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 첫날 세척
* * *
온 몸 구석구석을 강타 당하는 끔찍한 고통은 단 1초도 사그러들지 않고, 물줄기들은 조금씩 조금씩 이동하며, 피부를 벗겨낼 기세로 쏘아졌습니다.
사방이 꽉 막힌 좁고 컴컴한 방 안에서 눈 앞이 안보일 정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끔찍한 물줄기들.
물줄기에 닿는 부위 하나 하나가 부러져버릴 것만 같습니다.
단단하게 묶여버린 손발은 꿈쩍 조차 하지 않고,
고통을 호소하는 목은 다 쥐어짜내져서 쉭쉭거리는 바람소리만 흘릴 뿐.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몸을 조금 비트는 것 정도.
하지만 그것조차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저를 괴롭히는 고압 물줄기는 끈쩍하게 저의 움직임을 따라와서는…
싫어..
아파…
그만…
제발 그만…
그마아아안!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얼마나 발버둥 쳤을까요…
얼마나 소리질렀던 걸까요?...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더 이상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기운 없이 축 늘어진 몸을 부숴버릴 기세로 쏟아지던 물줄기도 어느덧 멈추고
어질어질한 눈 앞, 육체와의 연결이 끊어져버릴 것 같은 아슬아슬한 의식을 날카롭게 비집고 들어오는 목소리.
“이제 세척이 끝났군요 256번, 그럼 다음으로는… 브러싱 단계로 넘어가겠습니다. 조금만 더 참아주십시오.”
교도관님의 목소리에, 정신이 확 들었지만, 몽롱한 의식 속, 목소리가, 귀로 들어왔다가, 귀로 빠져나가버려서,
결국 남은 건, 의식이 몽롱해진 덕택에 아주 잠깐동안 잊고 있었던 욱신거리는 몸과, 빠질 것 같은 어깨, 그리고 물이 뚝뚝 세어 나오고 있는 두 구멍.
컴컴한 가운데에 침침한 눈으로 보이는 것 이라고는 살짝 튀어나온 아랫배 뿐.
그리고 이번에는 어두침침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 바닥에서 무언가가 밀려 올라오는 것이 눈으로 보였습니다.
세차장에서나 봤을 법한 까만색의 원통형 기다란 솔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회전하며 발을 타고 올라오고 있는 모습.
발에서 격렬하게 회전하고 있는 부드러운 솔의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온 몸의 각질을 밀어버릴 기세로 격한 진동과 함께,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를 타고 조금씩 조금씩 올라오는 솔들은, 이제보니 커다란 원통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각각 크기와 생김새가 모두 달랐습니다.
어느덧 순식간에 얼굴까지 올라와서, 조금씩 조금씩 위치를 조정하며, 저의 피부를 평평하게 갈아버릴 기세로 닦아내고 있는 솔들.
원통형의 커다란 솔은 저의 배나 가슴 등 허벅지 같은 곳에 착 달라 붙어서 큰 면적의 범위를 피부가 아려올만큼의 진동과 함께 격렬하게 회전하며 닦아내었고
제일로 작은 전동 칫솔 같은 크기의 솔은 저의 손가락이나, 발가락 사이사이나, 갈비뼈 사이사이, 그리고 심지어 저의 콧속까지 밀고 들어왔고,
그리고 화장실 청소용 솔같이 생긴 끝부분만 뭉툭한 솔은 겨드랑이나, 오금, 같은 관절이 접히는 부분을.
온 몸 구석구석을 살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착 달라붙어서, 청소하는 솔들.
피부에 착 달라붙어서 진동과 함께 격렬하게 회전하고 있는 그 크고 작은 솔들 때문에, 더 이상 허리를 움직이는 것도, 엉덩이를 앞뒤로 흔드는 것도, 단 1cm의 움직임 조차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견딜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발가락 하나 움직일 기운도 없었고…
의외로 온 몸을 짓누르는 푹신한 느낌이 나쁘지 않았거든요…
마치 전신 때밀이 기계에 갇힌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불과 약 10초만의 평화였습니다.
불현듯, 입술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실같이 아주아주 얇은 솔.
그것들은 진동하고 회전하면서, 마치 치실처럼 이빨 사이사이를 기어다니며, 아랫니와 윗니를 모두 다 휘감고 나서는 갑자기 딱딱해 지더니 각각 아래 위로 떙겨져서 저의 입을 크게 벌리게 만들더니,
입 속으로 아주 아주 부드럽고 얇고, 엄청나게 기다라한 솔이 밀려 들어오더니, 목구멍 아래로 점점점점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크흐으읍… 으으으으으읍… 케흐흐흑”
생리적인 거부감에 기침이 들끓으면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밀려 내려가는 솔.
코도 작은 솔에 막혀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호흡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찾아오는 질식의 고통.
의식이 붕 뜨고,
온 몸에서 힘이 빠지고,
머리가 어질어질 해 지면서,
온 몸의 감각이 조금씩 조금씩 옅어질 때쯤.
입 속의 솔이 한번에 빠져 나왔습니다.
“콜록콜록, 케흐흐흑.. 크흐흐흡…. 콜록콜록 하아하아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저.
침뿐만 아니라 위액 비스므리한 것들이 입가에 묻어 나왔지만, 순식간에 솔에 닦여 나갔습니다.
한참 켁켁 거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는 가운데에 다시 입 속으로 밀려 들어가는 얇은 솔들.
아무래도 이 행위가 계속 반복될 거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몽롱한 머리 속을 지나갈 때, 무의식 적으로 손 발에 힘이 들어가서 발버둥을 쳤지만 몸은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고,
그리고 그 사이에 이번에는 사타구니 사이에서 부드러운 솔의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사타구니 사이, 가장 민감하고 예민한 살에 착 달라 붙어서, 진동하며, 또 격렬하게 회전하는 원통형 솔.
틀림없이 부드러운 타올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솔이지만, 여태껏 심하게 혹사당한 그곳에서 전해지는, 민감하고 예민한 살이 착 달라붙은 솔에 의해서 문질러지며, 그 안쪽까지 웅웅 진동하는, 격렬한 자극에 참기 힘든 아찔한 고통이 느껴져 손발이 부들부들 떨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착실하게 저를 괴롭히고 있는 입과 콧속을 헤집고 있는 솔들 덕택에 몸에서 힘이 빠지고 정신이 멍~ 해졌다가, 다시 기침과 함께 눈 앞에 빛이 돌아왔을 때에는 이걸로는 모잘랐는지, 또 새로운 자극이 추가되어서,
어느새 전동 칫솔 같이 생긴 작은 솔이, 가슴의 돌기 부분에 착 달라 붙어, 그 부분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 조금은 묘하면서 불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계속되는 조금도 편해지지 않는 끔찍한 질식과, 아주 잠깐의 해방의 반복.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갑갑한 구속 속 온 몸이 갈려나가는 감각.
그리고 그 와중에 몸의 가장 예민한 부분들에서 오는 격렬한 자극들.
그 행위들이 계속 반복될 때 마다, 오직 괴로움과, 답답함, 무서움, 끔찍한 공포만이 가득했던 저의 머리 속에 다시금 오묘한 감각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괴로워 하면 괴로워 할수록, 아파하면 아파 할수록, 힘들어 하면 힘들어 할수록, 몸을 붕 뜨고,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며,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그 감각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리고 확실하게 점점 더 커져갔습니다.
틀림없이 지금 당장에 죽어버릴 것 같이 괴로운데…
온 몸이 갑갑하고 답답해서 미쳐버릴 것만 같은데…
그런데 왜… 왜… 사람을 정신 나가버리게 만들어버리는 이 감각이…
질식으로 정신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 할수록, 괴로움에 두터운 벨트에 묶인 손발의 관절이 있는 힘껏 비틀려질수록, 왜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인지…
마냥 불쾌하고 이상한 느낌이었던 가슴 돌기에서 느껴지는 자극이, 점점 더 오묘한 느낌을 주기 시작했고, 그와 비례해서 점점 젖어가는 아래…
민감한 살이 쓸려나가는 느낌이 마냥 끔찍하게 아프기만 했던 그곳에서 점점 이상한 느낌이 나기 시작하더니,
틀림없이 햇빛에 널어 놓았던 이불처럼 포근하게 말라있었던 솔에 조금씩 조금씩 물기를 더해가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습니다.
온 몸을 타고 밀려 올라오는 이 감각에 저는 절로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아까 전에도 그렇게나 가버렸는데… 그것도 모자라 이번에도 또?...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도…
저도 어찌할 수 없이 계속해서 달아오르는 몸에, 자신의 몸이 이렇게나 쉬운 몸이었나, 비참한 기분이 들면서도, 조금이나마 이 끔찍한 고통에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피부를 꽉 조이는 압박감과 더불어서, 계속되는 질식의 고통과, 속이 뒤집어지는 감각 뒤에 찾아오는, 아주 아주 잠깐의, 호흡 두번, 세번 정도의 안식.
그리고 그리고… 그 속에서 점점 더 커져만가는 쾌감.
또 한번 몸의 한계가 찾아오고, 전신이 조각조각 나서 부숴져 버릴 것만 같은 끔찍한 질식의 끝과 함께, 그 와중에 머리 끝까지 차오른 이 마약같이 달콤한 쾌감의 폭발이,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서는 온 몸이 부르르 떨려오면서 정말로 심장이 멎어버릴 것만 같은 오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곧바로 하반신에서 밀려오는 꽉찬 이물감.
솔이… 작은 솔들이… 저의 안쪽까지 들어와서 그 안을 휘젓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앞쪽 뿐만 아니라… 뒤쪽 까지도…
아니 애초에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느껴지는 이물감은 요도에서도…
그리고 그 무엇보다, 가슴 돌기에서 느껴지고 있는 자극이 이번에는 제 몸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인 클리토리스에서 느껴졌습니다.
조그마한 돌기에 착 달라 붙어서 격렬하게 진동하며, 빈틈없이 바람만 불어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살을 쓸어 내리는 자극.
그 흉악한 자극을 인간이라면, 아니 여자라면 누가 어떻게 저항할 수 있겠어요.
첫번째 절정 이후 저는 정말 순식간에 두번째 절정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수술대 위에 묶인 흰색 실험쥐 처럼
손가락 하나의 저항조차 용서하지 않는 극도의 갑갑함 속에서
그저 느껴지는 것이라고는
두개골 안까지 윙윙 울리게 하는, 입과 코를 막고 있는 솔들이 구멍 깊숙이 들어갔다가, 질식해서 죽기 직전에 빠져나오는 감각.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할 만큼 전신을 딱 달라 붙어서 쓸어내리고 있는 회전하며 진동하는 각기 다른 모양, 크기, 형태의 청소용 솔들.
양 유두에 딱 달라붙어서 진동하며, 가슴의 큰 돌기와 작은 돌기들을 모두 평평하게 깍아버릴 기세로 회전하며 쓸어 내리고 있는 부드러운 전기 칫솔 같은 솔의 자극.
화장실 청소용 솔처럼 막대기에 솔이 붙어 있는 모양의 아주아주 기다란 봉 같은 솔이 다른 솔들과는 다르게 느린 속도로 좁은 구멍을 들어갔다 나갔다, 상하 운동을 반복하면서, 회전하고 진동하는 것이 그대로 느껴지는 뒤.
심지어 끔찍하게 싫었던 것은 안에서 움직이며 회전하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솔들이 상하 운동에 의해서 아예 구멍의 바깥까지 빠져 나간 뒤, 다시 여린 구멍의 살들을 솔들이 뚫고 지나가는 그 감각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 이었습니다.
앞쪽도 사정은 비슷해서
이쪽에는 아예 화장실 솔처럼 앞부분에 솔이 둥글게 달린 기다란 막대가 천천히 회전하면서, 진동하고, 민감한 구멍을 헤집으면서 상하 운동을 반복하고 있었고,
가장 최악인 곳은, 여태껏 단 한번도 다른 무언가가 그 안으로 들어온다고 생각 해 본 적 없었던 요도 였습니다.
부드러운 솔이 붙어있는 얇은 막대가, 진동과 더불어서, 피스팅 운동을 반복하며, 여린 구멍을 뒤집어 놓듯이 난폭하게 움직였고, 민감하고, 새싹처럼 여린 구멍이 거칠게 다뤄지는 그 자극에, 틀림없이 극심한 고통이 느껴져야 했지만…
틀림없이 그랬어야 하지만…
하지만 느껴지는 것은 뭔가 다른 오묘한 느낌이라서…
그래서 더더욱 불쾌하고,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여성의 신체 중 가장 민감한 돌기에… 딱 달라 붙어서 그 새끼 손가락만한 작은 돌기를 살이 벗겨질 것 같은 빠른 속도로 문지르며, 진동하는,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은 격렬한 자극.
심지어 구멍을 헤집어 놓고 있는 솔들의 피스톤 운동은 철저히 저의 질식 사이클에 맞춰서, 저의 입과 코가 막혀 질식의 고통에 허덕이고 있을 때는 천천히 구멍 속에 파고 들어오고, 아주 잠깐 숨을 몰아쉴 때 다시 구멍 밖으로 나가고를 계속해서 반복했습니다.
더 이상 가버리는 것은 정말로 위험하다고, 몸이 망가지는 기분이 들어서 무서워서, 등줄기를 타고 오싹하게 몰려오는 3번째 절정의 파도를 최대한 꾹꾹 눌러보려 했었지만…
“끄으으으.. 콜록콜록콜록 끄으으 하아아아아 하아하아하아하아”
온 몸의 산소가 혈액에서 빠져나가고, 몸 속에 있는 모든 수분이 전부다 말라 비틀어진 것처럼 고통스러워서, 몸이 갑자기 점점 가벼워지고, 정신이 붕 뜨는 그 특유의 감각과 함께, 저는 절정을 맞이했습니다.
도무지 참는다던가, 견딘다던가, 꾹꾹 누른다던가, 할 수 있는 수준의 자극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인간을 망가뜨리기 위해 만들어진 자극.
제가 몸을 어떻게 비틀어도, 움직여도, 발버둥쳐도, 제 몸은 단 1mm도 제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았고, 집요하게 저의 급소만을 노리는 악마 같은 솔들은 저를 한시도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몇 번을…
수십번을?...
어쩌면 수백번?...
적어도 숫자를 셀 수 있는 이지 따위 남아있지 않을 만큼
그저 머리 속이 새 하얗게 번져서
생각 나는 것은 오직 단 두개.
이젠 그만 가고 싶다. 랑
이젠 편해지고 싶어.
여태동안 실낱같이 유지하고 있던 저의 이성의 끈이, 여기서 뚝 하고 끊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256번…. 다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