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화 속 이야기들은 모두 죽었습니다-49화 (49/62)

〈 49화 〉 막간

* * *

바닥에 있던 모든 건더기들을 제가 싼 것들을…

국가와 국민 여러분들이 256번에게 주신 귀한 음식을 간신히 다시 입 속으로 집어 삼켰습니다.

이렇게 아까운 걸 결코 남겨서는 안되죠…

설령 그게… 그러니까..

아니에요 생각하면 안됩니다.

생각은 나쁜거에요.

저는..

256번은…

명령을…

교도관님이 주신 명령에…

복종했습니다.

교도관님이 칭찬도 해 주셨어요.

더러운 돼지같이 자기가 싼 똥을 핥아 먹는 것 하나는 잘 하는 것 같다고 말이죠…

256번은 그 경멸 섞인 칭찬 한마디에 눈물을 흘리며 마음 속 깊이 감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건 사실이었으니까요…

어질어질한 머리.

후들후들 거리는 손과 발.

흐릿한 시야.

헤 벌어진 체 뚝뚝 침이 흐르는 입.

줄줄 흐르는 콧물.

마치 개처럼 헥헥 거리는 숨.

쿵쾅쿵쾅 뛰는 심장.

온 몸이 땀에 건더기 범벅에.

특히 가장 기분 나쁜 건, 머리카락을 타고 질척질척 흘러내려오는 건더기들.

256번은 하늘 같은 교도관님께 대기 자세 6번을 명령 받았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영원히 바스라질 것 같은 온 몸을 어떻게든 추스려서, 가슴을 바닥에 딱 붙이고 허리를 살짝 들어서 엉덩이를 잘 보이게 위로 올리고, 벌벌 떨리는 손 끝으로 엉덩이를 있는 힘 껏 벌려서는, 가히 본능적으로 발가락들을 딱 붙여서 움직이지 않게끔 몸을 딱딱하게 굳혔습니다.

이 와중에 교도관님께서 256번의 발정난 씹구멍과, 더러운 똥구멍을 보시기 좋으시게, 손 끝에 힘을 주어서 엉덩이를 벌리는 것에 집중합니다.

교도관님은 그런 256번을 내려다 보시면서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하지만 등줄기를 훑고 지나가는 따가운 시선은 느껴졌죠.

화는 조금 가라앉으신 걸까요?

멍청한 256번을 칭찬까지 해 주셨으니까 틀림없이 조금은 풀리신 게 분명합니다.

그러면 이제…

이제…

징벌을…

안됩니다.

생각을 하면 안되는 거에요.

256번에겐 생각할 권리 같은 건 없는 거에요.

그러니까…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거에요…

“하아.. 지금 정말로 뭐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256번 하여간에 쓰레기 같이 구멍도 제대로 못 닫고 대체 어디다가 쓰라는 것인지…”

“….”

무심코 사죄의 말을 내뱉으려고 했지만, 256번은 말을 하는 것을 허락받지 않았기 때문에 집어 삼켰습니다.

“256번도 잘 알지 않습니까? 본 교도관의 명령 없는 배설은 규칙 위반이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그깟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립니까? 뭔가 말 좀 해 보세요 256번.”

“저… 정말 죄송해요 교도관님….. 256번… 씹구멍이랑 똥구멍이 헐렁해서… 죄송해요 교도관님… 잘못했어요… 256번이 잘못했으니까… 벌… 벌… 그러니까… 벌….”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잘 말 할 수 있었는데….

그런데 맨 마지막에… 벌 달라고 해야 하는데… 무언가가 목을 콱 틀어 막고 있는 것처럼 도저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그래도 해야만 하는거라…

눈을 꾸욱 감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할 수 없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벌 주세요 교도관님!”

이라고…

어쩔 수 없는걸요..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지요…

256번은 교도관님의 허락 없이 똥도, 오줌도 싸서는 안되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러니까 벌을 받는 것도 당연하죠…

그런데 왜…

왜 이렇게 무서운 걸까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오죠?...

아… 안돼요… 싫어요…

생각하면… 생각하면 안됩니다..

생각은 나쁜거에요…

이럴 때 차라리 256번이 금붕어 같은 거였으면 좋았을텐데…

개네들은 3초 전의 일들은 다 잊어버린다던데

이틀은…. 이틀은… 잊기엔 너무도 짧은 시간인 거 같습니다.

그 끔찍하게 답답한 케이지 속에서의 시간들…

더 이상 나올 것도 없는 구토감이 밀려오는 걸 꾹꾹 밀어 삼키면서 다시 한번…

“256번이… 교도관님 허락 없이… 똥이랑 오줌 흘려서… 구멍… 구멍이 헐렁해서… 죄송해요… 벌주세요 교도관님….”

“……”

교도관님은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왜 일까요?

256번이 부족해서 일까요?

시선은… 교도관님의 시선은 느껴지는데…

이런 말을 하면서도 구멍에서 질질 흐르는 물이 허벅지를 타고 내려 가는 것도 느껴지는데…

그런데 왜…

침묵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256번… 이젠 스스로 벌을 청하기도 하고… 조금은 이곳 생활에 적응하신 것 같군요…”

그리고 뒤늦게 들려오는 교도관님의 목소리.

“하긴 그렇게나 교육이랑, 징벌을 받았는데, 이정도도 안되면, 정말 머리 속에 뇌 대신 똥으로 가득 차 있어도 이상하진 않겠죠? 좋습니다. 256번이 그렇게나 벌을 받고 싶으시다면 벌을 드려야 겠지요…”

256번의 착각이었을까요? 교도관님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은 기분이 풀리신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교도관님… 멍청하고, 똥오줌도 못 가리는… 256번한테…. 벌 주셔서… 감사해요…”

마음 속 깊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대답했습니다.

256번은 교도관님의 명령 없이 말을 해서는 안되는데 말이죠…

“하… 그래도 이젠 감사하다는 마음은 느끼시나 봅니다 256번?...”

그렇게 비아냥 섞인 말을 하시면서.

“하지만 본 교도관의 명령 없는 발언은 규칙 위반입니다 256번. 이제 아시지 않습니까?”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목줄을 통해 전기 충격이 온 몸으로 흘렀습니다.

256번이 당연히 받아야만 하는 벌.

그리고 어쩐지 256번은… 이제 그 당연한 징벌에. 갑갑한 목줄을 타고, 머리 속을 불쾌하게 헤집어 놓으며, 손가락 발가락을 억지로 오므라지게 만드는 그 찌릿한 자극에...

대체 왜일까요?

아주 조금…

아주아주 조금…

안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도요.

“256번… 그래도 그렇게 반성하는 태도가 우수하니, 이번에 징벌방은 면해 드리도록 하죠…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똥오줌도 못가리고 질질 흐르는 구멍을 가만히 둘 수는 없으니 이번에는…”

느릿느릿 무겁게 머리맡으로 다가오는 발소리에, 저절로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몸

항상 머리채를 한웅큼 쥐어 잡아서, 머리카락이 빠질 것 같이 꾸욱꾸욱 머리를 집어 당기시던 교도관님 이셨지만, 지금 냄새나는 256번의 머리카락은 허연 건더기가 범벅이 되어서 뚝뚝 흐르고 있다보니, 차마 더러운 256번의 몸에 직접 손을 대신 않으시고, 교도관님은 신발 앞 코로 256번의 이마를 들어 올려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자 이거 보이시나요?”

교도관님의 커다란 손에 쥐어 져 있는 두개의 주먹보다 조금 작은 까만 공.

"자 이건 256번 같이 칠칠맞게 자기 구멍도 제대로 못조여서 물이나 질질 흘려대는 수감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징벌 기구입니다."

교도관님은 256번의 눈 앞에서 까만색 공을 꾹꾹 손가락으로 누르시면서 256번을 위하여 설명해 주셨습니다.

"자 이렇게 압력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기능을 바탕으로, 온도나, 진동, 전기 충격, 등등 제법 많은 기능이 있는, 256번 같이 더러운 범죄자년에게 쓰기에는 아까운 비싼 물건입니다만..."

사실 저걸 처음 봤을 때부터, 일단 저게 제 구멍 속에 들어가겠구나 하는 것은 당연히 알았습니다.

256번은 바보가 아니고, 여태동안 경험했던 것들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저 까만 공이 256번의 구멍속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교도관님의 설명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256번은 어쩔 수 없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여기 온도 조절 같은 경우는 위로는 50도, 아래로는 영하 20도 까지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생식기는 예민한 조직이니까, 그정도 온도면 화상도, 동상도, 같이 걸릴 수 있죠, 아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256번. 죽을만큼 아프긴 해도 죽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저의 명령이 있어야 죽을 수 있으니까요....."

저렇게

차라리 몰랐으면 좋을 법한 설명들을 무표정한 얼굴로 일부로 하나하나 또박또박....

진동이 어쩌구, 전기가 어쩌구, 심지어 약물 주입 기능에, 생체 전기로 움직여서 배터리가 필요 없다나…

하나하나 다 끔찍한 소리를… 앞으로 저걸 구멍 속에 넣어져야 하는 사람 앞에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싶어도, 교도관님의 감정 없는 새까만 눈이 256번을 들여다보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한차례의 설명이 끝나고 나서는, 이번엔 256번이 제대로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256번은, 자신의 구멍 속으로 들어갈 저 끔찍한 장치의 기능들을 256번 스스로의 입으로 해야만 했습니다.

그.. 그러니까아… 256번의… 질질새는.. 보지랑… 똥구멍 안에… 그.. 징벌 기구를 집어 넣어셔어……. 흐읏… 흐으으으….”

물론 그 사이에도, 말 끝이 길어질 때 마다 교도관님은 256번의 얼굴을 툭툭 치시거나…

“구멍을 조이는 힘이 약해지면… 전기 충격이.. 흐으으읏… 전기.. 충격이.. 나와서어… 256번의 씹구멍 안이랑 하아하아… 흐으으… 똥구멍 안이… 끄으으.. 전기로 지져지고… 그만… 그만 해 주세요… 아파… 아파요오… 전기… 으으…”

또 전기 충격이 오거나…

“압력이…. 충분하아면.. 그때부터.. 진동하기 시작해서… 목줄이랑 연동되서.. 수감자가 절정하기 직전에 멈춰버리고…. 흐읏…”

또 한번은 말하는 게 어눌하다고 엉덩이를 얻어 맞기까지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교도관님의 구두 없이, 스스로 고개를 들어서 교도관님과 눈을 맞추며 앞으로 256번이 당해야 할 일들을 스스로의 입으로 침과 눈물을 질질 흘리며 설명해야 했습니다.

“좋습니다. 256번. 다행이 지능이 짐승 수준으로 떨어진 것 같진 않군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징벌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징벌이라는 교도관님의 말 한마디에 힘이 풀려서 고개가 바닥에 뚝 떨어지고, 눈을 꾸욱 감았습니다.

벌벌 떨리는 몸.

새록새록 떠오르는 끔찍했던 기억들.

지금 당장이라도 벌벌 떨리는 몸을 움직여서 뛰쳐나가고 싶어하는 몸을 꾸욱꾸욱 억누르면서도, 256번은 교도관님이 256번의 더러운 구멍에 공을 넣기 좋으시도록 손가락 끝에 힘을 꽉 주어서 냄새나는 엉덩이를 벌렸습니다.

스르륵 차갑고 물컹한 감촉. 말랑한 무언가가 구멍에 닿는 느낌.

천천히 천천히 힘을 줘서 조금씩 조금씩 구멍을 벌리고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

그러다가 어느정도 들어오니 쑥 하고 안 쪽으로 빨려 들어가서는.

구멍 안쪽에서도 말랑말랑한 질감이 민감한 속살들을 통해 전해져 왔습니다.

그리고… 치덕치덕 더러운 건더기가 붙어있는 위쪽도 똑같이.

이미 구멍은 닫혀지지 않고, 절대 보이지 않아야 할 분홍색 속살이 바깥에서 들여다 보일 정도로 뻐끔 벌려져 있던 상태라서, 주먹보다 작은 공을 몸 속에 받아들이는 대에는 딱히 부담이 들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부끄러움은.

교도관님 앞에서 실오라기 하나 없는 알몸에, 온 몸에 허연 건더기를 덕지덕지 묻히고, 교도관님이 사용하시기 좋으시게끔 조금 허리를 들어서, 자신의 손으로 엉덩이를 벌려, 구멍을 내보이는 것에 더 이상 부끄러움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건 사람이나 가지는 감정이니까요…

256번은 사람이 아니라서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256번이 교도관님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거잖아요?

“자 이제 삽입은 끝났고… 작동 테스트를 해보도록 하죠.”

교도관님이 가볍게 흘리는 그 말과 함께, 예민한 속살에다가 대고 살벽을 직접 비비는 것 같은 전기 충격이 뱃속에서 느껴졌습니다.

“흐으으읏… 끄으으…”

그리고 곧 이어서 배 안이 부르르 떨리는 진동도.

“흐읏… 으아아아아…”

“자… 지금부터 힘을 줘서 질과 항문을 조이도록 하세요 256번. 어차피 할 줄 아는 거라고는 그거 밖에 없지 않습니까?”

“흐읏… 으으.. 네 교도관님… 보지… 보지랑 똥구멍 조일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아… 그마안… 으으읏… 느낌이.. 이상햇… 흐잇…”

조금씩 조금씩 뱃속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지는데…

처음에는 그냥 웅웅 거리기만 했던 진동도, 이제는 귀로 소리가 확실하게 들릴 만큼 커져서는, 허벅지 살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고, 찌릿찌릿 질벽과 장벽을 긁어 대던 전기도, 이젠 속살이 타버리는 것 같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흐으으읏… 끄으으으응.. 끄으으응….”

등줄기를 흐르는 식은땀.

이대로 가면… 뱃속이 모두 다 타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56번은, 있는 힘껏. 정말 정말로 있는 힘껏

마치 아이를 낳는 것마냥 혼신을 다해서 아랫배에 힘을 꾹꾹 주고, 구멍을 조이는 256번.

“흐으으으읏… 끄으으으으으읏… 끄아아아악…”

숨을 후욱 들이 마시고, 이빨을 꽉 깨물고, 눈을 꾸욱 감고는, 뱃살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느껴질 만큼 꾸욱 꾸욱.

이제는 더 이상 못 버텨… 힘도 더이상은 안나오고… 아무리 구멍을 조여 보아도, 자극은 멈추지 않아서…

이대로 배 속이 새까맣게 타 버려서 죽어버리는 미래가 눈에 보이는 것 같았던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러서 비명을 지르기 직전. 갑자기 뱃속에서 느껴지던 모든 자극들이 뚝 하고 끊어져 버렸습니다.

“흐으 흐으… 끄으으으으으윽… 흐으으으으으… 으아아아.. 하아… 흐이이잇…”

조금 숨을 쉬려니까 다시 강해지고…

또 다시 있는 힘껏 힘을 주니까 다시 약해지고…

마치 죽기 싫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라고 256번의 뱃속에서 말하는 듯한…

“흐으으으으읏… 끄으으으윽… 하아.. 교도관님.. 교도관니임… 끄으으으…”

어느새 온 몸에 힘이 다 빠져서, 바닥에 쓰러져 헐떡이는 256번의 머리를 짖밟고 계시는 교도관님의 딱딱한 구두 밑창이 느껴졌습니다.

스스로의 손으로 엉덩이를 벌려서 공을 빼낼 엄두는 내지조차 못한 채, 그저 지능 낮은 사육된 동물처럼, 그저 교도관님의 구두를 붙잡고, 256번의 신에게 애원할 뿐.

“끄으으읏… 보지랑… 똥구멍… 이상해요… 교도관님… 흐으읏… 끄으으으으으으… 하아하아하아… 제발… 그마아아안.. 끄으으으읏… 흐앗…”

256번은, 눈을 까뒤집으면서 교도관님을 불렀습니다.

벌레처럼 바닥에 엎어져, 한참동안 꾸물꾸물 거리다가, 뱃속이 너무너무 이상해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헐떡이면서, 침을 질질 흘리며, 교도관님을 불렀습니다.

간절하게, 정말로 간절하게, 256번에게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한테.

“하아아앗.. 뜨것… 뜨거워.. 교도관님… 끄아아아아아앗 뜨거워요! 흐아아앗! 끄으으으으으으으으….”

눈 앞이 까매지고, 정신이 붕 뜨는 묘한 부유감 속에서, 오직 생생한 고통. 열감. 뒤따라오는 하반신 전체를 적시는 쾌감.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시작했을 때와 똑같이, 아무런 예고도 전조도 없이 한번에 뚝 하고 끊겨버리는 자극들.

하반신 전체를 윙윙 울리던 진동도.

뱃속을 새까맣게 태워버릴 것 같았던 열감도.

안쪽의 살벽에서 생생하게 느껴지던 찌릿찌릿함을 넘어 얼얼하기 까지 했던 전기 충격도.

단 한순간에 모든 것들이.

그리고 높은 곳에서, 교도관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음… 이만하면 작동은 똑바로 되는 것 같군요.”

“하아…하아…하아.. 끄으으으… 으으으으…”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256번의 입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바닥에 쓰러져서 헐떡이며 신음하는 256번의 머리를 구두 끝으로 툭툭 치면서 말씀하시는 교도관님.

“이 장치는 앞으로 징벌이 끝날 때까지,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항상 삽입된 상태로 생활하게 되실겁니다. 징벌은 전처럼 조건을 다 채우면 자동으로 끝이 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으으으…”

조건?...

저번 징벌…

그땐 그러니까… 몇일을 그 상태로 그렇게…

그러니까 이번에도….

몽롱한 정신 속, 축축하게 젖어오는 아래와, 선명하게 싹트는 공포.

“256번. 그럼 남은 교육 열심히 받으십시오.”

그 말을 남기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256번을 남기고 방을 나가는 교도관님.

멀어지는 발 소리에, 혼자 남게 되었다는 안도감과,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머리 속. 그리고 도무지 상상되지 않는 앞일에,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공포는 이제 온 몸을 잠식해서, 이빨이 덜덜덜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좁은 방.

그리고 그 뒤로, 잠깐의 쉴 틈도 없이, 지긋지긋한 교육은 다시 시작되었고, 그것과 동시에 징벌 또한 시작 되었습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