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화 〉14. 거사를 치룬 날. (16/116)



〈 16화 〉14. 거사를 치룬 날.


"잘도 자네. 으그그그그윽!!!"

새근한 숨소리와 탐스러운 몸을 보면 또다시 발정이라도 날까 봐 이불을 덮어주며 요란스럽게 기지개를 켜는 알렌.

"후... 졸립고 피곤하지는 않네... 반지 덕분인가."

생각해 보니 레드 드래곤의 반지를  상태로 코델리아와 밤부터 아침이 올 때까지 파워 섹스를 했는데도 지치기보다는 오히려 멀쩡했다.

오히려 너무 개운해서 힘이 솟는다고 해야 할까.

회복 능력에 탁월하다고는 했지만, 혹시 정력까지 무한정으로 채워주나?

"이만하면 됐으니 빼... 응? 뭐야, 시발? 왜  빠져?"

레드 드래곤의 반지를 빼려고 온갖 힘을 쓰는데도 빠지지 않는다.

"시발. 저주라도 받았나? 아니면 너무 오래 껴서 그런 건가?"

게임이라면 몰라도 현실에서까지 이걸 착용하고 싶지는 않다.

애초에 마나의 제한, 그러니까 레드 드래곤의 반지를 착용하기 위해서는 마나가 수도 없이 필요하다.

그런데 힘에 취해서 마나를 제멋대로 쓰다가 레드 드래곤의 반지를 착용하기 위한 마나가 이하가 된다면...

이성도 없이 날뛰는 용... 아니 그냥 미친 용인이 된다.

"시발... 뭔지는 몰라도 일단 끼고 다니면서 마나 조절 좀 해야겠네... 뭐, 딱히 마나를 사용할 일은 없겠지만."

옷을 챙겨 입으며 알렌은 어쩔 수 없는 한숨을 내쉬며 코델리아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공간 구석을 욕실로 바꾸며 땀과 여러 액이 묻은 몸을 빠르게 씻으며 가운을 걸치며 나온다.

"어, 일어났어? 좀 더 자도 되는데."
"지금... 몇 시지?"
"어차피 주말이잖아. 그리고 슬슬 오후인데 브런치가 한판 때리자고."

샤워를 마치고 나온 알렌에게 말을 거는 코델리아는 하얀색 이불보로 몸을 가린다.

"커피... 아니지. 홍차를 좋아했었지. 그러면 간단한 요깃거리는 샌드위치로 하자고."

덜마른 머리를 손으로 털어내는 알렌은 손가락을 튕기자 어느 공간 한구석이 고급스러운 주방으로 바뀌었다.

"만들고 있을 테니까. 샤워라도 하고 있어."

샤워를 하고 있으라는 알렌의 말에 코델리아는 이불보로 몸을 가리며 샤워실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새하얀 이불... 아니, 정을 나누며 기쁨에 몸부리치며 나온 액과 그녀의 처음이 묻어있는 새빨간 이불보를 떨어트리며 코델리아는 어제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알렌과 함께 몸을 나누었던 기억을 불현듯 떠올라 얼굴이 붉혀지면서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차가운 물줄기가 그녀의 부끄러운 흥분을 식히고는 있지만, 쉽사리 가라앉지는 않았다.

오히려 차가운 물줄기가 그녀의 몸에 닿자 뿌옇 수증기가 올라올 정도로, 지금의 코델리아는 자신의 마나를 제어하지 못하며 부끄러워하는 중이었다.

물론 알렌과의 대화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지만, 사실은 늦게라도 강한 척을 하고 싶었을 뿐.

얼굴을 마주치기라도 했다면 분명히 들켰을 것이다.

"하아... 미치겠... 뭐하는 거지?"

다시금 한숨을 내쉬며 자책하는 코델리아가 순간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 것인지 샤워실의 문을 보았다.

"응? 아니, 왠지 엿봐야 할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건 그렇고... 좋았나 보네?"
"나가!!!"

****

"정말이지 한심하군! 잠시라도 너를 다시 봤다니! 자신의 멍청함에 통탄스럽군!"
"그러면서 내가 만든 샌드위치랑 홍차는 맛있게 먹네? 벌써  접시 째야."
"시, 시끄럽다...!"

 번 공략하고 나니 이제는  틱틱대는 모습마저 귀여워 보였다.

'뭐, 츤데레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고. 그래도 나쁘지는 않네.'

"빤히 쳐다보지 마라...!"
"그래그래. 나는 먼저 일어나지. 볼 일이 있어서 말이야."
"언제 돌아오지?"
"때가 되면 돌아오겠지. 왜? 궁금해?"
"궁금하기는 무슨! 빨리 나가기나 해라!"

평소의 코델리아라면 그냥 내뱉는 말이겠지만, 정을... 걍 섹스를 하고 나서부터는 모든 행동이 귀엽게 느껴졌다.

지금 저 말도 어떻게 보면 투정을 부리는 어린아이와 같았으니까.

비밀 공간을 혼자 나온 알렌은 기숙사로 향하면서 코델리아를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이래선 누가 노예고 주인인지... 재미있네."

****

'미라이. 지금 뭐 하고 있어?'
"하,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 미라이... 학교 가는 거... 처음이라 기대...!"

큰일이다.

미라이가 학교를 기대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예전부터 불행한 아이라며... 나 때문에 온갖 불합리를 겪은 미라이가 두 번째로... 진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그 남자가 한 행위를... 진심으로 기뻐하는 미라이에게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과 입에 자물쇠가 걸린 것 같았다.

"그, 그동안 모은 돈으로 이, 입학할 수 있지...? 그치...?"
'으응... 입학하고도 남지...'

르카네는 미라이의 기쁨을 차마 짓밟고 싶지 않았다.

처음으로 사귄 친구이며 가장 기뻐했던 그날의 미라이와 지금의 미라이가 똑같았기에.

르카네는 혼자 다짐하며 어떻게든 미라이에게 아카데미의 즐거움을 느끼며  남자에 관한 관심을 일정 끊어버리겠다고 다짐한다.

이렇게 순수하고도 착한 미라이를 불량하기 짝이 없으며 문란한 행위를 연속으로 쏟아내는 남자의 마수가 미라이를 덮치지 못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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