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화 속 이야기들은 모두 죽었습니다-42화 (42/62)

〈 42화 〉 일주일. 징벌방

* * *

남아 있는 것은 오직.

푸슉… 푸슈슈슉….

간헐적으로, 저의 구멍에서 애액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와.

그럴 때 마다, 점점 짙어지는 여자 냄새.

그리고.

위이이이잉…

하고 울리는 진동 소리 뿐.

의식의 중간 중간에,

어쩌면 징벌이 몇 달 동안 계속될 수도 있다던가…

기절도 하지 못한다거나… 잠도 자지 못한다거나…

심장이 멈추더라도 다시 살린 뒤에, 징벌이 계속 될 거라던가…

하는 불길한 말들은 머리 속에 또렷이 들어오긴 했었지만…

사람을 설탕처럼 녹여버리고,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는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끔찍하고도 황홀한 자극들이, 그 모든 것들을 머리 밖으로 밀어 내버렸습니다.

“끄으으으.. 그마아안… 잘.. 잘못해쎠여 교도관니이임… 끄으으.. 시러… 시러… 시러… 그만 갈래… 끄아아아아아…. 흐아…. 거… 거기 안돼… 거기 시러…. 시러어어…. 그마아안!”

몽롱한 정신 속 필사적인 의지로 주워담은 교도관님의 목소리는.

“그럼 이번 징벌을 통해서…………….”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두 침침한 좁은 방.

몸을 조금 기울이면 콧등이 닿일 것만 같은 갑갑한 철장 한겹 너머, 거울에 비춰지는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몸을 꾸욱꾸욱 욱여 넣어야지, 간신히 들어갈 법한 철제 우리 속에 갇혀 있는 저.

그것도 모자라서

종아리, 허벅지, 무릎, 골반, 허리, 가슴, 목, 팔, 어깨.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있는 모든 부위에 철장의 틈과 딱 같은 사이즈의 단단하고 굵은 철봉이 들어와, 저의 몸을 고정시키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팔과 다리가 각각 양 벽면의 바닥에 딱 붙여져서는, 상체는 최대한 바닥에 가깝게 숙여진 채, 허리가 아파올 정도로 엉덩이를 높이 치켜 올려진 괴상하고도 불편한 자세.

마치, 고양이가 엉덩이를 툭툭 쳐 달라고 조를 때 취하는 포즈 같았습니다.

느껴지는 것은.

온 몸을 휘감는 철제 특유의 서늘한 촉감.

발버둥 칠 때 마다, 무른 살이 단단한 철에 쓸리는 아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의 체중 실리는, 허리나, 가슴 부분이 징~ 하게 아리듯이 아파왔습니다.

여태동안 교도소 안에서 겪어왔던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던 그 숨쉬기 조차 갑갑했던 결박에 비하면.

철봉과 여린 살 사이 사이에 새끼 손가락도 되지 않을 만큼의 틈새가.

그만한 자유가 있었지만.

결국엔 할 수 있는 것 이라고는.

손바닥을 바닥에 내려 친다던가.

몸을 버둥버둥 거리는 것 뿐.

정말로, 문자 그대로,

미쳐버릴 것 같은.

이성의 끈이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뇌가 녹아 내리는 것만 같은.

그런 자극에서 벗어나고자 미친듯이 발버둥 쳐 보아도.

단단한 우리의 모서리에 연결되어 있는 굵은 쇠사실이 조금 흔들리는 것이 보일 뿐.

아무 것도 변하는 게 없는 것이…

더더욱 미쳐 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흐읏…. 흐앗…. 흐으으…. 하아하아앗…. 끄으으으으…”

종종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낑낑 거리는 목소리.

새빨갛게 달아 오른 얼굴.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줄기.

몽롱하게 풀려버린 눈동자.

방울방울 서럽게도 흘러나오는 눈물.

너무 울어 버린 탓에, 콧물이 줄줄 나와버려서, 입을 벌려 개처럼 헉헉 거리며 몰아 쉬는 숨.

그리고 그 밑 턱에 고여있는 침.

어느덧 바닥에는 타액으로 생긴 조그마한 물 웅덩이가 고여 있었습니다.

이게 정말 저의 얼굴 인걸까요?

이성이 조각난 거울 처럼 부숴져서, 모든 것이 몽롱하게 보이는 세상 속, 거울 속에 비춰진 저의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저 자신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입을 헤 벌리고, 열기 띈 숨을 헐떡 거리면서, 엉덩이가 움찔 움찔 거려질 때 마다 신음 소리를 내뱉는 모습이 마치…

사람 이라기엔… 너무도 추해 보여서…

너무…. 음란해 보여서….

“흐으읏… 흐윽… 흐아아아앗…. 끄으으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악!!! 끄으아아아아아아악!!!”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안돼는 걸 알지만.

이미 수도 없이 해 보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로 망가져 버릴 것만 같아서…

있는 힘 껏 괴성을 지르면서, 팔 다리를 어떻게든 움직여서 이곳에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달라지는 것 이라고는 하나 없이.

하다 못해…

하다 못해… 젖꼭지랑 클리토리스에 붙어 있는 이 장치들 만이라도….

철제 우리의 밑에 부분에 전선 같은 걸로 연결 되어 있는 원통형 장치.

그 안에서 여자의 신체부위 중, 가장 민감하고, 가장 예민한 부분이, 피가 간신히 통할만큼 꽉 조여져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여리고 민감한 돌기에 느껴지는.

익숙해 질 찰나도 없이, 시시각각 패턴과 세기가 변화하는 진동.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로, 세로, 회전하며 조그마하고 부드러운 돌기들로 민감한 살을 문질문질 연마질 하는 자극이

이미 그것 만으로도, 수백번은 가버릴 수 있을 것 같이…

정말로 뇌가 녹아버리는 것 같은…

진짜로 단 1분 조차 견딜 수 없을 만큼…

인간을 산산조각 내서 파괴해 버릴 법한 그런 자극이

계속.

계속..

계속…

계속….

계속…..

멈춰달라고 애원해도, 부탁해도, 기도해도, 간청해도,

가고 있는데도… 이미 가고 있는 와중에 또 가버려도, 조금이라도 참으려 해 보아도, 이미 너무 민감해져 버렸는데도, 터져버릴 것만 같은데도…

계속.

계속..

계속…

계속….

계속…..

좌우로.

아래위로.

온 몸을 부르르 떨어도 보구.

몸을 아무리 격하게 움직여 보아도.

젖꼭지와 클리토리스에 쫙 달라 붙어서 떨어지지 않아서…

그게 더더욱 미쳐버릴 것 같아서…

차라리 진짜로 미쳐버리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데…

그 와중에도 또 엉덩이가…

보지 구멍이…

똥구멍이…

단지 눈을 뜨고 있는 것 만으로도 보고 싶지도 않은 저의 뒷모습이 거울에 비춰 보였습니다.

저의 엉덩이를 노리고 가까워지는 딜도의 모습도 생생하게…

제각각 다른 크기의 구슬이 붙어 있는, 아주아주, 얇으면서도 저런 게 몸 속에 다 들어가나 싶을 만큼 기다란 모양의 딜도가, 지나치게 혹사당해서 빼꼼히 분홍색 속살이 벌려져 보이는 보지 구멍 안으로 들어가려고 모습 까지도…

처음은 부르르 살이 떨려오는 진동부터 느껴졌습니다.

바깥에서부터 아랫배 전체가 덜덜 떨려오는 듯한 진동이, 켜졌다가, 꺼졌다가, 켜졌다가, 꺼졌다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맥박 치듯이.

오히려 그것이 더더욱 끔찍하게 느껴지는데도…

제 생각과는 다르게 몸은.

단지 진동에 닿은 것 만으로도 가볍게 절정해 버리고.

그 뒤에, 조금은 큰 크기의 구슬이 꾸욱꾸욱 입구를 두드리다가, 꾸욱꾸욱 힘을 실어서 끝 쪽 구슬 하나가 구멍 속으로 꾸우욱 들어왔습니다.

“크흐흐흣…. 아흐읏…”

이미 수백, 수천, 수만번은 반복 했지만, 적응이 되지 않는 자극에,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 나오는 작은 신음소리.

그리고

푸슉… 푸슈슈슉…

애액이 왈칵 뿜어져 나오는 소리.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 오면서, 눈이 위로 돌아 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유난히 느릿느릿하게, 마치 구멍에 끼인 듯, 견딜 수 없을 만큼 천천히 들어오는 두번째 구슬 때문에 가벼운 절정을 맞아서 흐릿해졌던 시야가 돌아왔습니다.

아까 전 보다 조금 더 큰 크기에, 살짝은 각진 모양.

구멍 안에서, 말랑한 구슬을 힘껏 조여대는 속살 덕분에 알고 싶지도 않은 것이 느껴지는데…

곧 이어서 3번째, 4번째도…

그리고 구슬이 하나씩 들어 올 때 마다.

“흐으윽…”

“그.. 그마아 아히이잇…”

한번씩 절정 해 버리는 몸.

벌써 몇 번째인데…

몇 백?

어쩌면 몇 천?

셀 수도 없을 만큼 가버렸는데… 이제 그만 가도 될 거 같은데… 조금은 둔해져도 될 거 같은데… 몸은 계속해서 민감해져 갈 뿐이고…

좁고 작은 질 속을 터트려버릴 듯이 가득 채워버린, 각기 다른 크기의 구슬들이 맥박치듯 진동하며, 질벽을 긁어 대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마치,

숨을 내쉬고,

눈을 깜빡일 때 마다,

가버리는 것 같은…

참을 수 없는 자극이…

그리고 마지막에는 들어 올 때와는 다르게 한번에 빠른 속도로 우두두두…

푸슈슈슈슉… 슈슉..

“흐아앗………. 흐으으으으….”

숨도 제대로 쉬어 지지 않을 만큼 깊은 절정.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눈 앞이 흐리게 보이고.

몸이 불에 활활 타는 것 같이 뜨거운데.

너무너무 힘들고 괴롭고 아프고 얼얼한데…

또 머리가 녹아버릴 것 같이 황홀한 쾌감이…

“으아아… 안돼… 아…..안돼… 안돼….”

다시 또 엉덩이 구멍에서 느껴지는 진동이….

“흐으으으으윽… 으으으…. 시러어어… 하아…하아…하아…”

다시 한번 절정하고.

단지 입구에 손가락 네개 정도 크기의 딜도가 진동과 함께 구멍의 입구에 닿는 것 만으로도

“흐으윽… 흐아아아아아악…”

다시 절정해 버리고…

“그아아아아… 그만… 그마아아안! 씨바아아알!! 그만 하라고오오오 끄으으으으으으”

입 밖으로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만큼 정신이 나가버려서는…

몸을 미친 듯이 버둥버둥 거려 보아도.

철장에 연결된 쇠사슬만 흔들거릴 뿐.

구멍을 헤집고 들어오는 딜도는 피할 수 없고.

다시 또 절정해 버리고.

무엇을 해 보아도.

어떤 것을 해 보아도.

무엇을 생각해 보아도.

아무리 피해보려 해도.

아무리 막아보려 해도.

아무리 저항해 보려 해도.

아무리 참아 보려 해도.

정해진 미래처럼.

단 1초도 되지 않는 사이에 또 가버리고.

또 가버리고.

또 가버리고.

또 가버리고.

또 가버리고.

또 가버리고.

마치 마약에 뇌를 절이는 것 마냥.

절정에 뇌를 새하얗게 절여버리듯이.

그 안에, 소중한 것들을 모두 모두 하얗게 표백해 버리고.

사람을 만들어 버릴 기세로.

차라리… 차라리 미쳐버렸으면…

차라리 미칠 수 있다면…

차라리 망가져 버렸으면…

아무것도 생각 할 수 없게 망가져 버렸으면…

차라리… 여자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니…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

..

….

“제발… 잘못… 잘못해써여어어어어 끄아아아악! 싫어! 그만! 그마아아아아안! 제발 그만해주세요… 흐아아아아… 말… 말 잘 들을게요…. 교도관님 말 잘 들을게요… 제바아알… 말 하는 거… 다… 다 드를테니까아아아… 허락 엄시… 보지… 보지… 보지 안만질테니까아아아… 끄으아아아아아 그마아아안…”

“씨발!!! 끄아아아.. 그만… 그만 하라고오오오오!!! 풀어줘… 풀어줘어어어어어!!! 꺄아아아아악… 내가… 내가 여기서 나가면… 끄으으으으으 흐앗… 흐으으… 내가..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흐으으… 다.. 다… 싹다 죽여버릴거야아아아 끄아아아아앗… 끄으으으… 너네 다 죽여버릴 거라고오오오오오!! 흐아아앗… 빨리 풀어!!! 이거 풀라고오오… 끄으으으으으으으으으”

“하아… 하아… 으으으으… 살려… 살려주세요… 나… 나.. 죽어…. 죽어요… 진짜 죽는다고오오!!! 끄아아악…. 죽어… 그만… 그만… 망가져…. 보지… 보지 망가져…. 똥규멍도… 망가져어어어 죽어… 죽는다니까아! 진짜로… 쥭는다고오오… 흐아앗… 흐으으…. 흐아아아.. 교도관니이임 보고 있지? 나 죽는다고오오오… 끄으아아아앗… 흐앗.. 흐으으.. 그 그마아안…”

“끄읏…. 흐으윽…. 죽여…. 죽여주세요…. 흐읏…. 하아아… 죽여주세요…. 으으으으… 뭐든지… 뭐딘지 할 테니까아… 제발… 죽여줘… 흐아앗… 으으…. 진짜로… 모든지 할께에에…. 죽여줘… 그만… 그만 가고 싶어… 흐으…. 흐앗…”

“……………………으으………………….아…………………………………………………………………………………..흐아아………………………………………………………………….아아…………………………………………………………………………………………………………흐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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