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29-2. 평온한 주말?
게걸스럽게 손가락을 핥으며 맛이 간 코델리아는 알렌의 옷을 억지로 올리며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아, 시... 뭐지? 갑자기 왜 꼴린 거지?'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알렌.
것보다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벌건 대낮에. 그것도 아카데미에서 유능하기로 소문이 난 코델리아가 언제 공원을 거니는 사람에게 들킬 줄 모르는데 야외 섹스를 원하다니?
뭔가 이상하다. 존나게 이상했다.
이성과 본능. 그중에서도 알렌은 이성을 택하며 갑자기 야하게 변한 코델리아의 몸뚱이와 행동거지를 어렵게. 아주 어렵게 참으며 기억을 되짚는다.
'아침에 나오기 전에 여장하고 쇼핑하고... 설마 그 새끼들인가?'
코델리아가 갑작스럽게 발정이 난, 짚이는 구석은 있었다.
'금태양 새끼가 코델리아한테 뭘 한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딱히 없는데?'
침 범벅이 된 알렌의 손가락으로 속옷을 젖혀 자신의 보지를 위로하는 코델리아의 돌발 행동.
"코, 코델리아 그만 해요! 아직 야외 플레이를 할 정도로...!"
"다물어."
"흐으으으부웁?!"
손가락을 빼고 싶었지만 팔을 풍만한 몸매로 누르며 내 입을 다물게 하는 코델리아의 달콤한 딥키스.
"하으으웁...! 하으읍... 푸하...! 잔말 말고 꼬추나 세워. 그리고 언니라고 부르랬잖아."
'뭐야? 이성은 남아있는 모양이네? 뭐지? 설마 금태양 새끼들이 한 짓이 아닌가?'
대략 정신이 멍해졌다.
왜 발정이 났는지? 그리고 강제 발정이 났다면 분명 이성을 잃었을 터인데...
'설마... 진짜로. 금태양이 아니라 코델리아 본인이 발정이 나버린 건가?'
의문점을 하나하나 풀어보려고 생각해보지만, 코델리아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알렌의 손가락과 입. 그리고 자지는 축축하다 못해 젖어있는 상태였다.
동시에 화장이 타액으로 번지자 뇌쇄적인 얼굴을 한 알렌의 입술을 부드럽게 핥으며 코델리아는 황홀해하며 더욱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빠, 빨리... 자지... 자지... 가꼬시퍼...!"
"조, 조용히 좀 해요...! 그러다 들키면 어쩌려고...!"
"빨리 찾아! 근처에 있을 거야!"
'시, 시발 또 뭐야?'
공원에서 건너편에서 큰 소리가 나자 알렌은 들킨 줄 알고 쫄았다.
고개를 들어 살짝 공원을 보았는데...
'저, 저 새끼? 진짜 금태양 짓이었어?'
부러진 팔목을 깁스한 채로 나타난 금태양과 그의 친구 턱수염이 부하들에게 성질 내며 명령한다.
몇 없던 공원 사람도 수상한 움직임에 황급히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우리를 찾는 것 같은데... 아니겠지? 에이... 설마.'
"빨리 찾으라고 씹새끼들아! 내 팔목 부러뜨린 그 개 같은 년이랑 하얀색 나시 원피스 입은 빨간 대가리 년을 무조건 내 앞에 끌고 와!!! 매료향에 처맞았으니까 근처에 있을 거다!!!"
'맞네...'
"코델리아. 일단 자리를 피하고...!"
"싫.어. 계속할 거야... 흐응!!"
참는 신음이 아닌 이번에는 다른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큰 교성을 터트리는 탓에 순간 정찰하던 금태양의 부하들이 무슨 소리가 들린다면 이곳으로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 진짜! 야외플레이... 나도 좋아한다고! 그런데 내가 원하는 상황이... 내가 만든 상황이 아니잖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 한다.
질 내에 든 손가락을 아쉽다는 감정으로 겨우 빼며 그 후 코델리아의 입을 막은 채로 마법을 사용하여 잠이 들도록 유도했다.
"자.. ㅈ...."
다행히 코델리아의 체내 마나보다 알렌의 체내 마나가 상당히 격차가 있었기에 코델리아는 별 저항 없이 가슴을 드러내며 잠을 잔다.
혹시나 상처가 나지 않도록 오늘 쇼핑에서 산 자주색 로브를 넓게 펼쳐 마치 김밥처럼 돌돌 말았다.
서서히 다가오는 부하들에게 김밥 버전 코델리아를 들키면 안 된다.
"나 여기 있어요~"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수많은 부하와 금태양의 앞에 나타난 알렌.
"저, 저, 저!! 씨발 저 개년 잡아!"
금태양이 욕을 섞은 명령을 내리자 부하들은 일동 나를 잡으려 한다.
그러나...
"먼저 뒈지고 싶은 새끼만 덤벼."
알렌의 손에서 아주 뜨거운. 한여름의 태양과 맞먹을 정도로 맹렬한 불꽃의 구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무,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년 잡으라니까!"
불꽃에 당황한 금태양 녀석의 모습이 아주 잘 보였다. 그리고 곁눈으로 김밥 버전 코델리아에게 가는 녀석도 없었고.
그들의 시선은 오로지 내 손에 들린 불꽃의 구에 넋을 놓고 바라보며 금태양이 뭐라 뭐라 지껄이지만, 부하들은 아직 죽고 싶지 않은 건지 전의를 상실한 채 슬그머니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이, 이 머저리 같은 새끼들이! 좋다! 먼저 나서는 놈한테 내 컬렉션 한 명을 넘겨주마!"
되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인 금태양의 말에 부하들은 뒷걸음질을 멈추며 이번에는 내 불꽃처럼 타오르는 눈빛을 하며 나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컬렉션이 뭐길래 저 지랄이지? 일단 족쳐야겠다.'
겁도 없이 내 후위를 점하려는 부하 녀석. 그러나...
"으, 으아아악!!! 사, 살려줘 불불불 꺼, 빨리 꺼줘!!!"
내 몸에 살짝 닿은 엑스트라 부하 1의 몸은 화염으로 뒤덮이며 바닥에 구르며 살려달라고 울부짖는다.
"너희도 괜한 욕심 때문에 죽기는 싫잖아?"
싱긋 웃는 알렌의 미소에 부하들은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조금 전처럼 슬그머니 뒷걸음질이 아닌 몸을 돌리며 아예 도주하는 몇 녀석.
'죽이면 골치 아파서 생명의 불꽃을 썼는데 왜 아프다고 지랄이지...? 이게 그 냉동창고... 노사보? 그건가?'
혹시 모르니 우선 엑스트라의 불길을 거두며 나는 홀로 남은 금태양을 향해 걸어갔다.
"뭐하는 거야!!?? 빠, 빨리 안 돌아와!! 히, 히이익!?"
"반가워, 금태양 친구. 우리 구면이지?"
"하, 하핫... 반갑습니다 아, 아, 아가씨...!"
금태양의 친구 턱수염은 또다시 홀로 도망친 모양이다. 언제 튄 거야?
"우리 금태양 친구가 꽤 신기한 물건을 쓴 모양이야? 매료향?"
"자, 잘못했습니다! 요, 용서해주세요!"
"지금부터 내가 묻는 바에 대답만 잘한다면 살려는 줄 거야. 일단 매료 향이라는 건 뭐야? 미약으로 만든 향수?"
"ㄴ, 네넷! 맞습니다!"
어둠의 암상인도 아니고 그저 마을에서 행패나 부리고 마나도 느껴지지 않는 녀석들이 미약을 만들고 향수를 정제해서 만든다? 말이 안 된다.
"매료 향의 지속 시간은 어느 정도 되지?"
"사,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기, 기본 한 시간입니다..."
"매료향을 맡으면 즉시 발정이 나는 거냐?"
"네, 네! 그렇습니다! 이, 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웬만하면 10분 내로... 히, 이이긱!!"
알렌은 금태양을 솔직히 패 죽이려고 했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괜찮은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를 타면 흥분하던 코델리아가 갑작스럽게 야외 플레이를 하는 걸 보면 말이다.
"것보다 매료향. 어떻게 만들었냐? 응?"
그, 그게..."
"새끼가. 말 더듬네. 십. 구. 팔. 칠. 육. 오사삼이...!"
"마, 말하겠습니다!! 말할 테니 제발 불꽃은!!"
숫자가 낮아짐과 동시에 알렌의 손에서는 커다란 불꽃이 점점 붉게 타오르고 피어오르는 걸 본 금태양이 바짓가랑이를 잡고는 눈물, 콧물을 질질 짜며 말한다고 한다.
"사, 사실은... 제가 마나는 없어도 연금술은 꽤 합니다..."
"호오? 연금술을 한다고? 연금술은 배우기 힘든데 어디서 배웠어?"
"그, 그게... 도, 독학으로... 자, 잠시만요! 정말입니다!"
"야이 새끼야. 양아치 새끼가 그 연금술을 독학으로 배웠다고?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무, 뭣하면 제가 공식을!! 공식을 다 외웠으니 시험해보셔도 됩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
"네? 어? 으으어? 어으으? 어우우?"
알렌은 질질 짜며 시험해보라는 금태양의 심장에 움켜쥔다.
"가만히 있어 새끼야. 그러다 심장 터진다."
저번에 꿈에서 클로 세로가 내게 했던 계약을 응용해보기로 했다.
공기 중에 흩뿌려진 마나와 동화하며 알렌의 팔은 지금 실체가 있으면서도 만질 수가 없었다.
'신기하네. 마법이란 알면 알수록 신기하구만.'
그저 곁눈질로 따라 한 계약이지만, 생각보다 쉬워서 별 감흥이 없는 알렌.
허나 이 마법은 굉장히 위험하면서도 고난이도에 속한 마법.
애초에 공기 중에 포함된 마나로 본인의 팔을 영체화 시킨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자칫 사념이나 잡념. 혹은 마나 조절이 실패한다면 팔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심한 경우에는 몸 전체가 사라져 정령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알렌은 여러 생각을 하며 금태양의 심장을 움켜쥐며 그곳에 술식을 새겨넣고 있었다.
알렌 자체의 마나가 높은 사실도 한몫했으나 더욱이 레드 드래곤의 링과 유일한 레드 드래곤 클로 세로와 밤마다 몸을 섞으니 이제는 알렌이 체내에 지닌 마나의 양은 감히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물론 이 사실을 알렌 본인은 잘 모른다. 그저 마나가 높아졌네, 라고 생각할 뿐.
만약 다른 마법사가 클로 세로의 계약을 보고 따라했다가는 그 자리에서 팔이 사라지거나 아니면 뭐 하나 남기지 못하고 세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코델리아도 이 계약을 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했다.
아무리 마나와 마법을 능숙히 시전한다고는 해도 드래곤의 계약을 인간이 따라하는 건 무리가 있으니까.
"야."
"히이익?!"
"쫄지 마, 새끼야."
"지, 지금 제 몸에 무슨 지, 짓을?"
"그냥 별거 아니야. 내 말을 안 들을 때마다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죄여오는 정도의 술식을 새겨넣었어."
"네?"
"쉽게 말하면. 너는 내 노예라고 새끼야."
노예라는 말을 듣자 금태양의 꼴불견 얼굴이 조금 웃겼다.
"저, 저기. 아니죠? 거짓말하시는 거죠 지금?"
"일어서 새끼야."
"어어? 뭐, 뭐야? 왜 몸이 멋대로?"
무릎 꿇고 바짓가랑이를 붙잡던 금태양이 알렌의 말마따나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것도 자신의 의지가 아닌 명령으로 말이다.
"자,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싫어."
"뭐, 뭐든지 드리겠습니다! 돈? 매료향? 제가 가진 모든 걸 드릴 테니...!"
"싫다니까. 어차피 내 노예라면 네가 가진 모든 게 내 것인데 굳이?"
약과 돈을 이용해 뒷세계에서 힘이 꽤나 있는 마로스.
수많은 여자와 수많은 돈으로 뭐든 할 수 있던 마로스는 무서울 게 없었다.
독학으로 배운 연금술로 다양한 양을 유통해왔으며 이제는 모아둔 돈으로 자신이 원하던 모든 것을 이루었던, 어떻게 보면 자수성가한 타입이라고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지금. 모든 것을 이룬 마로스는 알렌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시발... 좇 같네 진짜...!'
"뭐? 시발 좇 같네 진짜?"
"네? 뭐, 뭐가 말입니까?"
"깜빡했는데. 네 속마음도 다 들리니까 작당할 생각 마라."
"으으응윽...!! 아, 알겠씁니다앗!! 알겠쓰니!! 시, 심장!! 허억... 허억...!"
'아쉽네. 조금만 더 빨리 만났으면 파멜라한테 돈은 빌리지 않아도 됐는데.'
심장을 부둥켜 쥔 마로스를 보며 알렌은 아쉽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내 떨쳐버린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마로스."
"네, 넷! 성심성의껏 모시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