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화 속 이야기들은 모두 죽었습니다-18화 (18/62)

〈 18화 〉 첫날 이동

* * *

“자 이제 오늘치 교육도 다 끝났고, 남은 건 세척 시간 이네요, 바깥에서 왔으니까 일단 씻어야겠죠? 세척실로 이동할 겁니다. 대기 자세 11번, 어떤 자세 인지는 더 이상 설명 안 해도 되겠죠?”

세척실?...

샤워실도 아니고 세척실… 여전히 사람을 물건이나, 짐승처럼 취급한다는 것이 느껴지는 이름… 하지만 일단 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이나마 희망적이게 느껴졌습니다.

온 몸이 끈적거리고 머리카락에서 역한 냄새가 펄펄 풍기는 지금 상황에서 찬물 더운물 가릴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가릴 수 있는 입장도 아니겠죠.

제가 기억하기로는 대기 자세 11번은 엎드려 뻗쳐에 매우 가까운 자세입니다.

그저 다리랑 팔을 넓게 벌리고, 엉덩이를 높이 들어서, 저의 소중한 그곳이 한 눈에 들여다 보이게끔 하는 변태 같은 부분만 제외하고 말이죠…

저는 후들거리는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워서 대기 자세 11번을 취했습니다. 팔과 다리를 활짝 벌려서 교도관님이 저의 소중한 그곳을 잘 볼 수 있게끔, 엉덩이를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잘했습니다 256번. 그래도 교육의 성과가 있었네요. 해암 교도소 내에서 방 밖을 이동하기 위해선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동 절차에 대하여 설명해 드리죠.”

바닥에 있는 거울을 통해 바라본 교도관님의 모습은 전과 다름 없이 말끔한 정복에 구두 차림 이었습니다. 반면에 거울에 비춰진 저의 모습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 떨림과 함께 피부에 달라붙은 연갈색 물이 뚝뚝 떨어지고, 눈물과 콧물로 엉망인 새빨간 얼굴에, 산발이 된 머리카락의 더럽고, 변태 같이 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여자 한 명.

오늘 아침에 일어날 때 까지만 해도 나름 멀쩡했었는데…

옷조차 제대로 걸치지 못해 훤히 드러난 맨살들이 근육 경련에 따라 부들 거리는 게 애처로웠습니다.

교도관님의 예의 그 로봇 청소기 같은 기계를 조작하여, 무언가를 꺼내 들어서 굳이 또 저의 머리맡까지 걸어와 그것을 저의 눈 앞에 보여주셨습니다. 눈을 어디로 돌려도 사방이 거울이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전부다 보이지만, 굳이 또 정말 친절하게 바닥을 쳐다보고 있는 저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 올려서 까지 말이죠.

그리고 눈 앞에 보인 그것은 검은색의, 남성의 그것 모양을 본뜬 어떤 기구였습니다.

맞아요… 딜도 말이에요.

정말 가끔씩 혼자서 할 때 보았던 야한 동영상에서나 보았던 그 흉측한 물건이 제 눈앞에서 덜렁거리고 있었고, 그것은 교도관님의 장갑 낀 손에 들려져 있었습니다.

“이게 뭔지 아시죠? 딜도입니다, 가장 작은 사이즈죠, 해암 교도소의 수감자들은 입소를 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신체에 맞춰서 설계된 다양한 교화 기구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가장 큰 사이즈의 딜도는 256번의 성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에 맞춰져 있습니다. 가장 큰 사이즈도 나중에 한번쯤 사용할 일이 있을거에요.”

정말로 알고싶지도 않은 사실들을, 아무런 막힘없이 담담하게 말하는 교도관님.

저의 눈 앞에 보이는 검은색 그 흉측한 물건은 아무런 장식도 없이 그저 새까만 광택을 흘리고 있었고, 가장 작은 사이즈 라고는 해도, 아무리 봐도 혼자 할 때 종종 넣어보았던 저의 손가락 보다는 커 보였습니다.

그리고 교도관님이 휴대폰 같은 기계를 조작하자 순식간에 웅웅 거리는 소리를 내며 격하게 진동하는 까만색 딜도.

“자 이렇게 진동 기능도 들어가 있죠, 마음에 드시나요? 앞으로 자주 보시게 될 겁니다.”

교도관님은 한번쯤 느껴보라는 듯이 그렇게 진동하고 있는 그것을 저의 뺨에 가져다 댔고, 저는 고개를 돌려 피하려 했지만 교도관님의 손을 거부할 수는 없었습니다.

뺨의 피부가 부르르르 떨리는 감각.

생각보다 부드럽지만 단단한 실리콘의 감촉.

피부 너머로 느껴지는 진동은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더 강했습니다.

“자…. 어떠신가요?... 마음에 드시나요?...”

라고 물어보는 교도관님의 질문에 저는 도저히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마음에 들고 자시고… 이런 걸 눈 앞에서 보는 건 태어나서 아예 처음이라서… 애초에 왜 교도소에서 이런 물건을…

어떻게 해도 저한테 거부권 따위 존재하지 않겠지요…

교도관님도 저에게 별다른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는지, 그저 딱딱하게 굳어버린 저의 얼굴을 살펴보다가 다시 뒤로 돌아가서는…

어떤 통에 담겨 있는 투명하고 끈적한 액체를 딜도 끝에 조금 짜내더니…

한 손으로 저의 그곳을 살살 어루만지더니…

“힘 빼세요 256번”

라고 속삭이듯 말하고는

그대로 저의 소중한 그곳을 거리낌 없는 손길로 벌려서는 입구에서 한 두번 멈추더니, 그대로 쑥 하고 저의 구멍 속으로 집어넣어 버렸습니다.

차갑고 딱딱한 무언가가 저의 몸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이물감.

크기가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았기에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눈가에 눈물이 맺혀서 또르르 떨어졌습니다.

“역시.. 구멍이 헐렁해서 그런가 잘 들어가는군요… 아 256번은 여기 오기 전까지 처녀였었나요? 이거 실례했네요, 너무 쑥 들어가는 바람에…”

라는 비꼬는 말까지 덤으로…

그렇게 딜도가 제 몸에 잘 들어갔는지 몇 번이나 확인한…. 몇번이나 끝까지 넣었다 뺏다를 반복한 다음 교도관님이 손에 든 것은…

바로 징벌을 받을 때 보았던 관장용 까만색 호스였습니다.

“아… 싫어… 아아아… 제발… 제발…. 안돼…. 그것만큼은 안돼요…”

그것이 저의 눈에 들어온 순간, 저는 순식간에 이성을 잃어버리고 패닉에 빠져 버렸습니다.

무려 유지하고 있던 자세를 풀어버리고 교도관님의 발을 붙잡고 애원할 정도로 말이죠.

오래 전의 기억도 아닙니다. 불과… 불과 몇시간 전의 기억…

숨을 내쉬고, 눈을 깜빡이고, 심장이 쿵쾅쿵쾅 뛸 때 마다 느껴졌던 그 끔찍한 고통과 배변 욕구가 저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다른 거 다 할게요… 제발… 교도관님…관장 싫어… 싫어요… 제발… 말 잘 들을게요…. 제발…”

하지만 교도관님은 멈춤 없는 손길로 딱딱한 구두를 붙잡고 애원하던 저의 맨 손을 발로 밟아 버리고는,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기계를 조작하는 그 손가락질 하나에

저는 바닥에 쓰러져서,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목을 점점 조여오는 목줄과, 목을 타고 척추를 통해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전기 충격에, 순식간에 온 몸에 힘이 풀려 미친 듯이 팔다리를 허우적 거렸습니다.

“256번 징벌이 꽤나 잘 들었던 모양이군요…. 지금 당장 대기 자세 11번을 취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한번 .징.벌.을 내려 드리도록 하죠”

교도관님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징.벌. 이란 단어에 힘을 주어 말했고, 저는 그의 말에서 들린 그 끔찍한 단어 덕택에 저릿저릿해서 잘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억지로 채찍질 하여, 점점 눈 앞이 어두워지고, 머리가 무거워지는 질식의 고통 속에서, 마치 갓 태어난 망아지처럼 온몸을 휘청거리며, 간신히 대기 자세를 취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질식과, 감전의 고통 속에서, 정말이지 간신히 대기 자세 11번을 취한 것으로는 성에 안 찼는지, 교도관님은 직접 신발로 툭툭 저의 다리를 더 벌리고 나서야, 저를 고통 속에서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저 작은 기계 하나에 저의 모든 것이 달려 있는 비참한 기분 속, 아무런 말도 없이, 근육 경련 때문에 부들거리는 몸으로 엎드려 뻗쳐 있는 저.

그리고 아무런 말도, 경고도, 기척도 없이, 그저 묵묵히 한 손으로 저의 엉덩이를 벌려서, 그대로 저의 항문 속으로 까만색 호스를 억지로 쑤셔 넣는 교도관님.

“끄으으윽… 끄아아앗… 하아아앙… 아파… 아파요… 끄아아앗”

입을 꾸욱 닫아 비명 소리를 참아 보려 했지만, 여린 구멍이 찢어지고, 속살이 뒤집어지는 고통에 도저히 입을 닫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일 처음 느껴지는 것은 뻑뻑한 고무의 감촉 이었습니다.

그것이 좁고 여린 구멍 속을 억지로 억지로 힘으로 밀고 들어와서는

구멍이 찢어지는 듯한 감각과 함께, 여린 속살이 호스와 함께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는 고통에 엉덩이가 저절로 움직였지만, 저의 허리가 도망치면 도망치는 대로 교도관님의 손이 같이 움직여서는, 결국 그대로 호스가 저의 몸 속으로 밀려 들어왔습니다.

찢어지는 듯한 뻑뻑한 고통에 엉덩이를 흔들면서도, 그래도 어떻게든 한 줌 남은 적은 이성으로 징벌만큼은 피해보고자, 낑낑 거리면서, 자세를 유지하는 저.

그리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기다란 호스를 묵묵히 저의 항문 속으로 집어넣는 교도관님.

그 기나긴 씨름은, 정말 다행이도 저의 몸이 바닥에 닿기 전에, 울퉁불퉁한 둥근 공 같은 부분이 하나….

“끄아아앗.. 흐아앗?...”

둘…

“으아악.. 아파.. 아파요… 아팟!”

그리고 셋.

“꺄아아아아악!”

정말이지 억지로 억지로 온갖 힘을 써서 비집고 들어와서, 구멍이 찢어져 피가 흐르는 듯한 느낌과 함께 끝이 났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구멍이 풀어지고 조여질 때 마다 느껴지는 묵직한 이물감, 그리고 떠 오르는 고통의 공포에, 온 몸에서 식은땀이 방울방울 솟아오르고, 손과 발이 벌벌 떨려 오는 바로 그때.

“지금부터 글리세린 용액 들어갑니다. 256번. 징벌용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얌전히 참으십시오.”

귀찮음 섞인 말투로 말하면서 저의 엉덩이를 툭툭 치는 교도관님.

교도관님의 그 무성의한 말과 행동은, 패닉에 빠지기 일보직전인 저에게 건내어준 나름의 위로였을까요?

그리고 그 손길과 함께, 뱃속이 조금 부풀어 오르는 느낌과 함께, 위잉 하면서 기계가 돌아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저의 뱃속 안으로 차가운 액체가 꿀렁꿀렁,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고, 다시 저의 이성은 조금씩 조금씩 저 멀리 사라져 가기 시작했습니다.

“아… 아아아… 으아아아…”

떠 오르는 공포와 함께.

벌벌 떨리는 온 몸.

미쳐 닫지 못한 입술 틈에서 침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몸 속으로 이물이 조금씩 조금씩 들어오는 감각.

그리고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저에게 안겨다 주는지.

“이런.. 256번… 아무래도 벌이 정말로 잘 들었던 모양이군요… 조금 진정 하고, 심호흡 하세요. 금방 끝납니다.”

교도관님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 끝으로 살살, 저의 엉덩이골 위쪽부터 시작해서, 등골을 통해, 저의 목 뒷덜미까지, 정말 천천히 살살 쓸어주었습니다.

마치 성난 말을 달래는 것 마냥.

그 손길이 닿는 하나하나가 끔찍하게 기분이 더러웠지만, 또 동시에 몸이 오싹오싹 달아 올라서,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후우…. 후우….. 후우…. 후우…”

방안을 가득 울리는 저의 숨소리와, 기계 진동.

벌벌 떨리는 몸은 도무지 진정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절벽 끝까지 내몰렸던 이성을 조금은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증거가, 거의 바닥까지 내려온 후들거리는 무릎을 다시 세워서 엉덩이를 바짝 들어 올린 것이라는 게 슬펐지만…

그렇게 한참동안 뱃속으로 꿀렁꿀렁 밀려 들어오던 차가운 액체는 속이 더부룩해지는 느낌과 함께, 뱃속이 점점 아파오고, 차가운 뱃속 온도로 인해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려오며, 급격한 배설욕구가 스멀스멀 밀려와 머리 끝까지 닿기 직전에, 띡 하고 멈췄습니다.

“이동 준비 절차 대로 256번의 인체 수용 한계량의 70%가 들어갔습니다.”

“끄으읏.. 흐으.. 후우.. 하아.. 하아… 하아…”

교도관님은 차가운 눈빛으로, 침을 질질 흘리며, 숨을 몰아쉬는 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징벌과는 달리 조금은 버틸만 하지요?”

라는 쓸데없이 덧붙이는 말과 함께, 저의 아랫배를 살살 어루만지는 불쾌한 손길까지 더해서.

“끄으윽… 아파요… 아파.. 교도관님…. 배… 배 아파요…. 화장실… 화장실…”

이성을 야금야금 좀먹는 끔찍한 배설욕구가 고개를 빼꼼히 들어 저를 쳐다보고 있었고, 저는 공포에 먹혀 저의 눈 앞에 있는 유일한 저의 구원자인 교도관님에게 애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호스를 뽑을 테니까 한방울도 흘리지 마십시오. 256번의 구멍이 아무리 헐렁해도 그정도는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제 말 알겠습니까?”

하지만 교도관님은 저의 간절한 목소리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듯, 제가 아닌 손에 든 작은 기계를 바라보면서 저에게 물었고,

“교도관님… 제발… 제발… 아파… 아파요…”

대답 없이 고통을 호소하는 저에게

찰싹!

교도관님은 손을 어깨 위로 들어서 있는 힘껏 저의 엉덩이를 내려 친 뒤

“256번. 말 똑바로 들으세요. 지금부터 호스를 뽑을 테니까 한방울도 흘리지 마십시오. 만약 한방울이라도 흘린다면 명령 불복종으로 징벌을 드리겠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저에게 명령하였습니다.

따갑다 못해 화끈거리는 손바닥에 맞아서 밑으로 내려간 엉덩이를 주섬주섬 다시 위로 올리며, 대답하는 저.

“네 교도관님… 한… 한방울도 안흘릴게요…”

저는 아직도 어제…

제가 어떻게 하다가 오줌을 지리며 기절했었는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교도관님의 질문에 대답을 거부하면, 벌을 받는다.

이미 오늘만 해도 수백번의 전기충격을 받았지만, 단 한번이라도 그것을 다시 받기는 싫었고, 그 고통은 저를 순한 양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좋습니다 지금부터 호스를 뽑겠습니다.”

저는 이를 악물고, 항문에 힘을 꽉 주어서 다가올 일에 대비했습니다.

교도관님의 기계를 조작하는 손가락질 하나에 뱃속이 아주 조금 편해지는 감각. 그리고 투명하고 끈적한 액체를 저의 엉덩이 위로 듬뿍 떨어뜨리더니, 호스를 조금씩 조금씩 돌리다가,

“흐읍…. 흐으윽… 히이익…”

조금씩 조금씩, 제일 커다란 공같이 둥근 부분이 한참동안 구멍에 걸려서 나오지 않다가, 쑥 하고 당기는 힘에 뽁 하고 빠져버리고, 그 뒤로 쑥쑥 튀어나오는 전에 것 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공 2개가 쑥 쑥, 좁고 연약한 구멍 밖을 빠져나왔고,

“흐이이잇… 흐아앗…”

공 같이 둥근 부분이 하나씩 뽑혀져 나올 때 마다 엉덩이가 저절로 들썩거리며, 앙 다문 입술 틈새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마치… 커다란… 용변을… 누군가가 억지로 빼내고 있는 듯한 느낌…. 문제는 그게… 제 구멍을 찢어버릴 정도의 크기 라는 것이겠죠…

그래도 윤활유 덕분인지, 처음 들어갈 때와는 달리, 나올 때는 뻑뻑한 느낌 없이 쑤욱 하고 빠져나왔고, 정말 다행이도 그 끝의 끝까지,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이빨을 꽉 깨물고, 온 몸에 힘을 그곳에 집중시켜서, 물이 한방울도 새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으니까요.

교도관님 조차 그 사실에 놀랐는지.

“256번. 그렇게까지 구멍이 헐렁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잘했습니다. 이번에는 칠칠맞게 바닥을 더럽히지 않고 끝났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저의 엉덩이를 한번 찰싹 때리더니

그 손가락으로 살짝 벌려져 있는 저의 엉덩이 틈 꽉 조여진 채 춤추고 있는 항문의 주름들을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장난스러운 손길로 꾹꾹 눌러대면서

“이렇게나 잘 할 수 있는데… 왜 아까전에는 안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256번… 혹시 일부로 그런겁니까?”

조금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어보는 교도관님,

“끄아아앗.. 끄읏… 아.. 아니에요… 끄으읏.. 죄송.. 죄송해요 교도관님… 흐으읏…”

저는 아이가 날린 돌맹이에 생사가 오락가락 하는 개구리처럼, 그런 교도관님의 미세한 짜증을 목소리에서 감지해내고, 필사적으로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사과의 말을 올렸습니다.

“정말로 죄송한 거 맞나요 256번?... 똥오줌도 칠칠맞게 못가리면서 말로만 그러는 거 아닌가요?”

착각인지, 아닌지, 점점 더 안쪽으로 파고들어 오는 것 같은 교도관님의 손가락.

“끄으읏… 흐아아앗… 진짜… 진짜 죄송해요… 으아앗… 또… 똥오줌도 못가려서… 정말 죄송해요… 흐잇. 교 교도관님… 그만… 그마안….”

저는 이 나이 먹고서, 초등학생도 뱉지 않을 법한 저급한 사과의 말을 내뱉으며, 다급한 목소리로 교도관님에게 애원했고, 정말 다행이도, 저의 인내력이 한계에 다달아 뱃속 내용물들을 바깥에 흩뿌리기 전에, 교도관님의 손가락이 거두어 졌습니다.

“알겠습니다 256번. 두고보도록 하죠.”

교도관님의 냉정한 말에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도관님… 감사합니다.”

저는 바보처럼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체 무엇에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그 말을 반복하고 있는 저에게

“자… 다음은 이겁니다…”

하면서 다시 무언가를 꺼내는 교도관님.

그렇게 교도관님의 손에 들린 그것은

지금 당장에 저의 안에 들어가 있는 그… 그…. 그… 디… 딜도랑… 거진 비슷하게 생겼으면서, 그것보다 조금 더 작고, 그리고 살짝 더 길쭉한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굳이 그 흉측한 것을 한 손에 들고, 지금 이 자리에서도 바닥의 거울을 통해 잘 보이는 것을, 굳이 또 또 또 저의 머리맡까지 들고 와서는, 바닥을 보고 있는 저의 머리채를 또

교도관님이 잡기 전에 이번에는 제가 먼저 고개를 들어서 앞을 바라보았습니다. 보나마나 그렇게 만들게 뻔하고, 머리채가 잡아 뜯기는 감각은 결코 좋은 느낌이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나름 교도관님이 해야 할 행동을 제 딴에는 줄여주겠다고 한 그 작은… 아주 작은 행동 하나가, 저에게는 태풍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걸 왜 저는 알지 못했던 걸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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