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8. 하얀 가운
주말의 아침.
새하얀 욕조에 몸을 녹이며 어제 있었던 부끄러운 일이 저절로 떠올리며 처음으로 남녀의 교미와 정액의 맛.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자신을 위로했던 행위에 헛웃음을 짓다 이내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한다.
"어제는... 내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음부 주위를 만지며 애액과 소변으로 더러워진 자신의 치태에 부끄러운 나머지 욕조에서 나와 물기를 닦으며 가운을 걸쳤다.
"바보 같아..."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며 코델리아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보다가 이내 목에 걸린 예속의 초커를 눈에 들어왔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학생에게 진 것도, 자신의 주특기로 진 것도 모든 게 처음이었다.
혹시나 나도 모르게 자만했던 걸지도 모른다.
어린 나이에 천재라 떠받들며 다른 마법사도 마탑주도 놀랄만한 성과와 함께 미래의 마탑주라는 별명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조롱을 칭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나는 우수했으니까.
날고 긴다 하는 천재들도 내 앞에서는 그저 꿀을 먹은 벙어리에 불과했으며, 나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도 내가 술식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불만족스럽게 받아들이며 고치는 선배들도 많았다.
그런데 그랬던 내가...
"...정말로 노예가 된 걸까..."
아직 덜 마른 붉은 머리카락.
그러면서도 예속의 초커를 만지는 코델리아는 점점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며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화끈거리다 못해 이제는 토마토처럼 붉어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고개를 푹 숙인다.
"진정하자, 진정해."
크게 심호흡하며 화끈거리는 뺨을 진정시키는 코델리아.
그러나 이상하게도 가슴이 아려오면서 희한하게도 더욱 진정시키려는 몸이 화끈거리기 시작하며 성욕을 참기가 힘들었다.
분명히 새벽에 걸쳐 겨우 진정시킨 몸이...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가도 되냐는 말을 하면서 허락도 받지 않고 그대로 문을 열어 코델리아의 방으로 들어가는 알렌 메스티아.
"너...! 여기를? 그보다도!"
"오, 가운 걸친 모습이 상당히 요염하네요."
"어째서 이곳에 들어왔지? 설마 아네스 선생이?"
"것보다 아침은 아직 이죠? 같이 먹도록 하죠."
알렌 메스티아는 말을 무시하며 가운만 걸친 코델리아의 손을 억지로 끌어당기며 방문을 나섰다.
"자, 잠깐! 아직 옷차림이...!"
"괜찮아요. 일단 이쪽으로 오기나 해요."
마나를 통해 알렌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예속의 초커 때문인지 마나가 쉽사리 모이질 않았다.
"제가 어떻게 이겼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공간 마법의 권위자이신 코델리아가 한낱 학자 가문의 차남을 못 찾았다니."
"비, 비겁한 수라도 쓴 것이겠지!"
"그럴 리가요. 그저 안전한 곳에 숨어있었죠. 당신도 보면 깜짝 놀랄걸?"
천진난만한, 나이에 어울리는 해맑은 미소를 짓는 알렌.
그리고 그런 알렌의 순수한 미소를 처음으로 본 코델리아는 어제와 전혀 다른 미소에 사뭇 오싹한 감정이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따스했다고 느껴졌다.
"여기는 그냥 창고로 쓰이는 곳인데. 이곳에 뭐가 있다고..."
똑. 똑똑똑. 똑똑똑똑. 똑. 똑똑. 똑똑똑똑똑. 철컥!
알렌의 이상한 노크에 의아한 코델리아.
그러면서도 아네스 선생이 문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하며 아이와 같은 비밀 노크에 약간 웃음이 났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얘는 얘다.
"지금 웃음. 뭔가 굉장히 불쾌한데? 뭐, 모르니까 그럴 수도 있지."
"누, 누가 웃었다고... 그보다 이딴 먼지 풀풀 나는 창고에서 아침 식사는 싫다만."
"하여간, 겁나게 츤데레야. 그리고 내 손은 꼭 잡고 있어요. 아무리 나라도 당신이 미아가 된다면 찾지 못하니까."
"그게 무슨?"
알렌의 손에 이끌려 들어온 창고의 안... 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달랐다.
새하얀 실내. 아니 실내라고 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하얗다. 거리감을 상실한 것처럼 온통 모든 것이 밝은색으로 뒤덮여서 약간 머리가 어지러웠다.
무엇보다 이런 공간이 있으면 숨바꼭질 내기에서 자신이 지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질적이면서도 완벽한 공간.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한 자만이 이런 시공을 만들어냈겠지.
"구경은 나중에 제가 천천히 해드릴 테니까, 일단 홍차라도 한 잔 마시자고요."
손가락을 튕기는 알렌. 그러자 새하얀 공간은 점차 물감을 떨어트린 것처럼 색이 변하더니 이윽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방으로 바뀌었다.
"여기는 뭐지? 그보다 이런 공간이 아카데미 기숙사 내에 있다는 건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자, 나중에 알려준다고 했잖아요. 자 받으세요."
테이블 위에 세팅한 요리와 뜨거운 홍차를 잔에 따르며 코델리아에게 건네는 알렌.
'네가 좋아하는 홍차를 사왔으니 경계심이나 좀 풀어라.'
"아침이나 먹자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닐 테고."
'새침 떨기는. 그러면서 홍차는 존나 잘 마시네.'
의자에 착석한 코델리아는 내가 타 준 홍차를 마시며 내게 묻는다.
"주인의 도리로써 노예가 밥을 굶으면 안 되잖아요?"
"오만하구나. 내기에서 졌다고는 해도 아직은 주인이라 인정하지 않았다."
"정신력 하나는 끝내주네요. 그건 둘째치고 얼른 식사나 하시죠. 식으면 맛이 없으니."
테이블 위에 놓인 요리를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코델리아.
"장난은 안 쳤으니까 안심하고 드시죠. 홍차도 거림낌 없이 마셨으면서."
"의심은 무슨 의심을 했다고!"
"알았으니 열 내지 마시고."
내가 먼저 스튜를 뜨며 빵을 먹어도 계속해서 의심하는 코델리아는 마나를 펼쳐 무언가 들어 있지는 않은 지 검사하고 있었다.
"이야. 그렇게 저를 못 믿는 겁니까? 이거 서운한데요?"
"그간에 네가 한 행적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도록."
"흐음. 그렇군요. 그러면 실례하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는 말에 나는 내 가슴이 아닌 코델리아의 가슴을 주물렀다.
"지금 이게 무슨 짓이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고 하셔서 그 말대로 하고 있죠."
"내 가슴이 아닌 네놈의 가흐으으응읏!"
"기분이 좋으신가 봐요?"
"치, 치워라! 갑자기...!"
"그것보다 싫어하지는 않네요? 그러고 보니 방에 도착해보니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했는데. 설마 어제..."
코델리아는 황급히 내 손을 쳐내며 말을 끊었지만, 예속의 초커는 그렇지 않았다.
"흐으읏! 가, 갑자기이!"
"예속의 초커를 잘 아시는 분이 왜 그러세요? 주인에게 위해를 가하면 처벌이 있다는 사실 잘 아시면서 그러네."
"크으으으...!"
"뭐, 그 정도면 됐겠죠. 그보다 예쁜 가슴이네요."
황급히 가운 옷깃을 당기는 풍만한 가슴을 가리는 코델리아.
그러나 가슴과 비교하면 걸친 가운이 너무 작았는지 오히려 풍만한 계곡이 눈에 들어와 장난을 쳤던 알렌은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코델리아의 곁으로 다가가 가슴 틈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이야. 겨울에 이것만 있으면 끄떡없겠는데요?"
"어, 얼른 빼거라! 그리고 가스... 하여튼, 이것이라 부르지 마라!"
"그러면 안 되죠. 노예가 주인한테 명령하면 안 되죠. 그러면 벌을 줄 수밖에 없잖아요?"
젖은 붉은 머리카락의 향을 맡는 알렌은 천천히 코델리아의 빨개진 귀를 끈적하게 핥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항하던 코델리아였지만 귀가 성감대인지 아니면 애무가 꽤 마음에 들었던 건지 어금니를 깨물며 간신히 참는 듯한 신음을 내는 코델리아.
그와 동시에 가슴 속의 따스함도 다급하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코델리아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은 다름 아닌 홍차.
그것도 최상급으로만 이루어진 찻잎을 블렌딩해서 내린 홍차를 마셨으니 호감도가 대폭 상승했을 것이다.
"잠깐!? 거깃!?"
"잠깐이 어디 있습니까?"
이번에는 목 뒤를 혀로 핥자 야릇한 신음을 내는 코델리아. 그리고는 정신이 딴 데 팔려있는 지금.
가슴 사이에 낀 손을 빼고는 코델리아의 옆구리를 살며시 만지며 그대로 허리끈을 풀었다.
뒤늦게 끈이 풀리는 것을 알아챈 코델리아. 그래도 욕망에는 이기지 못하더니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더 놀려주고는 싶어도 삐칠 것 같아서 그냥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의외로 즐기는 것 같고.'
새하얀 가운 앞섬을 열어젖히니 탐스러운 하얀 속살이 드러나며 방금 샤워한 향과 홍차가 섞이니 더욱 각별해진다.
"자, 잠까안 알렌! 이 이상은...!"
"좋으면서 왜 그래? 가만있어 봐. 더 기분 좋아질 테니까."
'어느 정도 나를 인정했나? 이름을 부르는 걸 보면. 아니면 다급한 건가, 크크.'
"하읏...! 흐으으음....!"
"안 참아도 돼. 이 공간에는 우리 둘밖에 없으니까. 그러니 마음껏 울어."
코델리아의 가슴을 보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적잖게 흥분했는지 젖꼭지가 부끄러운 듯이 나와 있었다.
"하으응! 거기는 민감한데엣...!"
발기된 연분홍 두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살며시 쓰다듬는 알렌은 곧이어 홍조로 물들인 코델리아의 얼굴을 보며 진하게 입을 맞춘다.
"흐으읍...!! 파아앗..! 하아...! 하아...!"
키스에 당황한 코델리아는 자신의 손으로, 혀로 나를 밀어내려고 하지만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코델리아의 혀 덕분에 나도 슬슬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코델리아의 아랫입에 손가락을 넣고는 다른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질벽을 살살 긁었다.
"흐으으응!!!"
이제는 신음을 참지 않고 짐승처럼 우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계속해서 긁어주니 질벽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것보다 얼마나 민감한 건지 만질 때마다 손목까지 흠뻑 젖고 있었다.
"녀녀무 쟈쟈꺈마안...!"
"안 돼."
"히이이이이익!!!"
검지와 중지를 조이는 질내. 그러나 여기서 끝낼 생각은 없었다.
남은 엄지손가락으로 코델리아의 음핵, 쉽게 말해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문지르자 코델리아는 처음으로 큰 교성을 내질렀다.
"하아아앙!!!"
"씨발, 좋아 죽겠지? 손으로 해서 이 정도면 내 좇을 쓰면 더 기분이 좋아질걸!"
계속해서 질벽과 클리. 바깥과 안쪽을 동시에 문지르니 코델리아는 몸을 격하게 떨기 시작했고.
이내 나를 두 팔과 두 다리로 격하게 안으며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있던 것인지 가버린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아 나를 격하게 껴안으며 거친 숨을 내 귓가에 토해낸다.
간지러우면서도 아련한 숨결.
내 귓가를 속삭이면서 실의에 빠진 채로 절정에 이른 암캐의 목소리에 나는 코델리아의 얼굴을, 내 애무에 녹아내린 얼굴을 보며 이번에는 부드러운 딥키스를 나누었다.
"흐으읍으응!?"
"푸핫! 끈덕지게 달라붙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어. 앞으로도 귀여움받고 싶으면 자존심 세우지 말고 부탁을 해. 그러면 내 좇으로 쑤셔줄게."
절정 하다못해 이제는 배를 뒤집어 깐 개구리처럼 늘어진 코델리아를 뒤로 하며 알렌은 차려진 아침을 먹는다.
코델리아는 점차 떨려오는 몸에 힘을 줄 수 없어 온갖 구멍에서 물이면 물. 애액이면 애익이 나와 순백의 샤워 가운이 야하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
'슬슬 진로를 정해야겠네.'
제정신으로 돌아온 코델리아를 방으로 돌려보내고 자신만의 아지트인 보건실로 돌아온 알렌은 공략 노트를 보며 전직에 대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직업에 따라 히로인을 공략하는 방법도 제각각이니까.'
게임에서의 직업은 스토리에 아주 큰 영향을 끼쳤다.
만약 원래의 게임의 스토리 대로라면.
주로 마법의 재능이 있는 나, 알렌 메스티아가 마법사를 택하면 주인공 루센의 서포터를 하며 후에는 마나를 모두 소진하여 죽는다.
그리고 검사의 길을 걷는다면 주인공의 서포터로서 후에는 루센의 방패가 되어 그대로 죽는다.
아무튼, 무슨 직업을 선택하든 죽는다. 그게 나의 역할이니까.
'갑자기 개빡치네, 시팔. 루센같은 병신을 위해 희생하다니. 얼마나 착해 빠진 거냐 알렌 메스티아.'
방금 전만 해도 기분 좋았던 기분이 절로 잡치며 또 한 번 다짐했다.
이 착해 빠진 병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내 힘이 필요하다.
그래도 마법과 지식에 재능이 있으니 마법사로 가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겠지만서도... 사실 알렌은 처음부터 생각해둔 직업이 있었다.
'마법은 코델리아한테 배우면 되니까, 나쁘지는 않지. 그래도 검술은 다르지.'
그렇다. 알렌이 처음부터 생각해둔 직업은 다름 아닌 검사.
그 이유는 꽤 간단했다.
체력.
나중에는 모든 히로인을 공략하며 다 함께 떡을 치는 야스가 있는데 거기서 체력이 낮으며 그대로 복상사 당한다는 병신같은 엔딩이 있다.
물론 체력이 일정치 이상이면 모두와 함께 농후한 야스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체력의 일정치를 게임 초반부터 투자해야 했기 때문에 알렌은 무조건 검사를 목표로 한 것이다.
그 밖에도 체력이 좋으면 정력이 저절로 좋아져서 3p든 4p든 뭐든 할 수 있으니 체력은 진짜로 필수였다.
그런데 솔직히 체력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검의 공주라 불리는 담당 선생과 검술을 배우는 히로인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어차피 마법 쪽은 코델리아를 거의 70%쯤 공략했으니 놔둬도 알아서 딸려올 테고.
"아아아~ 씨팔~ 존나게 기대되네."
분명히 힘들겠지. 그래도 참고 견뎌내야 한다. 그래야만 구릿빛 복숭아를 먹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체력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아이템을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
알렌은 암시장에서 산 반지를 서랍에서 꺼낸다.
"아직은 약하네. 그래도 곧 있으면 채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