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화 속 이야기들은 모두 죽었습니다-40화 (40/62)

〈 40화 〉 일주일. 징벌방

* * *

“256번은 본 교도관의 허락 없이 자위를 하는, 중대한 수감자 규칙 위반을 저질렀습니다. 맞습니까?”

햇볕이 없는 차가운 밤. 깜깜한 어둠 속에 홀로 갇혀버린 듯한 새까만 절망.

“아…. 으으……”

“대답을 하지 않으면 징벌이 더 늘어날 뿐입니다 256번. 대답하십시오. 256번은 본 교도관의 허락 없이 자위를 하는, 중대한 수감자 규칙 위반을 저질렀습니다. 맞습니까?”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 속에 빠진 듯한 새파란 차가움.

“네에… 마자여…”

“256번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가 있는 듯. 목에 걸려서 도무지 튀어나오지 않는 것을… 억지로 억지로…

“……. 겨도관님…. 허략… 엄시…. 자위하며언… 안돼는데에… 자위… 햐뱌려써여…”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불안과 공포에 젖은 눈.

눈물을 펑펑 쏟아도 바뀌지 않는 현실.

사정없이 떨리는 몸.

“……… 시러어… 시러여…. 으으으으으…. 시러어….”

애써 부정해 봐도.

돌아오는 따가운 침목이 저를 재촉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결국…

결국…… 저는 교도관님이 원하는 말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너무 싫은 걸…

정말… 정말로 그것 만큼은 진짜 싫은 걸…

하지만 제가 대답을 피할수록.

교도관님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수록…

제가 더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눈을 꾸욱 감고, 입 밖으로 내뱉어진 말은.

“………….. 벌…. 받아야 해여어…”

마치 제가 저 스스로에게 내리는 엄중한 사형선고 같이 느껴졌습니다.

“좋습니다. 256번. 그럼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복창 하십시오.”

그 뒤로…

입에 담기도 삼가지는 외설스러운 말들을.

다 외울 때 까지.

더듬지 않을 때까지.

몇번이나… 몇번이나…

재갈에 막혀서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혀를 억지로 움직여가며. 눈물을 펑펑 쏟으며, 손끝을 바들바들 떨면서. 몇 번이나.

짐승처럼 철창 안에 갇힌 제 모습을 억지로 바라보면서…

저한테 벌을 달라고 애원하는 말을…

몇번이나…

머리 속에 보지 쑤시는 것 밖에 생각이 안나는 멍청한 년이라서 그렇다는 매도를 들어가면서…

저는 교도관님에게 벌을 달라고 부탁해야만 했습니다.

생각하기도 싫은 징벌을…

제 입으로 제가 스스로 조르는 끔찍한 공포.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더 제대로 하라고…

“…….. 저… 져느은…. 겨도갼니임의 명려엉 엄시 쟈위를 햐벼리는 규칙 위반을 저질러씁니댜. 햐… 햐루죵일 벌렁거리는 뵤지를 수시는 생각 밖에 햐지 않는 멍텅하고 뱔저엉난 미친년은 벌…. 벌을 뱓아야 햡니다아. 멍청하고 뎌렵고오 냄새나아고 음란한 256변에게 기회를 쥬시는 귝가와 국민 녀러분들께에 감샤하는 먀음으로오 256번은 겨도관님이 쥬시는 징벌을 댤게 뱓게씁니댜아…”

좁은 거울 방 안에 메아리 치는 저의 울음 섞인 목소리.

어느 덧 거울로 비춰 본 저의 모습은.

눈물 콧물로 다 망가진 바보 같은 얼굴로.

음란한 말들을 섞어가며 자기 자신을 비하하며 비참하게 벌을 달라고 졸라 대는 하나의 성노예가 그 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좋습니다. 256번. 지금부터 징벌을 시작하죠. 하지만 징벌을 시작하기 전에, 약간의 준비 작업이 있습니다. 256번은 준비가 끝날 때까지 대기해 주십시오.”

눈물을 펑펑 쏟으며.

눈을 꾸욱 감은 채.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숨을 헉헉거리면서,

다가올 충격에 대비하고 있던 저는 “준비” 라는 말에 몸이 무너지는 듯한 허탈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뒤 이어서 문을 두드리는 비참한 감정.

사람을 어디까지 가지고 노는 건지…

그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금부터 징벌을 위한 준비 작업을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256번 수감자는 지금 자세 그대로 대기하여 주십시오.”

지나치게 사무적인, 그러면서도 차가운…

코 앞에서 들려온 처음 듣는 남자의 목소리.

어차피 묶여있어서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저런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리고 바로 앞의 거울 벽이 갑자기 뿅 하고 사라지면서 나타난 남자.

고개를 움직일 수 없기에 정복의 바지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딱 보아도 저의 담당 교도관님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으앗?..”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해서 흘러 나오는 목소리.

이제와서 알몸을 보이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을 것 같았는데…

처음 보는 남자에게..

그것도 이렇게나 망가진 모습을…

하나도 가릴 것 없이 모든 것이 다 보여진다는 생각에…

더더욱 비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저의 비스듬한 옆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저를 바라보는 그 교도관님의 눈이.

사람이 아니라, 마치 짐승을 보는 듯한 감정 없는 눈이라서 더더욱…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하게 되는지 다 알면서… 제가 불쌍하다는 생각 조차 들지 않는걸까요?

살짝 근육질의 덩치가 큰 그 교도관님은 장갑 낀 차가운 손을 제가 갇혀 있는 철장 안까지 뻗어서 저의 가슴을 잡았습니다.

여자의 가슴을 만지는데, 일말의 주저도 없이.

단지 무심하고 기계적인 손길로.

차가운 장갑의 느낌이 부드러운 살을 만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주물주물 거리고, 살짝 꼬집고, 쓰다듬고…

소름이 돋을 만큼 불쾌한 손길.

하지만 도망치지도, 저항하지도 못한 채, 받아들여야만 하는 저.

벌벌 떨고 있는 가슴의 젖꼭지를 손톱으로 꾸욱 꼬집고는 쭈욱 당긴 후, 어떤 것을 유두에 붙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반원통형의 캡슐같이 생긴 까만색 무언가.

마치 젖꼭지에 쫙 달라 붙는 얇은 라텍스 장갑을 씌운 뒤, 그 주변을 무언가 촘촘한 것으로 감싸고 있는 듯한…

그리고 반대쪽에도 똑같이…

그 다음에는…

아래 쪽으로 손을 넣어서…

차가운 라텍스 장갑이 민감한 살에 닿는 소름 돋는 감각.

저의 그곳을 한 손으로 우악스럽게 활짝 벌리고는…

한번, 두번…

얼마나 벌벌 떨고 있었는지 장치를 뚝 하고 붙이는 데 두번이나 실패한 후에.

젖꼭지에 붙은 거랑 크기만 좀 더 작은 그 캡슐 같은 장치가 클리토리스에 붙여졌습니다.

“으으으…..”

차갑고 생소한 감각에 무심코 신음을 흘리는 저.

하지만 그런 저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교도관님은 캡슐처럼 생긴 장치와 연결된 선을 뒤로 쭈욱.

당겨져서 아플 정도로 쭈욱 땡긴 후, 철장 바닥 어딘가에 고정시킨 후, 아무 말도 없이 그대로 나가버렸습니다.

또 다시 혼자 남겨진 저.

미친듯이 벌벌 떨리는 몸에 덜그럭 덜그럭 맨 살에 쓸리는 쇠 소리가 귀에 들어 올 뿐.

아무 것도 없이 조용한 좁은 거울 방.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대체 왜…

눈물에 앞이 흐려졌지만

철장 속에 불편한 자세로 묶여 있는 자신.

산발이 된 머리.

침과, 눈물과 콧물로 망가져 버린 얼굴.

아무리 도와달라고 애원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조금도 흐려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더욱 선명해져서…

뒤쪽 벽에서 나타나는 까만색 딜도들의 생생한 모습도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흉흉한 물건들은 조금씩 조금씩 제 쪽으로 다가와서.

철장 사이를 넘어서.

철봉으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저의 엉덩이까지 와서는…

그대로 그대로…

아랫 구멍 속으로 쑤욱 들어가 버렸습니다.

무심코 힘을 꽉 주어서 그것을 밀어 내 보려고 했지만.

저의 노력도, 의사와도 무관하게, 젖어 있지도 않은 구멍 속으로 천천히 천천히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딜도.

물컹하지만 단단한 감촉.

차가운 온도.

다행이 크기도 모양도 몸에 부담되지 않는 정도 였지만.

구역질이 나올 만큼 불쾌했습니다.

제 몸이 저의 의사에 상관 없이 사용되는 감각.

그것도 성적으로…

사람을 이렇게 짐승 다루듯이…

그것은 아주 천천히, 제 몸 깊숙한 안 쪽 까지 들어왔다가.

나갈 때도 똑같이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빠져 나와서는.

그 다음에는…

뒤쪽 구멍으로…

“흐으윽… 히이이…”

똑같이 답답할 정도로 느린 속도.

끝까지 들어갔다가.

끝까지 나오는

반복 운동.

보고싶지도 않은데, 단지 눈을 뜨고 있는 것 만으로도 그것들이 저의 구멍에 들어갔다가 나가는 모습이 거울을 통해 눈에 들어왔기에, 부들부들 떨면서 저는 눈을 꾸욱 감았습니다.

그렇게 한 세트의 불쾌한 피스팅 운동이 끝나고.

“이제 준비가 모두 끝났군요. 지금부터 256번의 징벌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징벌을 통해, 다시는 규칙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반성해 주시길 바랍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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