헌터밀크 보관 용기들을 모두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시현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그 굳건한 의지가 담긴 눈빛에 다시금 시현의 마음이 복잡해지려 할 때,
유민의 진중한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닿았다.
“최시현 안내원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냥 시현 씨라고 하세요. 안내원님은 부담스러우니까.”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유민은 보관 용기의 부재와 정확한 효과 발휘라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시현에게 수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
큼지막한 젖가슴 아래로 팔짱을 낀 채 그것을 묵묵히 듣고 있던 시현은,
이내 얕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그래요. 뭐, 맞는 말이네요.
바닥에 흘리면 치우기도 귀찮고, 그 피로 회복 효과도 제대로 받아야 되니까요.”
살짝 퉁명스러운 감이 있기는 했지만,
그녀의 말에는 틀림없이 긍정의 뜻이 담겨 있었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상황이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듯이 그렇게 중얼거리고선,
시현은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허리를 앞으로 당겨, 가슴을 강조하듯 내밀어 보였다.
하얀 블라우스에 감싸인 채 선홍색 첨단 부분만 내놓고 있는 젖가슴이, 유민의 얼굴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