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6. 코델리아 함락까지 1초전.
고급 목재를 쓴 것인지 수려한 장식이 된 엔틱 문을 두 번 노크하자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고 들어오라는 앙칼진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코웃음을 치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기의 내용은 정했나."
"오자마자 내기의 내용은 정했다고 말하니 조금 서운한데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교차하며 검은색을 바탕으로 금색 자수가 새겨진 가운을 입은 코델리아는 눈을 치켜뜨며 나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저 가슴. 미치겠네.'
이곳에 오기 전에 아네스와 섹스 한 판을 했지만, 애석하게도 아네스는 자기 혼자 절정에 빠졌고, 나는 아직 쏟아내지 않은 상태이기에 눈앞에서 코델리아의 현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남자를 노예로 만드는 외모 하며 과감하게 잘 빠진 몸매. 그리고 수박만 한 가슴은 골을 보이며 살짝이라도 움직여도 젖가슴이 출렁이니 좇이 저절로 서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한 가지를 콕 집어 말하자면 저 눈매. 미천한 것을 보며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절대적인 확신이 드는 저 눈빛.
저절로 소름이 돌면서도 흥분이 일어났다.
'흐음... 내가 M도 아닌데. 코델리아는 여왕님 타입이라 그런가.'
"그래서. 정한 건가?"
"네.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요. 아무래도 코델리아 선생님의 특기 분야로 찍어 내려주면 찍소리도 못할 것 같아서 숨바꼭질로 승부를 보는 게 어떻습니까?"
"뭐? 숨바꼭질? 하! 웃기는군."
"그 웃기는 놈한테 져버린 개가 할 태도와 말투는 아닌 거 같은데요?"
알렌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코델리아의 가슴이 출렁이지만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코웃음으로 답하는 코델리아.
"그래, 좋다. 내 주특기가 공간 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껄이는 걸 보면 상당히 자신 있는 모양이구나?"
"원래부터 자신감은 철철 넘쳤고.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특기로 패배한다면 더는 할 말이 없을 거라 믿고 정한 거죠."
"숨바꼭질은 그렇다 쳐도 제한시간은? 너를 발견하면 끝인가?"
자신의 특기 분야가 내기로 나와서 그런지 상당히 거만한 말투와 교만하게 다리를 교차하는 모습.
'퍄퍄~ 허벅지 미쳤구만. 이 년은 진짜 찐이다 찐이야.'
"뭘 그리 멍하니 보고 있는 거지...!"
"네? 아, 잠시 멍 때렸네요. 그럼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죠. 정식으로 합의하면서."
-계약서-
1. 알렌 메스티아와 코델리아 브리티아는 서로 간에 합의하에 내기를 진행한다.
2. 내기 숨바꼭질을 토대로 하며 알렌 메스티아를 찾으면 코델리아 브리티아의 승리.
3. 내기 숨바꼭질을 토대로 하며 코델리아 브리티아가 시간 내에 발견하지 못한다면 알렌 메스티아의 승리.
4. 내기에서 진 알렌 메스티아는 코델리아 브리티아와 했던 모든 계약을 파기한다.
5. 내기에서 이긴 알렌 메스티아는 코델리아 브리티아에게 예속의 초커를 착요--------
"잠깐! 예속의 초커라니?"
"네? 예속의 초커를 모르는 겁니까?"
"아니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건!"
계약서를 합의를 전제로 작성하는 중, 코델리아가 내 손을 저지하니 말끔한 계약서에는 웬 줄이 길게 그어졌다.
"그보다 예속의 초커는!"
코델리아는 예속의 초커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예전 마탑에서 생활했을 때도 간혹 말을 안 듣는 몬스터에게 예속의 초커를 착용한 채로 실험한 적이 있어 그 무서운 아이템의 성능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쫄았습니까? 예속의 초커라고 쓰자마자 벌벌 떠시던데?"
"누가 겁을 먹었다고 그러나! 그저..."
"그러니까. 이만한 조건을 걸고. 제가 모처럼 코델리아 선생님의 특기 분야로 대결한다는 거 아닙니까?"
"...좋다. 하지만 나도 추가하도록 하지."
내 손에 쥐어진 펜을 멋대로 채가는 코델리아는 계약서에 무언가를 써내려갔다.
5. 내기에서 이긴 알렌 메스티아는 코델리아 브리티아에게 예속의 초커를 착용한다.
6. 코델리아 브리티아가 이길 시에는------------
"잠깐. 코델리아 선생님. 지금 선을 조금 많이 넘으신 모양이네요? 선생님이 이기신다면 모든 계약을 파기한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시는 건지?"
"예속의 초커라면 말이 다르지. 그건 상대방의 인격마저도 앗아가는 금지된 도구다. 예속의 초커를 허가받지 않고 소유했다가는 엄벌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지? 최악의 경우에는 가문이..."
"흐으음... 좋습니다. 얼른 쓰세요, 하하."
그 말을 들은 코델리아는 자존심이 박살이 나는 동시에 이런 어린 학생이 어린애를 달래듯이 말하는 말투와 웃음에 열불이 났다.
6. 코델리아 브리티아가 이길 시에는 예속의 초커를 소유했다는 사실을 마법보안부에 알린다.
"좋아요. 글씨 예쁘네요. 그러면 제한시간은 어떻게 하실래요? 전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한 시간."
"자신 있으시나? 한 시간이면 촉박하실 텐데?"
"너 같은 녀석을 찾기 위해 한 시간도 아깝다."
알렌은 한 시간 안에 자신을 찾는다는 듯한 말투를 하는 코델리아를 보며 코웃음 치며 마지막 계약 내용을 적었다.
7. 알렌 메스티아를 한 시간 내에 찾는다면 코델리아 브리티아의 승리. 반대로 못 찾는다면 알렌 메스티아의 승리.
"자, 그러면 제대로 계약서 내용을 정리하도록 하죠."
1. 한 시간 내에 알렌 메스티아를 찾는다면 코델리아 브리티아의 승리. 반대로 못 찾는다면 알렌 메스티아의 승리.
2. 코델리아 브리티아가 승리할 경우 알렌 메스티아의 모든 계약이 파기되며 예속의 초커를 소유했다는 사실을 즉시 마법보안부에 알린다.
3. 알렌 메스티아가 승리할 경우 그 즉시 코델리아 브리티아는 예속의 초커를 착용함으로써 알렌 메스티아를 주인으로 섬긴다.
4. 서로 간의 합의가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이 계약은 파기할 수 없다.
5. 계약을 이행하기 전까지 이 계약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면 되겠죠?"
"좋다."
두 사람은 새롭게 쓴 계약서 두 장에 각각 피를 매개체로 한 지장을 찍는다.
"그러면 10분 있다가 시작해주세요. 저는 그동안 숨어있을 테니까요."
"근거 없는 자만인지는 몰라도 당돌하구나. 고작 10분으로 내게서 도망..."
"시간은 중요하지 않아요, 코델리아 선생님. 그러면 저녁 식사 때 보도록 하죠."
코델리아의 의기양양한 말을 끊은 알렌은 계약서를 간직한다.
지금 시각은 오후 네 시. 저녁때 보자고 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자신이 있던 것인지 코델리아는 어이가 없다며 문밖으로 나가는 알렌을 뒷모습을 보며 비웃는다.
****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지금 시각은 현재 5시 5분.
코델리아는 마법으로 만든 타이머를 보면서 앞으로 남은 시간이 고작해야 5분이라는 사실에 초조하며 공간을 찢으며 알렌의 마력의 잔향을 뒤쫓고 있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그저 무의미하게 자신의 마력을 연달아 소모할 뿐이었다.
코델리아의 특기인 공간 마법.
다른 사람의 마나를 기억하고 공간을 찢어 단숨에 접근하는 것이 특기인 그녀가 지금은 거친 숨을 내쉬며 커다란 가슴골에는 땀이 성수처럼 고여 있었다.
이상했다. 분명히 방에 들어오고부터 알렌의 마나를 체크하고는 뒤를 쫓아왔는데 쫓으면 쫓을수록 미궁과 같은 여러 갈림길이 나타나 코델리아는 당혹하면서도 고갈된 마나를 억지로 끌어 올리며 다시 한 번 공간을 찢으려 했다.
"아...!"
아무리 천재라고 불리고 태생적으로나 잠재적으로나 대단한 마법사라 하여도 사용하는 마나량은 무한이 아니었다.
신이 아니고서야 한낱 인간이 어떻게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가질 수 있겠는가?
"하아... 하아... 이러고 있을...!"
그녀의 의도와 다르게 몸은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나 결핍증.
과도한 마나의 사용으로 두 갈래로 쪼개질 것 같은 극심한 두통과 함께 나태해지듯 힘을 잃어가는 몸뚱이와 함께 헛구역질을 일으키며 코델리아는 위액이 섞인 타액을 닦으며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내기의 내용 때문에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과 무엇보다 알렌 메스티아, 학생에게 자존심이 산산조각이 난 코델리아는 내기와 별도로 학생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교육관념. 선생보다 뛰어난 학생은 없다며 아카데미의 선생이 됐음에도 코델리아는 지금껏 노력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렇기에 자기가 최고라 생각하는 알렌 메스티아에게 다시금 자신의 위엄과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벽을 몸소 보여주고 싶었다.
다시금 코델리아는 체내에 남은 미약한 마나. 바람이라도 불면 꺼질 것 같은 촛불 같은 마나로 마법을 시전하려고 했지만...
"허억...!"
짧은 탄식.
알렌을 찾기 위해 무분별하게 공간 이동을 한 탓에 마법은 실패로 되돌 갔으면 그 반동의 여파로 코델리아의 떨리는 전신은 서서히 다리의 힘마저 앗아가며 그대로 머리를 맞은 사람처럼 쓰러지듯이 주저앉았다.
"하아...! 하아...!"
이미 서 있기조차 힘든 그녀였지만, 이러한 추태를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었다.
하교 시간이나 혹시나 남아있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으니 코델리아는 기어가듯이 근처 벽을 손으로 겨우 집으며 아무도 오지 않는 아카데미 뒤뜰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 생각대로 몸은 말을 듣지 않았으며 중간쯤에 와서는 무릎을 꿇은 채로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숨을, 그러면서도 아주 요염한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따르르르르릉!!!
곧이어 타이머가 울리자 코델리아의 숨소리는 점차 히끅이며 이내 슬픔. 아니, 자신의 무능함에 그녀는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눈물은커녕 오히려 분함을 표하겠지만, 지금의 코델리아는 마나 결핍증 때문에 몸과 감정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경험한 패배. 아니, 그보다 더운 분한 것은 자신의 주특기로 철저하게 패배해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버러지만도 못하다고 생각했던 알렌 메스티아에게, 자신이 가르치는 아카데미의 보결 학생에게 말이다.
"흐윽... 흑!"
"이런. 울면 마음이 약해지는데..."
잔디 위에서 주저앉으며 울먹거리는 코델리아를 보며 어느 틈엔가 나타난 알렌.
반가운 마음일까 아니면 자신의 힘으로 찾지 못하고 나타난 자존심이 무척이나 상했을까?
흐트러진 자세의 코델리아는 알렌을 올려다보며 아름다운 눈동자에서는 보석과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뭐. 약속은 약속이니까."
철컥!
한 쪽 무릎을 잔디에 딛으며 알렌은 가져온 예속의 초커를 코델리아의 목에다 걸었다.
"머, 뭐야...! 너 머냐구우우!!"
울먹이는 소리를 내는 코델리아의 모습은 마치 투정을 부리는 꼬마였다. 알렌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부드럽게 턱을 들며 말한다.
"뭐긴요. 아카데미에 다니는 후작 가의 차남이죠."
원하는 대답이 아니다.
코델리아가 묻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다. 보다. 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는 논리적인 답을 원했다.
그러나 알렌은 필사적인 울음을 거스르며 답을 원하는 코델리아에게 다가가며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턱을 잡으며 눈을 맞춘다.
고압적이며 여왕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여자가 나를 올려다보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니 괴롭혀주고 싶은 마음이 일렁였다.
'아네스보다 재미있을 것 같아. 코델리아 년은 예속의 초커를 착용한다고 해도 내게 순종적이지는 않겠지.'
"빠, 빨리 대답하라구...! 너, 너 머냐구우우... 흐윽!"
"앞으로 너도 내 전용으로 길들이고 귀엽게 보살펴 줄 테니까. 우선은 한숨 푹 자둬. 일어나면 배울게 산더미니까."
알렌은 마나 포션을 입에 가득히 머금으며 그대로 코델리아의 턱을 당겨 입을 맞추었다.
저항감은 있었지만, 이미 힘이 빠질 대로 빠진. 의미가 없는 발악이었다.
천천히 입술이 맞물리며 서툰 키스에 이빨이 부딪쳤지만, 코델리아의 욕망은 꽤 솔직한 것인지 분홍빛 혀는 내 혀를 이리저리 감싸며 한 마리의 뱀처럼 움직였다.
그리고 내게서 떨어지고 싶지 않은 건지 코델리아의 두 손은 내 목덜미를 잡으며 더욱 갈구하듯이 달라붙으며 이내 엄청나게 큰 가슴이 여인의 농익은 향을 풍기니 좇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푸하...! 존나게 달라붙네!"
코델리아의 침으로 범벅이 된 입을 소매로 닦으며 터질 것만 같은 좇을 애써, 아니 힘들게 진정시켰다.
"씨발. 탈진해서 기절한 건가? 그나마 다행이네, 읏차!"
키스 직후 기절한 코델리아를 업고서는 보건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