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화 속 이야기들은 모두 죽었습니다-20화 (20/62)

〈 20화 〉 첫날 이동

* * *

숨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저와, 벅찬 숨을 들이 내쉬는 교도관님.

“다시는… 다시는 저의 명령 없이 행동하지 마십시오 256번… 이번 한번은 이걸로 징벌을 넘어가 드리겠습니다. 아시겠습니까?”

분이 다 풀리지 않았는지 숨을 고르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저를 내려다보며, 말하는 교도관님.

저는 교도관님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나 화가 났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부숴질 것 같이 욱신거리는 온 몸이 억지로 대답을 바깥으로 비집어 냈을 뿐.

“네… 교도관님…”

쌔액쌔액 거리는 바람 빠지는 소리가 저의 입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보이는 것은.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은 오직 검은색뿐인 새까만 눈 앞.

맡아지는 냄새는. 저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아무리 겪어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역한 이 악취.

들리는 것은. 윙윙 거리는 격한 진동소리와, 무언가에 막혀 탁한 저의 숨소리, 그리고 제 옆에서 느껴지는 교도관님의 인기척.

느껴지는 것은. 온 몸이 욱신욱신 거리면서 열이 나는 듯 아리게 아파오는 통증과, 저의 몸 가장 민감한 곳, 그 안쪽에서 윙윙 울려대고 있는 딜도와, 뱃속 내용물들이 나오지 못하게 구멍을 틀어막고 있는 애널 플러그의 격한 진동.

그리고 그 진동에 맞물려 사람을 저주하는 듯 춤추는 뱃속의 내용물들.

무언가의 재갈이 입 속 가득히 물려져서 빠질듯이 아파오는 턱.

목에서 묵직하게 느껴지는 서늘한 금속 목줄의 감각.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구멍을 틀어막고 있는 끔찍한 기구들이 절대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저의 피부에 쫙 달라 붙은, 저의 손으로는 절대 벗을 수 없게 만들어진 까만색 팬티.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말랑하고도 축축한 바닥.

“지금부터 본교도관은 256번의 내실 밖으로 퇴실하여, 세척실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는 목소리와 함께, 목줄이 앞으로 끌렸고, 저는 그 신호에 잠깐 늦쳐져서 앞으로 넘어질 뻔하던 걸 간신히 균형을 바로잡아서,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교도관님의 리드에 맞추어 네발로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

..

…..

탄탄한 체격의 교도관님의 숨이 머리 끝까지 차오르고도 숨을 헉헉거릴 때조차 끝나지 않았던 숨막힌 발길질이 간신히 끝나고, 그 뒤에 잠시 숨을 고르던 교도관님은 저에게 다양한 자세를 취하도록 명령하여, 제가 멀쩡하게 움직이는지, 뼈가 부러지지 않았는지, 시험해 보았습니다.

자세 하나하나가, 여성의 몸의 성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도저히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법한 괴상막측한 자세들을, 명령받으면 명령받는 대로 복종하는 저. 그리고 그 모습들이 지켜봐지고 있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저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절망감.

부디… 부디 부모님이 이런 비참한 저의 모습을 보지 않으셨으면…

온 몸이 먼지처럼 부숴지는 것 같이 시큰시큰 아프고, 팔과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며, 구두에 차였던 머리가 띵 하게 아프면서, 귀에선 삐이~ 하는 이명까지 들려왔지만, 정말로 불행하게도, 관절을 하나 움직일 때 마다 몸에서 삐걱거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움직이는 것 자체에는 지장이 없었고,

“어디 뼈가 부러진 건 아닌 것 같군요.”

저는 숨을 헉헉 몰아 쉴 때 마다 지끈지끈 아려오는 갈비뼈의 고통을 작은 목소리를 쥐어짜내서 호소했지만.

“교도관님… 숨… 숨쉴 때 마다 갈비뼈가 아파요… 흐아아…”

돌아오는 대답은 전기충격 뿐.

“누가 교도관의 명령 없이 말을 해도 된다고 했습니까 256번?”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렇게 한바탕 저의 배설물로 찰박하게 웅덩이 진 좁은 감옥의 방 안을 굴러다니다가, 이동 준비 절차는 처음부터 다시 진행되었습니다.

네…

얼룩덜룩 멍 자국이 가득한 몸으로, 처음의 그 대기자세 11번을 만들고, 아랫배를 차인 충격으로 빠져버려서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던 까만색 딜도가 다시 저의 소중하고 민감한 그곳 안으로 아무렇게나 쑤셔 넣어지고,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차가운 이물질이 뱃속으로 꿀렁꿀렁 밀려 들어오는 그 묵직하고도 답답한 감각에 다리에 힘이 풀려서 무릎이 바닥에 닿을 뻔했던 걸 간신히 일으켜 세웠는데,

“흐으으으윽… 끄으으읏… 흐아아아앗!”

이를 꽉 물고

배에 힘을 바짝 주고

구멍에도… 힘을 꾹 줘서

어떻게든 꾹꾹 참아 봤었지만…

푸슉… 뚝… 뚝… 뚝…

기다란 까만 호스가 제 몸 속에서 빠져나감과 동시에, 뱃속 내용물들이 조금 삐져 나와버렸고, 그것이 장갑을 적셔서 가뜩이나 저 때문에 기분이 안좋은데, 더더욱 저기압이 되어버린 교도관님은 눈 앞에 보이던 제 엉덩이에 장갑에 묻은 물을 성의 없이 쓱쓱 닦아냈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빨지 않아서 더러운 대걸레에, 더 더러운 무언가를 닦는 것 마냥.

“아… 더럽게 진짜….”

그리고 딜도랑 마찬가지로 데굴데굴 바닥을 굴러다니던 딜도 보다 조금 더 크고 길죽해 보이는 기구를 잡아 들고, 아무렇게나 손으로 툭툭 한두번 털고는 다시 저의 머리맡까지 걸어오는 교도관님. 그리고 교도관님의 걸음 하나 하나에 맞춰서 어깨를 흠칫흠칫 떠는 저.

교도관님은 벌벌 떨고 있는 저의 뒤통수 위에 커다란 손을 올려 놓고는 제 머리카락을 한올한올 손 안에 옴켜 모으더니, 그대로 저의 머리채를 잡아 올렸고, 저는 그 억센 손길에 그 어떠한 반항조차 할 수 없는 저.

손가락 하나 하나가 두피에 닿을 때 마다, 전기라도 통한 듯 머리가 오들오들 떨려 왔지만, 저는 교도관님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었는 저.

위로 쭉 잡아당겨진 머리채에서 머리카락이 끊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져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

그저 그저 생리적인 반응으로 손가락과 발가락이 웅크려 지는 것을 간신히 저지하고, 교도관님이 저에게 보여주는 것을 담담히 눈에 담을 수 밖에.

더 이상. 단 1mm의 정상적인 사고조차 저에게 허락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끊어질 듯이 아픈 머리카락에서 느껴졌습니다.

“자… 이쪽은 아까 딜도 보단 살짝 더 크고 길죠? 이건 항문용입니다. 이것도 앞에꺼랑 마찬가지로 제일 작은 사이즈입니다. 크기도, 이거부터 시작해서, 256번의 항문이 받아들 수 있는 한계의 사이즈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능도 앞에꺼랑 똑같아요.”

하면서 뚝 하고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는 흉측한 모양의 기구가, 다시 한번 저의 뺨에 닿았고, 그 생경한 감각에 무심코 고개를 돌리고 싶어도 저의 머리채를 잡고 있는 손이 단 1cm의 움직임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참동안 그 흉측한 물건을 저의 뺨에, 입에, 코에, 귀에 비비면서 가지고 놀더니, 저의 머리채를 내던지듯이 놓아 버리고, 그 물건을 들고 저의 뒤로 돌아가서…

곧바로.

네, 곧바로,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것을 저의 항문에…

힘을 써서 쑤셔 넣으려다가 입구 부분에서 걸려가지고는

“끄으읏… 으으으으으…. 아파… 아파아아아~~!”

단단하고 조금은 묵직한 실리콘 같은 재질의 감촉이 민감한 살을 조금씩 조금씩 거의 항상 닫혀 있는 여린 근육들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오는 감각에 그만 엉덩이가 밑으로 쑥 꺼져 버렸습니다.

다시 땅으로 떨어진 까만색 딜도와, 그것을 바라보는 교도관님.

그리고 당장에 날아오는 까만 장갑 낀 손바닥.

찰싹! 찰싹! 찰싹!

손이 어깨 위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온 힘이 담긴 손바닥에 저는 급급히 엉덩이를 위로 올렸습니다.

화끈거리다 못해 빨갛게 불타는 듯한 감각을 뒤로 한 채, 이번에는 한 손으로 우악스럽게 엉덩이를 벌리고, 다른 한손으로 딜도를 밀어 넣는 교도관님.

제일 큰 머리 부분이 힘겹게 힘겹게 꾸역꾸역 구멍 속으로 집어 삼켜지고, 그 뒤가 한번에 쑥 밀려 들어왔습니다.

“흐아아아아앗! 끄으으으으으…”

저절로 위로 젖혀지는 고개, 이가 바드득 갈리는 소리와 함께, 입가에서 뚝뚝 떨어지는 침. 부들부들 떨리는 허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호흡,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존재감과 무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딜도 또한 그리 큰 크기가 아니여서, 저의 몸이 받아들이기에 크게 무리가 가진 않았지만, 속이 게워져 나올 것 같은 역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뒤에 이어진 교도관님의 말 몇마디 때문에.

“역시 하루 종일 더 큰 걸 꽂고 있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잘 들어가네요 256번. 보통은 그만큼 오랫동안 막아 두면 한동안 구멍이 닫히지 않게 되는데, 256번은 제법 괜찮군요.”

마치 사람을 물건이나, 짐승 취급하는 듯한 말투로, 담담히 저를 품평하는 교도관님. 교도관님은 지금 틀림없이 성노예로서의 저를 평가한 것이었고, 저는 그 사실에 역겨움을 느꼈습니다.

인권은 어디로 팔아먹었는지, 바깥에서도 틀림없이 성범죄는 중죄일 것인데, 사람을 이렇게 취급하고… 대체 이곳이 정말로 국가 시설이 맞는 것인지… 그리고 그리고… 그런 취급을 받아도 말 그래도 손가락 하나 반항하지 못하는 저 자신까지.

교도관님은 그런 저에게 마치 등급이 정해진 소에게 도장을 찍듯이, 저의 엉덩이를 한대 찰싹 가볍게 때리고는

“이게 뭔지 아시죠? 아까 전에 내내 입고 있었으니까. 정전기로 피부에 딱 달라붙는 고무입니다. 256번이 헐렁한 구멍 때문에 이동 중에 딜도가 빠지거나, 똥오줌도 못가리는 탓에 더럽게 바닥에 똥을 싸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부착시키는 겁니다.”

그 말과 동시에 능숙한 손길로 저의 Y라인에 맞춰서 덮여 있던 고무가 꽈악 수축을 시작해서, 마치 하복부가 강력한 압박 스타킹에 감싸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피부에 빈틈 하나 없이 쫙 달라붙어서, 저의 구멍을 막고 있던 딜도를 붙잡고 그것들을 더더 깊숙한 곳까지 억지로 밀어 넣으면서 수축하는, 틀림없이 의류인 것 같지만, 피부를 보호한다는 것 빼고는, 바깥에서 몸의 모양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의류로서의 어떠한 기능도 하지 못하는 갑갑한 고무 팬티.

“끄으으으으읏… 흐아아아아앗…”

닿아 있어…

닿아 있다고…

시… 싫어… 무서워…

난생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감각.

질 속에 들어간 딜도의 끝이 아주 조금, 약 0.1cm정도 아주 살짝, 하지만 확실하게 안쪽에 닿아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항문의 딜도 또한 직장 속 깊숙이 밀려 들어와서 그 끝이 뱃속을 무단으로 점거해서 몸의 주인에 대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던 액체들에게 닿아 있다는 끔찍한 사실도… 벌벌 떨리는 몸의 진동에 맞춰서 미세하게 진동하는 뱃속 액체들을 통해 느껴졌습니다.

“으아아아아아… 끄으으으으… 시러… 깊어… 깊어어어… 끄으으읏… 교… 교도관님… 닿아… 닿아요… 닿고 있어… 으으으으응… 끄흐으으으”

이럴 때 부탁할 사람은 오직 한사람.

저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는 교도관님 뿐이지만

말없이 저의 머리맡에 다가와서, 잔뜩 헝클어진 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 끝으로 휘휘 치워버리고는, 난생 처음 느끼는 너무나 생소한 감각에 벌벌 떨면서 불안과 공포로 가득찬 까만 눈동자로 교도관님을 바라보고 있던 저에게, 엄청 두텁게 생긴 헤어 밴드 같은 안대를 저에게 씌워서, 저의 눈을 막아버리는 교도관님.

“끄으으으으으으… 우아아아아아아… 하아하아하아….”

숨이 점점 가빠와서, 목에서 쉑쉑 거리는 소리가 나오고, 팔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는 강아지처럼 입을 크게 벌려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기를 받아들이며, 동물원을 탈출한 흉포한 말처럼 날뛰는 정신을 최대한 가다듬고 있는 그 때.

코가 잡혀서 숨이 막히고, 그대로 숨을 쉬기 위해 잔뜩 벌려진 입 속으로 무언가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것이 들어왔습니다.

아무 맛도 냄새도 없는 마치 흐르는 물이 그대로 고체가 된듯한 말랑한 무언가가, 입 속을 가득 채우고도, 꿀렁꿀렁 밀려 들어와서는, 목구멍 입구까지 침범해서, 더 이상은 1ml도 들어올 자리가 없다고, 턱이 빠져버릴 것 같다고 눈물이 찔끔 고여서 흐를 때쯤 되어서야, 그것의 침입은 멈췄고, 벨트 같은 것이 얼굴 뒤로 연결되어 쭈욱 조여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제 모든 이동 준비 절차가 끝났군요 256번 기분이 어떤가요?”

턱이 빠질 것처럼 아프고,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한계에 다달은 허리가 자꾸만 밑으로 내려가고, 이미 여러 번 쥐가 났던 종아리와 팔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조금씩 조금씩 이성을 갉아먹는 끔찍한 배변 욕구에, 숨을 쉴 때 마다, 심장이 두근두근 거릴 때 마다, 눈을 깜빡일 때 마다, 구멍이 조였다 오무려질 때 마다, 딜도 끝이… 저의 몸에 딱 맞추어서 설계된 딜도의 끝부분이 난생 처음 그 존재를 확인한 몸 속 내부 장기에 닿는 느낌까지.

최악이에요 교도관님… 무서워요… 딜도 끝이… 딜도 끝이 닿고 있어요… 조금만… 조금만 빼주세요… 제발… 아주 조금만 뒤로…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대답은.

“…………………………….”

그저 숨을 쉬기 위해 돼지처럼 코를 벌렁거리면서 격하게 산소를 탐하는 숨소리만이 들릴 뿐, 성대를 아무리 울려 보아도 하나도 세어 나오지 않는 목소리.

제 입 속에 가득 찬 이것은 아무래도 저의 목소리를 빼앗기 위한 재갈이었던 모양입니다.

“아주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256번? 그렇게 신이 납니까?”

아무리 봐도 비꼬는 목소리인 교도관님은 저의 엉덩이 뒤에서 저의 머리채를 있는 힘껏 집어 당겼습니다.

“……………..아…. 아아….. 아…..”

저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서 천천히, 천천히 뒤로 당겨서, 저의 상체를 반쯤 일으켜 세운 교도관님. 점점 바닥에서 멀어지는 손가락, 그리고 1초 1초 마다 몸의 체중이 실려서 빠질 것 같이 아파지는 머리카락.

그리고 그 끝은 온 몸의 체중이 모두 머리카락에 실려버리는 등골이 오싹해질만큼 정말이지 끔찍한 고통이었습니다. 입 속을 가득 메운 갑갑한 재갈에 막혀서, 탁하고 작은 소리로 바뀌어버린 높은 옥타브의 비명소리.

“……………..아…. 아아…..….. 끄으……”

다리에 힘을 주고, 허리를 세워 보려고 했지만, 몸이 반쯤 붕 떠 있는 위치가 너무나 절묘했기 때문에 머리가 전부 빠져버릴 것 같은 고통을 줄이는 행위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눈물로 젖어가는 두터운 안대.

갈 곳 없이 헤매던 손이 무의식적으로 이 끔찍한 고통의 원인인 머리채를 잡고 있는 교도관님의 손으로 향했지만.

“손 등 뒤로 뒷짐 지세요. 256번”

라는 짧은 목소리 한마디에, 흠칫 하고 얼음처럼 멈춰서는, 고통에 벌벌 떨리는 손을 스멀스멀 등 뒤로 움직여서 오른손으로 왼손 손목을 잡고 뒷짐을 꾸욱 쥐었습니다.

교도관님은 내가 끔찍한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명령에 따라 뒷짐을 지는 자세가 완성되는 것을 끝까지 기다리다가, 다 끝나고 나서야,

“옳지 잘했습니다 256번.”

하면서 다른 한손으로 목덜미부터 시작해, 척추 라인을 타고 천천히 내려와, 골반에 들어와서, 엉덩이골 라인을 깊숙히 파고들어 내려왔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생생하게 느껴지는 맨살에 닿는 서늘한 장갑의 감촉.

그리고 그 손은 고무 팬티에서 툭 튀어나온 딜도의 끝을 손가락으로 밀어 넣으며, 딜도의 위치를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으으…… 끄………….”

귀를 딱 붙이고 듣지 않으면 절대로 들을 수 없을 것 같은, 아주 작은 고통에 가득찬 비명소리의 편린과, 흡하흡하흡하, 격하게 반복되는 호흡 소리.

“………………………………….. 으으…..”

아무리 있는 힘껏 비명을 질러도, 입술 밖으로 세어 나가는 소리는 시계 초침이 움직이며 내는 똑딱똑딱 소리 만도 못했습니다.

머리카락이 끊어져버릴 것 같은 끔찍한 고통 속에서, 자꾸만 민감한 부분을 찔러대는 딜도들.

다리에서 힘이 풀리고, 더는 자제할 수 없어진 팔이 고통의 원인인 머리 위의 교도관님의 손으로 향하기 바로 7초 정도 전에, 갑자기 스르륵 하고 손에서 놓아진 머리채와 함께, 제 몸은 바닥에 쳐박혔습니다.

“……………….”

배부터 떨어지는 바람에 순간 배가 터져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좁은 방 안에 가득 울리는 저의 격한 호흡 소리가, 마치 경주를 끝난 말의 숨소리 같이 들려왔습니다.

바닥에 쓰러지니 느껴지는 온 몸의 욱신거림과 근육 경련.

누워 있는 것이 이렇게나 편하고 좋은 것이었는지.

근육을 쓰지 않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잠깐동안 바닥에 쓰러져 널부러져있는 저를 향해 바람을 가르는 짧고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등에서 화끈 거리는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느껴지는

진동.

그것도 하반신 전체가 벌벌 떨리는 듯한 아주아주 격렬한 진동.

위이이이이이이이잉

언젠가 들어보았던 자동차의 모터소리 같은 진동 소리가 좁은 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으…….끄으……읍………”

아파…

아파……

아파아아아아아……

하반신을 뒤흔드는 모든 것을 부숴버릴 것만 같은 격렬한 진동.

그냥 손으로 잡고 있기 조차 힘겨운 격한 진동이 몸 안에서, 그것도 온 몸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 그 안에서, 게다가 그 끝이… 닿고 있는 상태로…

아랫배 전체가 벌벌 떨리면서 부숴져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 뒤에 있는 딜도도, 그 끝이 뱃속을 꽉꽉 채우고 있는 액체와 닿아 있기 때문에, 뱃속 전체가 공명하면서 위이이이잉 진동하고

또다시 바람을 가르는 짧은 소리와 함께 등에 새겨지는 뜨거운 고통.

“256번 대기 자세 11번.”

낮고 묵직하게 내려지는 교도관님의 명령.

“끄…….읍…….. 끄으으….”

저의 작은 신음 목소리는 진동소리에 묻혀서 교도관님께 닿지도 않았습니다.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는 몸을 어떻게든 바로잡고, 자세를 취하기 위해 더듬더듬 팔에 힘을 주고 일어나려다가 힘이 빠져버려 꼬꾸라지는 저.

그리고 그 뒤를 쫓아오는 바람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

등에서 느껴지는 타는 듯이 따가운 아픔.

“끄으으으…. 으으읍…. 후읍후읍….”

위이이이이이이이이잉

느껴지는 진동의 고통.

피부가, 여린 속살이, 민감한 부분이, 뱃속이, 아랫배 전체가, 하반신이, 모두 주체하지 못하고 벌벌 떨려오는 격통 속에, 묘한 감각 하나가 머리 속에 심어졌습니다.

아주아주 작지만, 이 진동 앞에 놓여져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제가 자세를 취하는데 한번 실패하고, 두 번 실패하고, 세번째 실패할 때쯤, 격통 속에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점점 머리 속을 채워 나가는, 어찌할 수 없는 성적 쾌감이라는 감각이.

“후우후우후우후우후우”

소나, 말 같은 가축이 낼 것 같은 격한 숨소리에 아주 조금 묘한 열기가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벌벌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집고 어깨를 세워서, 마지막으로 다리를…. 하지만 무슨 병에 걸린 것 마냥 벌벌 떨리는 다리는 말을 듣지 않고, 또 다시 날아오는

바람을 찢는 날카로운 소리와, 피부가 찢어질 것 같은 날카로운 고통.

“………..우으으……….”

하반신을 부숴버릴것만 같은 진동과 섞여서, 열감이, 열감과 함께 따라온 흥분이, 그리고 머리 속에서 점점 뿌리를 내리고 솟아 오르고 있는 쾌감이.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고, 아랫배가 찡 하게 울리면서, 숨결에 열기가 섞이고, 머리 속이 점점 점점 단순하게 변해버리는 거부할 수 없는 이 감각이, 마치 풍선처럼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습니다.

머리 속에 확고하게 뿌리를 내려 자리 잡은 그 감각은, 하반신이 부숴져버리는 듯한 진동의 고통을 아주 조금 몰아냈고, 저는 그 틈을 타서 벌벌 떨리는 몸을 일으켜 세워 어떻게든 손과 발을 바닥에 붙인 채, 허리를 들어 올릴 수 있었습니다.

“우으…. 후우…. 흐으……”

그러고 나서야 한결 약해지는 진동과 함께, 들려오는

“잘 했습니다 256번. 자 모든 준비 절차가 끝났으니까, 지금부터 해암 교도소 내에서의 이동에 대해 설명해 드리죠”

저의 상태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교도관님의 목소리.

결코 약하지 않은 진동이 계속되는 가운데에 교도관님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해암 교도소 내에서 수감자가 방 밖으로 나가 이동할 때에는, 반드시 담당 교도관과 함께 이동하며, 안대와 볼개그 관장과 딜도 그리고 항문을 막을 마개를 착용시키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256번이 한 것이 딱 이동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 입니다.”

위이이이이잉

민감한 곳 안에서 진동하는 두개의 딜도가 서로 얇은 살의 벽을 두고 공명하면서, 묘한 자극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몸이 부숴지는 것 같이 격렬했던 진동의 고통이 사라지고 나자, 머리 속에 남은 것은….

남은 것은….

“이는 교도소 내에서 이동 중에 수감자가 돌발 사태를 벌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안대를 착용시키는 것은, 교도소의 구조를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며, 볼개그를 착용시키는 것은, 혹시나 모를 수감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없애기 위해서이며, 관장과 딜도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혹여나 수감자가 담당 교도관으로부터 탈출했을 경우를 제지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온 몸이 벌벌 떨려왔습니다.

아파서가 아니라… 다른 느낌 때문에…

손 발에 땀이 고이고, 이마에서 땀이 뚝뚝 흐르고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지고,

몸에 열이 올라 뜨거워지면서,

결정적으로 머리 속이… 점점 더 단순해지면서….

사람으로서 넘어선 안될 불쾌한 선에 한발자국 더 들어온 듯한 불쾌한 쾌감.

“만약 256번이 이동 중에 저의 명령을 어기고 저에게서 탈출을 했다고 칩시다. 256번은 스스로 그 팬티를 벗을 수 없기 때문에, 아까 느꼈던 딜도의 진동과 함께 관장의 고통을 느끼며 도망쳐야 합니다. 또한 256번의 목줄에는 전에도 말했듯이 GPS기능이 달려있죠. 256번의 목줄은 특수 용접되어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상태로는 벗는 것이 불가능 합니다.”

몸의 가장 예민한 부분 안에서 조금의 가감 없이 계속하여 자극을 주는 진동이 엉덩이를 조금씩 조금씩 들썩이게 만들면서, 달콤한 숨을 내뱉게 만들었습니다.

몸을 어떻게 움직여도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자극.

생각 이란 것이 하나 둘 없어지기 시작하고, 몸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타고 올라와 머리까지 닿은 쾌감이 온 몸에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더는….

더는……..

“이동 중에는 수감자의 이족 보행이 금지되며, 반드시 교도관과 동행하기 때문에, 256번의 자력 탈출은 절대로 불가능 하니까. 이점 유의하시고, 허튼 짓 안하시길 바랍니다. 길을 가는 방향은 목줄과 이어진 리드를 통해 안내하니까, 256번은 그저 목줄이 끌리는 대로 기어 가면 됩니다. 만약 이동에 방해가 될 정도로 속도가 느려지거나, 도중에 쓰러진다면, 아까와 같이 진동과 함께 채찍, 그리고 전기 충격이 시행될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256번?”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습니다.

그리고 쿵쾅쿵쾅 뛰는 심장과.

조금은 차가워진 맨살에 닿는 공기.

아니 제 몸이 뜨거워진 것이겠죠.

점점 더 격해지는 호흡.

그리고 그 호흡에 섞여 나오는 열감.

어떻게 해도 하반신의 자극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몸의 가장 민감한 부분 안에서 조금도 약해지지도 않고, 계속되는 자극.

그리고 점점 새하얗게 물드는 머리 속.

진짜 더는…

더 이상은…

머리 속에 단단히 뿌리내려서 저의 이성과, 하반신에서 느껴지는 자극을 먹으며 쑥쑥 자라난 쾌락이라는 식물의 덩쿨이 저의 온 몸을 휘감으면서,

“…………………… 흐읍… 흐읏…….. 하…….”

허리가 들썩여지고, 엉덩이가 벌벌 떨리면서, 구멍 속에서 진동하는 딜도를 조였다 풀었다 반복하는 근육들.

그리고 그리고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자극이 한번에 펑 하고 터지면서. 머리 속이 새 하얗게 번지면서, 눈 앞이 깜깜해지고, 머리카락이 곤두서며,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이를 악 물고 팔과 다리에 힘을 꽉 줘서 쓰러지는 것 만큼은 막았지만, 마치 강아지가 오줌을 지린 듯, 온 몸이 부들부들 거리는 것은 숨길 수 없었습니다.

“………………흐……………아………………아아…..”

꽉 막힌 재갈 틈 새로 아주 조그맣게 새어 나오는 열기 섞인 신음소리.

멈추지 않고 너무도 노린 듯 핀 포인트로 좋아 지는 부분 만을 계속 자극하는 진동에 의해, 한동안 절정은 길게 계속되었습니다.

부들부들 간헐적으로 떨리는 허벅지.

어질어질한 머리.

붕 뜨는 듯한 기분과 그 후에 찾아오는 탈력감.

24시간, 365일, 저의 모든 것이 기록되고 관찰되는 이 좁은 방 안에서, 눈이 뜨여 있는 동안 항상 성적인 자극을 받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느끼는 제대로 된 절정.

그리고 그 여운에 빠질 시간조차 없이.

“256번… 지금 가버렸습니까?.... 제 명령도 없이? 게다가 제가 설명하고 있는 동안에??”

여태껏 잔뜩 쌓아 올려진 열기에 찬 물이 끼얹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