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4화 〉62-5 미친년.
무의식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알렌은 침대에 누운 채로 파멜라에게 봉사 받고 있었다.
“파멜라 선배. 좀 더 혀를 써봐요.”
“...”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셨어요? 눈매가 영 마음에 안 드는데? 어째 다시 교육 들어갈까요?”
“아, 아니야...”
무의식에서의 주입식 교육을 철저히 이행한 파멜라는 흠칫 놀라며 알렌이 기뻐할 법한 애무를 하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돼...?”
“하면 잘하는데 왜 안 했어요?”
“미안해...”
“미안하면 끝나요?”
“...잘할게...”
“잘한다고 하면 끝나요?”
“...너, 지금 나 놀리는 거니?”
“들켰어요? 너무 풀 죽어있길래 장난 좀 쳐봤어요.”
놀림당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파멜라는 훑고 있는 알렌의 자지를 뭉개버리고 싶은 욕구가 간절했다.
“흐으읏...!”
“조심하세요. 제 마나와 연결된 문신이라 제게 부정적인 위해를 가하며 발정이 나도록 술식을 새겨 넣었으니까요. 보통 대단한 마법사가 아니라면 풀지... 아니지. 애초에 보일 수나 있을까 싶네요?”
실실 웃는 알렌.
그리고 이를 본 파멜라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분노를 느꼈다.
그것도 형용할 수 없을 만큼의 분노를.
“흐으응...!!”
“또 불온한 생각을 하셨나 보네요?”
자궁이 떨리는 쾌감에 몸을 진정시키며 치켜뜬 눈으로 알렌을 노려보는 파멜라.
“그렇게 노려본들 달라지는 건 없어요. 파멜라 선배는 내 노예니까요.”
알렌은 몸을 일으켜 경계하는 파멜라를 침대에 눕혔다.
약간의 저항이라도 있을 법한데 순순히 눕는 것을 보면 마음 한구석에 기대를 품은 것은 아닐까?
“이미 볼 거 다 봤는데, 뭘 가리고 있어요?”
침대에 누운 파멜라는 이제야 창피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가슴과 보지를 손으로 가리며 화난 듯한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언제나 자신이 넘치며 소악마 웃음을 흩뿌리던 파멜라의 이러한 모습을 보니 성욕이 아주 들끓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었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
가슴과 보지를 손으로 가리는 파멜라를 보며 알렌은 손을 들었다.
말랑한 허벅지의 안쪽 살.
“거, 거기 만지지 마...”
다리를 움츠리며 만지지 말라는 파멜라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만지고 싶었다.
“왜요? 이렇게 말랑한 허벅지를 왜 못 만지게 해요?”
손바닥을 편 채로 안쪽 허벅지를 쓰다듬자 파멜라는 간지러운 듯한 신음을 흩뿌리며 어쩔 줄 몰라하는 몸짓이 꽤 귀여웠다.
“반응이 귀엽네요. 파멜라 선배를 아는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놀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귀엽네요.”
“시끄러... 그런 짓 했다가는 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너르르흐으으응...!!”
“머리가 나쁜 건지, 자존심이 강한 건지 몰라도 내게 반항하면 술식이 발동돼서 발정이 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벌써 잊으셨어요? 아니면 참을 수 있어서 그러나?”
“마, 만지지 마아아... 미, 민감한다구우우...”
“그런 말을 하면 더 만지고 싶은데. 남자를 꼴리게 하는 법을 잘 아네요, 처녀 주제에.”
무의식에 오래 있었던 탓인지, 미약의 효과는 없어졌다.
그러나 털도 자라지 않은, 먹기 좋게 두툼한 맨들거리는 보지를 살짝 만져주니 저항하는 손짓이 있었으나 얼마 못 갔다.
“내 손가락이 입구에 들어갔는데, 기분이 어때요?”
입구를 문지르며 손가락 한 마디를 넣자 애틋한 신음을 흘리는 파멜라.
신기할 따름이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내게 총을 쏘던, 죽은 눈을 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질감이 들었다.
뭐, 그런 생각도 잠시.
손가락으로 보지를 풀어주니 가슴팍에 베개를 끌어안은 채로 애달픈 숨을 내쉬는 파멜라.
어찌나 민감한 건지 겨우 손가락 한 마디로 보지가 경련하며 질내가 떨리고 있었다.
“어떡할래요? 이대로 할까요, 아니면 다음에 하실래요?”
알렌은 솟아오른 두껍고 긴 자지를 파멜라의 보지에 비비며 묻는다.
“...줘...”
“잘 안 들리는데, 크게 말하세요.”
“다... 다음에 넣어줘... 그렇게 큰 건... 무리야...”
힘겹게 대답하며 가련한 목소리로 부탁하는 파멜라.
그러나.
“애무를 더 해야 했나? 너무 좁네.”
“호그으으으윽!!? 댜, 댜으메... 너, 너어달라구으응...!”
“그럼 안 되지. 노예가 주인에게 부탁하면 안 되지. 그러면 노예로 들인 의미가 없잖아? 건방지게.”
“빼... 빼줘어어... 아, 아파아아...”
울먹거리며 아픔을 호소하는 목소리에 마음이 약해지지... 가 않았다.
그간 행했던 전과가 있는데 겨우 눈물 섞인 목소리로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걸까?
그래도 무의식에서는 비처녀지만, 현실은 처녀인 만큼 알렌은 마지막 온정을 베풀었다.
“내 목덜미 잡아요, 살살 움직일 테니까.”
“응...”
그 말을 들은 파멜라는 떨리는 두 팔로 알렌을 목덜미를 안는다.
“조금씩 움직일게요. 그러니 조금만 참아요.”
“... 조금만 더... 천천히이이...”
파멜라의 여린 등을 안심하도록 쓰다듬어주었다.
“...머리도 쓰다듬어줘어...”
어리광이라도 부리고 싶었는지 살짝 울먹이는 순수한 눈매로 머리를 쓰다듬어달라는 파멜의 얼굴과 부탁을 들으니 알렌의 심장이 격하게 요동쳤다.
원래라면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었지만, 지금은 온정을 베푸는 시간이었으니 파멜라의 부탁에 응했다.
등과 분홍빛 머리를 동시에 쓰다듬어주니 점점 안심하는 숨결이 목덜미를 간지럽혔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자지에 익숙해지도록 움직여주니 서서히 달콤한 숨이 배어든 침이 어깨에 떨어졌다.
“흐으으으응...!!”
연신 침과 신음을 흘리는 파멜라를 보며 보답이라고 하고 싶었던... 아니다.
이미 느릿한 피스톤질에 감질나던 알렌은 등과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엉덩이에 위치하고는 자세를 바꾼다.
“...조, 조금만 더 살살해 줘어어... 너무 깊어으읏... 다, 닿아... 흐으응...!”
“싫어. 내가 감질나서 안 되겠어. 제대로 할 테니까, 기절하면 그 뒤는 알아서 상상해.”
꽉 움켜쥔 엉덩이와 함께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달콤한 신음은 순식간에 짐승의 울음으로 돌변하며 알렌은 등을 무자비하게 긁고 있었다.
쓰라린 등.
무의식에서 클로 세로가 내 등을 긁을 때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미약한 아픔이었으니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아니, 이미 불이 붙었는데 쉽게 꺼질까.
파멜라의 엉덩이를 벌리며 손가락으로 아날 근처를 살살 만져주니 허리가 절로 튕기는 감각이 내게 전해졌다.
“구... 규으으으마나안...!! 겨, 겨기눈 안도앵으으으응!!”
엉덩이를 벌려, 손가락으로 아날을 문질러주니 파멜라의 입에서는 얼빠진 목소리가 터졌다.
경험상 분명 멈춰달라는 말이겠지.
그런데 지금은 멈추고 싶지 않았다.
“너, 너으며어언 안흐으으응...!!?”
“말이 많아.”
손가락으로 아날 구멍을 쑤셔주며 얼빠진 목소리를 내는 입을 입술로 틀어막았다.
입과 보지와 엉덩이.
세 가지를 동시에.
키스하고, 박아주고, 넣어주니 파멜라는 이미 허용할 수 있는 쾌락의 한계치가 와버려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이를 눈치챈 알렌은 더욱이 속도를 높여 기절하지 않도록 더욱 강한 쾌락을 주며, 바보가 될 정도로 엄청난 쾌감에 다시 눈을 뜬 파멜라는 그저 연속으로 절정을 맞이하며 인간으로서 낼 수 없는, 괴상한 신음을 내지르며 반쯤 미쳐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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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 안 하셔서 다행이네요.”
“...변태. 후배는 세상에 모든 변태를 합쳐도 후배보다 더한 변태는 없을 거야.”
“세상은 넓고, 변태는 많아요. 저는 오히려 제가 정상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변태들은 다 그래. 자기는 정상이라고.”
“그렇다면 파멜라 선배도 변태네요. 나 같은 변태를 좋아하니까.”
“...돌아갈래.”
평소의 파멜라였다면 분명 소악마 웃음을 지으며 나를 놀렸을 텐데.
지금은 그런 기색이 보이질 않았다.
“바래다 드릴게요.”
“그런 짓까지 했으면서, 신사답게 행동하네~?”
기분전환이 빠른 건지, 다시금 파멜라는 말끝이 늘어지며 평소와 같은 웃음을 보이며 알렌의 팔에 팔짱을 낀다.
“그러면 신사답게 나를, 공주님처럼 안아주고 기숙사로 바래다줘~”
“신사는 공주님 안기 안 하는데요? 기사라면 모를까.”
“너무한다. 내 처음마저 뺏어갔으면서 그 정도도 못 해줘?”
“다음에 해드릴게요.”
“다음에 해준다고 했으면 전교생 보이는 장소에서 안아 줘~ 이 여자는 내 거라고. 이 여자는 나와 평생을 함께 살아간다고. 이 여자는...”
숨도 쉬지 않고 ‘이 여자는’이라는 말로 계속해서 내게 어필하는 걸 보면 조금 안심이 됐다.
이제야 내 소유가 됐다는 걸 인정하는 파멜라의 소악마적인 웃음.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자랑하고 싶으신가 보네요?”
“뭐를~?”
“저의 노예가 된걸. 전교생에게 알려주고 싶으신 거잖아요?”
“음... 맞아~ 나는 알렌 메스티아. 후배의 노예야~”
“태세 전환이 빠르시네요.”
“이러쿵저러쿵 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잖아? 그리고 내가 우위를 점하면 좋겠지만, 반대로 후배가 우위를 점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거든~”
이렇게 보면 참 귀여운데. 그 속내는...
“아,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있는 거지~?”
“...네. 있습니다.”
“몇 명이야?”
늘어지는 말투가 어느새 차가운 말투로 바뀌었다.
“그건 왜 물어보시는데요?”
“그야... 친하게 지내려고 하지~ 동료잖아~?”
아니다. 분홍 솜사탕 년... 분명히 다른 여자들을 해코지할 목적으로 묻는 거다.
내 사랑을 오로지 자신만이 독차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거 아세요? 저에게 위해를 가하면 발정이 나는 술식이 짜여있지만, 또 내 여자들을 건들면 기절을 동반한 절정이 발동돼요.”
“그렇구나~ 신기하다~”
파멜라는 자연스럽게 그렇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 마지막 말을 반복하며 감탄을 표한다.
“미리 경고하는데. 독단적인 행동은 금지할게요.”
“걱정하지 마~ 나는 당신의 노예니까요~”
재롱부리는 고양이처럼 내게 달라붙는 파멜라는 뭐... 삐뚤어진 성격만 아니면 참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이 들었다.
소악마스러운 성격.
약간 S기질이 있는 여자를 굴복시키는 것이 내 인생 최대 업적이라고 할까.
오만방자한 년이 내 발밑에서 조아리는 과정을 좋아하니 이것도 점수가 높다.
분홍색 트윈테일.
이건 점수가 매우 높다.
내가 분홍색을 좋아하고 트윈테일이 묘하게 잘 어울려서, 또 손잡이 대용으로 가능하니 상당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또 막대한 재력도 겸하고 있으니 싫어하려야 싫어할 수가 없다.
“파멜라 선배.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내 여자한테 허튼수작을,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는 각오해두는 편이 좋을 거예요.”
“그 여자에 나도 포함돼있는 거지~?”
“...그렇긴 하죠.”
“고마워, 후배~ 그러면 후배와 관련된 여자나 친구를 건드리지만 않으면 되는 거지?”
“그렇죠. 잘 알아듣네요.”
“그러면 아주 머지않은 미래. 후배와 아직 연관도 없는, 미래의 연인을 죽여도 후배는 나를 싫어하지 않겠네?”
“...네?”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파멜라의 꺼림칙한 말투에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후배의 휘하에 있는 여자들은 건드리지 않을게. 그 대신에 연인, 노예가 아닌 여자는 내가 처리해도 되는 거지? 응?”
섬뜩한 말과 다르게 표정은 너무나도 해맑았다.
“아무래도 훈육이 필요하겠네요.”
팔짱을 끼던 파멜라의 팔을 억지로 잡아끌고는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그딴 말이 안 나오게 내가 오늘 철저하게 교육한다. 벗어 썅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